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대간, 9정맥 완주 ♥/백두대간산행기

설렌 마음 추억이 된 백두대간(2차)- 2구간(성삼재~ 세석평전)

호젓한오솔길 2014. 10. 8. 19:58
  

 

설렌 마음 추억이 된 백두대간(2차)- 2구간(성삼재~ 세석평전)

 

* 위   치: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경남 하동군, 산청군

* 일   자: 2014.09.21 (일요일)

* 날   씨: 맑음

* 동행자: 백오동 백두대간 종주대 30명

* 산행코스: 성삼재- 삼도봉(1,550m)- 토끼봉(1,534m)- 명선봉(1,586m)- 벽소령 - 영신봉(1,652m)- 세석평전- 거림계곡

* 대간거리: 22.9 Km

* 산행거리: 27.8 Km

* 산행시간: 약 8시간 48분 소요

 

때 이른 여름 추석이라고 하던 더운 명절을 쇤지도 벌써 열흘이 지나 구월도 중순을 넘기니, 오곡이 영글어 가는 한 낯 햇살이 조금 따갑게 느껴지기는 하여도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살살해진 날씨에 시원한 것 보다는 따뜻한 것에 더욱 친근감이 가는 것이 어쩔 수 없는 계절은 어느덧 가을의 문턱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듯하다.

 

지난 주에 처음 백두대간 산행을 시작하여 지리산 천왕봉을 다녀오고 일주일 만에 또 대간길 떠날 준비를 하니, 한 주가 무척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다녀온 산행을 정리하고, 다시금 다음 산행을 위한 인원 모집과 단 기간에 모든 출전 준비를 하여야 하는 산악회 백두대간 임원진들의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한 마음이 느낀다.

 

이제 대간 길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 무엇 보다 도 아직 종주대 인원이 안정되지 않아 부족한 추가 인원 모집에 신경을 써야 하고, 차량이나 모든 준비와 운영에 약간의 착오가 생기는 듯 하여 더욱 그런 것 같다. 하지만, 몇 번 더 진행을 하다 보면 모든 것이 곧 안정되어 좀더 매끄럽고 알찬 대간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일요일 새벽 4시에 포항시 남구 종합운동장에서 출발한 버스가 4시 15분에 연하재를 경유하게 되므로, 북구에 사는 회원들은 3시 45분에 창포 사거리에 모여 내 차로 연하재까지 가기로 하였기에, 늘 자정이 넘어서 잠자리에 드는 습관 때문인지 아직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늦잠으로 산행을 놓치지나 않을까 싶어 폰 알람을 켜두고도 행여나 잘 못될까 걱정이 되었어 인지 잠깐 자는 시간에 여러 번 눈을 뜨고 시계를 보는 토끼잠을 설친다.

 

부엌에서 마눌이 떨그럭 거리는 소리에 일어나니 새벽 2시 20분이다. 일찌감치 마눌이 차려주는 아침을 든든히 먹고 멀미 약을 마신 후 산행 준비를 하는데, 매번 가는 산행이지만, 새벽에 장거리 산행을 준비할 때는 마치 전쟁을 치르러 가는 기분이다. 지리산에는 곳곳에 샘이 많이 있으므로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식수는 오가는 버스에서 마실 한 병을 포함하여 세 병만 챙겨 넣는다.

 

집에서 새벽 3시 35분에 출발하여, 창포 사거리에서 4명의 회원님들을 태우고 연하재에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에 자동차들이 모여들고 낯익은 산님들의 웃는 얼굴이 나타난다. 새벽 갈바람에 약간의 추위를 느끼면서 잠시 기다리니, 예정된 시간에 버스가 도착하고 모두 탑승하여 총 30명의 대원들이 백두대간 2차 산행을 위하여 지리산 성삼재로 향하게 된다.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은 고속도로의 서늘한 새벽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버스 안에서 바람막이를 입고도 추위를 느끼면서 단잠을 자고 있는데, 거창 휴게소에 들러서 아침을 먹고 가자고 하여 대간팀에서 준비해온 따뜻한 시래기 국에 밥을 말아서 생김치 반찬에 한 그릇 뚝딱 하니 두 번째 아침을 맛있게 먹는다.

