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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공룡능선(오색~ 대청봉~ 공룡능선~ 오세암~ 백담사)

호젓한오솔길 2012. 5. 20. 13:25

 

  

설악산 공룡능선(오색~ 대청봉~ 공룡능선~ 백담사)

 

* 위   치 : 강원도 속초시 양양군, 고성군, 인제군

* 일   자 : 2012.05.18~19 (무박, 금~토요일)

* 날   씨 : 맑음

* 동행자 : 쉐펠 가이드산행 동참

* 산행코스 : 오색- 대청봉(1,708m)- 공룡능선- 오세암- 백담사

* 산행거리 : 19.8 Km

* 산행시간 : 10시간 15분 소요 (후미 약 13시간 소요)

 

이번 주에는 우리 동네에 있는 쉐펠 가이드 산악회에서 금요일 저녁 무박으로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을 간다고 하여 동참하기로 한다. 설악산 공룡 능선은 작년 가을 같은 산악회에서 단풍 산행을 갔다가,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돌계단 길에서 갑자기 왼쪽 무릎에 통증이 와서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종주하고 온지 겨우 6개월이 지나서 다시 찾으려니 행여나 싶어 내심 걱정을 하다가 결국은 또 신청을 하였다.

 

작년 가을 이후 여러 번 산행을 했지만 무릎에 별 무리가 없는 것 같아 신청은 하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바위와 돌계단 위를 걷는 설악산은 알 수가 없다. 늘 다니는 포항 근교에 산들은 대부분 물렁한 육산이고, 수목이 무성하여 낙엽이 쌓이니, 사시사철 낙엽 바스락거리는 폭닥한 길을 걷다가, 어쩌다 딱딱한 바위산 돌계단을 걸으면 무릎에 충격이 와서 언제 고장이 날지 걱정이 된다.

 

퇴근하여 저녁 먹고 배낭을 챙긴 후 멀미약을 한 병은 마시고 한병은 돌아올 때 마시려고 따로 배낭에 챙겨 넣는다. 태워다 주겠다는 마눌을 만류하고 일찌감치 집을 나서서 슬금슬금 쉐펠 앞으로 걸어가니 너무 빨리 나왔는지 한 사람이 나와 기다리고 있다.  밤 10시에 쉐펠 장성점 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창포사거리, 우현동, 용흥동을 지나 양학동 육교 아래서 버스를 갈아타고, 대이동 사거리를 경유하여 동해안 국도를 따라 올라간다.

 

가다가 망향 휴게소에 잠시 들러 용변을 보고, 다시 휴게소에 한 번 더 들리고 설악산이 가까워질 즘에 산악회에서 준비한 김밥과 떡을 받아 김밥을 먹고 출발할까 하다가 부른 배를 안고 오르는 오르막 길이 부담스러워 배낭에 챙겨 넣어 두고, 옆 자리 홍매화 님이 건네 주는 커피 한 잔과 바나나 한 개로 요기를 한다. 차 안에서 각자 산행 준비를 하고 새벽 3시경에 설악산 오색 매표소 앞에 도착하여 어둠 속에 줄을 서듯 대청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 새벽 3시경에 오색 매표소를 통과하여 어둠을 타고 대청봉으로 올라간다.

 

금요일 밤이라 우리만 온 줄 알았는데, 그래도 설악산은 지리산에 이어 인기명산 2위에 올라 있는 전국 최고의 명산이다 보니, 각지에서 몰려든 산님들이 이 야밤에 산행 초입부터 줄을 잇는다. 오색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이 길은 오래 전 겨울 산행에서 한 번 낮에 내려온 어렴풋한 기억을 빼고는 늘 새벽 캄캄한 밤 중에 줄을 서서 오르다가 보니, 주위의 지형과 풍경을 알 수가 없어 늘 신비에 쌓여 있는 곳이다.

