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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따라간 고향 산행길 (비학산~통점재)

호젓한오솔길 2011. 11. 14. 21:04

 

 

낙엽 따라간 고향 산행길 (비학산~통점재)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 죽장면 상옥리

* 일   자 : 2011.11.13(일)

* 날   씨 : 맑음(흐림)

* 동행자 : 호젓한오솔길 홀로

* 산행 코스 : 법광사- 비학산(762m)- 병풍산(811m)- 성법령- 가사령- 고라산(744.6m)- 통점재- 고향집

* 산행 거리 : 약 25 Km

* 산행 시간 : 약 7시간 소요(열심히 걸어서..)

 

올 가을은 주말마다 치적거리고 비가 내리더니, 단풍철이 다 지나간 이번 주에는 날씨가 맑다. 어제 토요일은 파란 하늘 가에 뭉게구름 떠도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에 가로수 은행나무들이 밤새 내려놓은 노란 은행잎을 보며 출근하여 아쉬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오늘은 저녁에 시골에서 할아버지 제사가 있어 산악회에서 가야산 산행을 가는데 동행하지 못했다.

 

지난주에도 비가 내려 산행을 걸은 터라 오늘은 산행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마눌은 오후에 결혼식 갔다가 저녁 때라야 시골에 들어 갈 수 있다고 하여. 궁리 끝에 아침에 출발하여 산길을 걸어서 시골집까지 가는 산행을 하고, 저녁에 나올 때 마눌의 차를 타고 내 차를 회수하여 오기로 한다.

 

포항에서부터 걸어 갈 수 있으면야 좋겠지만 산길이 이어져 있지 않으니, 가까운 신광 면에서 비학산으로 올라 내연지맥과 낙동정맥을 걸어서 시골집에 도착할 계획으로 아침 9시30분 경에 법광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조용한 천년 고찰 법광사를 둘러본 후 고향으로 향하는 산행을 위해 가을이 무르익어버린 비학산 자락으로 오른다.

 

* 마지막 가을이 할딱이는 법광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 천년 고찰 법광사 쪽으로 향한다.

 

* 가을이 내려앉은 법광사 앞 풍경.

 

* 길가에 늘어선 기념비.

 

* 신라 천년 고찰 비학산 법광사.

 

* 매월당 김시습의 시비.

 

* 가을 고요한 법광사 앞 풍경.

 

 

법광사 [法廣寺]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신광면 상읍리 875번지에 있는 대한불교법화종의 사찰이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신광면 상읍리비학산()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신라 진평왕(579∼631) 때 원효대사가 왕명을 받고 창건했다고 전한다. 원래는 규모가 525칸에 이르는 큰 사찰이었으나 1863년 화재로 인해 대부분의 건물이 모두 불타 없어지고 현재의 건물은 1952년에 다시 세운 것이다. 석축 위에 자리한 정면 3칸 측면 2칸의 원통전(殿)을 중심으로 산령각과 요사, 종무소를 배치하였다. 건물 뒤쪽에 있는 옛 절터는 현재 사적 제493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삼층석탑과 불상연화대좌, 쌍귀부 등의 유물이 남아 있다.

 

* 겨울을 기다리는 법광사.

 

* 은은한 법광사 옆 길을 따라.

 

* 아직 미련 남은 초록이 머무는 길을 따라.

   사방에 운무가 가득 끼어 있는 가파른 비학산을 오르는 동안 땀을 줄줄 흘릴 정도로 계절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다.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비학산 자락의 가을.

 

* 마지막 가을은 운무 짙은 골짜기로 숨어든다.

 

* 은은한 가을빛 곱다.

 

* 위를 쳐다보면 어느덧 겨울이다.

 

* 비학의 오른쪽 날개 위에도.

 

* 노란 낙엽송 단풍이 곱다.

 

* 비학산 정상부의 마른 가지들은 겨울 채비를 마치고.

 

 * 조용한 비학산 정상 풍경.

 

 

<비학산>: 산의 형상이 학이 날개를 펴고 하늘을 나르는 형상을 하고 있는 비학산은 경북 포항시 신광면과 기북면과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산 정상에 봉우리가 있고 동편 중턱에 작은 산 모양의 불룩한 봉우리가 있는데 이것을 등잔혈이라 하며, 산 정상부와 등잔혈에 묘를 쓰면 자손이 잘된다고 하였으며, 특히 등잔혈에 묘를 쓰고 가까이 있으면 망하고 멀리 떠나야 잘된다는 전설과 묘를 쓰면 날씨가 가문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오랫동안 비가 오지 않을 때는 비학산 주변에 사는 주민들이 정상에 올라가 암장한 시체를 찾아내곤 했다. 특히 비학산 동쪽일대는 봄이면 고사리,더덕,드릅나무가 지천에 깔려있어 나물산행과 곁들이면 일거양득이다. 비학산에 오르려면 동쪽의 신광면 법광사에서 오르는 코스와 정상 서쪽에 있는 기북면 탑정마을에서 오르는 코스가 있다. 인근에 신광온천이 있어 산행 후 온천욕도 즐길 수 있다.

