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말해주지 않은 것들
에어컨 바람 서늘하니 타는 듯한 더위를 피하기에 안성맞춤인 은행. 하지만 대출을 받으러 들어가는 문턱은 유독 높아 보이는 게 또 은행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은행이 말해주지 않던 숨겨진 권리가 있다. 똘똘하게 찾아 알뜰하게 이용하자.
당당하게 요구하자, 대출금리인하요구권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0.25% 포인트 내렸다. 변동금리로 돈을 빌린 대출자는 이자 부담을 덜었다. 이자율이 0.25% 내려가면 1억 원을 빌린 사람의 경우 연간 25만 원을 아낄 수 있다. (중략) 금리 인하로 신규 대출자는 당장 이익을 보게 됐다. 변동금리 대출자는 은행의 이자율 변동주기에 따라 자동으로 내려간 이자율 혜택을 받는다.
일간지 경제 기사 中
대출을 받으러 가는 길에는 어깨가 무겁다.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신용등급은 안정권인지, 시험성적을 확인하러 가는 수험생처럼 주눅이 든다. 대출이 된다면 그 사실에 감복해 은행과 금리를 협상해볼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 대출자에게는 은행에 금리를 인하해달라고 요구할 ‘권리’가 있다. 바로 금리인하요구권이다. 2002년 8월에 도입된 금리인하요구권은 지난 5년간 행사된 사례가 3,710건에 불과하다. 권리의 존재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어서다.
은행으로서도 굳이 알릴 필요가 없는 일이라 숨겨진 권리였다. 그렇다고 대출을 받는 모든 사람이 이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조건이 있다. 얼마 전 금융감독원은 금리인하요구권 대상을 확대했다. 기존에는 만기 일시상환 신용대출에만 가능했는데, 거치식 또는 분할상환 대출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또 취업, 승진, 전문 자격증(변리사, 한의사, 변호사) 취득 시에만 가능하던 금리 인하 요구를 신용등급이 개선됐을 때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연소득이 대출을 받았을 때보다 15% 이상 올랐거나 은행 거래 실적이 늘어났을 때, 직장에서 승진했을 때 등의 경우 주거래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한편 은행 지점장은 전결금리(은행 본점이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정하는 표준금리로, 영업점장의 재량으로 가감할 수 있다)를 정할 수 있다. 그간 운영 실태를 보면 신용불안, 연체 등의 이유로 금리가 오른 경우보다 감면된 사례가 더 많았다고 한다. 평균 감면금리는 0.44%. 그러니 꼼꼼히 따지고 용기를 내자.
꼼꼼 point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경우는?
● 연소득이 대출 당시보다 15% 이상 올랐을 때.
● 은행 거래실적이 늘어났거나 신용등급이 올랐을 때.
● 변리사, 한의사, 변호사 등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고 해당 직종에 근무할 때.
● 직장에서 승진했을 때.
마이너스 통장, 숨어 있는 도둑들
올 들어 들쭉날쭉하던 가계대출이 지난달 2조 원 이상 급증했다.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생계형 대출이 많이 늘었다는 게 현장의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5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2조 원 이상 증가한 455조 8,279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신용대출 등이 늘면서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일간지 경제 기사 中
마이너스 통장은 언제든 인출이 가능하다. 그래서 가정 내 대소사로 긴급 자금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언제든 뽑아 쓸 수 있고 언제든 갚을 수 있다는 것, 신용카드나 대출처럼 비용이 즉각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이것이 곧 함정이기도 하다. 갚아야 할 돈임에도 통장 잔고를 꺼내 쓰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지난 1년 반 사이 마이너스 통장의 대출 한도액은 11조 원 넘게 증가했다. 마이너스 통장은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돈을 자유롭게 빌려주는 상품이다. 잔고가 없어도 일정 한도까지 꺼내 쓸 수 있어 개설 부담이 적다. 보통은 연소득의 80~90%까지 가능하며, 금리는 일반적으로 7~13%다. 그러나 이렇게 시작된 마이너스 경제는 가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통장’이라는 용어부터가 함정인 것이, 내 돈처럼 느껴지게 만들고 매번 체크하지 않으면 출금 내역을 인지하지 못하기 일쑤다.