 

사방이 캄캄한 속으로 저마다 이마에 불을 달고 가뿐 숨을 토하면서 오른다. 버스 안에서 누군가 이야기 했듯이 먹고 살기 위해 누가 억지로 시킨 일이라면, 이 야밤에 잠 안 자고 대청봉을 오를 사람이 누가 있으랴 싶다. 캄캄한 밤길을 경쟁하듯 헐떡거리면서 한발 한 발 옮긴다. 지난 가을에 밀리는 이 길을 좌우로 추월하면서 초반 과속을 하다가 공룡능선에서 무릎이 고장이 나서 고행을 경험 한 터라 오늘은 초반부터 일부 처지는 사람들만 추월하고 천천히 천천히를 되 뇌이면서 산행 리듬에 맞추어서 올라간다.

 

몰려든 사람들도 일부 병목구간을 지나고 나니 줄을 지어 순조롭게 오르다가, 잠시 내리막 길로 이어지고 우측 어둠 속에서 시원한 물소리 들리는 곳이 미지의 설악폭포를 지나는 듯하고, 이어지는 오르막에서 길가에 주저앉아 쉬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정상이 가까워질 즈음에는 불빛이 드문드문 이어지면서 날이 밝아온다.

 

 * 날이 밝아오는 정상 오름 길.

    시간이 너무 일찍어서 일출을 못 볼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일출 시간에 늦어버린 감이 든다.

 

 * 새벽 5시 20분경 대청봉 정상에 도착하니 벌써 해가 떠버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빨리 걸을걸.

 

대청봉 정상은 염려했던 대로 찬 바람이 거세고 손이 시럽을 정도로 날씨가 무지 춥다. 우선 배낭부터 풀고 가지고 온 겨울 쪼기를 속에 껴입고 겉에 바람막이를 입으니 따뜻하니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행여나 싶어서 가지고 온 겨울 쪼기가 버스에서 잠을 잘 때는 목 베개로 쓰고 산 정상에서는 몸을 포근하게 녹여주니 톡톡히 제구실을 한 샘이다. 무릎 보호대도 꺼내어 미리 착용한다.

 

 * 우선 단도리를 끝내고, 동쪽을 향하여 카메라를 겨누니 벌써 해가 솟아 있다. 

 

 * 대청봉 정상 풍경, 대청봉 케이블카 설치 1인 반대 시위를 하는 저 아저씨 새벽부터 고생이 심해 보인다.

 

 * 대청봉 정상석은 부둥켜안은 산님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살아간다.

 

대청봉 []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 있는 설악산의 최고봉이고 해발고도 1,707.9m이다. 태백산맥에서 가장 높고 남한에서는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예전에는 청봉()·봉정()이라 했는데, 청봉은 창산() 성해응()이 지은 《동국명산기()》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하고, 봉우리가 푸르게 보인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공룡릉·화채릉·서북릉 등 설악산의 주요 능선의 출발점으로 내설악·외설악의 분기점이 되며, 천불동계곡·가야동계곡 등 설악산에 있는 대부분의 계곡이 이 곳에서 발원한다. 인근에 중청봉·소청봉이 있다.

정상은 일출과 낙조로 유명하며, 기상 변화가 심하고 강한 바람과 낮은 온도 때문에 눈잣나무 군락이 융단처럼 낮게 자라 국립공원 전체와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늦가을부터 늦봄까지 눈으로 덮여 있고, 6, 7월이면 진달래·철쭉·벚꽃으로 뒤덮이며, '요산요수'라는 글귀가 새겨진 바위와 대청봉 표지석이 있다. 정상까지 오색 방면, 백담사 방면, 설악동 방면, 한계령 방면의 코스가 있는데, 오색에서 설악폭포를 거쳐 정상에 오르는 5.3㎞(약 4시간 소요)가 최단거리 코스이다.
속초시내에서 설악동까지 시내버스가 운행되며, 승용차로 가려면 양양에서 7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낙산을 지나 설악동 입구인 물치 삼거리에서 좌회전하면 설악산 입구 주차장까지 갈 수 있다.

 

 * 올라오는 산님들이 하나 둘 늘어난다.

 

 * 대청봉에서 바라본 화채능선 너머 동해의 일출.

