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대간, 9정맥 완주 ♥/백두대간산행기

설렌 마음 추억이 된 백두대간(3차)- 3구간(성삼재~ 여원재~ 통안재)

호젓한오솔길 2014. 10. 13. 13:19

 

  

설렌 마음 추억이 된 백두대간(3차)- 3구간

(성삼재~ 여원재~ 통안재)

 

* 위   치: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

* 일   자: 2014.10.12 (일요일)

* 날   씨: 흐림, 비

* 동행자: 백오동 백두대간 종주대 30명

* 산행코스: 성삼재(1,070m)- 작은고리봉(1,248m)- 만복대(1,433m)- 정영치- 큰고리봉(1,305m)- 주촌리- 수정봉(805m)- 

                 여원재- 고남산(847m)- 통안재- 권포리

* 대간거리: 25.3 Km

* 산행거리: 26.7 Km

* 산행시간: 약 7시간 35분 소요

 

계절은 어느덧 가을 깊숙이 들어와 찬이슬이 내린다는 한로를 지나면서, 여름 산행길 내내 성가시게 따라다니던 깔따구와 산모기도 언제부터인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사라져간 매미 소리와 함께 전신에 흘러내리던 땀줄기도 잦아들어 가파른 오르막길에서도 숨돌리기가 한결 편해진 듯하니, 때는 바야흐로 우리 산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산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 돌아온듯하다.

 

지난달 말부터 설악산 대청에서 남하를 시작한 올 가을 단풍이 어느덧 포항 근교에 까지 이르러, 어제 토요일에 잠시 시골집에 계시는 어머님 일손 도와 드리러 가는 길에 해발 650m 고지에 있는 내연산 수목원 앞을 지나면서 보니, 수목원 안에 단풍나무들이 벌써 울긋불긋 곱게 물들어 있고, 근처 괘령산과 매봉이 노르스름한 밀감 빛으로 변해 가고 있다.

 

주위에 단풍이 아무리 곱게 물들어와도, 이번 주와 다음 주에는 예정된 백두대간 종주 산행을 가야 한다. 일요일에 경주에서 외가 집안에 꼭 가야 할 결혼식이 있었지만, 대간 산행을 한 번 빠지면 다음에 혼자서 땜빵 산행을 다녀와야 하기에 웬만하면 빠질 수가 없는 실정이라 마눌을 혼자 결혼식에 보내고, 나는 예정대로 백두대간 산행에 참여하기로 한다.

 

일요일 새벽 4시 15분에 연하재를 경유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평소처럼 밤 12시 반쯤에 잠자리에 들면서, 두 시간만 자고 일어나야겠다며 02시 40분에 알람을 맞추어 두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일찍 산에 가는 날은 늘 그렇듯이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결국은 아침을 하러 일어나는 마눌을 따라 새벽 2시에 일어난다.

 

너무 일찍 일어나 이지렁스럽게 산행 준비를 하여, 약속 시간 보다 일찌감치 두호동 동사무소 앞으로 나가서 기다리는데, 새벽 4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아직도 술을 마시고 비틀거리며 다니는 사람들과, 술꾼들을 태우고 가려는 택시들로 북부 해수욕장 주변 길거리가 불야성을 이룬다. 잠시 기다려 산행대장님 차를 타고 연하재로 향한다.

 

연하재에 내리니 바람이 조금 거칠게 부는 새벽 날씨가 일본으로 지나가는 태풍의 영향으로 밤부터 비가 온다고 하더니, 추위를 느낄 정도로 서늘하다. 배낭에서 바람막이를 꺼내 입으며 잠시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하여 모두 탑승하고, 지난 2차 때와 같이 30명의 산우들이 서늘한 아침공기를 가르며 고속도로를 달린다.

 

따뜻한 버스 안에서 잠시 달콤한 잠 속에 빠져 있는 동안 거창 휴게소에 들러서 아침을 먹고 가자고 한다. 집을 나올 때 아침을 먹고 나온 터라 밥 보다는 잠이 더 좋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잠시 후 산을 오르려면 든든히 먹어둬야 하기에 산행팀에서 준비해온 시래기 국밥 한 그릇 얼른 말아 먹고 올라와서 다시 눈을 감는다.

