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산행방 ♥/오솔길의산행기

주왕산 주산지~ 절골의 화사한 단풍 따라

호젓한오솔길 2011. 10. 24. 23:25

 

 

주왕산 주산지~ 절골 화사한 단풍 따라

 

* 위   치 : 경북 청송군 부동면

* 일   자 : 2011.10.23(일요일)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주왕산 주산지- 별바위(745.4m)- 신술골- 절골

* 산행거리 : 약 11 Km

* 산행시간 : 약 8시간 소요 (단풍 속으로 느림보들의 행진)

 

오랜 가뭄 끝에 이틀 동안 가을 단비가 내리는 주말 토요일은 출근하면서 내일 마눌하고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포항 근교에는 단풍이 아직 이를 것 같아 봉화 청량산으로 갈까 하다가 작년 이맘때 화사했던 주왕산 절골을 떠올리고 마눌에게 내일 절골로 간다고 했더니, 친구에게 연락하여, 아침 6시에 각자 집에서 출발하여 절골 주차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밤 늦게 자고 새벽 5시에 일어나니 겨우 네 시간 정도 눈을 붙인 터라 잠이 부족하다. 늘 잠이 부족하니 주말에는 실컷 자야 하는데 하면서 새벽에 일어나 장거리 산행을 가듯이 서둘러 준비하고 6시가 조금 지난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선다. 동해안 7번 국도를 따라 강구 쪽으로 가는 도중에 막 떠오르는 일출을 보고, 주차 할 장소를 찾아 잠시 머뭇거리며 가는 사이 둥근 해가 튕기듯이 올라 붙어 타이밍을 놓쳐버린다.

 

강구 삼사 해상공원을 지나 좌회전하여 옥계 팔각산 아래로 지나면서 보니 아직은 좀 이르기는 하여도 서서히 단풍이 물들어 가는 모습이 보인다. 얼음골 앞을 지나는데, 해월봉 자락 안개 아래 물들어가는 단풍을 바라보며 잠시 차를 세우려 망설이며 그냥 지나간다. 절골 입구에 도착하니, 우측 주산지 쪽으로는 주차장에 차량이 복작대는 모습이지만, 절골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길을 막아 놓아서 길 옆에 주차하고 일행을 기다리는데, 오다가 길을 잘못 들어 아직 오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잠시 후 절골로 들어갔던 많은 산꾼들이 우르르 몰려 내려 오기에 이상하다 싶어 물어보니, 절골에 개울 물이 불어나서 등산을 통제하였다고 한다. 절골과 주산지로 갈라지는 삼거리 근처에 주차 해 두고 일행이 오기를 기다려, 아침 7시 50분경에 주산지 쪽으로 올라간다. 주산지 상류에서 눈치를 보아가며, 출입이 통제 된 별바위 쪽으로 올라갈 요량이다. 

 

 * 동해안 7번 국도에서 바라본 해안 마을의 일출.

 

 * 주산지로 들어가는 길에 바라본 좌측 안개 자욱한 절골 풍경.

 

* 비가 많이 와서 질퍽질퍽 한 간이 주차장을 지나서 길가에 노점상 골목을 지나면서 돌아본 풍경.

 

* 안개 자욱한 골짜기 주산지로 들어가는 길은 전국에서 찾아온 행렬이 이어진다.

 

* 주산지를 넘어서 흘러내리는 물줄기와 단풍 어우러진 풍경이 간밤에 그친 가을비에 촉촉하다.

 

* 주산지 제방에는 크고 작은 카메라를 들고 가을을 겨누는 즐거운 표정들이 분주하다.

 

* 별바위는 짙은 안개 속으로 모습은 숨기고, 물들어 가는 단풍은 주산지 수면에 얼굴을 비추고 아침 치장을 서두른다.

 

<주산지>

주왕산에는 주왕산 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있는데, 그게 바로 주산지이다. 이 저수지는 조선 숙종 때인 1720년에 쌓기 시작하여 경종 때인 1721년에 완공되었다. 길이 100m, 너비 50m 정도의 조그만 호수지만, 3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주왕산 자락의 물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도 이 호수는 한번도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한다. 이런 까닭에 저수지 아래에 있는 이전리 마을에서는 해마다 호수 주변을 정리하고, 동제도 지낸다.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왕버들이다. 왕버들나무들은 밑 둥의 반은 물에 담그고 나머지 반은 물 위로 나와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신비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새벽녘에 산중 호수에서 피어 오르는 물안개는 정말 멋있다. 그러니 이곳을 가고 싶을 때는 반드시 새벽에 가야 한다.