    조금 늦어버린 듯 하지만, 일찍 올라와도 운무로 인하여 별 차이가 없었을 듯하다.

 

 * 어디 까지가 하늘이고 바다인지는 몰라도 물 위에 붉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 대청봉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밝아오는 풍경을 사진에 담아보고 중청봉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 대청봉에서 바라본 밝아오는 중청봉 모습은 조용한 느낌이다.

 

 * 내려서다 돌아본 대청봉. 사람이 다듬어 세운 정상석이 왜 저리 인기가 좋은지..?

 

 * 다시 바라본 화채봉 너머 동해 풍경.

 

 * 대청봉에는 이제야 봄이 오는지, 추위에 골물이 들어 엉크런 진달래도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다.

 

 * 중청봉으로 내려가는 돌계단 길 이런 길은 기분이 별로이다.

한 때는 지리산 종주를 끝내고, 천왕봉에서 백무동 매표소까지 미끄러운 돌계단 길을 1시간 37분 만에 달려 내려온 겁 없는 준족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잘 다듬어진 돌계단도 겁이 난다.

 

 * 대청봉에서 내려서니 이제 피기 시작한 진달래가 천상 화원을 이루어 간다.

 

 * 활짝 핀 진달래도 북극의 여인처럼 추위에 떨며 골물이 흐른다.

 

 * 중청봉 평원의 진달래 화원.

 

 * 이제 화사한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 희운각 대피소로 가는 길. 나무 계단에 고무를 깔아 발바닥이 폭닥하다.

 

 * 좌측으로 수렴동 계곡과 용아장성능, 가야동 계곡이 보이고,

 

 * 우측으로 가야 할 희운각 대피소와 신선봉이 보인다.

 

 * 중청봉의 진달래 화원.

 

 * 진달래 꽃길 따라 걷는 설악 능선 길 서늘한 아침 공기 한가롭다.

 

 * 희운각으로 내려서는 길가의 고사목 풍경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한다.

 

희운각 대피소에서 아침을 먹기로 했으나, 새벽에 커피 한 잔과 바나나 한 개를 먹고 계속 물만 마시고 헉헉대며 걸어 왔더니, 내리막 길에서 갑자기 허기가 몰려온다. 할 수 없이 길가에 있는 바위에 앉아 어제 밤에 받아 넣어 둔 김밥 한 줄을 꺼내 칠래산 청포도와 함께 먹고 있는데, 조금만 더 가면 대피소인데 왜 여기서 쉬느냐고 하며, 우리 회원님 몇 분이 지나간다.

 

 * 대청봉에서 내려서는 우측 골짜기는 이제 연둣빛 늦은 봄이 찾아 들지만,

   겨우내 쌓인 하얀 눈은 지난 겨울의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연초록 속으로 깊이깊이 숨어든다.

 

 * 나무 계단에서 바라본 무너미 고개 건너 공룡능선 풍경 정겹고,

 

 * 공룡능선을 바라보는 산님들 즐겁다.

 

 * 연초록 사이로 바라보는 공룡능선은 오늘 따라 은은한 부드러움이 보인다.

 

 * 눈부시게 화사한 연초록 물결 속에 잠긴 희운각 대피소.

 

희운각 대피소에서 들어서니 여러 산님들과, 우리 회원님들이 몇 명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조금 전에 김밥을 먹은 터라 회원님이 권하는 막걸리 한 잔 얻어 마시고 공룡 능선을 향하여 먼저 출발을 한다.

 

 * 돌아본 희운각 초록 속의 대피소 풍경.

 

 * 무너미 고개 삼거리를 지나서 세워진 전망대에 올라서 바라본 신선대 풍경.

 

 * 바위 능선 모습이 우람하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우측 천불동 계곡 풍경과 건너 화채봉 모습.

 

 * 전망대에서 바라본 좌측 가야동 계곡 쪽 풍경은 초록 위에 하늘 맑다.

 

 * 공룡능선 종주의 시작은 저기 구름 아래 신선봉(1,218m) 쪽으로 오르는 것이다.

