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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계 질환 예방

호젓한오솔길 2013. 12. 7. 00:27

 

심혈관계 질환 예방

 

 

기온 떨어질수록 위험증가…찬바람·과음 피해야

 

겨울로 접어들면서 응급실을 통해 입원하는 심혈관계 질환 환자수가 급증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등 합병 증상을 보이는 노인에게 있어 추운 겨울은 매우 위험하다. 우리나라 통계에 의하면 심혈관계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은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늘어나 1~2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겨울철이 여름철에 비해 사망률이 평균 33%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에서 나온 기온과 사망률에 관한 자료를 종합해 보면 그 관계는 대체로 알파벳의 ‘U’자 모양을 보인다. 심혈관계 사망률은 15~20℃에서 가장 낮으며, 그보다 기온이 낮거나 높으면 증가하며 기온이 1℃ 낮아지면 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연말이 다가오면 마무리 업무와 각종 행사가 많아지면서 담배와 술을 가까이 할 기회가 잦아진다.

특히 추운 계절에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돌연사 및 심혈관계 사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겨울철에 특히 유의해야 할 심혈관계 질환과 사고의 예방에 관해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겨울철 고혈압 환자
심혈관 질환 급증
체중 조절·저염식·금연
적정혈압 유지 관리

협착 70%이상 생기기 전
관상동맥 증상 없어
갑작스러운 추위 노출
뇌졸중도 각별한 주의

◆겨울에 더욱 위험한 고혈압

일반적으로 수축기혈압 140㎜Hg, 확장기혈압 90㎜Hg 이상이면 고혈압이라고 한다. 인체가 차가운 바깥온도에 접하게 되면 혈관벽이 수축되고 이로 인해 혈압 및 혈관의 저항이 높아지는데 기온이 1℃ 내려갈 때마다 수축기혈압은 1.3㎜Hg 정도 올라가고 확장기 혈압도 0.6㎜Hg 올라가게 된다. 따라서 기온이 10℃만 내려가도 수축기혈압은 13㎜Hg 올라가게 된다. 이미 고혈압이 있는 사람에게 이러한 추가적인 혈압상승은 심혈관 사고를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대한고혈압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60세 이상 노인인구의 절반가량이 고혈압이 있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노인은 당뇨 및 신장질환을 비롯한 여러 성인병의 합병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외부의 온도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감소돼 있어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중요한 점은 고혈압 환자는 추위를 피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혈압을 충분히 안전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적정 혈압 120/80㎜Hg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국내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자기가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지 않은 사람이 41%에 달하고 있다. 고혈압 환자는 물론 일반 성인도 규칙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보고, 높으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체중조절, 저염식, 절주, 금연 등 고혈압의 일반적 생활개선요법 외에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운동을 할 때에는 새벽 찬바람을 맞으면서 하는 것보다는 오후 따뜻한 시간에 충분한 준비운동을 한 후에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찬바람이 부는 바깥에 나가기 전에 술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일시적으로 몸이 달아오르면서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주지만 이것은 피부의 혈관확장에 의한 것이고 추위에 노출이 지속되면 신체 주요장기로부터 열이 발산되기 때문이다.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 하고 여기에 협착, 혹은 폐쇄가 생겨 심장의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기는 것이 각각 협심증, 심근경색증이며 이것을 합해 관상동맥질환이라 일컫는다. 겨울철은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의 관상동맥 질환자에게 특별한 주의를 요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심장허혈과 관련된 증상 및 심장사고의 위험이 증가하는데 그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여겨진다.

첫째는 추위로 혈압이 상승하게 되면 심장에 부하가 많이 걸리게 되고, 이로 인한 혈관손상 혹은 생명을 위협하는 부정맥 등이 나타나게 된다.

둘째로는 기온이 떨어지면 혈중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며 혈소판 및 섬유소원의 농도가 높아져 혈관내에 혈전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조장된다.

셋째는 겨울철엔 호흡기계의 감염에 걸리기 쉬운데, 이러한 감염은 혈관내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혈관손상을 가져오게 된다. 이러한 기전에 의해 심장 혈류에 장애가 악화되게 되면 기존 협심증의 증상이 악화되는 데 가슴통증의 빈도가 잦아지고 강도가 심해지며 지속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또한 혈전생성 등으로 인해 관상동맥이 완전히 막히는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30분 이상 극심한 가슴통증과 함께 구토, 식은 땀, 호흡곤란을 느끼게 된다. 이 때는 짧은 시간 안에 혈관을 재개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즉, 생명과 직결되므로 먼저 가까이 있는 사람 혹은 119에 도움을 청해 가급적 빨리 종합병원에 가야한다. 주위에 사람이 없다며 아픈 가슴을 움켜잡고 손수 운전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명도 위협하는 행동이다.

관상동맥은 보통 70%이상의 협착이 생기기 전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동맥경화증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엔 추운 날씨에 갑작스러운 혈압상승을 일으킬 수 있는 조건을 피하고 과음과 흡연을 피해야 한다.

겨울철 조심해야 할 질병 중의 하나는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겨울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뇌졸중은 새벽과 아침에 많이 발병하므로 잠자리에서 일어남 직후 차가운 바깥 바람을 조심해야 한다. 대개 혈압, 심장상태 등을 잘 모르고 주의하지 않다 갑자기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65세 이상 노인, 고혈압, 당뇨병 부정맥 환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기온하강과 심혈관계 사고와의 관련성에 대해 여러 이론적 근거가 제시되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다. 심혈관계 합병증의 특징은 전구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생기기 전엔 별로 인식하지 못하다가 발병하면 치명적인 결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 김기식<대구가톨릭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