 

아침 7시 50분경에 지난 번 2차 산행을 시작했던, 지리산 성삼재(1,070m) 주차장에 도착하니 상쾌한 아침 공기가 조금은 서늘하게 느껴진다. 각자 찬찬히 산행 준비를 하고, 주차장에 모여서 단체로 기념 사진을 찍은 후 아침 8시경에 성삼재 길을 건너 만복대를 바라보며 힘찬 북진의 발걸음을 옮긴다.

 

* 아침 공기 서늘한 성삼재 주차장에 도착하여,

 

* 각자 산행 준비를 하여,

 

* 단체로 기념 사진을 찍는다.

 

 

성삼재 (1,070m)는

마한 때 성씨가 다른 세 명의 장군이 지켰던 고개라 하여

성삼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 성삼재 길을 따라 잠시 걸어

   길 건너 작은 봉우리를 따라 오르면서 북진 3차 대간 길은 시작된다.

 

* 작은 고리봉 오르면서 돌아본 풍경,

   시작부터 행렬은 삼삼오오 조금 길게 늘어진다.

 

* 작은고리봉 오르는 오솔길은 단풍이 곱게 물들어 있고,

   성질 급한 놈은 벌써 낙엽을 지우며 겨울 채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 작은고리봉에서 돌아본

   반야봉과 지리 능선도 곱게 물들어 간다.

 

* 작은고리봉에서 바라본

   출발지 성삼재와 뒤쪽 출입이 금지된 종석대 봉우리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 오늘의 첫 번째 봉우리

   작은 고리봉(1,248m)에 도착 한다.

 

* 작은 고리봉에서 바라본

   전남 구례군 풍경은 아직 휴일 아침 잠에서 덜 깬듯하고,

 

* 북쪽으로 가야 할 능선엔

   바로 앞에 볼록한 묘봉치와 멀리 오늘의 최고봉인 만복대가 그림 같이 펼쳐진다.

 

* 우측으로 반야봉과

   화사한 지리 능선을 바라 보며 걸음을 재촉한다.

 

* 헬기장이 있는 볼록한 '묘봉치'를 지나,

 

* 가을이 무르익은 만복대를 바라 보며 걷는 길,

 

* 더러는 바닥에 멍석이 깔린

   산죽나무 오솔길은 걷기가 한결 부드럽다.

 

* 만복대 오르면서 돌아본,

   오늘 성삼재에서 걸어온 능선과

   지난 번에 걸은 지리산 능선이 아름다운 백두대간 추억으로 이어진다.

 

* 익어가는 가을 따라 만복대 오르는 길,

   짙은 구름이 가린 하늘에 시원한 바람이 거세게 불어주니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다.

 

* 잠시 가뿐 숨 할딱이며,

   오늘의 최고봉인 '만복대' 정상에 올라선다.

 

* 만복대에서 바라본 지리산은

   천왕봉에서 반야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풍경이 겹겹으로 펼쳐진다.

 

만복대(1,438)는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지리산 10승지 중의 하나로 인정된 명당으로 

많은 사람이 복을 누리며 살수 있다 하여, 만복대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 바야봉에서 종석대로 이어지는 능선,

 

* 오늘 걸어온

   작은고리봉과 묘봉치로 이어진 능선길,

 

* 만복대에서 북쪽으로

   가야 할 고리봉까지 이어지는 능선과

   고리봉에서 좌측으로 떨어져, 걸어 가야 할 주촌리 마을과

   수정봉에서 여원재 건너 고남산까지

   오늘 걸어야 할 백두대간 마루금이 한 눈에 겹겹이 펼쳐진다.

 

* 이제 선두팀이 다 올라오고,

 

* 산이좋아님 덕분에 독사진 한 장 찍혀보고,

 

* 선두팀 서로 기념 사진을 찍어주며

   잠시 숨을 돌리고,

 

* 백두대간의 지리산권 마지막 봉우리

   고리봉을 향하여 멍석 깔린 비단길을 걷는다.

 

* 빨리 가기 아까운 능선 길

   우리는 뭐가 그리도 급한지 달음박질 치듯 걷는다.