 

 * 신선봉 오르는 길은 자연석 돌 계단으로 잘 만들어져 있다.

 

 * 올려다본 신선봉.

 

* 공룡능선 신선봉 오름길에 돌아본 풍경.

   건너편 연초록 물들어가는 대청봉에서 떨어지는 죽음의 계곡에 아직까지 하얗게 박혀 있는 지난 겨울의 흔적이 이색적이다.

 

 + 돌아본 대청봉과 중청봉, 소청봉에서 드리워진 걸어온 능선이 한 눈에 보인다.

 

 * 신선봉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공룡능선은 외설악과 내설악을 남북으로 가르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능선으로서, 그 생긴 모습이 공룡이 용솟음치는 것처럼 힘차고 장쾌하게 보인다 하여 공룡릉(恐龍稜)이라 불린다. 공룡릉은 보통 마등령에서부터 희운각 대피소 앞 무너미 고개까지의 능선구간을 가리킨다. 속초시인제군의 경계이기도 하다.

 

 * 우측으로 우람한 범봉과 멀리 울산바위가 선명하게 보인다.

 

 * 사진을 좀 찍어 달라는 낯선 산님에게 사진을 찍어 주었더니, 한 장 찍어주겠다고 하여, 오랜만에 어설픈 폼 한 번 잡아본다.

 

 * 겹겹이 포개져 보이는 공룡 능선의 바위 봉우리 뒤에 멀리 마지막 봉우리 마등령이 보인다.

 

 * 좌측으로는 가야동 계곡 건너 '용아장성능'이 보이고, 멀리 서북능선과 '귀때기청봉'(1578m)이 보인다.

 

 * 가야 할 공룡능선을 바라보며 신선봉을 내려선다.

 

 * 우측으로 초록 건너 멀리 울산바위가 선명하게 보인다.

 

 * 초록 속에 우람한 울산바위 늠름하다.

 

 * 공룡능선 우측으로 솟아 오른 바위 능선.

 

 * 저마다 초록 치마를 두르고 자태를 뽐내고 있다.

 

 * 커다란 수직 바위 아래로 내려가는 돌계단 길.

   작년 가을에 여기서 왼쪽 무릎이 고장이 나서 신흥사까지 나머지 구간은 다리를 질질 끌면서 힘겹게 종주를 끝낸 곳이다.

 

 * 길가에 솟아 오른 우람한 바위들 위로 하얀 구름 머문다.

 

 * 우람한 바위 사이로 돌계단 길은 이어진다.

 

 

 * 솟아 오른 공룡의 등 비늘 사이로 오르락 내리락 바위 길은 이어진다.

 

 * 건들면 와르르 금방 무너질 것 같은 암봉들.

 

 * 거친 암봉 사이를 부드러운 연초록이 메워간다.

 

 * 이제는 작은 오르막에도 숨이 차오른다.

 

 * 거치른 바위 사이 마다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도 풀이 자라고 꽃이 핀다.

 

 * 설악산 공룡능선의 야생화(돌단풍).

 

 * 멀리 대청봉과 걸어온 공룡능선.

 

 * 공룡 능선 관문의 하나인 1,275봉이 앞을 막는다.

    저기 바위 사이에 붙은 초록 속으로 걸어 올라 두 바위 꼭대기 사이를 타고 넘어야 한다.

 

 * 초록 사이로 바라본 커다란 바위산이 우람하다.

 

 * 살짝 당겨본 1,275봉 모습. 공룡 능선의 중간쯤에 우뚝 솟은 봉우리다.

 

 * 커다란 바위 사이를 걸어서.

 

 * 로프 매어진 암벽을 따라 1,275봉으로 오르는 모습 숨이 차오른다.

 

 * 바위 벽을 오르다가 돌아본 공룡능선과 멀리 대청봉 모습.

 

 * 연초록 피어 오르는 싱그러운 공룡이 곱다.

 

 * 오월의 밝은 태양 아래 때 늦은 연초록에 눈이 부신다.

