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녹은 산골짜기 야생화 따라..
* 위 치 : 경북 경주시 안강읍
* 일 자 : 2012.03.01(삼일절)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무릉산, 금욕산, 금곡산 골짜기 따라
* 산행시간 : 약 4시간 30분 소요 (복수초 따라 어울렁더울렁)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던 무서운 겨울 삭풍 뒤에도 때가 되니 봄이 찾아오기는 오는 모양이다. 일생에 백 번도 오지 않아 맞이하기 아까운 봄. 소리 없이 슬며시 다가와서 잠시 머물다 아쉬움 남긴 체 바람처럼 가버리면 다시 오지 않는 무정한 봄을 어리석은 나는 손꼽아 기다린다. 나에게 남은 봄이 과연 몇 번 일까 그 중에 하나의 봄이 또 아쉽게 다가온다. 이왕에 오는 봄이라면 마중이라도 나가 좀더 일찍 만나서 마음껏 즐기다가 미련 없이 흘려 보내자. 봄아 봄아 제발 천천히 오너라 아까운 청춘 다 늙어간다..ㅎ
지난 일요일에 포항시 남구 구룡포 산골에서 찍었다는 봄의 전령사 복수초 사진이 인터넷에 올랐다. 아니 벌써? 하면서 기록을 보니 매년에는 3월 중순 산행길에 복수초를 처음 보았는데, 어디인지 신기하다 싶어 찾아가 보려고 구룡포 쪽 지도를 펼쳐놓고 살펴보지만 어느 골짜기 인지 아리송하여 헛걸음 질 할 확률이 높아 찾아 나서기를 포기한다.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보고 없으면 다음 주에 또 가면 되지 뭐 하면서,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매년 복수초 사진을 찍던 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무릉산, 금욕산, 금곡산을 찾아가보기로 한다.
개인적으로는 회사에서 하고 있던 일이 2월 말로 완료되고, 3월부터는 다른 곳으로 옮겨서 새로운 분위기에서 당분간 서먹서먹하게 일을 해야 하니 기분이 조금은 어수선한데, 어제 저녁에는 지금까지 함께 해온 사람들과 송별주 나누고 들어와 밤 늦게 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오늘 삼일절 휴일 아침은 늦게 일어나 아침을 먹고 마눌에게 도시락을 싸라고 하여, 오전 10시가 넘은 시간에 봄의 전령사 복수초를 찾아 집을 나선다.
야생화 산행기에 지도와 지형 사진을 상세하게 올려 놓으면 찾아가서 귀한 야생화를 뿌리 체 캐어가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구룡포 골짜기에 복수초가 그리 많았는데 주민들이 뿌리를 캐어다가 시장에 내다 파는 관계로 점차 멸종 위기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으며, 작년에 무릉산에 갔을 때도 누군가가 복수초를 캐어간 흔적이 많이 보였다. 하여 야생화 보호 차원에서 야생화 산행기에는 가급적 위치를 알 수 있는 사진과 글을 삭제하고 얼버무려 정리 해보기로 한다.
경주시 안강읍을 지나 오전 11시경에 절반쯤 살얼음이 끼어있는 저수지를 지나 삼거리에 주차하고 염불소리 들리는 골짜기를 따라 들어가니, 포근한 날씨가 겨울 등산복이 왠지 무겁게 느껴진다. 사찰로 들어가는 길가 농가에 매어진 잡종 진돗개 4마리가 분산하게 짖어대니 왠지 미안한 기분이 들고 서먹서먹 한 것이 불안한 눈치를 살피게 한다. 합창으로 짖어대는 놈들 앞에 카메라를 들이대니, 예쁘게 찍어달라고 그러는지 빤히 쳐다보고 모두 짖는 소리를 멈추니 이상하리 만치 조용해진다.
* 골짜기로 들어가는 길은 봄 바람이 훈훈하게 느껴진다.
* 작은 개울은 얼음이 녹은 해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 폭포의 한 쪽은 아직 하얀 얼음이 남아 흐르는 물줄기에 아쉬운 듯 녹아 내린다.
* 하얀 얼음 아래 살랑이는 물빛이 곱다.
* 주위를 살펴가면서 골짜기를 어슬렁어슬렁 올라가니.
* 작은 폭포들 마다 아직 얼음이 붙어 있다.
* 개울가 낙엽 속에서 오늘 처음 만난 노란 복수초 한 송이 무지 반갑다.
* 무엇이던 처음 만나는 놈이 더 귀하고 반가운 법.
* 주위를 돌아보니 여기 저기 노란 꽃들이.
* 낙엽 위에 이리저리 뿌려져 있다.
* 아직 땅이 완전히 녹지 않은 골짜기에 양지바른 쪽부터 피어나고 있는 듯하다.
* 바람을 가린 바위 밑에서 고개를 든 복수초.
* 돌 뿌리에 기대어 피어난 뽀얀 놈들은 '변산바람꽃'인가 보다. 일찍이도 피었네.
* 노란 복수초 무리가 탐스럽다.
* 낙엽 위에 엎드려 들뜬 마음으로 눌러대는 셔터 소리가 바쁘다.
* 한 떨기 복수초 가족이 차례로 피어나는 모습 정겹다.
* 노란 모습이 햇살에 비치니 카메라도 눈이 부신단다.
* 내 몸으로 햇살을 가려 그늘을 지우고 찍어본다.
* 피기전의 오므린 모습이 더 예쁘다.
* 잠시 자리를 뜨지 못하고 셔터만 눌러댄다.
* 여기도 하얀 변산바람꽃 가족이 피어났다.
* 양지바른 낙엽 속에서.
* 낙엽 위에 흐드러진 노란 복수초들.