 

* 우측으로 보이는

   천왕봉 쪽 마루금 풍경에 취하고,

 

* 좌측으로 펼쳐지는

   가야 할 풍경을 바라 보며 바삐 걷다 보니,

 

* 돌아본 만복대는 점점 멀어지고,

 

* 오색 비단에 싸인

   고리봉이 점점 가까워질 때

 

* 가팔라진 대간길은 

   잠시 쉬어가라고 정령치에 내려선다.

 

* 아스팔트 포장된 도로와

   넘나드는 자동차가 많이 올라와 쉬고 있는 정령치에 도착한다.

 

정령치(1,214)는

마한의 왕이 진한과 변한의 침략을 막기 위해 정시 성을 가진 장군을 파견하여 지키게 하였는데

이로 인해 정령치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 정령치 전경,

 

* 정령치 휴게소 전경,

 

* 백두대간을 알리는 정령치 표지석에서

   낯선 산님에게 부탁하여 선두팀 기념 사진을 찍는다.

 

* 정령치를 지나 고리봉으로 오르는 길의 이정표에

   낯익은 지명들이 참 정겹다.

 

* 고리봉에서 돌아본 정령치 도로와 만복대 풍경 그 넘어 종석대,

 

* 드디어 백두대간길

   지리산권의 마지막 봉우리인 고리봉에 도착한다.

 

고리봉(1,304.8)은

산 정상에 고리 모양의 큰 바위가 있는데,

옛날 대홍수가 났을 때, 세상이 거의 다 잠겨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죽게 되고 사람도 거의 다 죽게 되었다.

겨우 몇 사람만이 배를 마련하여 타고 물 위에서 떠돌다가 물 위로 조금 솟은 고리봉에 배를 매어 살아났다는 전설이 전한다.

 

* 세걸산 바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백두대간 길이 아니라 오늘 산행에서 제외된다.

 

* 고리봉에서 바라본 천왕봉과 지리산 마루금 풍경,

 

* 반야봉과 종석대, 오늘 걸어온 만복대 능선,

 

* 하얀 구름 한 조각

   지리산 골짜기를 살며시 탐색한다.

 

* 고리봉에서 어정쩡한 기념사진을 찍고,

 

* 좌측 고기삼거리로 내려서는 길

   바람이 없는 곳에 모여 앉아 잠시 쉬면서 과일과 간식을 먹고 간다.

 

* 산행길 곳곳에 피어 있는

   구절초 사진을 잠시 걸음을 멈추고 담아본다.

 

* 노송을 칭칭

   감아 올라가는 담쟁이 얼굴빛이 고와 보이고,

 

* 고기삼거리 

   나무계단 길을 내려서면서 지리산을 하직한다.

 

* 산길 내려서니 임도가 나오고,

 

* 우측으로 확장 공사중인

   선유산장 앞 대로변으로 이어지는 길,

 

* 길 옆에 있는 밭에 

   빨갛게 가꾸어진 많은 맨드라미 꽃,

 

* 화초가 아닌,

   약재나 종자로 재배를 하는 듯한데, 한 곳에 많이 심어놓은 것이 이색적이다.

 

* 2차선 포장 도로를 따라 주촌리 마을로 향하는데,

   이런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백두대간 마루금 이라고 하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 길가에 매리골드 잘 가꾸어진 마을을 지나고,

 

* 다시 가을 들판을 가로지르는

   도로 위의 백두대간 마루금을 따라 주촌리 노치마을로 향한다.

 

* 노치마을 입구에

   백두대간을 알리는 안내판이 그려져 있고,

 

* 커다란 느티나무가

   곱게 물들어 가는 마을 길로 들어선다.

 

* 수령 500년 된 보호수 느티나무 아래

   이 곳이 백두대간 임을 알리는 비석이 새워져 있다.

 

*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국내 유일의 마을 주천면 덕치리 노치마을이란다.

   다문다문 농가 몇 채씩 모여 있는 지나온 마을 이름들이 너무 많아 마구 헷갈린다.

 

* 느티나무 아래 백두대간 기념비 앞에서

   혼자 대간길 산행을 다니는 낯선 여성 산님의 배려로 선두팀 단체 사진을 찍는다.

