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도봉어 종주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어래산)
* 위 치 :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 영천시 고경면 오룡리, 포항시 기계면
* 일 자 : 2011.11.26 (토요일)
* 날 씨 : 맑음
* 동행자 : 호젓한오솔길 홀로
* 산행코스 : 산장식당- 자옥산(562.1m)- 도덕산(703.1m)- 봉좌산(600m)- 어래산(563m)- 산장식당
* 산행거리 : 약 17.4 Km
* 산행시간 : 5시간 35분 소요
지난 주에는 토요일 일요일 몽땅 출근을 한 관계로 산행을 못하고 주 중에 야근도 있고 하여 지루하게 느껴지는 주말. 어제 금요일 저녁에 회식을 하면서 소맥을 볶아 몇 잔 했더니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듯하다. 저녁에 마눌 보고 내일 산에 갈 테니 도시락을 싸놓으라고는 하였지만,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나른하다. 내일도 출근이 예정되어 있어 오늘 산행을 하기는 해야겠는데, 그냥 포기하고 다시 드러눕고 싶은 생각이 든다.
지난주부터 산불경방 기간이라 주위에 산길은 거의가 잠겨 있고, 까칠한 산불 감시원들의 날카로운 눈초리가 번뜩이고 있을 것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어물쩍거리며 어디로 갈까. 갈까 말까. 망설이는 동안 시간만 자꾸 흘러간다. 아침 10시가 훨씬 지난 시간에 나선 걸음이 차를 몰고 달려간 곳이 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옥산서원 앞이다. 자옥산으로 올라 도덕산, 봉좌산, 어래산을 돌아오는 원점회귀 자도봉어 종주 산행을 해본지가 꽤 오래된 것 같아서 오늘 같이 어중간 한 시간에 낙엽을 밟으며 아무런 생각 없이 마음껏 걸어보고 올 요량이다.
자도봉어 종주 산행을 하기에는 조금 늦은 시간인 오전 11시 10분경에 옥산리에 도착하여 도락당 앞 주차장으로 올라가다가 다시 차를 돌려 내려와 산장식당 주차장에 주차하고, 산행 준비하여 하산 시간을 어둡기 전인 5시 20분으로 예상하고, 서둘러 11시 15분에 자옥산을 향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 산장식당 주차장에 주차하고, 자옥산 산행 들머리 주차장으로 걸어서 올라가며.
* 우측으로 바라본 옥산리 마을은 가을걷이 끝난 들판이 횡 하다.
* 아직 가을 빛이 남아 있는 산행 들머리. 주차장에 자동차들이 많이 세워져 있는 옆을 지나.
* 초입의 소나무 숲 길을 올라가면서부터 포근한 날씨에 겨울 바지를 입고 온 탓에 땀이 줄줄 흐른다.
잠시 올라가니, 몇 명이 쉬고 있는 오늘 처음 만나는 산꾼들에게 '반갑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며 지나가는데, 못들은 척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 괜스레 민망한 기분이 든다.
* 산 중턱 참나무 숲길부터 줄지어 올라가는 산꾼들을 하나 둘 추월하면서 가뿐 숨을 몰아 쉰다.
어디서 왔는지는 몰라도 '쉬엄쉬엄' 산악회 리본을 단 산님들이 무리를 이룬다.
* 자옥산 정상부의 전망 바위에 몇 사람이 쉬다가 올라간 빈자리.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안강들 운무에 흐릿하다.
* 살짝 당겨본다.
* 파란 옥산지를 품에 안은 건너편 어래산은 어둡기 전에 올랐다가 내려와야 할 능선이 길게 늘어져있다.
* 당겨본 옥산지. 오늘 걸어야 할 어래산에서 봉좌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작은 봉우리들이 보인다.
* 자동차에서 42분 걸려 올라온 자옥산 정상은 산꾼들로 붐빈다.
* 호젓한 정상 사진 한 장 찍으려니, 모두 기념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 좀 비켜달라고 하여 간신히 찍은 정상석.
* 조금은 소란한 자옥산 정상을 뒤로하고 도덕산으로 향한다.
* 자옥산 내림 길에서 건너다 본 도덕산.
* 따뜻한 가을빛 머무는 사거리 목쟁이를 지나서.
* 도덕산 오르막 길을 오른다.
* 간혹 앞서 가는 몇몇 산꾼을 따라 가다가 기회를 보아가며 자연스럽게 추월하면서 도덕산으로 오른다.
* 전망 바위에서 돌아본 자옥산.
* 돌아본 자옥산과 골짜기 성산저수지, 건너 삼성산이 운무와 역광에 흐릿하다.
* 영천 쪽 풍경.
* 도덕산 정상 풍경.
* 한 3년 만에 처음 올라오니, 전에 없던 미끈한 정상석이 새로 세워져 있다.
