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산 초록 바람 속으로
* 위 치 : 경상북도 포항시 기계면, 영천시 임고면, 자양면
* 일 자 : 2012.07.21 (토요일)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블릿재 - 운주산(806.2m) - 블릿재
* 산행시간 : 약 5시간 (초록 바람 속으로 어울렁더울렁)
일찍 시작하여 지루하게 오래 끌 것으로 예상되었던, 올 여름 장마가 수요일 초복 날 한반도 서쪽 지방을 휩쓸고 올라 간 때 이른 소형 태풍 카눈의 등장으로 장마 전선이 혼비백산 흩어져버리고, 목요일부터 갑자기 본격적인 삼복 더위가 시작 된다고 하더니, 어제도 포항은 33도까지 올라가서 습기가 많고 후덥지근한 무더위에 모두 주눅이 들어간다.
이번 주에는 일요일 향우회 행사로 고향 넘은절에서 고기잡이 야유회도 있고 하여, 오늘은 가벼운 근교 산행이나 다녀 오려고 마눌에게 도시락을 주문한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 철에는 산행을 하는 자체가 즐거움 보다 고행이다. 초록 우거진 산길이라도 바람기 없는 곳은 걸으면 땅에서 올라오는 열기에 체온이 달아 올라 몇 발짝 걸으면 숨이 탁탁 막히고, 날아드는 날파리떼와 산모기들의 극성으로 짜증스러울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한여름 무더위가 찾아오면 늘 즐겨 찾아 가는 곳은 포항의 북서쪽을 가로지르는 낙동정맥 길이 있는 운주산이다. 육산이라 숲이 우거진 운주산은 포항시와 영천시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능선을 가로 지르는 시원한 낙동정맥길을 걷다 보면 초록 사이로 포항과 영천을 넘나드는 시원한 솔바람이 있어 이마에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곳이다.
대지가 달아오르는 느지막한 시간에 집을 나서서 기계면을 지나면서 바라본 사방의 산들이 허리 위로는 모두 자욱한 안개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기계면 구지리를 지나면서 좌회전하여 남계리를 지나 블릿재로 올라가는 임도에 들어서니, 그 동안 장맛비로 인하여 길이 많이 패이고 돌부리가 돌출되어 승용차는 다니기가 좀 까다로울 정도로 변해 있다.
오전 11시경 블릿재로 올라가다가 길가 공터에 주차하고 산행 준비를 하여,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어 사진을 찍으려는데 렌즈에 뿌옇게 수증기가 가려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휴지를 꺼내 닦아도 금방 김이 서린다. 배낭 안에 얼음 물병을 넣어 두었는데 그 냉기로 카메라가 꽁꽁 얼어 있다가 습기가 많고 후덥지근한 밖으로 나오니 계속해서 김이 서리는 모양이다. 그 동안 수 차례 낭패를 격은 적이 있으면서도 개선이 잘 안 되는 것 같다.
* 길가에 주차하고 사진을 찍으니, 카메라에 김이 서려 여러 번 닦아가면서 어렵게 찍어본다.
* 쥐오줌풀.
한 동안 사진을 찍지 못하여 카메라 랜즈를 열어 두고,
작은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서서히 더위에 달구어지며 랜즈에 김이 사라진다.
* 장마 비로 인하여 숲 속에는 온갖 버섯들이 올라오고 있다.
* 요놈 조놈 살피면서 사진을 찍는데.
* 죽은 참나무 둥치 아래 영지버섯이 두 개 올라와 있다.
* 우선 불로초 영지의 초상화부터 찍어 두고.
* 몸 보신 용으로 두 개를 채취한다.
오늘은 산행 시작부터 조짐이 좋다는 생각이 들어 열심히 살피면서 올라 가지만.
* 이상한 독버섯들만 눈에 띈다.
* 참나무 밑둥치에 버섯이 영지처럼 생겼지만, 만지니 물렁하다.
* 잠시 땀 흘리며 드디어 낙동정맥 길에 올라서니, 생각처럼 바람이 솔솔 불어주고 시원하다.
* 언제 찾아와도 시원한 느낌을 주는 낙동정맥 길.
* 고개 내민 어린 영지를 만난다.
* 그냥 시원한 바람이 있어 신나는 오솔길.
* 주위를 열심히 살피면서 걸어 가지만, 영지 아가씨는 이제 그만이다.
* 그래도 기대에 부풀어 초록 오솔길을 걷다 보면.
* 이름을 알 수 없는 하얀 야생화가 피어 반기고, 까만 벌레들에 꽃에 붙어서 시장기를 달랜다.
* 노란 '물레나물 꽃'도 예쁘게 피어 반긴다.
* 초록 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작은 봉우리 오르내리다 보면.
* 작은 바위 옆에 멋진 노송이 가지를 드리운 봉우리에 도착한다.
* 오늘 산행길에서 가장 특색이 있는 곳이다.