 

   백두대간 종주 산행을 하면,

   험한 태산준령을 타고 넘는 멋진 산행만 꿈꾸어 왔는데,

   이렇게 마을 골목길을 누비며 걷다가 싱거운 기념사진도 찍는다.

 

* 주촌리 가재마을 입구에 있는 노치샘 이정표.

   이 곳 노치마을과

   걸어온 마루금 길이 그래도 해발 550m나 되는 모양이다.

 

 

* 노치샘은

   '물맛이 좋다'고 하여,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산꾼들에게 갈증을 축이고 가라는

    안내문이 있었다고 하는데,

    안을 들여다 보니 관리가 되지 않아 많이 오염되어 있어 도저히 음료가 불가해 보인다.

 

* 가재마을 골목을 지나 언덕배기로 올라서니

   커다란 노송이 다섯 그루 서 있는데 이 마을 수호신 당산나무라고 한다.

 

* 노치마을의 당산나무,

 

* 당산제전

   보통 마을의 당산나무는 수령이 긴 느티나무나 회나무가 많은데,

   소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셔놓고 제사를 올리는 것은 난생 처음 보는 듯하다.

 

* 당산나무 앞에서 내려다 본 노치마을 전경,

  

   건너 지리산 만복대와 고리봉에서 고기리 마을로 내려와서

   이곳 노치마을까지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뚜벅뚜벅 걸어온 한없이 어설프고 실망스럽게만 보이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그래도 해발 550 미터나 되는 고지대 라고 한다.

 

   어쩌면 지리산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던

   백두대간의 마루금을

   우리 인간이란 벌레들이 생존 경쟁을 다투느라 다 갉아먹고 허옇게 뼈만 남은 듯한 느낌이다.

  

   노치마을이 시원스럽게 내려다 보이는 당산나무 아래서

   잠시 쉬면서 과일과 계란으로 간식을 먹고, 점심은 수정봉에 올라서 먹기로 한다.

 

* 가파른 오르막 길

   잠시 가뿐 숨 토하며 수정봉 능선에 올라서고,  

 

* 수정봉으로 가는 소나무 능선길 바람이 거세게 불어

   어디 찬 바람을 피해

   점심을 먹을만한 곳을 살피면서 걷다가,

 

* 수정봉으로 가는 도중

   후미들이 모두 곳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고 하여

   바람 잠잠한 덕운봉에서 선두팀도 둘러앉아 점심을 먹고 간다.

 

* 소나무 숲 속에 단풍이 점점

   곱게 물들어가는 능선길이 잠시 고도를 높이더니,

 

* 누군가 정성을 들여

   고상하게 만들어진 이정표가 새워진 수정봉에 도착한다.

 

* 한반도 지도 모양의

   멀쑥한 수정봉의 정상석이 듬직하다.

 

수정봉(805)은

옛날에 산에 수정 광산이 있었다 하여 수정봉 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진다.

 

* 수정봉 정상에서

   낯선 산님에게 부탁하여 선두팀 기념사진을 찍는다.

 

* 수정봉을 내려서는

   내리막길 잠시 달려 잘록한 목쟁이 사거리 '입망치'를 지난다.

 

* '입망치' 이정표,

 

* 입망치를 지나

   잠시 오르막길 치고 오르면,

   멀리 앞을 가로 막은 갓바래봉이 버티고 있는 능선에 올라서고,

 

* 서두른 걸음은

   단풍이 물들어 가는 길 따라

   바위들이 어우러진 갓바래봉으로 다가간다.

 

* 가파른 할딱이며 갓바래봉 오르는 길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조망,

   남의 동네에 와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설명을 하기가 곤란하다..ㅎ

 

* 돌무더기 널브러진 갓바래봉 정상은

   소나무 숲이 우거져 조망은 없고 찬바람만 억세게 불어댄다.

 

* 갓바래봉 정상에서 

   잠시 가파른 길 달려내려 오니,

   멀리 걸어온 지리산 고리봉 능선과 조금 전에 지나온 수정봉과 입망치, 

   바로 옆에 갓바래봉까지 바라보이는 시원한 조망이 트인 전망 바위에 올라선다.

