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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 산막이옛길

호젓한오솔길 2011. 10. 28. 07:39

 

 

[트레킹, 이 길을 걸어요]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

 

 

 

탁 트인 괴산호, 병풍 같은 단풍터널… 가을동화 속으로

 

태백에서 뻗어나온 소백산맥 줄기가 중부지방을 향해 내달리는 괴산(槐山). 험한 산이 사방을 가로막아 어디를 가나 싱그러운 바람과 맑은 물, 푸른 숲 지천이다. 산막이옛길은 옛날 한 사람 겨우 다닐만한 산길을 되살려 산과 계곡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게 만든 트레킹 코스다.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에서 산골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됐던 10리길(약 4㎞)로, 흔적처럼 남아있는 옛길에 나무 데크를 놓고 정비해 그대로 복원했다.

산막이옛길은 괴산호를 끼고 있어 숲과 물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1957년 괴산댐이 준공되자 깎아지르던 암벽과 산비탈이 물에 잠기고 몇몇 봉우리는 호수 중간의 섬으로 변해 절경을 만들었다. 원래는 가파른 산길이지만, 험한 지역에 나무 데크(918m)를 설치하고 돌길 300여m를 황토로 포장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쉽게 걸을 수 있는 가족단위 나들이길로 제격이다. 탁 트인 괴산호가 눈앞에 펼쳐지고, 산길로 접어들면 한창 물들기 시작한 단풍터널을 통과하는 것 같다. 지난 2009년 일반에 공개된 후 소문이 나기 시작한 이 길은 다음 달 출발지 인근 편의시설 조성 공사를 마치고 정식 개장한다.

괴산호를 끼고 만든 산막이옛길. 흔적처럼 남아있던 산길을 복원했다. 산을 뒤덮은 소나무 뒤로 괴산호가 보인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ho@chosun.com

 

◇괴산호와 어울린 단풍

산막이옛길은 워낙 산간 오지에 들어선 길이라 특이한 모습의 나무와 바위들이 이정표 역할을 한다. 출발은 고인돌 쉼터. 어른 키보다 큰 고인돌 모양의 바위들과 돌무지 주위에 뽕나무, 밤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어 옛날 서당에서 여름철 무더위 때 야외 학습장으로 이용했다고 한다. 인근에 있는 연리지(連理枝)는 뿌리가 다른 나무의 가지가 한 나무처럼 합쳐진 나무를 말하는데, 사랑하는 사람끼리 이 나무 앞에서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를 드리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길이 오르막이 되는가 싶더니 1만여평 동산에 40여년 된 소나무들이 군락지를 이룬 소나무 동산이 반겨준다. 괴산호를 바라보며 솔향기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산림욕장이다. 소나무 동산에는 뜨거운 사랑을 나누는 남녀 모습을 하고 있는 있는 '정사목'을 볼 수 있다. 안내판에 따르면 나무를 보면서 남녀가 기원하면 옥동자를 잉태한다고 한다.

산책로 중간에 있는 앉은뱅이 약수는 앉은뱅이가 지나가다 물을 마시고 난 후 효험을 보고 걸어서 갔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괴산을 상징하는 산(山)자 모양을 한 괴산바위도 구경할 수 있다. 인적 없는 산길에서 호랑이를 만나면 어떤 기분일까. 산길 중간에는 비록 모형이긴 하지만, 커다란 호랑이가 동굴 앞에 앉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커다란 절벽 아래 입구를 낸 동굴은 밑은 흙, 위는 바위로 되어 있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 1968년까지 호랑이 또는 표범으로 보이는 동물이 실제로 드나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산책로 곳곳에는 괴산호와 주위 산들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만들어져 있다. 남매바위 위에 만든 정자 망세루(忘世樓)는 좌우로 펼쳐진 호수와 소나무숲에 빠져 세상의 모든 시름을 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괴음정은 호수 쪽으로 튀어나온 느티나무 위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고, 고공 전망대는 깎아지른 40m 절벽 위에 만들어 마치 호수 위 공중에 떠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유람선 타고 호수여행

데크로 만든 산책로 중 가장 높은 40계단을 올라가면 아래로는 호수가 내려다보이고, 위로는 커다란 바위가 위세를 자랑하는 전망이 펼쳐진다. 산책로 중 가장 높은 지점으로, 이제는 산막이 마을까지 내리막길이다. 산책로 주변에는 다래덩굴이 많은데, 길 중간에 다래덩굴 터널을 만들어놓았다.

왕복 2시간 정도의 산막이옛길에 성이 차지 않았다면 산책로에 연계된 등산로에 도전해보자.

산책로가 끝나는 산막이 마을에 도착하면 괴산호를 운행하는 관광유람선 선착장이 나온다. 이곳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도 되고, 옛 돛배 모양의 유람선을 타고 출발점 인근 차돌바위 선착장까지 호수 여행을 즐겨도 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산책로: 4㎞, 왕복 2시간 소요

고인돌 쉼터→소나무동산→노루샘→연화담→망세루→호랑이굴→매바위→앉은뱅이약수→얼음바람골→호수전망대→괴산바위→괴음정→고공전망대→마흔고개→다래숲동굴→진달래동산→가재연못→산딸기길→산막이마을

연계 등산로

1코스: 노루샘 출발→등잔봉→한반도전망대→천장봉→산막이마을 하산(4.4㎞, 3시간 소요)

2코스: 노루샘 출발→등잔봉→한반도전망대→천장봉→진달래동산 하산(2.9㎞, 2시간 소요)

유람선: 차돌바위 선착장↔산막이마을 선착장(3㎞)

[여행수첩] 

증평IC→괴산(20분)→칠성소재지(10분)→괴산댐(5분) / 괴산IC·연풍IC→칠성소재지(20분)→괴산댐(5분)

내비게이션 주소: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546-1(산막이옛길 주차장)

(지역번호 043) 쏘가리·빠가사리·메기·모래무지 등 생선을 재료로 한 민물매운탕이 일품이다. 괴강매운탕(832-2974),우리매운탕(834-0005), 괴산매운탕(832-2838) 등이 유명하다. 맑은 물에 사는 올갱이와 된장, 부추, 아욱 등을 넣은 올갱이국은 맛이 칼칼하고 숙취, 신경통, 간기능 장애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괴산읍소재지에 기사식당(833-5794), 멍석집(832-3636), 주차장식당(832-2673) 등.

괴산군청 문화관광과

830-3454

협찬:라푸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