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 7구간 (황장재~ 대둔산~ 주왕산 왕거암~ 피나무재)
솔길 남현태
이번 주말부터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브라질 수도 '리우'(리우데자이네이루)에서 제 31회 올림픽이 열려, 열기를 더해가는 미국 대선 레이스와 북한의 핵 미사일 발사 등 테러로 얼룩진 어수선한 지구촌을 신선한 스포츠로 달구기 시작하여 세계인들의 밤 잠을 설치게 한다. 개막식 하루 전에 벌어진 축구 예선전에서 대한민국이 약체 피지를 상대로 8대 0으로 대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해낸다.
북한이 연이어 쏘아대는 핵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경북 성주군에 '사드' 배치를 한다고 하니, 북한과 중국이 발끈하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방해 공작을 펼치기 시작한다. 이런 와중에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어리석은 일부 야당 의원들이 동조하여 적국인 중국의 품 안으로 건너가 국가 안보를 놓고 반대를 위한 협의를 한다고 한다. 사상이 꼬름한 일부 정치권의 이간질로 들끓고 있던 민심이 잠시나마 신선한 올림픽 쪽으로 솔리고 있는듯하다.
서울이 36도까지 올라가며, 연일 전국을 달구고 있는 찜통 더위가 절정에 이른 8월의 첫째 주말, 이런 무더위 속에서도 계절은 어김없이 일요일이 가을이 시작 된다는 '입추'를 가리킨다. 하기 휴가철인 지난 주와 이번 주에는 산행계획을 세우지 않았는데, 무더위 속에서 낙동정맥 한 구간을 줄여 보자는 뜻이 모아져 출발을 하게 된다.
이번 주에 산행하게 될 낙동정맥 7구간은 경북 청송군의 황장재에서 출발하여, 대둔산을 거쳐 주왕산 국립공원의 출입금지 구역인 동쪽 능선을 따라 피나무재까지 이어지는 여름산행 치고는 만만치 않아 보이는 약 26Km의 거리에 업 다운이 제법 있는 코스로 무엇보다 전국을 녹이고 있는 무더위가 고난의 산행 길을 예상하게 한다.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일찍 산행을 마치기 위해 토요일 밤 12시에 출발하기로 하여 준비 후 약속 장소로 나가서 잠시 기다리니, 세 사람이 탄 당산님의 차가 도착한다. 어둠 속으로 동해안 7변 국도를 달려 남정면 장사리에서 좌회전하여, 사암리를 거쳐 달산면으로 넘어가는 꼬불꼬불 한 고갯길에서 자동차 불빛에 눈이 부시는지 더듬더듬 뛰어가는 산토끼를 보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언제부터 인가 고양이가 맹주가 되어버린 산천에서 멸종 위기에 몰렸던 산토끼와 꿩들이 최근 들어 가끔 눈에 띄는 것을 보면 개체수가 차츰 늘어나고 있는 듯하다.
새벽 1시 45분경에 산행 날머리인 피나무재에 도착하여 주차를 하였으나 1시 30분에 만나기로 약속 한 택시가 보이지 않아 전화를 하였더니, 피나무재 바로 아래 위치한 청송군 부동면의 개인택시 기사 아저씨가 깜빡 잠이 들었다고 한다. 잠시 후에 도착하는 택시를 타고 청송군 진보면을 거쳐 산행 출발 지점인 황장재까지 이동하는데, 길이 익숙한 택시는 어두운 밤 길을 잘도 달린다.
약간 내리막 커브 길을 손 살 같이 달려 내려가는 도중에 도로에 나와 앉아 있는 검은 색에 하얀 점박이 고양이 새끼 두 마리가 눈에 띄어 움찔하는 순간 바로 차 밑으로 들어가는 것 같더니, 뒷 타이어에서 '퍼벅' 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택시 기사 아저씨는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냥 달린다. 약 50여분간 거리인 피나무재에서 황장재까기 택시비는 6만원이라고 한다.
황장재에 도착하여 택시에서 내리니 사방이 깜깜하여, 준비해온 아침을 먹기 위해 밝은 곳을 찾아 휴게소 쪽으로 내려오니 휴게소 안에 사나운 개들이 정신 없이 짖어대며 근처에는 접근조차 못 하도록 한다. 개 짖는 소리를 피해 멀찌감치 외롭게 있는 가로등 불빛 아래로 가서 둘러앉아서 김밥과 유부초밥 등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3시 20분경에 다시 황장재로 올라와 산행 들머리를 못 찾아 잠시 어둠 속에 살피다가 등산로 폐쇄를 알리는 안내판 뒤쪽으로 들머리 길 찾아 촉촉한 이슬 자욱이 내려 앉은 산자락에 랜턴을 비추어가며 오르기 시작한다.