 

* 조용한 비학산을 뒤로하고.

 

* 바스락 낙엽소리 들으며 '비학지맥'을 따라 성법령 쪽으로 향한다.

 

* 새로운 낙엽이 내려앉은 길을 노란 리본들이 길을 안내한다.

 

* 참나무 우거진 낙엽길.

 

* 양지 무덤가에 핀 철없는 꽃.

 

* 와싹와싹 비명 소리 들리는.

 

* 낙엽 길은 이어진다.

 

* 기마등 삼거리, 우측으로 가면 기마능선을 타고 반곡리로 내려간다.

 

* 무덤가에 핀 용담.

 

* 찬바람에 마지막 용을쓰고 있다.

 

* 이른 봄에 서둘러 꽃을 피우더니 보라색 고운 열매를 맺었다.

 

* 호젓한 낙엽길.

 

* 좌측으로 골뱅이 골을 끼고 가는 길 끝에 매달린 병풍산이 운무에 흐릿하게 보인다.

 

* 걸어온 길 돌아본 기마봉.

 

* 깊은 골뱅이 골에도 노란 끝물 단풍이 곱다.

 

* 낙엽 따라 병풍산으로 가는 길.

 

* 가는 도중에 산꾼 한 사람을 만나 인사를 나누니, 포항 장성동 우리 동네 사람이다. 잠시 산 이야기 나누다가 헤어진다.

 

* 내연지맥과, 비학지맥이 갈라지는 삼거리. 여기가 병풍산이다.

 

* 아무런 표시도 없는 병풍산 (811m). 

 

이 곳이 병풍산이라는 것을 얼마전 국제신문 산행기를 보고 알았는데, 정상에는 아무런 표시도 없고 고향 집에서 바라보면 남향을 막은 성법령 좌측의 높은 봉우리다.

 

* 낙엽 깔린 민두룸한 병풍산 정상부를 지나오다가, 얼마 전에 국제 신문을 보고 찾아 왔다는 산꾼들을 여럿 만난다.

 

* 산불감시 초소. 지금은 조용하지만 다음주부터 산불경방 기간에는 바쁘다.

 

* 내연지맥과 비학지맥이 만나, 성법령으로 내려가는 낙엽 길.

 

* 노란 국제신문 리본이 많이 달려있다.

 

* 전망 바위에 잠시 올라 성법령과 운무 자욱한 사관령을 바라보며 한숨 돌린다.

 

 

 

성법령

 

 

         솔길 남현태

 

 

잘록한 장구 허리 관문

고갯마루 굽어보는 정겨운 풍경

기대에 웃고 왔다

미련 남아 울고 가는 새알재

새벽 밥 챙겨 먹고 

굽이굽이 하얀 눈길

시린 발 구르며 넘던 고개

 

낙동정맥 가지 뻗은

칠백구 봉우리

내연지맥 비학지맥 분기점

팔백십일 봉우리 병풍산

해발고도 육백사십

상옥행 시외버스 처음 넘은 고개 

 

부질없는 부귀영화

난살이 고달픈 한숨 소리

오랜 세월 묵묵히

두메산골 고래 마을 굽어보며

일천 호 봇짐 지고 넘던

서라벌 추억

천 년 세월 바람결에 흘린다.

 

(2009.06.20)

 

 

* 성볍령으로 내려서니 자동차 몇 대 세워져 있다.

 

* 성법령에서 고향 상옥 방향.

 

* 병풍산에서 내려온 봉우리.

 

* 친환경 농산물만 재배하는 고향 상옥은 포항시 '슬로우시티'이다.

 

* 건너 올라간 봉우리 낙동정맥과 만나는 헬기장.

 

* '낙동정맥'에서 '비학지맥'과 '내면지맥'이 갈라지는 삼거리 분기점 봉우리다.

 

* '낙동정맥'을 따라 가사령으로 가는 길. 낙엽 좋다.

 

* 우측은 고향 상옥이고 좌측은 죽장이다.

 

* 죽장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면서 약간 추위를 느끼다가 오르막에서는 땀을 흘린다.

 

* 가사령. 미안한 마음으로 두 사람이 탄 승용차 앞을 가로지른다.

 

* 가사령 전경. 죽장면에서 상옥으로 넘어가는 길이다.