 

 * 솟아 오른 봉우리들 너머 멀리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나한봉이 보인다.

 

 * 골짜기로 뚝 떨어지는 바위길 건너 또 하나의 높은 봉우리가 앞을 가린다.

 

 * 높은 바위 사이에서 잠시 쉬어 가는 바람 시원한 목쟁이.

 

 * 우측으로 높은 벼랑 건너 마등령에서 이어지는 바위 봉우리와 초록이 어우러진 멋진 절경이 펼쳐진다.

 

 * 올라가야 할 높은 봉우리를 처다 보고 잠시 쉬어가는 곳. 우측 바위에서 에델바이스(산솜다리)를 만난다.

 

 * 바위에 핀 에델바이스(산솜다리) 아가씨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 와서 미라가 된 기념품으로 보고 처음이다.

 

 * 바위 틈에 피어 난 산솜다리를 정성껏 찍어본다.

 

 * 요놈은 가운데가 노란 것이 더욱 생기가 돈다.

 

 * 바위 틈에는 여러가지 이름 모를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 돌아본 1,275봉 모습이 초록 햇살이 눈 부신다.

 

 * 멀리 대청봉과 중청봉, 걸어온 공룡능선 길이 아련하다.

 

 *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나한봉(1,276m)과 마등령(1,327m)이 보인다.

    저기 나한봉과 마등령 사이 안부에서 좌측 오세암 쪽으로 하산을 하게 된다.

 

 * 돌아본 절벽 위에 산님들 위태롭다.

 

 * 아까부터 쭉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온 젊은 외국인 둘은 운동화에 평상복 차림으로 바위 길을 잘도 걷는다.

 

 * 대청봉에서 이어진 돌아본 공룡 풍경.

 

 * 가야동 계곡 건너 용아장성능 모습. 개구멍 바위를 절절 매면서 통과하던 지난 추억이 아련하다.

 

 * 천불동 계곡으로 이어지는 설악골의 초록 바위 풍경.

 

 * 수직 암벽에 오색 비단 옷을 입은 나한봉은 화사한 용모가 당당하다.

 

 * 좌측 수렴동으로 흘러내린 바위 능선은 인간의 발길을 타지 않은 신비로운 모습이다.

 

 * 건너 보이는 마등령을 남겨 두고 안부로 내려가 삼거리에서 좌측 오세암 쪽으로 하산한다.

 

마등령 []

강원 인제군 북면()과 속초시 경계에 있는 고개로 해발 1,320m. 마치 말의 등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태백산맥의 한 고개로, 설악산 대청봉()까지 공룡능선이라 부르는 암릉의 기점이다. 북쪽의 미시령(:826m), 남쪽의 한계령(:1,004m)과 함께 태백산맥을 가로지르는 주요 통로였다. 지금은 북한강의 지류인 북천 백담계곡과 동해로 흐르는 천불동계곡의 비선대를 잇는 대표적 등산로이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중심부이며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청봉의 조망이 일품이다.

 

 * 마등령 주위에 많이 핀 설악산의 야생화(큰앵초).

 

 * 빛깔과 그 자태가 아름답다.

 

 * 삼거리 주위에서 야생화를 사진에 담으면서 잠시 머문다.

 

 * 삼거리 전망대에서 바라본 설악골과 걸어온 공룡능선 멀리 화채봉이 우뚝하다.

 

 * 오세암으로 내려가는 길도 자연석으로 만들어 놓은 돌계단과, 나무계단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 오세암 경내 풍경.

 

 

오세암 [五歲庵]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 있는 암자.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백담사의 부속암자이다. 백담사에서 약 6㎞ 떨어진 곳에 있으며, 영시암을 지나 마등령으로 가는 길에 있다. 647년(신라 선덕여왕 13) 자장(:590~658)이 이 곳에 선실()을 지은 뒤, 관세음보살언제나 함께 있는 도량이라는 뜻으로 관음암()이라고 하였다.