황장재(405m)는 경상북도 영덕군 중서부의 지품면과 청송군의 경계 지역에 있다. 임물현, 임물령, 임울령, 임울현 또는 황장재산이라고도 불린다. '황장재'라는 명칭은 궁궐의 건축 자재로 쓰던 질 좋은 소나무인 황장목을 함부로 벌채하지 못하도록 입산을 금하였던 산인 '황장봉산'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영덕과 안동을 이어주는 34번 국도가 고갯마루를 지나간다.
무더운 날씨를 대비하여 얼음덩어리들로 가득 채운 묵직한 배낭을 메고 깜깜한 어둠 속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 그나마 새벽 바람이 제법 시원하게 불어주어 시작하는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진다.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세워진 곳을 통과하니, 여기서부터는 주왕산 국립공원 출입금지 구역으로 2008년 3월 1일부터 내년, 2017년 2월 28일까지 출입을 금지한다고 한다.
어둠 속에서 만난 동자꽃 모습에 플래시를 터트리며 몇 장 담아보고, 대둔산으로 향하는 길 날은 점점 밝아와 랜턴 불을 끄고 걷는다. 사방이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대둔산 정상에 도착하여 배낭을 풀고 잠시 쉬어간다. 날이 밝은 대둔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보고, 수목 사이로 빨간 얼굴을 내미는 아침 햇살을 받으며, 이어지는 발걸음은 태행산으로 가는 길로 잘 못 접어들어 잠시 알바를 한다.
산행지도 상으로도 분명히 태행산에서 잠시 돌아 내려와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정맥 길이 이어져 있는데, 대둔산 정상에서 아무런 생각 없이 사진을 찍으면서 쉬고 있다가 앞쪽으로 길이 있으니, 꾸벅꾸벅 그냥 걸어가고 따라 간 결과라고 해야겠다. 그래서 여러 명이 함께 가는 산행 길에는 지도를 잘 보지 않고 서로 믿고 방심하여, 길만 보고 걷다가 자주 알바를 하게 되는 편이다.
무덤이 있는 삼거리로 돌아내려와 알바를 한 기념사진을 찍고, 무덤가에 곱게 핀 꼬리풀 꽃을 몇 장 접사 해본다. 대둔산을 내려서며 아침 햇살이 파고드는 우거진 능선 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낙동 마루금은 주왕산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듯한 문 바위가 나오고 우회하는 등산로가 따로 있긴 하지만, 일부러 바위 사이를 통과해 본다.
어수선한 문바위 주위 풍경을 돌아보고, 이어지는 발걸음은 다시 바위 사이를 통과하더니, 내기사 저수지 갈림길이 있는 두고개인 듯한 목쟁이에 내려선다. 두고개 이정표에는 주왕산 봉우리의 하나인 먹구등이 0.7Km 남았음을 알린다. 잠시 오르막 길 걸어 먹구등(846.m)에 올라서서,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명동재 1.5Km 남았음을 알리는 먹구등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우거진 초목 속으로 이어지는 주왕산 마루금 길, 길가에 여기저기 돋아난 버섯들 속에서 모양이 누런 빵처럼 먹음직스럽게 생긴 놈을 골라 사진에 담아보고, 잠시 가파른 길 올라 낡은 헬기장이 있는 명동재(868m)를 지나, 평온한 마루금 길은 차츰차츰 고도를 낮추어 느지매기재에 내려선다.
여기 느지매기재에서 우측으로 얼마 전까지 주왕산의 전기 없는 마을로 남아있던 내원동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었는데, 지금은 등산로가 폐쇄되었으며, 작년 가을에 혼자 단풍을 찾아 살금살금 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느지매기재 이정표를 뒤로하고 왕거암으로 향하는 발걸음 이제 기온이 서서히 올라 오르막 길에서는 숨이 턱턱 막혀오고 등허리에 땀이 줄줄 흘러 내리기 시작한다.
