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질병]
유전성 유방암
암 억제 유전자 변이로 발생…국내선 유방암 환자의 7%
톱스타 안젤리나 졸리
절제술로 발병 확률 낮춰
가족력 있으면 정기검진을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을 방지하기 위해 최근 양쪽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 졸리는 지난 14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내 의학적 선택’이라는 기고문에서 자신에게 유방암과 난소암 위험 인자가 있어 예방적인 차원에서 유방 절제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BRCA1으로 알려진 유전자로 인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87%였고,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50%에 달했다”며 “이번 수술로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5%로 낮아졌다”고 전했다. 졸리의 어머니인 배우 마르셀린 버트란드는 난소암에 걸려 2007년 57세로 사망했다.
졸리의 유방 절제술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전성 유방암은 한국에서도 전체 유방암의 7%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작지는 않다. 과연 졸리처럼 유전성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은 여성은 가슴을 절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까.
◆위험 줄일 수 있어
졸리는 ‘유전적 암 위험군’에 속한다. 졸리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BRCA1 유전자 변이’라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적 유방암과 난소암은 인간의 17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BRCA1 유전자나 13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BRCA2 유전자의 돌연변이 때문에 발생한다. 아직 이들 유전자가 정확히 어떻게 암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과학자는 BRCA1과 BRCA2가 암세포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갖고 있으며 유전자 돌연변이로 암세포 억제 기능이 상실되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BRCA1이나 BRCA2 유전자 변이를 갖고 있는 여성의 87%는 난소암이나 유방암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뿐 아니라 난소암, 췌장암, 위장관암 등을 일으키며 세대를 통해 유전된다. 전체 암환자 중 유전적 환자가 15∼20% 수준이라는 통계도 있다. 다른 유전자 변이가 동반될 경우 확률은 더 높아진다.
BRCA1과 BRCA2 변이를 이용한 암 진단법은 미국 유전자연구소인 미리아드 제네틱스의 특허다. 한국에서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비용은 80만원 안팎이며 가족력이 있다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BRCA1과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는 전체 여성의 약 0.2%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유럽보다 비율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유전성 7% 차지
국내 유방암 환자의 경우 매년 1만6천여명이 발병한다. 이 중 졸리와 같은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7%로, 연간 1천명 정도다. 전문가는 가족 중 유방암 및 난소암의 병력이 있는 환자가 있으면 유전성 유방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한국유방암학회 산하 37개 의료기관이 2007년 5월부터 2011년 8월 현재까지 2천500여명의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에 따르면 BRCA 변이가 있을 경우 70세까지 유방암의 누적 발생률은 BRCA1은 72.1%, BRCA2는 66.3%로 조사됐다. 70세까지 생존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BRCA 변이를 가진 사람 10명 중 최대 7명이 유방암에 걸릴 수 있으며, 최대 2명이 난소암에 걸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가족은 유전자뿐 아니라 생활 방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선친으로부터 유방암 발생 유전자를 이어받지 않은 경우에도 유방암을 일으킬 수 있는 환경적 요인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가족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15∼20%에 달하고, 이런 경우에 가족 구성원에 대한 정기적인 유방암 검사는 필수다.
BRCA1과 BRCA2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한 유전성 유방암은 젊은 여성의 양측 유방에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젊은 나이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시행하여 조기 발견 및 치료를 해야 한다. 가족 중 유방암 병력이 있는 돌연변이 고위험군의 경우 18세부터 매월 유방 자가 검진을 시행하며, 25세부터는 6개월 간격으로 전문가에 의한 유방 진찰, 1년마다 유방촬영 등 영상학적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유전자 돌연변이 확인
전문가들은 졸리의 고백이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미국 국립암센터(NCI)는 유방암에 걸린 여성의 10%가 BRCA1이나 BRCA2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유전자를 보유한 여성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60%이며 젊은 나이에 발전돼 양쪽 가슴에 유방암이 발병할 수 있다. 이 유전자를 보유하지 않은 여성은 암에 걸릴 확률이 12%인 것으로 확인됐다. BRCA1 유전자를 보유한 여성이 유방 절제술을 할 경우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90%나 낮아졌다.
이동석 분홍빛으로 외과 원장은 “이론적으로는 졸리처럼 유방절제술을 받으면 보통 사람 수준으로 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지만, 실제 그런지에 대한 연구는 진행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한국 암환자의 유전적 특성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아 유전자만으로 암 발생을 예단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예방적 차원의 유방 완전 절제술은 우리나라에서 시도된 적은 있지만 거의 드물다”며 “수술을 해도 유방암은 완전히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차라리 6개월마다 검사를 받는 게 이롭다”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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