1445년(조선 세조 1) 생육신의 한 사람인 김시습()이 이 곳에서 출가하였고, 1548년(명종 3) 보우()가 이 곳에서 기도하다가 문정왕후에 의해 선종판사로 발탁되었다. 1643년(인조 21) 설정()이 중건하고 오세암으로 이름을 바꾸었는데, 이름을 바꾼 데 따른 전설이 전하고 있다.

 

설정이 고아가 된 형님의 아들을 이 암자에서 키웠는데, 어느 날 월동 준비를 하기 위해 혼자 양양까지 다녀와야 했다. 그 동안 혼자 있을 4세된 어린 조카를 위하여 며칠 동안 먹을 밥을 지어놓고, 조카에게 밥을 먹고 난 뒤 법당에 있는 관세음보살상에게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이라고 부르면 잘 보살펴줄 거라고 일러주고 암자를 떠났다.

그러나 설정은 밤새 내린 폭설로 이듬해 눈이 녹을 때까지 암자로 갈 수 없게 되었다. 눈이 녹자마자 암자로 달려간 설정은 법당에서 목탁을 치면서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는 조카를 보게 되었다. 어찌된 연유인지 까닭을 물으니 조카는 관세음보살이 때마다 찾아와 밥도 주고 재워 주고 같이 놀아 주었다고 하였다.

그때 흰 옷을 입은 젊은 여인이 관음봉에서 내려와 조카의 머리를 만지며 성불()의 기별을 주고는 새로 변하여 날아갔다. 이에 감동한 설정은 어린 동자가 관세음보살의 신력으로 살아난 것을 후세에 전하기 위하여 암자를 중건하고 오세암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1856년(고종 2) 남호가
해인사의 《고려 대장경》 2질을 인출하여 1부는 오대산 상원사에, 1부는 이 곳에 봉안하였다. 1888년(고종 25)에는 백하가 2층 법당을 짓고 응진전을 건립하여 16나한상과 각종 탱화를 조성, 봉안하는 등 크게 중건하였다. 그뒤 6·25 전쟁 때 일부 소실되었으나 지금도 수선 도량과 관음기도 도량으로 알려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법당 뒤로는 관음봉·동자봉이, 오른쪽으로는 공룡릉이 올려다보이며, 인근에
내설악의 꽃으로 일컬어지는 만경대가 있다. 주변에 백담사·용대자연휴양림·십이선녀탕계곡·옥녀탕계곡·장수대·대승폭포 등 관광지가 많다.

 

 * 오세암 경내 풍경 산님들 쉬는 모습 여유롭다.

 

 * 오세암 경내 풍경 한가롭게 보인다.

 

 * 오세암 경내에 세 사람의 스님이 바삐 움직이는데, 이 곳 오세암이 초행이고 백담사로 간다고 한다.

 

 * 관음봉 동자봉 아래 오세암 전경이 초록 속에 아름답다.

 

 * 그 동안 꼭 한 번은 오고 싶었던 오세암을 뒤로 하고 백담사 쪽으로 향한다.

 

오세암에서 수렴동 계곡으로 나오는 길에 아직 이른 시간이라 서인지 올라오는 산님들이 줄을 잇는다. 아직 점심 때는 이르지만 아침을 김밥 한 줄로 때우고 먼 길을 걸어 온 터라 배가 출출해 온다. 할 수 없이 영시암이 가까워지는 길 가 바위에 홀로 앉아 도시락을 펼치니 오가는 사람들이 처다 보기도 하여, 배는 고픈데 사늘한 도시락 밥이 목구멍에 걸려서 잘 넘어가지가 않는다. 대충 몇 젓가락 뜨다가 집어 넣고 찰떡 한 조각 꺼내 씹어 삼키며 허기를 채우고 배낭을 챙겨 매고 일어선다.

 

 * 식수가 철철 넘치는 영시암을 지나오는데 산꾼들이 붐빈다

 

 * 영시암 경내 전경. 산님들이 바삐 움직인다.

 

 * 우물가 그늘에 둘러 앉은 산님들.