 

* 주산지 뚝 위에 선 찍사들은 즐겁다.

 

* 주산지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물가로 내려간 찍사들 열심이다.

 

* 주산지 상류 풍경. 여기서 더 이상 상류로는 출입이 통제되어 있다.

 

* 많은 사진사들이 한 작품 노려보지만, 오늘은 물안개가 아닌 뿌연 안개 속에 물결마저 살랑대니 멋진 왕버들 그림자 사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 분위기다.

 

 

 

주산지 

 

 

        솔길 남현태

 

  

외로운 별 바위 내려와

거꾸로 머리 풀고 

이른 아침 세수할 제 

물가 졸참나무 

그림자 드리우고

저무는 가을 초상 그린다

물안개 모락모락 피어올라

 

분간이 어려운 허와 실

시린 발 물에 담근

윈 왕버들

인고의 세월 속에

쌓인 영혼 물 위에 흘린다 

 

밤새 먼 길 달린 작은 저수지

커다란 카메라 무리지어 

새벽 물안개 환호하는

서늘한 가을

민망한 똑딱이 눈 속에

농익은 단풍 불타오른다.

 

 (2007.11.03)

 

 

* 살랑이는 물결이 심술을 부리는 왕버들 사진을 찍어보고는 가을 깊게 잠긴 주산지를 뒤로한다.

 

* 단풍과 안개가 짙게 드리운 골짜기를 따라.

 

* 불타는 단풍이 촉촉한 모습으로 반긴다.

 

* 붉은 모습에 살짝 반하고 만다.

 

* 골짜기에 물이 제법 흘러 건너기가 만만치 않는 곳이 여러 곳 있어 돌다리를 놓아가면서 올라간다.

 

* 가을 내려앉은 촉촉한 골짜기를 따라 소근대며 올라간다.

 

* 별바위 오르는 가파른 능선 길에도 단풍이 무르익었다.

 

* 안개 자욱한 길을 걸어서 능선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고 통천문 바위 쪽으로 올라간다.

 

* 통천문 바위 모습. 바위 구멍 아래가 벼랑이라 살금살금 다가서서 바라보니.

 

* 통천문으로 바라본 바깥 세상.

 

* 안개 피어 오르는 가을 풍경이 가히 환상이다.

 

* 통천문 바위 어깨로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며 주왕산의 가을 위의 운해 모습을 담아본다.

 

* 통천문 바위에서.

 

* 얼른 별바위로 달려 올라가서 내려다 보니 가을이 잠긴 하얀 운해가 장관이다.

 

* 멀리 가메봉 쪽 가을 풍경이 아름답다.

 

* 피나무재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능선 가을 위에 안개 노니는 모습 정겹다.

 

* 멀리 설악산이나 지리산에서도 운 좋은 산행 길에나 볼 수 있는 멋진 운해를 일찍 산행을 온 덕분에 가까이서 즐긴다.

 

* 주산지가 수줍은 듯 살살 모습을 들어내기 시작한다.

 

* 안개 속의 주산지 모습이 신비롭다.

 

* 골짜기 가득하던 운해가 슬슬 걷히니.

 

* 주산지 모습. 신비롭게 변해가는 대자연 앞에서 넋을 잃은 체 바라만 보고 있다.

 

 

 

주왕산 별바위 

 

 

             솔길 남현태

 

 

복작대는 왕버들 끄트머리

헤집고 숨어든 골짜기

명경지수 위에 흐르는 낙엽

애달픈 끝 순이 단풍 

찬바람에 떨고 

돌아본 주산지 고요하다 

 

바위길 밟고 오른 통천문

별바위 우람하고

하늘로 가는 바위 대문

엄청난 구멍 아래 

낭떠러지

오금이 말려 오른다

 

누군가 저지레로 사라진

별바위 작은 돌탑

가물거리는 오색 치마 아래

오막한 옹달샘

감아 안은 주름진 주왕산

홀 벗은 채비로 겨울 기다린다. 