* 길가에 패랭이꽃이 피어 있고.
* 우산나물 꽃.
* 바위채송화.
* 참나무 둥치에 누런 운지버섯.
* 신기하게 곱다.
* 안국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풍경.
* 가는 장구채.
* 초록 위에 소금을 뿌린 듯 하얗게 피웠다.
* 안국사 삼거리 이정표.
* 며느리밥풀 꽃.
* 빨간 꽃 속에 하얀 밥풀처럼 생긴 것이 붙어 있어 '며느리밥풀 꽃'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 올해 처음 보는 동자꽃이다.
운주산에서는 정상에서 이릿재 방향에서는 본적 있지만, 블릿재 방향에서는 동자꽃을 처음 만난다.
* 오늘 한 송이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동자꽃.
* 우산나물꽃은 여기저기 고개를 내밀고 있다.
* 갈참나무 둥치에 핀 버섯.
* 앙증맞게 피어 올라간다.
* 바위 벼랑에 핀 '바위채송화' 초록 이끼와 운치를 더한다.
* 처음 보는 이상한 버섯. 가운데 구멍이 뚫린 것이 모양이 신기하다.
* 작은 바위들이 그늘에 모여 쉬는 곳을 지나 정상부에 올라선다.
* 우산나물꽃의 환영을 받으며.
* 포항시와 영천시 경계에 있는 봉우리에 먼저 올라선다.
* 포항 기계면 쪽 조망은 안개 속에 가리었다.
그래서 산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산봉우리가 보이지 않는 구름 기둥 운주산인 모양이다.
* 영천시 쪽 운주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이릿재에서 올라 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 이리재 삼거리에 세워진 이정표.
* 하얀 광대버섯 몽우리 곱다.
운주산 [雲柱山]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기계면과 영천시 자양면, 임고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기계면과 영천시 자양면, 임고면의 경계상에 있다. 해발 806.2m로, 포항 지역을 관통하는 낙동정맥의 한 줄기를 이룬다. 멀리서 보면 구름을 받치고 있는 기둥처럼 보여 운주산(雲柱山)이라고 하였다. 산세가 험난해 방어지로 적합하여 임진왜란 때 백암 김륵의 부대가 성을 쌓고 진터를 설치하여 왜적과 항전을 벌였으며, 1910년대 산 아래에 있던 안국사가 포항 지역 의병부대인 산남의진(山南義陳)의 근거지로 알려져 일제에 의해 불태워지기도 하였다. 산 중턱에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 전쟁 때 주민들의 피난처로 이용된 동굴이 있다.
* 운주산 정상 풍경.
* 전에 없던 제천단을 만들어 놓았다.
* 제천단과 운주산 정상풍경.
*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곳인 모양인데.
산 정상을 훼손 하면서까지 꼭 이렇게 해야하는지 의문이 간다.
근처 봉좌산 정상도 그렇고
요즘은 산 정상 마다 각 지자체에서 정자도 짓고 개발을하여 많이 훼손되어 가는 듯하여 안쓰러운 생각이 든다.
* 제천단에서 바라본 운주산 정상 풍경.
구지리 한 여러 개의 정상석을 한 군데로 모아서 바위에 붙여 놓았다.
* 때 늦은 기린초.
* 쥐오줌풀 꽃.
* 헬기장에서 돌아본 운주산 정상.
* 하산길. 운주산 두 봉우리 사이에 기가 모이는 곳.
* 우산나물꽃.
* 운주산의 왕바위.
* 왕바위에 오라서 바라본 블릿재쪽 풍경 운무가 가리었다.
* 사방이 안개 구름으로 가리었다.
* 발아래 골짜기 풍경.
* 왕바위의 부처손.
* 왕바위의 바위채송화.
* 오랜 장마로 바위에 붙어 자라는 부처손도 생기가 돈다.
* 영천 쪽으로 벌목을 한 곳에는 햇볕이 들어와 후덥지근하다.
* 잠시 햇볕이 드는 더운 길이 이어진다.
* 빼곡한 참나무 숲길.
* 바람이 솔설 불어주니 기분은 그만이다.
* 비비추나물 꽃이 예쁘게 피었다.
* 햇살에 비치는 모습이 황홀하다.
* 솔바람 부는 초록길을 달려 블릿재 쪽으로 가다가 우측 능선을 따라 내려간다.
* 그늘 속에 노루오줌풀 곱게 꽃을 피웠다.
길가에 버섯들을 살펴가며 오후 4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자동차에 내려오니, 날씨가 후덥지근하니 무덥다. 오전 11시경에 산행을 시작하여 시간 개념 없이 꽃과 버섯을 살펴가며 어울렁 더울렁 걸어본 산행길이 5시간 정도 걸린 듯하다. 서둘러 시동을 걸고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포항으로 달려 오면서, 무더운 날씨에 바람 시원하게 불어주는 운주산의 미니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2.07.21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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