* 도덕산 정상풍경. 정상 주위에는 점심을 먹는 사람들로 붐빈다.
* 도덕산의 No.1, 3, 2 정상석.
* 정상석 뒤 넓은 전망 바위에는 산꾼들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있었지만, 잠시 다가가서 골짜기를 바라보고 사진 몇 장 담아본다.
* 멀리 골짜기 어귀 옥산리와 흐릿한 안강읍 풍경.
* 건너편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어래산이 버티고 있다.
* 옥산지 주위 풍경.
* 봉좌산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철탑도 오늘 처음 본다.
* 옥산리 골짜기에서 올라온 임도.
* 길가에 세워진 쉼터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봉좌산으로 향한다.
* 이 곳은 호젓하여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는 곳이라 한다.
* 바스락 낙엽의 호젓한 길은 이어진다.
* 봉좌산 아래 쉼터가 있는 곳.
아무도 없는 호젓한 이 곳에서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배낭을 풀고 앉아 잠시 쉬면서 점심 도시락을 해결한다.
배불리 먹고 오르는 봉좌산 오르막 길은 숨이 차오른다.
* 봉좌산 정상부 낙엽길.
* 출발한지 약 3시간 가까이 소요되어 봉좌산에 도착한다.
* 봉좌 바위에 앉은 정상석.
* 봉좌산에서 바라본 운주산.
* 기계면 풍경.
* 가야 할 능선과 멀리 어래산이 보인다.
* 봉좌산에서 바라본 멀리 기북면 쪽 풍경.
* 살짝 당겨보지만 흐릿하다.
* 포항 쪽 풍경.
* 발아래 봉계리와 기계면 풍경.
오늘 봉좌산에는 산꾼이 한 사람도 없이 호젓하다.
* 발 아래 봉계리 작은 저수지를 바라보니, 옛날 태공 시절 저 곳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난다.
낚시에 미처 살던 젊은 시절, 무더운 여름날 주말을 기다려 토요일 오후에 저기 작은 못 가에 혼자 와서 낚싯대를 펼쳐 두고, 밤낚시를 위해 날이 어둡기를 기다리는데, 저기 못 안 마을에 사는 술 취한 노인네 한 분이 찾아와 낚시를 못하게 한다. 지금 늦은 시간에 철수하여 어두워 다른 저수지로 찾아 갈 수도 없고 하니, 잡은 고기를 놓아주고 갈 테니 밤낚시를 좀 하자고 하여도, 마을에서 키운 고기라서 절대로 안 된다고 하며 고함을 질러댄다.
끓어오르는 성질 같아서는 당장 멱살을 잡고 물속에 처박아 버리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짓에 할 수 없이 낚싯대를 거두는 데도 옆에 붙어서 계속 술주정처럼 고시랑댄다. 고기 많이 잡아드시고 오래오래 잘 먹고 잘 사이소 하고 돌아간 관계로 일주일을 기다려 온 밤낚시를 망쳐버린 기분이 안 좋은 곳인데, 아마도 그 노인네는 오래 전에 저 세상으로 갔을 것이고, 아마 거기서도 열심히 물고기를 지키며 술주정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 늘 점심을 먹던 식당 바위에서 바라본 가야 할 어래산 쪽 풍경.
* 바스락 낙엽 길 걸어서 어래산으로 향한다.
* 햇살 스며든 정겨운 고갯길.
* 노송 우거진 호젓한 길 걸어 칼등 능선을 오른다.
* 칼등능선에서 바라본 기계면 학야리 풍경.
* 황량한 겨울 빛이다.
* 칼등바위에서 돌아본 봉좌산과 걸어온 능선 길.
* 봄에 진달래가 피면 참 아름다운 곳이다.
* 골짜기 가을을 즐기는데, 등 뒤에서 사람 소리가 들린다.
세 사람의 산꾼이 나를 보고 봉좌산에서 오느냐고 하기에 그렇다고 하니 한 시간쯤 걸렸느냐고 한다. 그렇다고 하니 여기서 봉좌산까지 가려다가 바라보니 엄두가 나질 않아서 가다가 돌아서는 길이라고 한다. 어디서 출발했느냐고 하기에 옥산서원에서 출발하여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을 거쳐 마지막 어래산으로 가는 중이라고 하니,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길을 비켜준다.
* 골짜기에 미련이 남은 가을 정취.
* 포항시 기계면 학야리와 경주시 안강읍 옥산 마을을 넘나드는 임도 가에 세워 둔 자동차가 조금 전 그 사람들이 타고 온 모양이다.
* 임도 삼거리에서 가운데 등을 타고 올라간다.
* 어래산 오름 길에 만난, 산길에 박힌 얼음이다.
* 이렇게 포근한 날씨에 아직 녹지 않고 버틴다.
