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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좌산 웰빙 산행

호젓한오솔길 2012. 5. 1. 23:04

 

  

봉좌산 웰빙 산행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 일   자 : 2012.05.01(화요일, 근로자의 날)

* 날   씨 : 흐림

* 산행코스 : 학야리 임도~ 산나물 따라 ~ 발길 가는 대로

* 산행시간 : 약 5시간 유유자적

 

언제부터인가 매년 이맘때쯤이면 산나물 하러 기계면 봉좌산 쪽으로 산행을 가곤 하는데,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일주일에 한 번 주말을 이용하다 보니, 늘 타이밍이 맞지를 않아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허탕을 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오늘도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 휴무라서 느지막이 배낭을 챙겨 들고 잘 알지도 못하는 산나물을 찾아 떠나보기로 한다. 산나물은 잘못하면 독초를 뜯게 되니, 그냥 잘 아는 고사리나 있으면 꺾고, 돌아 다니다 다래 순이나 있으면 좀 따 올 요량이다.

 

봉좌산 아래 있는 기계면 학야리를 지나면서 어느 집 대문 앞에서 매년 사진을 찍던 모란(목단)이 올해도 어김 없이 탐스럽게 꽃봉오리들을 활짝 피웠다. 매년 하던 것처럼 잠시 차를 멈추고 다가가 사진을 찍으니, 우아하고 요염한 여인은 탐스러운 봉우리에서 노란 꽃가루를 날리며 풍기는 그윽한 향기가 코끝을 파고든다.

 

 * 기계면 학야리 마을에서 찍은 목단꽃 떠거리가 무지 크다.

 

 * 봄바람에 나폴거리는 화사한 목단꽃 여인.

 

 * 노란 꽃가루 날리는 요염한 자태에서 그윽한 향기가 풍겨 나온다.

 

 * 옛날 시골집 장독대 옆에 있던 화사한 그 모습에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다.

 

 * 오월의 꽃 목단.

    그러나 48 페이지 동양화에는 오월이 난초이고, 유월이 목단이다.

 

 

포항시 북구 기계면 학야리 마을을 지나, 경주시 안강읍 옥산서원으로 넘어 가는 임도를 타고 골짜기를 들어 가는데 저수지 안쪽에는 길가에 별장을 지어놓고 주위에 정원 공사가 한창이고, 골짜기 곳곳에 무슨 개발을 하는지는 몰라도 우거진 나무들이 마구 베어 길을 내고 있으니, 아름답던 청정 골짜기 모습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임도를 타고 올라가는데 곳곳에 산나물을 하러 온 자동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산나물 꾼들이 길가에 서성이는 모습도 보인다. 푸르러 오르는 초록 속에는 온갖 초여름 꽃들이 향연을 벌이며 손짓하니, 할 수 없이 화사한 병꽃이 흐드러지게 핀 곳에 차를 멈추고 다가가서 사진 몇 장 찍어 본다.

 

 * 속이 유난히 붉어 화사한 병꽃.

 

 * 바람에 하늘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

 

 * 옥산서원으로 넘어가는 조용한 고갯마루에 주차하고,

    봉좌산을 향하여 초록 우거진 울창한 솔 숲 오솔길로 서둘러 올라간다.

 

 * 길가에 돋아 난 고사리는 벌써 나물 꾼들이 깨끗이 꺾어가고, 어쩌다 빠트린 고사리 주워가며 올라간다.

 

 * 끝물 철쭉이 짙어가는 초록 속에 남아서 마지막 가뿐 숨을 토하고.

 

 * 낙엽 위로 고개를 내밀고 수줍어하는 각시붓꼿들을 하나하나 사진에 담으면서 올라간다.

 

 * 마른 솔잎 위에 고개든 예쁜 각시의 자태가 특이하게 곱다.

 

 * 때는 어느덧 각시 붓꽃의 계절인가 보다.

 

 * 눈이 시리도록 싱그러운 초록 어우러지는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 하얀 들꿩나무 꽃이 피어 있고 어김없이 까만 벌레들이 붙어 파먹으며 주린 배를 채우고 있다.

 

 * 자주색 제비꽃.

 

 * 우산나물.

 

 * 무리로 돋아나는 보드라운 우산나물을 채취한다.

 

 * 두릅은 벌써 억세게 자라서 풀이 되어 있다.

 

 * 주위는 온통 연초록 물결을 이루니 마시는 공기마저 조록으로 물든 듯하다.

 

* 바위가 있는 곳에서는 초록 사이로 조망이 트인다.

 

 *바위에 말라 붙었던 붙은 부처손은 점점 생기를 더하고.

  

* 제피나무(초피나무) 잎도 어느덧 억세어 가고.

 

 * 믿고 왔던 다래순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너무 자라서 꽃이 피려고 하니, 채취를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 하얀 미나리냉이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 연달래(철쭉).

 

 * 사방으로 초록 속에 갇히어 갈 곳을 잃은 철쭉은 마지막 연분홍 자태를 사른다.

 

  

비록 바라고 왔던 다래순은 너무 자라서 채취를 포기하고, 철쭉과 초록 속으로 여기저기 돌아 다니면서 부드러운 우산나물과, 제피나무 잎을 먹을 만큼 배낭 챙겨 넣고 미련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하산한다.

 

 * 호젓한 초록 길이 좋다.

 

 * 시원한 봉좌산의 초록 웰빙 오솔길. 폐부를 파고드는 싱그러운 풀내음이 좋다.

 

 * 임도가 보이는 오솔길 끝에 사람들의 소곤거리는 목소리가 들리더니, 

 

* 이어 칼 들고 쑥을 뜯는 아줌마들 모습이 보인다.

 

 * 내려오는 길가에 핀 정체를 모를 하얀 꽃이 오지게도 피었다.

 

 * 거리가 멀어 당겨 보니 돌배나무 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러기에는 하얀 꽃이 너무 오지게 피었다.

 

 * 내려오다 저수지 제방에서 올려다 본 어래산 골짜기 풍경. 예전에는 없던 별장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다.

 

 

초록 짙어가는 봉좌산 자락에서 산나물 따라 다니느라 사진을 찍은 것이 별로 없는 웹빙 산행길. 비록 시기를 놓쳐 묵 나물거리 다래순은 따지 못해도 우선 삶아 먹을 우산나물과 밑반찬거리 제피나무 잎을 제법 해다가 놓고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니, 저녁에 돌아온 마눌은 싱글벙글 나물 다듬고 삶느라 분주하다. 오월 초하루 근로자의 날 휴일 하루가 초록 바람 속으로 그렇게 지나간다.

 

2012.05.01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