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산 야생화 산나물 따라
* 위 치 : 경북 영천시 고경면, 임고면
* 일 자 : 2012.05.06(일요일)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천장사 입구 - 능선(야생화 따라) - 천장산(694.8m) - 산나물 따라 - 천장사 입구
* 산행시간 : 약 5시간 (유유자적)
요즘은 날씨가 계절을 잊은 듯 사월부터 갑자기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무더위에 헐떡이게 하다가 갑자기 서늘한 바람이 불어 마치 겨울과 여름이 한데 뒤엉킨 틈바구니 사이에 숨어든 짧은 봄날이 눈치만 보다가 슬쩍 지나 가려는 듯하다. 자연은 꽃샘 추위에 밀린 봄 꽃이 늦게 피고, 갑작스런 더위에 놀라 빨리 핀 여름 꽃이 뒤 썩여 구별 할 수 없을 정도로 혼란을 격고 있다.
겨울 민둥산을 몇 주 만에 찾아 가면 초록으로 덮여 있고, 지난 산행기를 보고 때를 맞추어 찾아가면 봄 꽃은 이르고, 산나물과 초여름 꽃은 빠르게 피어 있다.
토요일이 어린이날과 겹친 오월 들어 첫 주말. 객지에 나가 있던 두 아들이 금요일 밤에 늦게 다니러 와서 모처럼 삼 부자가 마주 앉아 새벽까지 술잔을 기울이고 나니, 토요일은 하루 종일 집안에서 푹 자면서 쉬고, 큰 아들은 저녁 먹고 울산에 볼일이 있어 갔다가 바로 올라가겠다며 출발하고, 작은 아들은 월요일 아침 첫 차로 올라 간다고 한다.
일요일 아침 일찍 마눌이 멀리 충남 서산에 있는 황금산과 몽돌 해변으로 단체 산행을 간다고 하기에 아침에 내 도시락도 싸놓고 가라고 하여, 어제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놀다가 새벽에 들어와 제 방에서 자고 있는 작은 아들을 집에 혼자 두고, 근교 산으로 간단한 야생화 산행이나 하고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혼자 배낭을 챙겨 들고 나선다.
오늘은 천장산에 숨어 살고 있는 노랑머리 붓꽃 아가씨들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2010년 5월 1일 노동절 날 천장산에 산행을 왔다가 골짜기에 무더기로 숨어 살고 있는 노랑머리 붓꽃을 보고 매료되어 정신 없이 사진을 찍어 온 곳이다.
노랑머리 붓꽃은 우리나라에서 청송 주왕산이 최 남단이라고 기록되어 있다가, 2년 전 청도 운문산에서도 발견되었다고 TV 방송에 나오기도 한 귀한 꽃인 모양인데, 그 동안 내가 산행 중에 만나 사진에 담아온 것을 보니 주왕산 가메봉과, 면봉산 정상, 그리고 이 곳 천장산이 전부다.
기계면을 지나 영천으로 넘어가는 이릿재를 지나는 길가에 군데군데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고 골짜기 마다 산나물 꾼들이 들어가 초록 속은 온통 우리 인간들이 솔솔 기어 다니고 있는 느낌이 든다.
천장산 백연암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을 따라 차를 몰고 가는데, 수성리 마을을 지나 외딴 전원 주택이 있는 곳에서 쇠줄을 걸어 길을 막아 놓았고, 근처에는 들어가지 못한 자동차 두 대가 주차되어 있다. 할 수 없이 길가 공터에 주차하고 좌측 천장산 초록 능선을 따라 올라간다.
* 천장사(백연암)로 들어가는 길은 쇠줄로 막아 놓았다.
* 초록 자락 속으로 올라가다가 돌아본 풍경.
* 초록 우거진 천장산 자락은 이제 완연한 여름 풍경이지만,
오늘은 약간 추위를 느낄 정도로 바람이 세차게 불어주니 산행하기 참 좋은 날씨다.
* 길가에 으름덩굴은 꽃을 오지게도 피웠다.
* 올 가을에 주렁주렁 달릴 달콤한 으름을 생각하니 절로 신이 난다.
* 고추나무 꽃도 하얗게 피워 바람에 일렁인다.
* 이제 막 몽우리가 벌어지고 있다.
* 으름꽃이 마치 쪽동백처럼 오지게 피었다.
* 병꽃도 이제 서서히 마지막 자태를 사르는 듯하다.
* 바람 시원한 능선에 올라서니 각시 붓꽃이 여기 저기서 반긴다.
* 불어대는 초록 바람을 피하여 하나 하나 사진에 담으면서 올라간다.
* 능선에 올라서니 초록은 점점 여린 빛을 띠고 있다.
* 그래도 근처 산 중에 천장산은 낙동정맥 길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 호젓하고 야성미도 살아 있는 곳이다.
* 바람에 일렁이는 신록은 바위마저 녹색으로 물들인다.
* 홀아비꽃대 바람에 흔들린다.
* 낙엽 위에 고운 각시가 초록 사이로 스며드는 따가운 햇살에 눈을 찡그린다.
* 꽃은 개별꽃처럼 생겼는데 잎이 아니다..?
* 능선의 보드랍은 초록이 세찬 바람에 나부끼며 비명을 지른다.
* 오늘 처음 만난 천남성이다.
* 독초이면서도 약재로 쓰이는 천남성은 꽃에 뚜껑이 있으며, 자세히 드려다 보면 속이 참 곱다.