 

아침을 먹은 후 히터를 틀어 따뜻해진 버스 안에서 한 사람씩 앞으로 나와 자기 소개와 인사를 하면서, 7시 40분경에 아침 햇살 맑고 시원한 지리산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여, 각자 서둘러 산행 준비를 마치고, 함께 모여 기념 사진을 찍은 후 노고단을 향하여 가벼운 발걸음을 옮기면서 백두대간 2차 산행길을 서서히 열어간다.

 

* 관광버스 한 대와 승용차 몇 대 주차되어 있는

   초가을 아침 공기 시원한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여,

   각자 행장을 챙기고 주차장에 모여 단체 사진을 찍으면서 오늘 산행에 결의를 다진다.

 

오늘 산행은 지난 주에 하다가 남긴 지리산 구간으로 세석평전에서 성삼재 구간이다. 원래 접속거리가 긴 지리산 구간은 무박이든 1박 2일이든 단 번에 끝내야 하지만, 하늘에 별을 따기 보다도 더 어렵다는 지리산 세석산장이나 벽소령 산장을 예매하지 못하여, 부득이 지리산을 두 번 끊어 걷기 산행으로 지난 주 1차에 천왕봉에서 세석평전까지 산행을 하고, 오늘 2차 산행으로 지형이 높은 성삼재까지 버스로 올라와서 세석평전까지 역주행으로 대간길 연결 후 거림골로 탈출하기로 한다.

 

오늘 출발을 하는 이곳 성삼재(1,102m)는

마한 때 성씨가 다른 세 명의 장군이 지켰던 고개라 하여 성삼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 초록 여름이

   가을 색으로 바뀌어 가는 넓은 길을 따라

 

* 노고단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옮긴다.

 

* 조금은 이른 시간이라

   노고단으로 오르는 길은 어쩌다 뒤로 밀려나는 한두 명의 산꾼들이 보일 뿐 한산한 편이다.

 

* 느긋하게 둘러가는 임도와

   가파르게 질러가는 등산로를 번갈아 걸으며,

 

* 속세에 찌들어 헉헉거리는

   단기 통 엔진을 서서히 달구어가며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한다.

 

* 노고단 대피소 뒤에서

   후미가 모두 올라올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고,

 

* 노고단을 향하여 다시 걸음을 옮긴다.

 

* 삼삼오오 이야기 나누면서 오르는 여유롭던 길이,

 

* 마지막 노고단 고개를 오르는

   돌을 깔아 만든 오르막 길이 가파르게 이어져,

 

*  가뿐 숨소리에

    지리산의 고요한 아침을 깨운다.

 

* 노고단에서 바라본

   서쪽 남원시 쪽 풍경은 골짜기에 내린 하얀 안개가 운해를 이룬다.

 

 

사방으로 트인 조망이 뛰어난 광활한 고원에 야생화가 많이 피어나는

천상화원 노고단 정상은 통제되어

아침 10시가 되어야 들어갈 수 있으므로

시간이 촉박한 대간 길이다 보니, 고갯마루에서 단체 사진 몇 장 찍고 그냥 통과한다.

 

노고단(1,507m)은

신라시대에 화랑국선의 연무도장이 되는 한편, 제단을 만들어 산신제를 지냈던 영봉으로

노고단이란 도교에서 온 말로, 우리말로는 '할미단'이며,

박혁거세의 어머니인 선도성모를 국모신으로 모시고 제사를 올린 곳이다.

 

* 노고단 정상에서 바라본,

   반야봉과 멀리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가야 할 능선이 가을 햇살에 아련하다.

 

* 길가에 투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 선두에서

   야생화 사진들을 담아가며 조금 부지런히 걸어본다.

