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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 부는 기룡산 자락에서

호젓한오솔길 2011. 12. 24. 23:22

 

  

칼바람 부는 기룡산 자락에서

 

* 위   치 : 경북 영천시 자양면 용산리

* 일   자 : 2011.12.24 (토요일)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용산리에서 능선 따라 골짜기 따라 발길 가는 데로

* 산행시간 : 약 4시간 소요 (어울렁 더울렁) 

 

지난주엔 지리산 산행을 신청했다가 날씨가 추워서 모두 꼬리를 내리는 바람에 산행이 취소되어토요일 일요일 모두 출근을 하느라 산행을 하지 못하고 일주일을 보냈다. 삼한사온이 없어졌다고 하던 겨울 날씨가 올 겨울 들어서는 주 중에는 따뜻하다가 주말이 되면 추위가 다시 몰려오는 전형적인 삼한사온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신묘년의 마지막 일요일이 크리스마스와 겹쳐진 이번 주도 예외는 아니다. 금요일부터 추워진 날씨가 일요일에는 서울의 최저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가는 올 겨울 들어 다시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한다. 별도로 계획된 산행도 없는 터에 날씨가 워낙 춥다고 하여 산행을 반쯤 포기하고 컴퓨터 앞에 안아 있다가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어 아침에 늦게 일어나 아침을 먹고 낡은 등산복과 등산화를 골라 입고는 정오가 다되어가는 시간에 배낭을 챙겨 들고 나선다.

 

바람불고 추운 이런 날씨에는 약속이 있어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산행이 아니면, 혼자 계획 없이 나서는 산행 길은 왠지 출발이 어설프다. 정오가 지난 시간에 영천댐이 있는 영천시 자양면 용산리에 도착하여, 좌측 꼬깔산 자락을 쳐다보니 찬바람이 쌩쌩 불어댄다. 용산리 마을을 지나서 두 개울이 합쳐지는 곳에 양쪽 골짜기 가운데 능선이 기룡산 쪽으로 이어지며 포근해 보인다.

 

마을 끝에 가건물로 된 외딴집 뒤에 차를 세우고 주위를 살펴보니, 지나 오면서 흔하게 보이던 산행금지 표시도 없다. 좌우로 깊은 골짜기를 끼고 멀리 높은 능선이 둘러쳐진 속등(알봉)은 언뜻 보기에도 명당자리로 보인다. 아래서부터 크고 작은 무덤들이 줄지어 있는 바람 고요한 능선을 따라 슬슬 올라가는데, 빼곡한 참나무 사이로 바라본 영천댐 풍경이 은은하다.

 

 * 사방이 높은 능선으로 둘러진 골짜기 깊은 마을 뒤에 차를 세우니, 길가 무덤은 바람이 고요한 것이 햇볕이 참 포근하다.

 

 * 능선을 오르니, 옛날 이 고을 양반집들의 커다란 무덤이 줄을 잇는다.

 

 * 뒤로 길게 뻗어 올라간 능선 자락에 영천댐이 내려다 보이는 참 포근한 이 곳은 누가 봐도 명당이다.

 

 * 맨 뒤에 커다란 무덤은 정일품 벼슬을 한 분이라고 한다.

 

 * 참나무 빼곡한 낙엽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 첫 번째 봉우리에도 무덤이 앉아 영천댐을 내려다 보고 있다.

 

 * 참나무 사이에 소나무가 박힌 호젓한 능선.

 

 * 돌아본 모습 아늑하다.

 

 * 낙엽 쌓인 옛 길을 따라 급경사는 이어지고.

 

 * 돌아보면 함께 어우러진 참나무와 소나무가 조화를 이룬다.

 

 

 * 능선에 올라서니 찬바람이 불어대는 옛 길을 따라.

 

 * 호젓한 추억의 오솔길은 이어진다.

 

 * 조상님들 산소에 오르내리던 오솔길.

 

 * 아련한 추억과 옛 정이 흐른다.

 

 * 이 곳 조망 좋은 산소는 몇 년 전부터 소나무가 나고 묵 묘로 변해가고 있다.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꼬깔봉과 기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고사목이 쉬고 있는 전망 바위.

 

 * 오늘 무서운 칼바람을 막아주는 꼬깔봉과 능선 모습이 정겹다.

 

 * 파란 창공에 떠도는 사늘한 구름 몇 조각.

 

 * 정처 없이 바다를 항해한다.

 

 *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아 선다.

 

 * 소나무와 잡목이 엉켜 사는 바위들 우측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다.

 

 * 조망이 좋은 봉우리에 도래솔이 참 아름다운 이곳 무덤에도 얼마 전부터 자손이 찾지 않는 듯 소나무가 우거지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요즘의 명당자리는 자손들이 잘 찾아오지 못하는 높은 산꼭대기 보다.

    자손들이 쉽게 찾아 올 수 있는 교통 좋은 곳이 명당자리인 듯하다.

 

 * 기룡산을 향한 능선에는 산 봉우리들이 솟아 있다.