 

 * 영시암의 점심 공양 시간이 다 되어 가는 모양이다.

    점심 한 그릇 얻어 먹기 위해 꾸부러지게 늘어선 줄이 길기도 하다.

 

 * 백담사로 내려오는 초록 길.

 

 * 여기도 자연석을 깔아서 길은 만들었다.

 

 * 바닥에 고무가 깔린 나무 다리는 그래도 촉감이 좋다.

 

 * 용아장성 갈 때의 추억이 남은 수목 우거진 길 정겹다.

 

 * 백담사로 건너가는 길.

 

 * 백담사 개울에 세워진 돌탑들 정성 어린 불심이 골짜기 가득하다.

 

 

백담계곡 [百潭溪谷]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2리에 있는 계곡. 백담골이라고도 부르는 내설악의 대표적인 계곡이다. 내가평마을에서 백담산장 앞까지 전형적인 S자 모양의 사행천이 흐른다. 가야동계곡·구곡담계곡·백운동계곡·귀때기골·대승골(흑선동계곡)·곰골·길골 등 십이선녀탕계곡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내설악의 물줄기가 모이는 큰 계곡이다. 이름은 백()개의 담()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것인데, 어름치열목어가 사는 맑은 물과 백담사·영시암·오세암·봉정암 등의 사찰 및 암자,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경치가 빼어나다.

1987년에
용대리 입구에서 계곡을 끼고 백담사에 이르는 8㎞ 구간이 포장되어 어린이나 노인을 동반한 가족산행코스로도 적당하다. 첫번째 다리 금교에서 계곡 오른쪽으로 오르다 보면 왼쪽 아래로 두태소가 보이고 세번째 다리인 강교를 건너면 물이 크게 휘돌아 산줄기가 섬처럼 보이는 은선도가 나온다. 네번째 다리인 원교에서 300m 내려가면 청룡담이 나오고 원교를 건너면 백담사로 가는 수심교가 나오는데, 수심교를 건너지 않고 계속 오르면 백담산장이 나온다.

용대2리에서 백담사행 버스가 수시로 다니기 때문에
아슬아슬하게 좁은 길을 달리는 버스 아래로 계곡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묘미이다. 승용차로 가려면 원통에서 한계령 방면 44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민예단지 휴게소 앞 한계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진부령 방면 46번 국도를 탄다. 십이선녀탕계곡 입구인 남교리를 지나면 외가평마을이 나오고, 외가평마을에서 국립공원 안내판을 따라 가평교를 건너면 내가평마을이다. 600m쯤 가면 오른쪽에 주차장이 나오고 내가평교를 건너 300m쯤 걸어 올라가면 매표소이다. 해마다 3월말부터 11월말까지 매표소 앞에서 셔틀버스가 다닌다.

 

 * 오후 1시 15분에 백담사에 돌아오면서 공룡능선 산행 길을 종료한다.

    새벽 3시경에 출발을 하였으니, 공룡능선 산행에 10시간 15분 정도 소요된 샘이다.

  

 

백담사 [百潭寺] 

강원도 인제군 북면(北面) 용대2리 설악산에 있는 절.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 본사인 신흥사의 말사이다. 647년(진덕여왕 1) 자장이 창건하였는데, 처음에는 한계령 부근의 한계리에 절을 세우고 한계사라고 하였다. 690년(신문왕 10년)에 불타버려 719년(성덕왕 18)에 재건하였는데, 《백담사사적기》에 이때의 중건과 관련된 전설이 수록되어 있다.


낭천현(지금의 화천군)에 비금사가 있었는데 주위의 산에 짐승이 많아 사냥꾼들이 많이 찾아들었다. 이 때문에 산수가 매우 부정해졌는데 비금사 승려들은 그것도 모른 채 샘물을 길어 부처님에게 공양하였다. 더러움을 싫어한 산신령은 하룻밤 사이에 절을 설악산 대승폭포 아래의 옛 한계사터로 옮겼다.