 

* 쑥부쟁이.

 

* 구절초,

 

* 이정표가 세워진

   돼지령은 멧돼지가 많이 나오는 곳이라서 돼지령이라고 한다는데.?

 

* 우측으로 피아골 삼거리가 있는 임걸령에 도착하여, 

   좌측 길 밑에 있는 물맛 좋기로 소문난 임걸령 샘에서 빈 물병을 하나 채워간다.

 

 

임걸령(1,320m)은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우뚝 솟은 반야봉이 북풍을 막아주고,

노고단 쪽 능선이 남동풍을 막아주어 아늑하고 조용한 천혜의 요지가 되었다.

옛날에 임걸 또는 임걸년이라는 이름의 의적이 은거하던 곳이어서

임걸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이곳의 샘에서는 언제나 차가운 물이 솟으며, 물맛 또한 좋기로 유명하다.

 

* 임걸령에서 물을 마시고 물병을 채우는 동안

   앞서 간 몇 명의 대원들을 노루목 오르는 길에서 추월하여 간다.

 

* 요즘 지리산엔

   어딜 가나 투구꽃이 제일 흔하게 보인다.

 

* 반야봉 오르는 노루목 삼거리에서

   오늘은 우측 길을 따라 바로 삼도봉 쪽으로 향한다.

 

* 길 가에 넓은 바위 봉우리가

   남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 삼도봉에 도착한다.

 

 

삼도봉(1,550m)은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에 걸쳐 있어 삼도봉이라 부른다

원래 이름은 낫살봉이었는데 정상의 바위 봉우리가 낫의 날을 닮았다 하여 붙인 이름이었다.

또 낫날봉이 변형되어 날라리봉, 늴리리봉(닐리리봉)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다.

 

* 삼도봉 발 아래서

   굽이치는 목통골은 신비에 가득하고,

 

* 남쪽으로

   경상남도와 전라남도의

   경계를 이루는 불무장등 능선은 가을 볕에 춤을 춘다.

 

* 삼도봉에서 잠시 남쪽으로 트인

   시원한 조망에 머무는 동안 선두팀 대원들이 모여들어,

 

* 단체 사진과 개인 사진을 여러 장 찍어 주고 앞서 간다.

 

* 삼도봉 내려서는

   급경사 바위 길이 조금은 까다롭다.

 

* 삼도봉에서 화개재로 내려가는 길

   초록이 빛 바래는 나무계단이 조금 지루하게 이어진다.

 

* 좌측으로 뱀사골

   갈림길이 있는 넓은 초원 화개재에 내려선다.

 

* 넓은 화개재를 통과하여,

   약 200m의 고도를 높이는 긴 오르막길에

   가파른 숨을 한번 토하고 나면 토끼봉으로 이어진다.

 

* 화개재에서 잠시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이정표가 세워진 이 곳이 토끼봉인 모양인데 표시가 없다.

 

* 토끼봉 정상을

   날랜 토끼 걸음으로 그냥 통과한다.

 

토끼봉(1,534m)은

반야봉을 기점으로 24방위의 정동에 해당되는 묘방에 있다 하여

토끼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 용담이 피어 있는 글코 그런 길,

 

* 투구꽃 피어 있는 햇볕 따가운 길,

 

* 낮은 목쟁이 위에 도두룩한 봉우리를 바라보며,

 

* 올라와서 돌아본 작은 바위 봉우리,

   여기가 명선봉인가 하고 고개 갸웃거리며 통과하는데,

   무명의 1,463m 봉우리인 모양이다.

 

* 가을이 내려앉고 있는

   거의 수평이 가까운 산죽 오솔길 룰루랄라 달려간다.

 

* 자주색 투구꽃이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많이 피어 있는 오솔길,

 

* 할 수 없이 걸음을 멈추고 접사로 몇 장 담아본다.