 

* 전망바위에서

   지나온 능선들을 바라 보며

   선두팀이 다 내려올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함께 과일을 먹으면서 쉬어간다.

 

* 잠시 쉬고 난

  서두른 발걸음은 내리막 소나무 숲 길을 달려 

 

* 준향리 마을로 내려선다.

 

* 대간길은 다시 식당 민박집 안내판이 세워진

   시멘트 포장길을 걸어서,

 

* 여원치 민박

   막걸리 집이 있는 바람거친 밋밋한 언덕 길을 지나,

 

* 눈알 댕그런 운성대장군이

   떡 하니 버티고 서 있는 여원재로 내려선다.

 

* 성질 급한 자동차들

   경적 울리며 쌩쌩 달리는 여원재를 건넌다.

 

여원재(여원치)는

옛날에는 남원과 함양 지역을 이어주는 교통로로 이용되었다.

고려 말 왜구의 침입이 극심하였을 때 이성계의 꿈에 어느 노파가 나타나 적과 싸울 날짜와 전략을 알려 주었는데,

그로 인해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한다.

이성계는 꿈속의 노파가 고갯마루에서 주막을 운영하다가 왜구의 괴롭힘으로 자결한 주모였다고 믿고,

노파를 위로하기 위하여 사당을 짓고 '여원'이라 불렀는데 그때부터 이 고개 이름이 여원치(여원재)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주민들은 '연재'라고도 부른다.

 

* 여원재를 건너서 돌아본 풍경

   선두팀 건너지 않고 한 장 더 찍어 달라는 폼이다..ㅎ

 

* 여원재를 건너 고남산으로 향하는 길,

 

* 해발 480m를 알리는 

   여원재의 이정표를 지나서,

 

* 고남산으로 가는 오르막 길,

   산행길 내내 불던 바람이 얼마나 다급하게 몰아치는지, 초록이 비명을 지르는 소리에

   곧 비가 올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잠시 밋밋한 소나무 숲길 바람 속으로 걷다가,

 

* 다시 마을이 보이는 언덕배기로 내려서고,

 

* 논두렁 밭두렁 같은 대간 마루금을 지나,

 

* 다시 마을길로 내려선다.

 

* 참 대간길 치고는 시시하다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실망스런 이런 길도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야 하는

   무한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것이 바로 백두대간 종주가 아닐까 싶다.

 

* 밭두렁에 아무렇게나 새워진

   백두대간을 알리는 삐딱한 이정표,

 

* 마을 앞 골목을 지나서,

 

* 언덕배기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출렁이는 대간 길은 다시 이어진다.

 

* 잠시 오르락 내리락 숨가쁘게 걸은 걸음은

   구절초 피어 있는 언덕배기에서 선두팀과 마지막으로 잠시 쉬어간다.

 

* 잠시 쉬고 나서

   마지막 고남산을 오르는 비탈길을 치고 올라가다가,

 

* 돌아 보니

   따라 오던 선두팀 일행의 기척이 들리지 않는다.

 

* 가파른 길 잠시 치고 올라

   능선에 올라서니 단풍이 곱게 물들어간다.

 

* 능선길 걸어 고남산 가는 바위길,

   종일 찌푸리고 있던 날씨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 전망 바위에서

   돌아보니, 뿌연 가을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 빗방울을 피해 카메라를 감추면서

   고남산 정상 오르는 나무 계단에서 돌아본 풍경,

   잠시 돌아보고 고함을 질러보지만, 따라 오던 일행들의 기척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다.

 

* 통신탑이 세워진

   고남산 정상에는 비바람이 거칠다,

 

* 고남산 정상에서 바라본

   걸어온 대간 길이 은은한 한 폭의 그림처럼 이어진다.

 

* 고남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 앉아 있는 정상석을

   비를 피해 카메라를 비닐 봉지로 감추면서 사진을 찍는다.

 

고남산(846.4)은

고려 말에 태조 이성계가 왜구를 격퇴하기 위해 군사를 이끌고 이곳에 도착하여

제단을 쌓고 나서 산신제를 올리고 대승을 거두었다고 하여 '태조봉' 또는 '제왕봉'이라고 불린다.