승려와 과객들이 아침에 깨어나 보니 비금사는 틀림없었지만 기암괴석이 좌우에 늘어서고 앞뒤에 쏟아지는 폭포가 있는 산이 이전과 달라 그 까닭을 몰라할 때 갑자기 관음청조가 날아가면서 “낭천의 비금사를 옛 한계사터로 옮겼노라”고 일러주었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이 전설은 그대로 전해지며, 이 지방 사람들은 춘천시 부근의 절구골, 한계리의 청동골 등의 지명이 절을 옮길 때 청동화로와 절구를 떨어뜨려 생겨난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구전으로 미루어 보면 한계사를 중창할 때 비금사를 옮겨간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785년(원성왕 1)에 다시 불탔으며, 790년에 한계사터 아래 30리 지점으로 옮겨서 중건하고 절 이름을 운흥사라고 하였다. 그러나 984년(성종 3)에 다시 불타버려 운흥사지 북쪽 60리쯤 되는 곳으로 이건하고 987년 심원사로 개명하였다.
이때부터 조선 초기까지 전승되다가 1432년 4번째 화재로 다시 폐허가 되었다. 그뒤 2년 만에 심원사지 아래 30리쯤 되는 곳에 법당과 요사채를 세우고 선구사라 하였으나 1443년에 불타버렸고, 1447년 옛 터의 서쪽 1리쯤 되는 곳에 다시 절을 세워 영축사라 하였다. 그러나 1455년 6번째 화재로 불에 타고 이듬해 옛 절터의 상류 20리 지점으로 옮겨 중건하여 백담사라 하였다.

1772년(영조 51) 다시 불타버리자 1775년 최붕, 태현, 태수 등이 초암을 짓고 6년 동안 머물면서 법당과 향각 등의 건물을 중건하고 심원사라 하였다가 1783년(정조 7년)에 절 이름을 다시 백담사로 바꾸었다. 근대에 이르러 한용운이 머물면서 《불교유신론》, 《십현담주해》, 《님의 침묵》을 집필하였다. 6·25전쟁 때 소실되었다가 1957년에 재건하여 오늘에 이른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중심 법당인 극락보전을 비롯하여 산령각, 화엄실, 법화실, 정문, 요사채 등이 있으며, 뜰에는 삼층석탑 1기가 있고 옛 문화재는 남아 있지 않다. 현존하는 부속암자로는 봉정암, 오세암, 원명암 등이 있다.

 

 * 백담사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며 행여 쉐펠 리본을 단 우리 일행이 눈에 띄나 하고 살펴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 백담사 주위를 잠시 어슬렁대다가 버스 타는 곳으로 걸음을 옮긴다.

 

* 다리 위에서 돌아본 백담사 전경.

 

백담사까지 올라오는 셔틀버스(인당 2,000원)를 타고 용대리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타고 온 관광 버스를 찾아 약속된 용대리 주차장과 위쪽 황태 전시장 주차장을 돌아 다녀도 버스가 없어 행여 내가 잘못 왔나 싶은 착각에 빠져든다. 전화를 해볼까 하는데, 산악회에서 나눠 준 지도와 유인물을 차에 그냥 두고 내린 터라 전화 번호가 없어 연락도 못하고, 포항으로 연락 해볼까 하며 주위를 살피는데, 다른 향토 특산물 전시장의 작은 주차장에 버스 두 대가 보여 다가가니 우리 버스가 세워져 있다. 버스에 오르니 오후 2시가 조금 이르다.

 

하산 약속 시간이 오후 5시니, 앞으로 3시간 동안을 햇볕 쪼이는 더운 주차장에서 지루하게 기다린다고 생각을 하니, 산행하는 것 보다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더 지루하고 힘이 드는 듯하다. 오후 5시경에 모두 하산하여,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해 시에 들러 단체로 저녁 식사를 하고, 9시 40분경에 포항에 도착하여 부지런히 걸어 밤 10시 3분전에 집에 도착하면서, 싱그러운 오월의 초록 속에 걸어본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길 하나 갈무리해본다.

 

2012.05.18(19)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