 

* 산봉우리를 오른쪽에 두고

   나무 계단을 밟아 올라가는 이 길이 '피의능선' 명선봉으로 오르는 길인가 보다.

 

* 명선봉에 올라서니

   오늘 처음으로 빨간 단풍이

   지난 전설을 노래하듯 핏빛으로 곱게 물들어간다.

 

* 특별한 표지석이 없고

   산행거리를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진 곳 여기가 명선봉인 듯하다.

 

명선봉(1,586m)은

명선봉~ 삼각봉~ 형제봉~ 벽소령 능선은

한국전쟁 때 빨치산과 국군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인 곳이어서 '피의능선'이라 불리기도 한다.

명선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빗전골이라는 골짜기는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은 곳으로 알려졌다.

 

* 피의능선 명선봉에는 

   화사한 단풍이 제법 물들어가고 있다.

 

* 가을 햇살을 받아 눈이 아린 단풍

 

* 성질 급한 놈이 초록 속에 곱게 먼저 물들어 가을빛을 발하고 있다.

   미리 피는 꽃이 빨리 지고,

   빨리 물들면 먼저 낙엽 되어 땅바닥에 나뒹굴어 밑에 깔리는 것이

   만고의 진리인 것을

   사람들은 아웅다웅 남 보다 먼저 높이 오르려 안달복달 하더라..!!

 

* 명선봉에서 연화천으로 내려가는

   나무 계단길은 오가는 사람 없으니 한가롭게만 보이고,

 

* 초록을 헤집는

   가을이 은근히 물들어가는 명선봉 나무계단길

 

* 얽히고 설킨

   한 많은 가지에도 가을은 온다.

 

* 곱게 물들어 가는 단풍을 찾아

 

* 요모조모 가을 향기를

   카메라에 쓸어 담으면서 걷는 느려진 발걸음이,

 

* 연하천 산장에 도착하니,

   한쪽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 낯선 산님 몇 명뿐 조용하기만 하다.

 

* 연하천 샘터에서

   비어 있는 물병 하나를 보충하고

   선두 대원들이 올 때까지 그늘에 앉아 잠시 기다린다.

 

* 시원한 그늘에 앉아 신발끈 고쳐 매고

   잠시 기다리다 선두 3명이 내려와 샘터로 향하는 것을 보고 먼저 출발을 한다.

 

* 연하천 산장을 지나 빨간 단풍.

 

* 가을 햇살을 품은

   붉은 자태가 산꾼의 애간장을 다 녹인다.

 

* 산죽 길 따라

   작은 오르막을 치고 나면,

 

* 여기가 삼각봉쯤 되는 모양이다.

 

* 삼각봉에서 돌아본

   명선봉은 가을 빛이 서서히 물들어간다.

 

* 삼각봉에서 바라본 지리능선 풍경,

 

* 형제봉과 벽소령,

   덕평봉, 영신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천왕봉까지 펼쳐진다.

 

* 커다란 바위 갈라진 석문을 지나니,

 

* 빨간 단풍이 수줍은 듯 반기고,

 

* 가을 익어가는 사이로

   봉긋이 솟아오른 형제봉 가는 길,

 

* 화개장터로 흐르는

   대성골 트인 조망 시원하다.

 

* 가을빛 뒤에 숨은

   바위 봉우리를 나무 사이로 살짝 훔쳐보며 걷는 길,

 

* 바위가 하도 커서 귀퉁이만 잡히는 곳,

 

* 잠시 오르막길 걸어 형제봉에 도착한다.

 

형제봉(1,443m)은

우뚝 솟은 봉우리가 우애 깊은 형제와 모습이 비슷하여 형제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 형제봉에서 바라본 조망,

   벽소령과 덕평봉, 영신봉, 촛대봉 ~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 능선이 가을 볕에 꿈틀꿈틀 몸부림친다.

 

* 발 아래 골짜기 굽이굽이 숨은 비경이 궁금타.