   

 (2007.11.03)

 

 

* 운해가 물러나면, 골짜기에는 가을만 가득 남는다.

 

* 별바위 풍경을 뒤로하고 등산로가 아닌 바위 능선을 따라 신술골로 내려가기로 한다.

 

* 내려선 봉우리에서 돌아 본 별바위 풍경.

 

* 앞을 바라보니 주왕산 쪽 능선 길에 가을이 익어간다.

 

* 우측 신술골 단풍은 과연 절경이다.

 

* 가을이 잠긴 주산지를 바라보이는 바위 봉우리에 앉아서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

 

* 오색 가을 내려앉은 주산지 모습을 살살 당겨본다.

 

* 이것이 주산지 가을의 본 모습인 듯하다.

 

* 점심을 먹은 봉우리를 내려오는데, 촉촉한 바위길이 미끄러워 진땀을 뺀다.

   전문 산꾼들은 쉽게 다닐 수 있는 길이지 만, 산행에 서투른 여자들에게는 조금 무리인 듯하다.

 

* 가을 무르익은 골짜기와 능선 풍경.

 

* 걸어온 바위 능선은 설악산 골룡능선 보다 더 까다로운 듯하다.

 

* 엉덩이 나무.

 

* 좌측 주산지 골짜기는 이제 운해가 완전히 걷히었다.

 

* 걸어온 바위 능선 무르익은 가을이 곱다.

 

* 화사한 단풍의 열병을 받으며.

 

* 신술골로 내려선다.

 

* 작은 골짜기에도 물이 많이 흐른다.

 

* 세월의 물줄기가 바위에 홈을 내어 굽이치는 와폭.

 

* 내려와서 돌아보니 엉거주춤 장난이 아니다.

 

* 고행 속에 부부의 정은 깊어지고.

 

* 낙엽 쌓인 언덕을 옥수가 넘으니 아름다운 작은 폭포가 된다.

 

* 신술골에 내려서니 흐르는 물살이 강하다.

 

* 오색 단풍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건너 뛰기가 힘겹다.

 

* 간밤의 빗줄기에 힘없이 내려앉은 핏빛 단풍잎들이 애련하다.

 

* 운지버섯.

 

* 단풍이 흐르는 골짜기.

 

* 물찬 제비처럼 뛰어들고.

 

* 굽이굽이 단풍 사이를 비집으며 흐른다.

 

* 앞을 막은 폭포.

 

* 언덕 위를 올라서.

 

* 아슬아슬한 낭떠러지를 걸어서 골짜기로 내려선다.

 

* 단풍 사이로 내려서는 길.

 

* 이제 완전히 포기하고 물위를 태연스럽게 걷는다.

 

* 건너기 상그러운가 봅니다.

 

* 수 없이 개울 양쪽을 왔다 갔다 하면서 어렵게 건넌다.

 

* 또 폭포가 있네요.

 

* 다행히 옆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다.

 

* 돌아보니 열심히 내려온다.

 

* 한껏 익어버린 신술골.

 

* 단풍 녹은 물이 곱게 흐른다.

 

* 개울 물에 녹아 든 단풍.

 

* 골짜기에 다래가 주렁주렁 달려 잠시 달콤한 충분한 다래 맛을 느껴본다.

   꼬투리 오진 다래들이 너무 높이 달려서 흔들어 조금 주워먹고는 바라만 보고 돌아선다. 

 

 

<다래>

낙엽 덩굴식물인 다래나무의 열매이다. 푸른 색이고 단 맛이 난다. 목자·등리·미후리라고도 한다. 머루와 함께 대표적인 야생과일의 하나로서 전국의 깊은 산골짜기에서 자란다. 손가락 굵기 정도의 둥근 열매로서 빛깔은 푸르고 단맛이 강하며 9∼10월에 익는다.
종류로는 다래·
개다래·쥐다래가 있다. 개다래는 길고 끝이 뾰족하며 익으면 주황빛이 된다. 달지 않고 톡 쏘는 맛이 있어서 약으로 쓴다. 외국에서 들여와 재배하는 키위(kiwi:양다래)도 다래의 한 종류이다.