 

* 옛날 찻길이 등산로가 되어있다.

 

* 구 가사령에서 마른 억새를 바라보면서 잠시.

 

* 아직 숨을 거두지 않는 달맞이 꽃이다.

 

* 추위에 지친 몰골이지만, 아직 색깔이 곱다.

 

* 미국쑥부쟁이 한 떨기. 아직 생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버팅긴다.

 

* 가사령에서 고라산으로 가는 소나무 오솔길.

 

* 노란 낙엽이 곱다.

 

* 잠시 숨을 할딱이면서 오른 고라산 삼거리.

   '낙동정맥'에서 '보현기맥'과 '팔공기맥'의 분기점이고, 포항시와 청송군의 경계를 만나는 곳이다.

 

* 통점재로 가는 길, 이 곳은 낙동정맥과 포항시 경계가 겹쳐서 가는 길이다.

 

* 전망 바위에서 돌아본. 걸어온 봉우리는 운무 속에 흐릿하다.

 

* 한바위 가는 길과 만나는 776봉 삼거리. 고향 집에서 바라보면 서쪽으로 제일 높은 봉우리다.

 

* 멋진 낙엽 비탈길이 이어진다.

 

* 급경사를 내려서는 길에 만나는 산소가 있는데, 외증조부(뒤) 외증조모(앞) 산소다. 잠시 절을 올리고 간다.

 

* 상옥에서 도장골로 넘나드는 고갯길이 우거져있다.

 

* 통점재로 내려서는 길. 내 어릴 적엔 소나무들도 어렸는데, 어느덧 낙락장송이 되어있다.

 

* 리어카를 끌고 올라오던 길인데 지금은 우거져 있다.

 

* 통점재에서 바라본 바가지 등. 낙동정맥은 저 봉우리로 이어지지만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다.

 

* 내 고향 뒷동산 통점재 풍경.

 

 

 

통점재 추억

 

 

                솔길 남현태

 

 

고갯마루 널따란 바위 곁에 

늙은 돌배나무 활갯짓하는 서낭 있어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 펼치고

나그네 나무꾼 쉬어가던 곳

가을이면 노란 돌배 주렁주렁 열리어

소 먹이던 개구쟁이 가슴마다

텁텁한 선물 한 아름 안겨주었네

 

낙동정맥 시 경계 가로지르는

해발고도 칠백육 가파른 바가지 등

의심이 길 따라가면 감배창골 안 막장

재 넘어 도장 골 청송 가는 길

아버님 뒤 따라

작은 나무지게 나란히 밭쳐두고

오순도순 정담 나누던 곳

 

겨울이면 꼬부라진 바람 굽이

몰아치는 북서풍

나뭇짐 짊어지고 바동대며 넘던 고개 

새마을 운동 리어카 수월 터니

고개길 확장으로 사라져간

아련한 추억 속으로

날랜 자동차들 앵앵대며 달린다. 

 

(2009.06.20)

 

 

* 통점재에서 내려오는 아스팔트 포장 길가에 계절을 잃은 꽃 한송이.

 

* 쑥부쟁인 줄 알았는데, 잎이 다르다.

 

* 언덕배기에서 바라본 운무 속의 고향 마을.

 

* 집 뒤 신작로 사진을 찍으면서 오늘 산행을 종료한다.

 

아침 9시 30분에 법광사에서 출발하여, 오후 4시 30분에 고향집에 도착하니, 무려 7시간이나 소요된 샘이다. 점심을 준비하지 않아 대신 가지고 간 찰떡 몇 조각과 사과 두 개를 먹으면서 쉬지 않고 걸어 왔더니, 배가 출출하여 밥보다가 얼큰한 라면을 끓여 달라고 하여, 생김치 걸쳐가며 한 그릇 먹고 나니 속이 확 풀리는 듯하다. 그냥 씻고 잠시 드러눕고 싶은데, 어머님이 밭에 무 시레기 걱정을 하시는 통에 마눌과 함께 세 사람이 나가서 어둡기 전에 잠시 무청을 베러 간다.

 

* 낡은 것일까..? 불량품일까..?

   버리긴 아깝고 잘못하다가는 산에 갔다가 맨발로 오는 불상사가 생기는 것은 아닐지..ㅎ

 

* 오늘 걸은 고향 가는 산행 길 지도.

 

저녁에 포항에서 제종 형님과 제종질이 오시고, 고향에 살고 계시는 제종 형님과 함께 할아버지 제사를 지내고,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눌과 같이 신광면 법광사 주차장으로 가서 아침에 세워둔 내 자동차를 회수하여 늦은 시간에 집으로 돌아오면서 낙엽 따라간 고향 길 산행을 갈무리해본다.

 

2011.11.13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