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사랑방 ♥/건강 이야기

[건강칼럼] 하지파행증

호젓한오솔길 2013. 5. 21. 22:58

 

[건강칼럼] 하지파행증

 

 

아파 절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파행증은 다리로 가는 동맥이 폐색되거나 허리신경이 압박을 받아 생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파행증의 원인이 신경문제라고 생각하지 혈관문제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하지파행증의 원인이 척추관협착증 등 신경에 의한 것인지 동맥폐색증처럼 혈관이 원인인지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두 질환의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노인에게 흔하고 다른 질병과 동시에 나타나기 때문에 구별이 더 어렵다. 이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특히 수술시에는 두 가지 경우 모두를 고려해야만 한다.

신체 근육은 가만히 있으면 혈류 공급이 필요 없지만 움직이면 일정량의 혈류 공급을 요구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혈관 폐색에 의한 하지동맥파행증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움직이지 않으면 통증이 없지만 걸으면 통증이 발생한다.

이는 혈관폐색으로 혈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이한 점은 일정한 거리에 따라 통증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혈류공급이 더 많이 필요한 오르막에서는 통증의 거리도 짧아진다. 또 2∼3분 정도 쉬면 증상이 사라지고 또 다시 똑같은 거리를 걸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에서 신경이 눌려 증상이 발생한다. 따라서 자세에 따라 증상이 완화 또는 악화된다. 또 걸었을 때 증상이 발생하는 거리가 일정하지 않다.

혈관폐색증을 녹슨 수도관에 비유하면 쉽게 이해된다. 수도관을 오래 쓰다보면 녹이 슬게 되고 녹이 스는 곳도 어느 한곳에 국한되지 않는다. 혈관폐색증도 혈관이 있는 부위이면 어디든지 발생한다. 다리로 가는 혈관이 막히면 하지파행증이 나타난다. 심장으로 가는 관상동맥이 막히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이 오고 머리로 가는 경동맥이 막히면 뇌졸중이 올 수 있다.

결국 혈관폐색증은 어느 한 부위에 나타나는 병이 아니고 몸 전체에 일어나는 병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혈관폐색은 동맥경화에서 출발한다. 동맥경화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하루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걷는 것만으로도 파행증이 나타나는 거리를 2∼3배까지 늘릴 수 있다.

흡연자나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등 위험인자를 가진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금연과 함께 고지혈증이 있다면 동물성 지방을 피하고 등푸른 생선을 섭취하는 등 식이요법도 병행해야 한다.

혈관폐색에 의한 하지파행증은 병의 진행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거리가 점차 짧아진다. 폐색의 정도가 심하면 상처가 생겨도 낫지 않거나 가만히 있어도 다리가 아프게 된다. 심하면 다리의 괴사현상이 나타나 다리를 절단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정맥이 막힐 정도로 하지파행증이 심하면 전문가와 상의해 수술이나 혈관 내 시술을 통해 폐색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형태<대구 동산의료원 이식혈관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