길가에 곱게 핀 각시원추리에 잠시 걸음 멈추어 가며. 왕거암 삼거리에 도착하여 배낭을 풀어놓고 0.3Km 거리에 있는 오늘의 최고봉인 왕거암(907m)에 다녀오기로 한다. 길가에 빨갛게 핀 새며느리밥풀 꽃에 검음 멈추고 잠시 몇 장 접사를 하면서, 주왕산의 최고봉 왕거암(907m)에 도착한다.
왕거암(907m)은 경상북도 청송군의 부동면 상의리에 있는 산이다. 주왕산국립공원 지구 내에 있으며, 지구 안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산을 경계로 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가 구분된다. 산 정상부에 큰 바위가 있다. 이 바위 자체를 왕거암이라고 하기도 한다. 왕거암의 유래를 알 수 있는 문헌은 잘 확인되지 않는다. 조선지형도에서 유일하게 '왕거암'이 표시되어 있는데, 현재보다 서쪽 갈전 부근 약 800m 고지에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다. 명칭은 산정상에 있는 바위 형상을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왕거암이라고 하기에는 하찮아 보이는 작은 바위가 고작인 왕거암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보고 장거리 산행에서 배낭 무겁다고 가꼬오지 말라 해도 산행길 마다 꼭 챙겨오고야 마는 당산님의 시원한 막걸리로 정상주를 마시며 잠시 쉬어간다. 왕거암 정상에 핀 노란 마타리 꽃 사진에 담아보고 삼거리로 돌아내려와 대궐령으로 향한 걸음을 재촉한다.
길 가에 삼층 석탑처럼 생긴 바위를 지나고, 바위 아래 비를 피하여 비박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 평상처럼 넓게 생긴 이 바위는 '제단바위'라고 한다. 잠시 가파른 길 치고 오르니 빼곡한 갈참나무 숲 아래 융단처럼 푸른 초윈이 펼쳐진 대궐령에 올라서고, 넓은 대궐령에 다문다문 피어 있는 노란 각시원추리 사진에 담아본다.
대궐령(740m)은 대둔산(905m)의 산줄기가 뻗어내려 형성된 산으로, 경상북도 영덕군과 청송군의 경계 지역인 주왕산국립공원의 동쪽 끝자락에 있다. 옛 이야기 속에 나오는 중국 당나라 때 진의 후손인 주도가 진의 회복을 도모코져 스스로 후주천왕을 자처하고 군사를 일으켰다가 패하여 이곳 주왕산으로 숨어 들었을 때 영덕지방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하였던 곳이 바로 이곳 산상분지인 대궐령이다.
정상부는 넓은 산상분지의 초원을 이루고 있고 갓바위 전방대에서 동편자락을 굽어보는 마음은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맑은 날이면 동해의 푸른 물결을 볼 수 있고 해맞이 산행지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정상부는 축구장만큼 넓은 평지에 마치 부드러운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넓은 풀밭을 이루고 있다. 대궐령은 임금이계신 곳을 둘러서 이어진 산봉우리를 가리키는 것이라 하며 일반적인 고개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산줄기의 높은 곳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할 법하다.
갓바위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 데크에 도착하여 행장을 풀어 놓고 푹 쉬어가기로 한다. 조망이 좋은 날은 멀리 동해와 걸어 온 명동산 풍차들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데, 오늘은 날씨가 하도 더워서 인지 뿌연 수증기가 피어 올라 조망이 흐릿한 것이 유감스럽다. 살짝 당겨본 주왕산 갓바위는 그 동안 산행을 자주 다닌 곳인데, 지금도 출입금지 구역으로 되어있다.
갓바위산은 주왕산 국립공원의 동편 끝자락에 위치해 있고 영덕과 청송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낙동정맥 마루금에 위치해 있다. 정확한 이름은 대궐령(740m), 정상 동편 아래에 갓바위가 있음으로 해서 갓바위산이라 불린다. 갓바위는 마치 사람이 갓을 쓴 모양을 하고 있다지만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일수도 있다. 갓바위 아래에 있는 마을이 입암마을로 갓바위 마을인 셈이고 마을에선 옛부터 이 바위를 신성시 여겨왔다. 정상부는 넓은 산상분지의 초원을 이루고 있고 갓바위 전방대에서 동편자락을 굽어보는 마음은 시원스럽기 그지없다.