 

* 통신탑에서 내려오는 시멘트 길을 살피며,

 

* 리본이 달리 대간 길을 찾아 내려서는 길,

   마지막 시멘트 임도를 굽이돌아 권포리를 향하여 급하게 달려 내려가면서,

 

* 좌측 전봇대 옆으로 난 다음 산행길 들머리를 보고,

   비가 내려 카메라를 비닐봉지에 넣은 터라 

   그냥 내려오다가 혹시나 싶어 카메라를 꺼내 멀찌감치 서서 찍었는데,

   뒤에 따라 오는 일행들 대부분이

   이 곳에서 다시 대간길 따라 가는 오버런 알바를 했다고 한다.

 

* 빗줄기가 점점

   차갑게 느껴지는 시멘트 도로를 속보로 내려오니,

 

* 벌써 낙엽이 깔린 멋진 풍경도 눈에 띄고,

   길가에는 밤나무에서 알밤이 떨어져 뒹구는 모습도 보이지만, 관심을 끄고 종종 걸음으로,

 

 * 전라북도 남원시 운봉읍에 있는

    권포리 마을 길가에 주차된 버스에 돌아오면서 산행길은 종료 된다.

 

권포리 마을은

조선왕조를 건국한 이성계가 고남산을 태조봉, 제왕봉이라 부르며 산 아래서 시산제를 지내고 주둔할 때

군사와 말들의 식수로 쓰던 샘터 주변에 터를 잡은 권씨 마을은 권세가 하늘에 닿도록 그치지 않는다 하여

권포리라 하였는데, 오늘날 이씨와 김씨가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한다.

 

* 오늘 걸은 대간길 트렉,

 

* 3차 대간길 고도표,

 

원래 하산 예정시간 보다 1시간 정도 이른, 오후 3시 35분경에 마을 길가에 주차된 버스에 돌아오니 버스 문이 잠겨 있고, 아무도 없는 것이 어쩌면 기사 아저씨가 차 안에서 잠을 자고 있을 것 같아, 행여 단잠을 깨울 새라 주변 창고 옆에서 행장을 풀고 잠시 기다리며, 뒤 따라 오던 일행이 내려오지 않아 전화를 했더니 통화가 안 된다.

 

잠시 후 기사 아저씨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벌써 왔는기요 하며서 차에 배낭을 두고, 저기 앞에 빈 교회에 가서 씻으라고 한다. 배낭과 짐을 차에 두고, 수도 가에 가서 씻고 있는데 버스가 여원재 쪽으로 달려가고 있다. 모든 소지품을 버스에 두고 손수건 한 장 달랑 들고 내린 터라 땀이 식어 추위를 느끼며, 잠시 기다리고 있는데 한 사람을 태운 버스가 돌아온다.

 

차에 올라 옷을 갈아 입고, 폰을 보니 같이 오던 선두팀 전화가 찍혀 있어 전화를 했더니, 여원재에서 오버런 알바를 하고 아니다 싶어 돌아서는 길이란다. 한참을 기다려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비가 내리니 하산주를 할 곳이 마땅치 않아 근처 정미소 건물 앞에 차를 세우고, 비를 피할 수 있는 창고에 식탁만 내려놓고 모두 선채로 하산 주와 저녁을 먹고, 오후 6시에 출발하여 포항으로 향한다.

 

간밤에 뜬눈으로 잠을 설치고, 산행 후에 추위를 느끼며 소맥 폭탄을 몇 잔 마셨더니 취기가 몰고 온 잠이 쏟아진다. 잠결에 다급하게 차를 한 번 세우고 다시 출발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어느새 와촌 휴게소에 왔다면서 다시 차를 세운다, 차 안에 쓰레기도 비울 겸 화장실에 다녀왔어 또 눈을 감는다.

 

주말 드라마를 보면서 연하재에 도착하여 산행대장님 차를 타고, 두호동 피자헛 사거리에 내려서 집으로 달려 오니, 마눌이 저녁을 해놓고 기린다. 느긋하게 저녁을 먹으면서 버스에서 보던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 마지막 회를 이어보면서, 오늘 백두대간 3차 산행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4.10.12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