이자는 복리로 불어나는데 신용등급에 따라 가산금리가 붙는다. 또한 마이너스 통장대출은 신용대출보다 이자가 비싸다. 신용대출은 이자 수입이 규칙적인 반면, 마이너스 통장은 돈을 쓰지 않으면 이자 수입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것이다. 이에 재테크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통장을 쓰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만들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이너스 통장에 한 번 익숙해지면 탈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행여 연체 기록이라도 남으면 개인 신용도에 타격을 입고, 향후 금융거래 시 고금리를 부담하는 등의 부작용도 생긴다. 마이너스 통장의 만기 연장 시기를 놓쳐 연체 이자를 무는 경우도 왕왕 있다.
꼼꼼 point 마이너스 통장 No, 비상금 통장 Yes!
급전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나만의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자. 월급 혹은 생활비 두세 달치를 모으면 ‘이자 없는 나만의 마이너스 통장’이 된다. 이미 마이너스 통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한도부터 줄인다. 월급을 받으면 마이너스 통장의 빚을 갚고, 다시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비를 쓰는 악순환을 끊어야 돈을 모을 수 있다.
작은 가게 운영하는 사장님, ‘노란우산’ 쓰셨나요
청와대에서 열린 ‘내수 활성화를 위한 민관 합동 집중토론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최근 유럽발 재정 위기 여파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46.8%는 현재 경영 상태가 적자, 이 중 75%가 부채로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부채액의 규모는 평균 1억 1,364만 원, 월평균 이자 부담은 94만 원이다.
일간지 경제 기사 中
‘노란우산공제’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용하는 사회보장제도로, 소기업이나 소규모 가게를 운영하는 대표들을 대상으로 한다. 매월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폐업, 사망이나 질병으로 인한 퇴임, 60세 이상 연령 진입 시 일시금을 지급한다. 이 노란우산공제가 ‘최불암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5월 배우 최불암이 홍보대사가 된 후 가입자 수가 200%나 늘어난 것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노란우산공제 혜택을 볼 수 있는 전체 대상자 중 4%만 가입되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소상공인의 경우 4대 보험 적용이나 사회보장제도 적용이 어려워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다. 노란우산공제는 이들을 보호하는 거의 유일한 제도다. 가입 후 매월 5만 원에서 70만 원의 납입금을 내면 연복리 이율로 적립된다. 다른 소득공제 상품과 달리 연 3백만 원까지 추가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채무관계가 발생해도 채권자가 공제금을 압류할 수 없다.
꼼꼼 point 노란우산공제 가입요건
제조업 기준 상시 근로자 50명 미만인 개인이나 법인의 대표. 노란우산공제에 가입하면 상해에 따른 사망이나 장애가 발생했을 때 월 납입금의 최대 150배를 받을 수 있는 상해보험에 2년간 무료로 가입된다.
이색 상품 열전
미취업자, 고령자, 가정주부 등은 고정 소득이 없기 때문에 금융 혜택에서 소외되기 쉽다. 이에 국민은행은 2011년부터 ‘락스타 존’이라는 대학생 전용 지점을 열었다. 취업하기 전이지만 미래의 고객인 이들에게 혜택을 미리 제공해 평생 고객으로 이어나갈 생각으로 만든 곳이다. 우리은행에서는 예비 대학생을 위한 ‘우리신세대통장’ 상품을 내놓았고, 신한은행에는 고령자를 위한 ‘신한평생플러스통장’이 있다. 이 상품은 50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다.
하나은행
‘나의 소원 적금’ 가입자의 소원을 테마별로 나눠 목표 금액을 정한 후 달성 시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금연, 결혼, 여행, 대학 입학 등 소원은 가입자가 선택하면 된다. 소원을 달성하고 나면 우대이율도 제공된다.
기업은행
‘상조 적금’ 상조금을 은행에 예탁해놓으면 상을 당했을 때 상조 서비스를 5%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단, 1년 동안 3백만 원 이상 금액에 가입해야 한다.
씨티은행
‘좋은 날 깎아주는 신용대출’ 자녀의 취업, 결혼, 출산 등 행복한 순간에 대출을 신청하면 1% 할인된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연령 제한이 없어 20세부터 60세까지 기쁜 일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유슬기 기자 | 사진 조선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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