여러 가지
약리 작용을 하는데, 열을 내리고 갈증을 멈추게 하며 이뇨작용도 한다. 만성간염이나 간경화증으로 황달이 나타날 때, 구토가 나거나 소화불량일 때도 효과가 있다. 비타민 C와 타닌이 풍부해서 피로를 풀어주고 불면증·괴혈병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 날로 먹거나 차 또는 과일주를 담그어 먹는다. 꿀을 넣고 조려서 정과를 만들기도 한다.

 

* 가을이 흐르는 신술골.

 

 * 붉은빛이 흐른다.

 

 * 물위를 걷는 가을 여인들.

 

 * 화사한 신술골 단풍.

 

 * 신술골은 이어진다.

 

 * 굽이굽이 단풍 속으로.

 

 * 소리 내며 흐른다.

 

 

 

주왕산 신술골

 

 

              솔길 남현태

 

 

붉으스레 화사한 얼굴

계곡물에 비추고

오색 단장 매무새 여미는 

조용한 골짜기

높은 바위 겨드랑이에 매달린

말벌들의 둥그런 궁전

 

청석 위에 졸졸 흐르는

맑은 물 있고 

그럴싸한

멋진 바위 무리로 숨어드니 

혼자 노닐며 걸어도

지루하지 않은 호젓한 계곡

 

그리 황홀하지는 않아도

다리품 아깝지 않은

바위 아래

개울 물 고여 쉬는 곳

산 그림자 담기니

여기가 아늑한 절경일세.

   

(2007.11.03) 

 

 

 * 폭포는 잠시 돌아서 내려오니, 이제 물도 단풍도 지겨워지는가 보다.

 

 * 흐르는 물 속을 걷는다.

 

 * 흘러흘러.

 

 * 개울을 건너니.

 

 * 절골이 가까워진다.

 

 * 절골로 내려와 돌아본. 신술골 입구 풍경.

 

 * 절골과 신술골이 합류하는 곳.

 

 * 이제 절골의 물줄기는 거세어 도저히 마른 발로 건너기는 불가능하다.

 

 * 여기서는 할 수 없이 나도 신발을 신은 체 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 돌아본 절골. 오늘은 산꾼이 한 명도 없이 고요하기만 하다.

 

 * 절골의 가을은.

 

 * 보는 이 없이 호젓하게 익어간다.

 

 * 화사한 단풍 속으로.

 

 * 유유자적 내려오는 길.

 

 * 가을이 곱다. 절골이 곱다.

 

 * 여기서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가을 나들이 나온 한 가족을 만난다.

 

 * 절골의 가을은 화사하다.

 

 * 단풍 아래로 흐르는 물.

 

 * 아래로 내려올수록 수량이 점점 늘어난다.

 

 * 돌아본 절골의 가을.

 

 * 찬란한 오색 단풍이 녹아 옥수를 이룬다.

 

 * 이틀간 내린 비로 가뭄이 극심하던 가을 골짜기가 흘러 넘친다.

 

 

<절골계곡>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주왕산국립공원 안에 있는 계곡이다. 주왕산 남동쪽에 있는 계곡으로 맑은 물이 사철 흘러내린다. 죽순 모양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골짜기를 타고 부는 바람은 한여름에도 추위를 느낄 정도여서 여름철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약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주산지가 있다.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 주왕산국립공원 안에 있다.

 

 * 이 곳이 절골의 하이라이트 이다.

 

 * 가을 가득 고인 절골.

 

 * 기암 마다 가을 가득 먹음은 절골은 익어간다.

 

 * 흘러 내린 가을이 모여든 절골 어귀의 사늘한 물빛 더욱 곱다.

 

 

 

절골

 

 

       솔길 남현태

 

 

신술골 흘러내린 골짜기

늙은 괴목 단풍들어

노르스름한 황홀한 자태에

햇살 가득 스미니

막힌 새가슴 녹아 내린다 

 

오색 물감 눌러쓰고

요동치는 골짜기 

취한 듯 희열의 바위 얼굴

기막힌 광경에

석양은 놀라 눈만 껌뻑인다

 

가메봉 달려온 단풍 무리

계곡 어귀 모여 앉아

이별의 아쉬움 사르는 곳

구경 나온 할머니들

돌아본 세월에 탄성 흘린다. 

