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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 비 개인 오후 진달래 나들이

호젓한오솔길 2011. 12. 3. 23:18

 

 

형산, 비 개인 오후 진달래 나들이

 

* 위   치 :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경주시 강동면

* 일   자 : 2011.12.03 (토요일)

* 날   씨 : 비, 맑음

* 산행코스 : 국당1리 입구~ 형산~ 부조정~ 국당1리 입구

* 산행시간 : 약 3시간 소요 

 

며칠 전부터 질퍽거리던 날씨가 강원 산간 지방에는 때 아닌 대설 주의보가 내리고, 포항에는 비가 내렸다 그쳤다 하더니, 어제 저녁부터 겨울 비 치고는 제법 많은 비가 내린다. 내일 산행은 틀렸구나 하면서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계속 비가 내린다. 성남에 새로 자리 잡은 큰아들에게 원룸을 얻어주러 간다는 마눌을 터미널까지 태워 주고, 돌아와 컴퓨터 앞에 앉아 꼼지락 대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보지만, 야속한 찬비가 끝까지 발목을 잡는다.

 

결국 산행을 포기하고, 내일도 일요일 출근이고 하여 오랜만에 낮잠이나 한번 푹 자야겠다는 생각으로 드러누웠는데, 곤하게 한숨 자고 눈을 뜨이 오후 2시가 다 되어간다. 부스스 일어나 창 밖을 내려다 보니, 대지는 검게 젖어있는데, 하늘에 어우러진 구름 덩어리들 사이로 햇볕이 쨍쨍하게 비치고, 짙은 구름이 머무는 곳에는 산발적으로 마지막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날이 차츰 개여 가는 중이다.

 

비 그친 날씨가 시계가 좋을 것 같아 얼른 점심 먹고 배낭에 물과 과일 몇 개 챙겨 넣어, 지난 여름에 다녀온 가깝고도 포항시를 잘 내려다 볼 수 있는 조망이 좋은 형산으로 향한다. 비 개인 토요일 오후라서 인지 생각 보다 차량들이 붐비는 시내를 통과하여, 오후 3시경에 형산 아래 도착하여 낙엽 촉촉한 길을 밟으며 형산으로 오른다.

 

* 국당1리 마을 표지석이 있는 형산 입구에 주차하고, 정국사 표지석 뒤로 난 산길을 따라 오른다.

 

* 비탈길 올라가다 나무 사이로 바라본 형산강은 때 아닌 겨울 비로 누런 황토색으로 변해 있다.

 

* 숲 속에는 벌써 진달래가 피어 찬바람에 나풀거린다.

 

*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찬비에 얼굴이 많이 상한 철없는 어린 진달래가 다가올 추위 걱정을 잊은 듯하다.

 

* 조망 바위에서 바라본 형산강과 포항시 전경.

 

 * 조금 전까지 내린 약 30mm 정도의 겨울 비로 형산강의 물빛이 흐리다.

 

* 하늘에 구름은 많이 끼었지만 그런대로 조망은 좋은 편이다.

 

* 강가에 버들은 미련이 남은 듯 연둣빛이고, 보리밭은 봄이 온 듯 푸르러 오른다.

   길 가에 홀로 서 있는 내 자동차가 외로워 보인다.

 

* 올 겨울 포근한 날씨에 자연은 계절을 망각한 듯 12월에 완연한 봄 풍경을 연출한다.

 

* 마치, 우수 경칩이 지난 봄을 보는 듯하다.

 

* 오전에 내린 비로 촉촉한 낙엽은 바스락 소리도 내지 못 한 체 길 바닥에 납작 엎드리고 있다.

 

* 숲 속에는 여기 저기 진달래가 피어 계절을 잊은 듯하다.

 

* 촉촉한 낙엽 길 발 밑의 촉감이 참 좋다.

 

* 한 주일간 막힌 가슴을 탁 틔워주는 시원한 바람도 좋다.

 

* 때는 겨울인데 일찍 피어버린 진달래가 장난이 아니다.

 

* 가진 것 몽땅 피워버린 진달래.

 

* 마치 4월 초에 봄 산행을 온 기분이다.

 

* 철없는 아기 진달래 어이할 꺼나.

 

* 진달래 낙엽 길을 거닐며 슬금슬금 걸어온 걸음이 정상에 있는 왕룡사에 도착한다.

 

 * 포항시를 굽어보고 있는 형산 갓부처.

 

* 갓부처 앞에서 바라본 형산강과 포항시, 그리고 역동하는 환동해 풍경.

 

 

* 형산[兄山]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과 포항시 남구 연일읍의 접경지대에 있는 산. 높이 256m이다. 경상북도 경주시 강동면포항시 남구 연일읍의 경계에 있다. 일명 북형산()이라고도 한다.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북쪽으로 제산()과 마주 보며 두 산을 함께 엮어 형제봉산()이라고 부른다. 산 위에 673년(신라 문무왕 13)에 쌓았다고 전하는 북형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으며, 기우소()와 봉수대 터가 있다. 정상까지는 경사가 급하고 산림이 울창한 산길이 이어진다. 신령이 강한 산으로 알려져 산 곳곳에 무속인들이 많으며 정상 부근에 사찰 왕룡사()가 있다.