 

* 형제봉 전망바위에서

   시원하게 펼쳐지는 지리 능선을 바라보고 있는 사이 선두팀이 따라 온다.

 

* 형제봉 중턱에 있는 커다란 바위

   아래로 지나면서 사진을 찍으니 귀퉁이만 나온다.

 

* 형제봉 바위 아래로 지나오면서 선두팀 기념 사진을 찍는다.

 

* 형제봉 바위 아래 세워진 이정표를 지나

 

* 단풍 물들어 가는 형제봉을 내려선다.

 

* 눈 앞에 골짜기

   조망 시원한 전망 바위에서 걸음을 멈추니,

 

* 가야할 벽소령 산장이 손에 잡힐 듯하고,

   덕평봉, 영신봉 너머로 천왕봉이 고개 살짝 내민다.

 

* 돌아본 형제봉 모습

   우뚝 솟은 봉우리가 우애 깊은 형제와 모습이 비슷하여 형제봉이라는 이름이 붙었단다.

 

* 벽소령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 갈라진 바위가 마치 개선문처럼 생겼다.

 

* 한기를 느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개선문에서

   올려다본 개선문 바위는 가을 치장을 끝내고 화사한 모습으로 산님들을 맞이한다.

 

* 벽소령 산장

   이곳은 9년 전에 처음 지리산 종주 할 때 하룻밤 신세를 진 곳이다.

   오늘은 여기서 선두팀 네 사람이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대원들이 올 때까지 앉아서 기다리기도 그렇고 하여 천천히 걸어가기로 한다.

 

벽소령(1,350m)은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지리산 종주의 중간 지점인 고개로

벽소령의 달 풍경은 지리산 10경 중 제4경으로 꼽히는데 겹겹이 쌓인 산 위로 떠오르는

달빛이 희다 못해 푸른빛을 띤다 하여 '벽소한월'이라 한다. 

 

* 벽소령 산장에서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슬슬 걸음을 나선다.

 

* 돌아본 벽소령 산장,

   요즘은 산장을 예매 하기가 하늘에 별 달기 보다 어렵다고 한다.

 

* 우측으로 시원한 덕평골에도

   물들어 가는 가을 빛이 흘러내리고,

   산마루금 위에 떠오를 푸른 달빛 '벽소한월'을 그려본다.

 

* 덕평골 안부가 나오고

   민두룸한 덕평봉 오르는 길은 가을빛 속에 속삭이듯 이어진다.

 

* 안부에서 내려다본

   덕평골은 광풍이 지나가는 길목인지

   파도 치는 산등성이들도 고개를 낮추니, 속 시원하게 막힘 없이 탁 트였다.

 

* 민두름한 능선 위에

   세워진 이정표가 이 곳이 '덕평봉'임을 짐작케 하고,

 

* 고도를 조금만 높이면 가을이 물들어간다.

 

* 화사한 붉은 단풍이 넘실대는 곳,

 

* 선두팀 추억 한 장 남기고 간다.

 

* 고운 단풍이 손짓하는 곳 마다

   멈추어가며 여유롭게 걷는 걸음은,

 

* 낯익은 선비샘에 도착하여,

   잠시 배낭을 풀고 빈 물병 하나를 채우고 쉬어간다.

 

* 이씨 노인의 돌무덤이 있는 곳에

   선비샘의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을 누군가가 뜯어버렸다.

 

선비샘의 유래

옛날 덕평골에 이씨라는 노인이 살고 있었는데, 노인은 조상 대대로 내려온 화전민의 자식으로 가난에 쪼들리며 천대와 멸시를 받으며 평생을 살아왔던 노인은, 단 한번이라도 사람다운 대접, 선비대접을 받으며 살고 싶었다.

살아 생전 소원을 이루지 못한 그는 죽어서라도 남에게 존경을 받고 싶어 자식들에게 자신의 묘를 상덕평의 샘터 위에 묻어 달라고 마지막 유언을 하여, 효성이 지극한 두 아들은 아버지의 유해를 샘터 위에 묻었다.