* 어래산 정상부의 낙엽 길.
* 짧은 해는 아직 중천에 걸려 있다.
* 어래산 정상.
* 어래산 정상에서 바라본 안강읍.
* 하얀 억새 위에 정겹다.
* 살짝 당겨본 풍경.
자도봉어 종주길
솔길 남현태
안강 들 넘어 안개 자욱한 형산 벌
흐릿한 동양화 한 폭
올망졸망 산줄기 사이 가을 운치 머물고
발아래 옥산서원 단풍 속 고요한데
돌탑 외로운 자옥산 등지니
봉곳한 도덕산 홀 벗고 기다린다
운무 드리워진 유령 골짜기
어래산 허리 가른 임도 흉물스러운데
바스락 낙엽 따라 올라선
앙상한 가지 사이 바위봉우리 봉좌산
화사한 가을 끝자락 위로
어래산 능선길 꼬불꼬불 기어간다
상수리나무잎 밟고 오른 어래산
안강읍 옹기종기 억새 사이로 모여드니바쁜 발걸음 잠시 솜털 위에 머물고
일몰 준비 서두는 서쪽 하늘가
얼굴 일그러진 늙은 해는
자옥산 꼭지 붙들고 마지막 숨결 토해 낸다.
(2006.11.18)
*. 어래산 정상의 억새 군락.
* 석양에 머리 풀고 하늘거린다.
* 산 그늘 내려앉는 옥산 골.
* 낙엽 으스러지는 어래산 하산 길.
* 정겨운 오솔길이 참 호젓하다.
* 솔잎 내려앉은 오솔길.
* 소나무 오솔길에서 자옥산에 걸리는 해거름을 맞이한다.
* 옥산서원 뒤로 내려서니 공사가 한창이다.
* 서원 앞에는 학생 세 명이 열심히 문화재 관찰을 하고 있다.
* 은행 나무 노란 빛이 참 곱다.
* 옥산서원을 전반적으로 보수 공사를 하는 모양이다.
* 우람한 옥산서원의 은행나무.
* 은행나무 주위 풍경.
* 늙은 은행나무는 아직 가을빛을 가득 안고 있다.
* 가지마다 저무는 가을이 황금빛이다.
* 옥산서원 앞 외나무다리는 저무는 가을 운치를 더한다.
* 가을 내려앉은 개울 건너.
* 겨울 준비 서두르는 옥산서원을 한번 돌아보고, 종종 걸음으로 자동차에 돌아오면서 오늘 자도봉어 산행 길을 종료한다.
* 자도봉어 종주 산행지도 (산으로가는길 에서)
<호젓한오솔길의 자도봉어 종주>
1차 - 2004.10.17 : 자- 도- 봉- 어 홀로 정오에 출발한 초행길 서두른 걸음..(5시간 30분 소요)
2차 - 2005.09.11 : 자- 도- 봉- 어 홀로 태풍 뒤 찌는 무더위 속에 흐느적거리며..(7시간 20분 소요)
3차 - 2005.12.24 : 어- 봉- 도- 자 홀로 낙엽 위에 쌓인 눈길 걸으며..(6시간 50분 소요)
4차 - 2006.11.18 : 자- 도- 봉- 어 홀로 낙엽을 밟으며 한가롭게..(6시간 30분 소요)
5차 - 2007.11.24 : 자- 도- 봉- 어 홀로 짙은 안개 속으로 낙엽 밟으며..(6시간 35분 소요)
6차 - 2008.10.03 : 자- 도- 봉- 어 홀로 가을 야생화 따라 접사하며 어울렁더울렁..(7시간 30분 소요)
7차 - 2011.11.26 : 자- 도- 봉- 어 홀로 낙엽 소리 들으며 꾸준히 걸어서..(5시간 35분 소요)
아침 11시 15분 조금 늦은 시간에 출발하여 자옥산 자락으로 올라, 해거름에 어래산을 달려 내려와 자동차에 돌아오니, 예정 시간보다 30분 정도 단축된 오후 4시 50분이다. 바스락 낙엽 따라 걷다가 조망 좋은 곳에서는 사방을 둘러보며 사진 몇 장 담아가며 쉬지 않고 꾸준히 걸은 자도봉어 종주 산행에 소요된 시간이 5시간 35분인 샘이다.
해마다 산불 경방 기간이 시작되는 이맘때면 산행을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고심을 하는데, 그럴 때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언재나 부담 없이 찾아 올 수 있는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어래산이 별로 내세울 것 없는 고만고만 한 봉우리들로 어우러진 자도봉어 종주길. 오늘도 그냥 발걸음 가는 데로 늦가을 위를 생각 없이 마음껏 걸어본 기분 좋은 산행 길 하나 갈무리해본다.
2011.11.26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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