* 초상화를 찍어가며 골짜기를 따라 올라간다.
* 여기도 변산바람꽃 가족이다.
* 복수초 삼형제.. 아래로 계속 피어난다.
* 여기저기 낙엽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복수초.
* 두 송이 짝을 이루니 더 정겹다.
* 때가 되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자연은 아름답다.
* 뽀얀 변산바람꽃이 무리로 피었다.
*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습이 신비롭기만 하다.
* 골짜기로 올라가다 보면 간혹 다문다문 외로이 피어난 복수초도 보인다.
* 얼음 녹은 물 흐르는 골짜기.
* 양지바른 낙엽 밑에는 어김없이 경쟁하듯 노란 몽우리들이 피어 오른다.
* 낙엽 위에 동동 떠다니는 모습이다.
* 이쯤 되면 이미 들떠있는 마음은 손끝이 떨린다.
* 화사함에 눈이 부신다.
* 낙엽 위로 고개 살며시 내밀고 주위를 살피고 있는 모습.
* 노란 복수초들은 무리를 이루고 피어나지만.
* 골짜기에는 아직 하얀 얼음들이.
* 녹기 싫은 듯 아쉬운 겨울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 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 듯하다.
* 골짜기를 메운 하얀 얼음 덩어리들.
* 겉보기에는 아직 겨울 기세가 등등하지만, 이미 봄의 향기에 골다공증이 걸린 듯 속은 푸석거린다.
* 얼음 녹은 옥수에 앙상한 그림자 비추고.
* 아직 꽁꽁 얼어 붙은 빙폭.
* 길고 긴 호젓한 골짜기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외로운 산꾼을 반긴다.
* 골짜기를 걸어 올라가는 발걸음 재미가 솔솔 하다.
* 바위에 박힌 하얀 얼음 덩어리와.
* 졸졸 흐르는 얼음 녹은 옥수.
* 얼음의 골수를 먹은 이끼는 얼굴에 푸르스름한 생기가 돈다.
* 요모조모 들여다보며 오르는 골짜기 신비롭다.
* 물이 고이면 그림자 들여다보며 돌아가고.
*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고 올라가면.
* 낙엽 속에서 뽀시시 고개 내민 노란 복수초 여인들이 방긋 웃어준다.
* 답례로 증명사진 한 장씩 찍어 주면서.
* 어슬렁어슬렁 올라가는 골짜기.
* 결코 무료하지 않다.
* 낙엽 옷을 벗은 복수초 부부.
* 맨땅에 꽃을 피운 화사한 여인.
* 옹기종기 마을을 이루고 모여 산다.
* 화사한 가족 복수초.
* 이제 막 피어나는 청소년들.
* 몽우리 맺은 아기 복수초.
* 뽀시시 정겹다.
* 다음 주쯤이면 복수초 화원을 이룰 듯하다.
* 외로이 떠 있는 복수초.
* 고개 내밀고 부끄러운 듯 외로워 보이고.
* 나란히 손잡은 복수초.
* 웃는 모습 화사하다.
* 낙엽 밀치고 올라오다 꾸겨진 얼굴 펴고.
* 바스락 소리에 쫑긋이 귀 기울인다.
* 다 올라가다가 돌아본 낙엽 골짜기 풍경.
* 이제 삼거리 목쟁이에 다다른 듯하다.
* 금욕산에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어림산 쪽으로 가는 등산로를 따라 가다가..
* 우측 봉우리에 올라서.
* 다시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 옛 무덤가에 버려진 오렌지 주스 병. 귀한 몸이라 바라보고 침 삼키던 낮 익은 모습이다.
* 급경사를 따라 골짜기로 내려서는 길 장난이 아니다.
* 낙엽에 미끄러지듯 종종 걸음으로 흘러내려간다.
* 골짜기에 내려서니 또 노란 복수초가 반긴다.
* 이제는 처음 만난 그녀처럼 그리 반갑지가 않다.
* 내려가면서 대충 사진에 담아준다.
* 귀여운 아기 복수초.
* 고로쇠나무 수액 채취하는 곳.
물을 좀 빼 먹으려고 들여다 보니 비닐 테이프로 칭칭 감겨있어 포기하고 내려가니, 군데군데 이런 것이 설치되어 있고.
골짜기 어귀에 이르니 고로쇠 주인 아저씨 자전거에 물통을 달고 물 받으러 올라오고 있다.
* 골짜기 흐르는 맑은 물소리 정겹다.
* 봄이 오는 소리.
* 얼음 덩어리 속으로도 봄이 흐르는 청아한 소리 들린다.
* 골짜기 물은 모여 폭포 아래 제법 깊은 소를 이룬다.
* 자동차가 있는 삼거리에서 올라오는 골짜기 임도를 따라 봄 향기 맡으면서 내려가는 길.
* 우측으로 따라 흐르는 골짜기에는 아직도 오는 봄을 시샘하는 풍경이다.
점점 개체수가 줄어가는 야생화 보호를 위해 이런 산행기를 올리는 자체가 복수초에게 죄를 짓는 듯하다. 위치를 알리는 사진을 빼고 산행기를 대충 정리하였더니, 뭔가 양념이 빠진 듯 허전한 기분이 든다. 예년 보다 보름 정도 이른 시기에 혹시나 하고 야생화를 찾아 나선 산행 길에서 무릉산, 금욕산, 금곡산 골짜기 낙엽 사이로 부스스 고개를 내민 노란 복수초와 뽀얀 변산바람꽃에 취하여 정신 없이 카메라 셔터를 눌러가며 걸어본 호젓한 봄 산행길 하나 갈무리해본다.
2012.03.01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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