 

 * 좌측 꼬깔봉에서 따라오는 능선과 골짜기로 드리워진 산자락 정겹다.

 

 *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785봉이니, 해발 700고지쯤 되는 이 높은 곳에도 산소가 잘 가꾸어져 있다.

 

 * 봉우리 오르다가 돌아본 올라온 능선과 자양댐 풍경.

 

 * 오늘의 최고봉인 823 봉우리에 올라서니 칼바람이 거세다.

 

 * 약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기룡산은, 처음 자양면에서 마눌과 꼬깔봉을 거쳐 기룡산으로 가다가 이 곳에 왔을 때, 마눌은 이 봉우리에서 도저히 못 가겠다고 하여, 여기서 기다리라 하고 혼자 기룡산까지 단숨에 달려 갔다 오던 곳이다.

 

 * 여기서 기룡산 까지는 수 없이 걸어본 길이라 오늘은 시간관계상 포기하고, 꼬깔봉 쪽으로 가다가 다시 적당한 능선을 골라서 그냥 골짜기로 내려설 계획이다.

 

 * 823 봉우리를 뒤로하고 칼바람 맞으며 꼬깔봉 쪽으로 향한다.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꼬깔봉 능선. 오늘은 얼음장 같은 싸늘한 칼바람이 무섭게 파고든다.

 

 * 좌측으로 올라온 능선과 우측으로 내려갈 산자락과 골짜기가 보인다.

 

 * 올라온 능선이 포근해 보인다.

 

 * 걸어온 산 봉우리에 박힌 바위들.

 

 * 걸어온 봉우리 모습.

 

 * 꼬깔봉 쪽으로 가는 능선은 칼바람이 대단하다.

 

 * 참나무 사이로 낙엽 날리는 칼바람 속으로 달려간다.

 

 * 앞에 보이는 봉우리에서 좌측으로 드리워진 능선을 따라 골짜리로 내려서기로 한다.

 

 * 급경사로 내리 꽂히는 능선 자락은 그리 험하지는 않다.

 

 * 가끔은 멋진 바위가 길을 막으면 동물들이 돌아내려간 흔적이 있다.

 

 * 차가운 칼바람이 멈추는 골짜기로 내려서니, 다시 능선의 햇살이 그리워진다.

 

 * 골짜기의 물은 얼어 있고 작은 실 폭포가 흐른다.

 

 * 투명한 얼음 속에 놀던 피라미들이 놀라 바위 밑으로 달아났다가.

 

 * 잠시 기다리니 작은 놈들부터 조심스럽게 눈치를 살펴가며 나온다.

 

 * 폭포에 얼음이 실하게 얼어.

 

  * 아름다운 조각품을 만들었다.

 

 * 하얀 얼음 성벽.

 

 * 영롱한 빛 속으로 옥수를 흘려 보낸다.

 

 * 골짜기를 따라 내려오면서.

 

 * 작은 얼음 예술품에 카메라를 겨누어 본다.

 

 * 폭포에 물이 튕기는 곳엔.

 

 * 영롱한 조각 예술품이 만들어 진다.

 

 * 사방공사를 한 곳.

 

 * 돌아본 골짜기와 멀리 걸어온 능선 풍경.

 

 * 아직은 포근한 가을 느낌이 남은 개울 풍경도 있다.

 

 * 골짜기 입구는 포근한지 물도 얼지 않았고 길가에 잡초들은 아직 초록 빛을 내고 있다.

 

 * 늙은 감나무 끝에는 아직 빨간 홍시가 많이 달려있다.

 

 * 가지 끝에 드리워진 빨간 홍시에 침이 넘어간다.

 

* 잘 지어진 농막이 있는 곳을 지나 자동차에 돌아오면서 칼바람 산행길을 종료한다.

 

강원 산간 지방과 서쪽 지방에는 벌써 많은 눈이 와서 멋진 겨울 풍경을 연출하여 산님들이 즐겁다는데, 이곳 포항 근처에는 아직 첫눈도 내리지 않은 메마른 날씨가 이어진다. 하얀 눈이 소복이 내리고 아름다운 상고대가 없는 겨울 산행 길은 황량하다. 그저 어딜 가나 바스락거리는 낙엽과 칼바람 소리뿐, 아름다운 꽃 한 송이 없으니 그저 무료한 산행 길이 이어진다.

 

겨울이면 겨울답게 하얀 눈이 펑펑 내려줬으면 하는 기분으로 첫 눈을 기다리며, 정오가 지난 시간에 늦게 산행을 시작하여 자동차에 돌아오니 골짜기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오후 4시 20분이다. 하얀 눈이 소복 내린 눈 산행 길과, 낙엽 속에 뽀시시 돋아나는 야생화를 살펴가면서 골짜기를 더듬는 봄 산행을 그리워하면서, 약 4시간을 기룡산 칼바람 속에서 무작정 걸어본 짧은 산행 길 하나 갈무리해본다.

 

2011.12.24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