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정복, 솔루션을 찾아라
BETTER LIFE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9.18%)이 치매를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 수로 보면 54만1000여 명으로, 2008년 조사된 42만1000여 명에 비해 12만 명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추세라면, 2025년에는 치매 환자 100만 명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포털 ‘유어스테이지’ 50세 이상 회원 467명에게 ‘노후에 가장 걱정되는 질병이 무엇인지’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암과 뇌졸중은 17.1%와 15.6%에 그친 반면 응답자의 59.7%가 치매를 꼽았다. 많은 이들에게 막연한 공포감을 주는 치매를 예방하거나 발병률을 낮출 수는 없을까?
“치매를 피하고 싶다면 뇌 알통을 키우세요”
치매는 뇌세포가 죽어가는 질병이다. 치매에 걸리면 자신의 본래 모습을 잃어가면서 주변 사람들이 큰 고통을 겪는다. 그래서 생각만으로도 두려워진다. 하지만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치매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7년 동안 치매 연구에 매진해온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의 해법을 들어보자.
- gettyimages/multibits
치매는 생활 습관병, ‘진인사대천명’으로 예방하라
많은 이들이 치매를 피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치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잘못된 상식이나 선입견 탓에 치매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 치매 환자 중 상당수는 자기 노력 여하에 따라 치매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곤 한다. 하지만 후회해도 이미 때는 지나갔다. 세계적인 뇌과학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나덕렬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 국민 모두가 치매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치매를 유전병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물론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후천적 요인이 유전적 요인보다 강하고 노년기에 나타나는 치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나는 치매를 일종의 생활습관병이라고 말한다.”
담배와 술, 잘못된 식습관, 비만, 만성 스트레스, 운동 부족, 당뇨, 고혈압, 우울증 등이 치매를 일으키는 후천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운동과 식습관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매일 운동하는 사람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80% 낮아지지만, 현재 비만인 사람은 3년 후 치매에 걸릴 확률이 정상 체중인에 비해 1.8배 올라간다.
그렇다면 생활습관을 어떻게 바꾸는 게 좋을까? 나 교수는 ‘진인사대천명’하는 삶을 주문한다. 즉, ‘진’땀나게 운동하고, ‘인’정사정 없이 담배 끊고, ‘사’회 활동과 긍정적인 사고를 하고, ‘대’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천’박하게 술 마시지 말고, ‘명’을 연장하는 식사를 하라는 말이다. 여기에 덧붙여 ‘3고(고혈압, 고혈당, 고지혈증)’를 잘 관리하면 치매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치매는 나이 들어서 걸리는 병이라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치매 환자의 경우 20~30년 이전부터 그 조짐이 발견된다고 한다. 혈관 치매는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뇌 혈관이 막히고 뇌세포가 죽기 때문에 생기는 치매인데, 연구에 따르면 동맥경화증은 이미 20대에 시작된다.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원인으로 밝혀진 아밀로이드가 40~50대부터 침착하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결국 젊었을 때부터 치매 예방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말이다. 나 교수는 아예 초등학교 때부터 치매 교육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뇌에도 알통이 있다?
운동을 하면 몸에 근육이 생기듯이, 뇌도 자주 쓰면 알통이 생긴다. 뇌 알통은 의학적으로는 뇌 유연성이라고 부르는데, 뇌 유연성이 좋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나 교수 치매연구팀은 60~70대 고령자를 대상으로 3개월 동안 인지 훈련을 실시한 결과, 뇌에서 꽤 많은 변화를 발견할 수 있었다. 노인들도 얼마든지 노력을 통해 뇌 유연성을 기를 수 있는 것. 이러한 이유로 나 교수는 은퇴자들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라고 말한다. “은퇴했다고 꿈과 목표를 놓치고 살면 안 된다. 대부분은 ‘이 나이에…’ 하며 그저 행복하게만 살겠다고 하는데, 공허한 소리일 뿐이다. 꿈은 뇌 전체에 불을 켜는 효과를 가진다. 대단한 것을 할 필요는 없다. 스마트폰 사용에 도전해본다거나, 해외여행을 목표로 외국어 공부를 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꿈과 목표는 죽는 날까지 잊어서는 안 된다.”