   

 (2007.11.03) 

 

 

 * 돌아본 절골.

 

 * 무릎 까지 차오르는 물길 차갑다.

 

 

 

주왕산 절골

 

 

            솔길 남현태

 

 

눈 시리게 화사한 골짜기

선잠 깬 암봉 위로 가을빛 흐르고

낙엽 화채 넘치는 해맑은 개여울

바위 물들인 단풍 오색 미소 띄울 제

문다문 드는 산꾼 

넋 살짝 내려놓고 걸음 멈춘다

 

명경지수 아래 다슬기 노닐고

색동옷 갈아입고 비춰보는 단풍

암봉들 가을치장 구색 갖추었네

보는 눈 즐겁고 찍는 손끝 떨리는데 

바위 안고 도는 나무계단

산길 가는 나그네 가쁜 숨 고른다  

 

개울 합쳐지는 대문안 다리 

쭉쭉 뻗은 낙엽송

칭칭 붉은 담쟁이 감아 오르고 

잡목 물드니 솔잎 벌써 더 푸르다

뭉게구름 수놓은 기암절벽 하늘가

발걸음 아쉬운 듯 더듬거린다

 

암봉들 그림자 수면에 드리우고

애써 저문 날 알리려 것만

넋 나간 나그네 돌아갈 곳 잊었는지

시치미 떼던 검은 저 바위

쑥스러운 속마음

붉어진 얼굴 위에 오색 수건 가린다

 

 (2008.10.19)

 

 * 마지막으로 건너는 맑은 물.

 

 * 돌아본 절골.

 

 * 바위산 아래 머무는 가을.

 

 * 비바람에 흘린 단풍이 아깝다.

 

 * 단풍 터널 길.

 

 * 서둘러 저버린 단풍 아쉽다.

 

 * 가을 옷 입은 암봉을 바라보며.

 

 * 절골을 나선다.

 

 * 물이 많아 조용하고 화사한 절골을 뒤로하고.

 

* 아저씨 혼자 지키고 있는 조용한 절골 통제소를 통과하면서 산행을 종료한다.

 

혼자 주왕산 국립공원 절골을 지키는 아저씨가 우리를 보고 이상하다는 듯 어디로 올라갔었어요? 물어오기에 아침에 일찍 이리로 올라갔다고 했더니, 어디까지 갔다 왔느냐 기에 가메봉까지 다녀왔다고 거짓말로 둘러댄다. 골짜기에 물이 많더냐고 하면서 입산통제를 해제시켜도 되겠더냐고 물어오기에 깊은 곳이 무릎까지 차 올라 등산화가 젖어서 그렇지 위험한 곳은 없었으며 비바람에 단풍이 많이 떨어져 아쉽더라고 했더니, 단풍이 많이 떨어졌던 기요? 하면서 되물어온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다가는 불법 산행이 탄로가 날 듯하여 서둘러 자동차가 기다리는 삼거리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아침 7시 50분에 출발하여, 오후 3시 50분에 자동차에 돌아오니 무려 8시간 동안이나 세월아 내월아 걸어온 느림보들이 물길을 걸어서 장시간 산행을 한샘이다. 각자 자동차 시동을 걸고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은 간밤에 잠을 설친 탓으로 졸음이 와서 운전을 하기가 힘이 들어 연방 하품을 내 품어 대다가, 할 수 없이 휴게소에 들러서 약 20분간 잠을 자고 커피 한 잔과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고 나서야 포항까지 무사하게 돌아온다.

 

주왕산 별바위에서 바라본 단풍 위에 멋진 운해와 가을비 내린 골짜기에 개울 물이 불어나 입산이 통제된 관계로 호젓하기만 했던 신술골에서 절골로 이어지는 화사한 단풍 산행길을 갈무리하면서, 아울러 오늘 산행의 대부분이 입산 통제된 곳을 걸은 길이라 산행기를 올리기도 조금은 꺼림칙하고, 더욱이 산행 지를 상세하게 알릴 수 없는 아쉬움을 남긴다.

 

2011.10.23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