* 각시붓꽃 네 가족이 정겹게 햇살을 즐긴다.
* 천장산 정상부에는 여기저기 현호색이 흐드러지게도 피었다.
* 현호색은 원래 초봄에 피는 꽃으로 알고 있는데.
* 색깔도 가지가지 초여름 산천을 수 놓고 있다.
* 벌깨덩굴도 예쁘게 피웠다.
* 초록 속에 자태가 곱다.
* 오늘 두 번째 만난 큰구슬붕이.
* 정상부 낙엽 위에 여기 저기 피어 있다.
* 햇살에 눈부신 듯 찡그리며 웃는다.
* 자태가 여리고도 곱다.
* 호젓한 천장산 정상에도 초록 물감이 번져 간다.
* 낙동 정맥에서 조금 돌아 앉아 산꾼이 별로 없어 늘 조금은 외로워 보이는 천장산 정상석.
* 천장산 정상을 뒤로하고 초록 능선을 따라 간다.
* 널따란 무덤가에 핀 각시붓꽃이 곱다.
* 요즘 보기 드물게 관리가 잘 되고 있는 천장산 헬기장.
* 거기에도 쥐오줌풀이 꽃을 피우고,
꽃을 흔드는 얄미운 바람과 싸워가며 작은 벌들이 꿀을 찾는다.
* 연분홍 빛 현호색이 영롱하게 피어
제가 여름 꽃인 냥 여기저기 곱게도 피었다.
* 표현하기 어려운 색깔이 참 곱기도 하다.
* 이곳 산정에 미나리 냉이도 흐드러지게 꽃을 피웠다.
* 참나무 떡갈나무 어우러진 산정은 아직 앙쌍한 가지를 드러내고,
거센 바람에 산고의 고통을 겪고 있다.
* 낙엽과 연초록이 어우러진 곳.
* 여기서 우산나물 군락을 만나니,
'견물생심'이라 갑자기 산나물에 욕심이 생겨 배낭에서 비닐 봉지를 꺼내 들고 보드랍은 놈들을 부지런히 따 담는다.
* 각시 붓꽃 4형제 나란히 소풍을 가는가 보다.
* 그 때깔이 하나 같이 곱기도 하다.
* 골짜기로 내려서는 길 끝물 병꽃이 아직은 곱다.
* 천장산의 초록 물결. 얼굴에 자벌레가 드리운 줄이 칭칭 감기는 것이 이제는 완연한 여름 풍경이다.
이제 곳 모기 때 달려드는 무더운 여름 산행이 시작 되려나 보다.
* 골짜기로 내려서니 생각보가 물이 많지가 않다.
아마도 산천의 초목들이 땅 속의 수분을 왕성하게 빨아들이고 있으니 그런 모양이다.
* 그래도 골짜기에는 물이 졸졸 흘러야 운치가 있다.
* 초록이 마시고 남은 물이 바위 사이로 흘러내려 작은 폭포를 이룬다.
* 그냥 풍덩 뛰어들고 싶은 충동. 그러기에는 오늘은 날씨가 너무 서늘하다.
* 하얀 고추나무 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 굶주린 벌들을 유혹하여 불러 모은다.
* 눈괴불주머니도 노란 꽃을 피웠다.
* 오막한 초록 터널을 이룬 오솔길에서 올라가는 나물 꾼들이 가끔 눈에 띈다.
* 초록 위에 소금을 뿌려버린 듯한 야생화.
* 그 이름을 들어본 적 있은 듯 하지만, 언뜻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 초록 속에 묻힌 백연암.
* 아침에 들어 오는 길이 통제되어 있던 주차장에는 주위에 없던 건물과 비닐하우스가 설치되어 있고,
자동차가 여러 대 주차되어 있다.
* 석양이 비치는 초록 속의 백연암 풍경.
원래는 '천장사'였는데 언제부터인가 '백연암'으로 바뀌고 주인도 바뀌었는지 주위에 이것 저것 공사를 많이 한 흔적이다.
* 백연암 주창에서 걸어 나오는 길. 주위에 숲이 우거져 보기가 좋던 길이 훤하게 베어져 있다.
* 노란 미나리아재비만 무리로 꽃을 피워 신이 난 듯 바람에 살랑거린다.
* 노란 자태에 카메라가 눈이 부신단다.
* 미나리 냉이도 뒤질세라 흐드러지게 피웠다.
* 큰으라리꽃. 복스럽고 은은한 자태가 바람에 흔들린다.
*
큰으아리꽃 사진을 마지막으로,오늘 초록 속으로 야생화 사진을 찍어가며, 산나물도 하면서 어울렁 더울렁 다섯 시간 정도 걸어본 천장산 산행길은 종료된다.
* 오늘 산행길에 잡아온 우산나물과 비비추나물이 보드랍다.
'화무십일홍'이라 이미 개화 시기가 지나버렸는지, 아니면 애석하게도 그 동안에 멸종이 되어 버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계획하고 만나러 왔던 노랑머리 아가씨는 산행 중에 한 송이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기면서 발길을 돌린다.
집에 돌아와 배낭에서 비닐 봉지를 꺼내니 보드랍은 우산나물과 비비추나물이 제법 된다. 이만하면 또 한 며칠 산나물 반찬만 지겹도록 먹어야 할 것 같다. 밤늦게 돌아와 싱글벙글 할 마눌을 생각하면서 오늘 천장산 야생화, 산나물 산행길 하나 갈무리 해본다.
2012.05.06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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