그가 직업의 일환으로 치매 문제를 다룬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역시 치매 가족을 두고 있다. 나 교수의 장모님은 2004년경부터 초기 치매 조짐을 보였고 2010년부터 치매 증세가 뚜렷해졌다. 치매 환자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 치매 환자 보호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안타까운 감정이 묻어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상상하기 싫은 것 중 하나가 ‘내가 치매에 걸린다면?’일 것이다. 분명히 끔찍한 상상이긴 하지만 나와 내 가족을 위해 한번쯤은 상상하고 마음속으로 준비해보는 것이 좋다. 가족 중 치매 환자가 발생하면 가장 큰 문제가 재산 분쟁이다. 환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상황을 이유로 재산 분할 관련 다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증세가 더 악화되기 전에 재산 문제를 빨리 정리해야 가족간 분란을 방지할 수 있다. 특히 가족 회의를 통해 이런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치매 판정을 받으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주변 사람과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다. 치매가 심해지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워했던 사람에게 마음 아픈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묵혀온 서운한 감정도 풀고, 그들을 용서하기 바란다. 그리고 나라면 파티를 열고 싶다. 지인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나의 치매 사실을 고백하는 것이다. ‘내가 나중에 서운한 행동을 하더라도 용서해주기 바란다. 이 말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하는 것이다.”
나덕렬 교수는 국내의 대표적인 치매 전문가이자 세계적인 뇌과학자다. 외국 학술지에 인지신경학과 치매에 관한 논문을 170편 이상 게재했다. 대한치매학회장을 역임했으며,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과장 및 성균관의대 신경과학교실 주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4년 <조선일보>에 ‘한국의 최고 의사’로 선정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제9회 바이엘임상의학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말에는 치매에 대한 국민 지식을 높이기 위해 뇌 건강 지침서 <뇌美인>(위즈덤스타일)을 발간했다.
홈인스테드코리아가 제안하는 치매 케어 방법
치매 환자는 천국에 살고 있고 가족은 지옥에 살고 있다는 말이 있다. 치매 가족을 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말에 동감을 표시한다. 하루하루 변해가는 가족의 모습을 지켜본다는 것은 큰 고통이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은 자기와의 싸움이다. 큰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치매라는 질병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환자를 대한다면 환자와 가족 모두 불행한 것만은 아니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치매 환자 역시 그렇다. 다만 그 관점이 우리와는 다르다. 뇌세포가 파괴되면서 기억나지 않는 것이 점점 많아지고, 무언가를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능력 역시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환자인 어르신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행동은 지극히 합리적이다. 홈인스테드코리아 양명주 국장은 이에 대해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것을 주문한다.
“망상에 시달리는 치매 환자의 경우, 헛것을 보게 된다. 어떤 이는 밤마다 뱀이 나온다고 말하는데 가족들은 황당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면전에서 ‘여기 뱀이 어디 있느냐’고 지적하면 어르신은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자기는 분명히 곤경에 처해 있는데, 아무도 그것을 모르는 셈이니 얼마나 외롭고 두렵겠나. 그럴 땐 치매 어르신과 눈높이를 맞춘다는 생각으로 어르신이 느끼고 있는 그 무서운 감정에 공감을 표해주는 게 좋다. ‘정말 무서우셨겠어요. 힘드셨죠?’ 이런 식으로 말이다.”
환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조건 ‘NO’라고 말하는 것은 금물이다. 환자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하거나 행동했을 뿐이다.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면서 제지를 당하게 되면 어르신은 혼란에 빠진다. 그 이유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어르신을 환자로 치부하고 부정적 표현을 하는 것은 매우 좋지 않다.
양 국장은 그 이유에 대해 치매 때문에 인지능력이 많이 저하됐다 하더라도 감정은 똑같이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치매 어르신께서 아무것도 모르실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치매 말기 환자라고 해도 감정은 남아 있다. 어르신이 존엄성을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환자를 앞에 두고 ‘우리 어머니 이거 어쩌나! 아무것도 기억 안 나시나 보네. 완전 바보가 되셨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금물이다. 수치스러운 감정이 어르신 마음속에 생겨서 안 좋은 기억으로 남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의 자존감을 높여주세요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환자와 대화를 안 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어르신이 계속 같은 얘기를 반복해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 말을 받아줘야 한다. “왜 계속 같은 소리를 하냐”며 면박을 주거나 답답함을 드러내는 것 역시 좋지 않다. 환자의 자존감 상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를 돌볼 때는 환자의 자존감을 높여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르신이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때 칭찬을 해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환자가 웃을 때 함께 웃으며 “웃는 모습이 참 고우세요”라고 말하거나 환자가 별 탈 없이 식사를 마친 후 “어쩜 이렇게 식사를 잘 하셨어요”라고 칭찬하면 된다.