 

* 형산에서 바라본 포항시 모습이 참 아름답다.

 

* 소형산 아래 형산 강변이 부조뱃머리로 조선시대 3대 시장의 하나였던 이름난 부조장이 개설되어, 전국적으로 큰 상거래가 120년 동안 성행하여 사람의 왕래가 빈번한 교통의 요지였다고 한다.

 

* 형산강 하구 풍경과 영일만.

 

* 발 아래 국당1리와 소형산, 그 넘어 연일읍과 형산강을 낀 포항시, 포항 종합제철, 그리고 아련한 영일만 풍경.

 

* 형산 갓부처.

 

* 왕룡사 전경.

 

 * 여름에 올 때는 없던, 단층을 칠하여 깔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 왕룡사 무량수전.

 

* 왕룡사에서 바라본 경주 쪽 풍경.

 

* 길가에 개나리도 꽃을 피웠다.

 

* 노란 모습이 영락없는 봄이다.

 

* 계절을 역행하는 이 철없는 개나리들을 어이할꼬.

 

* 아직 가을 티를 버리지 못한 길을 따라.

 

* 겨울을 기다리는 낙엽 길.

 

* 낙엽 뒹구는 임도를 따라 올라 가다가.

 

* 미련 남아 돌아보는 정겨운 풍경.

 

* 밤나무 낙엽 떨어진 길.

 

* 여름에 수풀 속에 개구리밥 떠 있던, 길 옆 웅덩이.

 

* 돌아본 이국적인 풍경 정겹다.

 

* 단풍 고갯길.

 

* 때늦은 붉은 단풍이 참 곱다.

 

* 토종이 아니라서 계절을 잊었는지는 몰라도.

 

* 아직은 가을 향기가 물씬 풍겨온다.

 

* 소나무 속으로 난 좁은 능선 길을 따라 가다 보니.

 

* 이상한 절벽이 능선을 어설프게 마무리한 골짜기로 떨어져, 간단한 알바를 하고 다시 돌아 올라간다.  

 

* 가을 머무는 골짜기 사이로 왕룡사와 올라간 형산이 보인다.

 

* 좁은 능선에 정겨운 오솔길.

 

* 낙엽과 노송들이 조화를 이룬다.

 

* 마른 단풍과 촉촉한 낙엽 깔린 오솔길.

 

* 빼곡한 소나무 숲 길.

 

* 무덤가에 진달래도 꽃을 모조리 피워버렸다.

 

* 이슬 맺힌 겨울 진달래.

 

* 연분홍 입술이 파르르 떨린다.

 

* 내년 봄에 또 필 수 있을까.

 

* 잎은 남아 단풍이 되어, 여린 꽃을 보호하느라 용을 쓴다.

 

* 진달래 따라 잠시 방심하고 내려온 길이 중명지 쪽으로 내려와버렸다.

 

* 앙상한 나무 그림자 비친 중명지.

 

* 중명지의 멋진 풍경을 사진에 담아보고는 소형산 부조정으로 가기 위해 다시 능선으로 올라간다.

 

* 어느덧 해는 서산 뒤로 숨어버리고 사방으로 점차 어둠이 스며든다.

 

* 대나무 숲 길은 어둡다.

 

* 소형산 오르는 소나무 숲 길.

 

* 나무 사이로 처다 보는 달은 어느덧 사늘한 반달이다.

 

* 어둠이 깔리는 시간에 부조정에 도착한다.

 

* 날이 저문 시간에 호젓한 부조정.

 

* 부조정 건립취지.

 

* 부조정에 올라서 바라본 어둠이 내리는 포항 전경.

 

* 여기저기 불빛이 피어나는 풍경 살짝 당겨본다.

 

* 자명리 쪽 풍경.

 

* 유강리, 대이동 쪽 풍경.

 

* 연일읍, 포항종합제철 쪽 풍경.

 

* 어둠은 금새 사방에서 몰려든다.

 

* 포항 시가지에 불빛이 점점 피어난다.

 

* 포항의 관문 제산 쪽 풍경.

 

 * 제산과 자명리 쪽 풍경.

 

 * 내려오는 길은 어둠 속에 더듬거린다.

 

 * 어느덧 동짓달 초아흐레 반달이 어두운 밤길을 밝혀준다.

 

* 형산 산행지도.

 

제법 많은 겨울비가 내려 산행에 발목이 잡힌 12월 첫 주말. 다행이 오후에 날씨가 개인 틈을 타서 초 번개 산행으로 다녀온 형산 나들이 길. 비가 그친 뒤에 불어오는 바람이 얼굴을 스쳐도 그리 싫지 않은 겨울 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에 아직 미련이 남은 가을은 가지마다 물든 잎을 몇 줌씩 달고 바둥거리고, 계절을 망각한 철없는 진달래와 개나리들은 시샘하듯 마구 피어나서 찬비에 애처롭게 떨고 있는 낙엽 길을 걸으면서, 지금이 가을의 끝 자락인지, 겨울 산행인지, 봄 산행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아리송한 기분을 느낀 미니 산행 길 하나 갈무리해본다.

 

2011.12.03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