그로부터 지리산을 찾는 사람들이 샘에서 물을 마실 때면 자연스럽게 허리를 구부려서 무덤에 절을 하게 되니, 생전에 받고 싶었던 선비대접을 죽어서나마 이루게 되었던 것이다.

 

* 가을이 살금살금 숨어드는

 

* 화사한 단풍길 따라 

 

* 쉬엄쉬엄 걷는 걸음은 칠선봉으로 향하는 길,

 

* 늙은 동자꽃

   마지막 남은 한 송이 외롭다.

 

* 가을 수채화를 그리고 있는 나무계단 길,

 

* 올라서서 돌아 본 가을,

 

* 가을은 어느덧

   지리산 능선 마다 살포시 내려 앉아

   밤마다 소리 없이

   초록 산천을 오색실로 수를 놓아 간다.

 

* 부드러운 쪽빛 하늘가에

   하얀 뭉게구름 한 줄 흘러가고

   영신봉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탁 트인 조망

   시원한 '칠선봉'에 도착한다.

 

* 칠선봉에서 바라본 영신봉~ 천왕봉 조망,

 

* 맞은편 영신봉에

   물들어 가는 오색 단풍은 비단자락이다.

 

* 바위와 단풍이 뒤엉킨 영신봉의 심란한 가을.

 

* 영신봉에서 우측으로 가지를 친 낙남정맥,

 

* 영신봉에서 뻗어가는

   낙남정맥과 우측 대성골 풍경 그림처럼 펼쳐진다.

 

* 선두팀이 칠선봉에

   머무는 동안 2진 대원들이 선두팀과 합류한다.

 

* 잠시 휴식을 취하며

   대열을 가다듬은 선두팀, 시원한 칠선봉에서 기념 사진을 찍은 후

 

* 오색 단풍 길 따라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영신봉으로 향한다.

 

* 지리산의 단풍은

   익어도 제대로 익어간다.

 

* 좌측으로 멋진 촛대바위를 지나고,

 

* 이름은 모르지만

   우측에도 멋진 바위가 눈길을 끈다.

 

* 단풍 속으로 이어지는 선두팀 행렬,

 

* 초록 속에 빨강이 더욱 정렬적인 눈길을 끈다.

 

*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영신봉이 앞으로 다가선다.

 

* 영신봉 오르는 나무계단길,

   먼 길 지친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 영신봉에서 내려다본 대성골,

   점점이 박힌 빨간 단풍이 초록 속에 번져가고,

 

* 영신봉에서 바라본

   지난 주에 걸어온 재석봉과 천왕봉 모습이 추억 속에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 방금 걸어온

   칠선봉 능선 길도 이미, 어느 가을 날의 추억으로 맴돈다.

 

* 오늘의 최고봉이고,

   마지막 봉우리인 영신봉에는 완연한 가을 풍경이다.

 

* 영신봉임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선두팀 기념사진을 찍는다.

 

영신봉(1,652m)은

백두대간에서 낙남정맥의 출발점인

영신봉의 이름은 영신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 오늘의 대간길 종점인

   세석평전이 바라 보이는 영신봉 바위에 올라선 선두팀,

 

 

단체 산행에서 혼자 앞으로 튀어 나가서 여유롭게 걸을 때는

이것 저것 보고 느끼는 것이 더러는 남은 것 같은데,

 

뒤에서 자꾸만 밀어 붙이는 대원들 속에 섞여 함께 걸을 때는

괜스레 심리적으로 쫓기는 기분이 들고 

인물 사진을 찍다 보면,

자연을 보고 단계적으로 차근차근 담아 갈 여유를 잊은 것 같다.

 

때로는 집에 가서 산행을 정리하다가

눈으로 보고 기억에 남은 장면이 사진에 없으면,

꼭 필요한 사진을 빠트리고 온 아쉬움이 남을 때가 많다.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광활한 세석평전,

 

세석평전(1,500m)은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고위평탄면'으로

잔돌이 많은 평야와 같다고 하여 세석평전이란 이름이 붙었다.