환자에게 무언가 역할을 주는 것도 자존감 회복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상차림을 할 때, 어르신께 수저나 젓가락을 놓아달라고 하면 어르신은 자신이 필요한 존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어르신이 거부 의사를 보이거나 딴청을 피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너무 강요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어르신을 대해야 한다. 환자에 앞서 먼저 시범을 보인 후, 환자가 관심을 보이면 슬그머니 수저와 젓가락을 손에 쥐어주며 참여를 유도한다.
환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 역시 자존감을 높여줌과 동시에 환자의 문제 행동 관리에 용이하다. 식사를 거부하는 환자의 경우, “김치찌개가 좋으세요? 아니면 된장찌개가 좋으세요?”라고 물으며 직접 선택하게 한다.
품격을 잃지 않고 집에서 지내기 위해
일반적인 간병을 단거리 경주로 비유하면, 치매 환자 돌보기는 장거리 마라톤에 해당한다. 그만큼 많은 노력이 필요해서다. 실제 누군가의 도움 없이 전적으로 가족의 힘으로만 치매 환자를 돌보기는 만만치 않다. 특히 주 보호자 역할을 하는 며느리가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전문 케어기버(어르신 돌봄 전문가)가 자녀를 대신해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경우가 많다.
세계 최대의 시니어케어 전문 기업 홈인스테드 시니어케어도 주 고객이 치매 환자다. 미국 내 고객은 60만여 명으로 이 중 60%가량이 치매 고객이다. 치매 고객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홈인스테드 시니어케어는 치매 고객에 대한 케어 서비스 품질 제고를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한 치매 케어 교육 프로그램(Alzheimer?s Disease or Other Dementias CARE Training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이 교육 프로그램은 <치매 고귀함을 잃지 않는 삶>의 저자인 치매 케어 전문가 데이비드 트록셀이 네브라스카대학 메디컬센터와 피츠버그대학 메디컬센터, 메이요클리닉 연구진 등과 함께 고안한 것으로 홈인스테드 시니어케어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8개국 1000여 개 프랜차이즈에서 이를 통해 치매 케어 전문 교육을 실시 중이다.
홈인스테드의 치매 케어 교육 프로그램은 치매 증상이나 진단, 치료보다는 환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케어와 환자의 존엄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케어기버가 어르신을 이해하고 서비스에 임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홈인스테드가 자체 개발한 삶의 여정 기록(Capturing Life’s Journeyⓡ) 기법을 통해 고객의 인생 기록지라 할 수 있는 라이프 저널(Life JournalSM)에 어르신에 대한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며, 케어기버는 이를 통해 문제 행동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홈인스테드는 이와 같이 개별화된 접근법을 통해 환자가 존엄성을 잃지 않고 품격 있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족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서비스 목적 중 하나다. 케어기버는 어르신들을 돌보는 데 도움이 되는 팁을 가족들과 공유함으로써 가족들이 어르신을 편하게 돌볼 수 있도록 돕는다. 아울러 주 보호자가 마음 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케어기버가 어르신 돌봄에 집중한다. 서비스가 이뤄지는 동안 주 보호자와 다른 가족들은 자신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치매 조기 검진, 어디에서 하나?
상당수 치매는 일찍 발견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나덕렬 교수에 따르면 혈관성 치매를 포함했을 때 고칠 수 있는 치매가 40% 이상이라고 한다. 치매 조기 검진은 만 60세 이상이면 지역 보건소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검사 결과, 치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거점 병원에서 치매 진단 검사를 받게 된다. 서울시 및 일부 광역시의 경우 별도의 치매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저소득층은 치매 치료비 보험급여분 중 본인부담금 월 3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한 두뇌 능력 증진 게임 ‘해피뉴런’
뇌 운동을 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러한 분들에게는 컴퓨터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두뇌 훈련 게임이 대안이 될 것이다. ‘해피뉴런’은 프랑스 SBT(Scientific Brain Training)에서 개발한 치매 예방 두뇌 훈련 프로그램으로 기억력, 집중력, 판단력, 시공간감 훈련을 통해 뇌를 자극하여 인지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무언가를 습득하고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능력을 최대화하여 뇌의 노화 현상을 최소화한다. 모든 게임은 프랑스의 유명 신경과의사와 신경과학자로 이뤄진 의료과학 전문팀에 의해 만들어졌다.
문의 ㈜시니어파트너즈(02-3218-6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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