 

 

* 가득 내려앉은 가을이 초원을 기어 다니는 세석평전을 바라보고

   오늘 대간길 종점인,

   지난 주에 발 도장 찍었던 세석갈림길 사거리로 향한다.

 

* 오늘의 종점인

   세석갈림 길에서 인증샷을 하고, 이제 거림골로 탈출만 하면 된다.

 

* 가을 속삭이는 세석산장,

 

* 후미를 기다리며

   세석산장 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거림골로 줄지어 내려선다.

 

 

거림계곡은

거림이라는 이름처럼 아름들이 나무가 울창하게 계곡을 메우고 있었는데,

일제 강정기에는 군수용으로 많이 베어졌고

광복 후에는 땔감으로 마구 베어져 한때 벌거숭이 계곡이 되기도 했단다.

 

* 선두팀과 함께 오다가

   내리막에서 잠시 스피드를 내어 거리를 두고 호젓하게 걷는다.

 

* 길고 긴 거림골은

   초록 속에 가파른 돌계단 길로 이어진다.

 

* 골짜기는 경사가 급하고

   계곡은 홍수 때 굴러 내려와

   물살에 둥글게 다듬어진 듯 한 두루뭉실한 바위 돌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 시원하게 들린다.

 

* 평평한 바위 옆에

   커다란 노송이 지키고 서있는

   골짜기 어귀에 내려서니, 거림 마을로 들어선다.

* 거림 마을 앞에서 올려다 본 거림골,

 

* 마을 앞 커다란 두지바위 옆으로 지나

   길가에 혼자 앉아있는 할아버지께 인사를 했더니,

   관광버스가 저기 옆에 있더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 거림 마을 주차장에 세워진

   관광버스에 돌아오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 지리산 종주 탐방 안내도,

 

* 지리산 종주 지도,

 

* 오늘 걸은 GPS 트렉

 

* 오늘 걸은 산행 고도표,

 

아침 7시 50분경 성삼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약 9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거림골 주차장에 세워진 버스에 돌아와서 화장실 옆에 있는 호숫물로 대충 씻은 후 옷 갈아 입고 하산주를 나눈다. 아침에 자동차를 가지고 나온 관계로 하산주를 많이 마실 수는 없고 포항까지 돌아가는 시간도 있고 하여, 종이컵으로 맥주 세 잔만 마신다.

 

포항으로 돌아 오는 버스 안에서 불을 끄고 모두 단잠을 청하다가, 휴게소에 들리고 와서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를 보려고 TV를 켜니,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안 게임 뉴스를 하는데, 수영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 후보인 한국의 박태완과 중국의 쑨양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사이에 일본의 무명 선수 하기노가 실력을 키워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차지하고 순양이 2위, 박태완은 3위를 했다는 조금은 실망스런 뉴스가 나온다.

 

뉴스가 끝나고, 아시안 게임 때문에 평소보다 늦게 시작하는 주말드라마를 보면서 포항으로 돌아와 연하재에 내려, 북구 회원 1명이 추가된 6명이 내 차를 타고, 창포사거리와 장성동에 내리고, 10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집으로 돌아와서 버스에서 보던 드라마를 이어 보면서, 시골에서 가지고 온 상추 쌈으로 저녁을 먹으니, 오늘은 다섯 끼를 챙겨 먹는 샘이다.

 

지난 주에 이은 2주 연속 대간길 산행에 이것저것 야무지게 챙기느라 수고해주신 백오동 신악회 백두대간팀 임원진들과, 오늘 쾌청한 가을 날 오색 단풍이 한창 무르익기 시작하는 지리산 능선길을 오순도순 함께 걸은 여러 산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백오동 백두대간 2차 산행길을 성공리에 갈무리 해본다.

 

2014.09.21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