아무도 없는 갓바위 전망 데크 위에서 행장을 풀고 신발을 모두 벗어놓고, 간식과 과일을 먹으며 느긋하게 쉬어가기로 한다. 오늘 산행 길에서 사람이라고는 그림자도 보지 못했으니, 하기야 이렇게 무더운 날 얼빵하게 골빈 얼간이들이 아니고서야 누가 산에 오랴 싶다. 간식을 먹은 후 모두 전망 데크 위에 드러누워 간밤에 잠을 자지 않고 온 터라 졸리는 눈을 감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오늘이 입추라고 하더니, 어느새 가을이 온 듯 파란 하늘에 흰구름은 몽실몽실 떠 다니는데, 이글거리는 태양은 따갑게만 느껴진다. 약 1시간 가까이 데크 위에 머물다 보니, 날은 점점 뜨거워지고 모두 일어나 약 10Km 정도 남은 길을 마무리 하기 위해 행장을 꾸린다.
갓바위 전망대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초록 융단 깔린 숲길 걸어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걸음은 바위들이 박혀있는 가파른 비탈길 올라가면서 바람기 별로 없는 무더위에 가쁜 숨소리와 비지땀을 왕창 쏟아내게 하더니, 햇볕에 달아 후끈거리는 시멘트 헬기장이 있는 798봉에 올라선다.
모두가 이 곳을 힘들게 올라와 쉬어 가면서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 무명 봉우리의 소나무 가지에는 오색 리본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잠시 기념사진 찍어보고, 이어지는 걸음은 가파른 길 내려와 작은 돌탑이 있는 아늑한 목쟁이를 지난다. 울창한 숲 속으로 오르락 내리락 조금은 지루하게 이어지는 능선 길은 잠시 가파르게 오르더니, 주산재(별바위 삼거리)에 올라서고 걸음은 우측 별바위 쪽으로 향한다.
주산재에서 별바위 오르는 가파른 길이 무더운 날씨 탓인지, 오늘 따라 높아만 보이고 발걸음은 무겁게 느껴진다.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라고 할 수 있는 별바위에 올라서니, 발아래 멀찌감치 주산지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짙은 녹음으로 둘러싸인 채 가뭄에 물이 많이 줄어 있는 주산지는 삼복 더위에 졸고 있는 듯하다.
별바위에서 바라본 통천문 바위와 피나무재 쪽으로 이어지는 걸어 갈 마루금 풍경이 아련하게 펼쳐지고, 우측으로 주왕산 쪽 풍경은 뜨거운 햇살에 피어 오른 뿌연 수증기가 답답한 여운을 남긴다. 더운 날씨에 바람은 별로 없지만 조망이 시원한 별바위에서 잠시 가쁜 숨 소리 가다듬고, 잠시 시원한 조망 둘러본 후 기념사진 찍어보고, 그늘이 있는 곳에서 쉬기로 하고 걸음을 재촉한다.
별바위 내려서는 가파른 길 따라 통천문 바위 그늘에 도착하여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주왕산 통천문 바위는 아래쪽은 절벽이라 살금살금 다가가서 인간세상을 내려다 보고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좌우 경사가 확실한 마루금 따라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더니, 바위 돌을 쌓아 올린 산성처럼 생긴 바위 능선 아래를 지나고, 맑은 하늘에 구름이 조금 덮이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후두둑 후두둑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배낭 커버를 씌우고 비닐 봉지로 카메라를 똘똘 말아 싸면서 무더운 날씨에 찾아 온 반가운 단비를 온 몸으로 흠뻑 맞이 준비를 했는데, 아쉽게도 비는 그리 많이 내려주지 않고 감질나게 찔끔거리면서 풀 잎에 이슬을 지운다. 풀잎에 맺힌 이슬이 옷깃을 스치니 시원하게 느껴지는 길 따라 다 왔나 싶으면 또 하나가 앞을 막아서고, 마지막 푹 꺼진 안부에서 가파르게 치고 오르는 547 봉우리는 쪼끔 남은 기력을 몽땅 내려놓으라고 붙들고 늘어진다.
반가운 2차선 도로가 가로 놓인 오늘의 종점 피나무재에 도착하여, 당산님이 자동차를 가지고 오는 동안 철망을 통과하여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가는 다음 구간 들머리를 확인을 하고 국립공원 출입 금지구역을 알리는 피나무재 표지판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아침 3시 20분경에 캄캄한 황장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약 26.5Km 거리에 무려 12시간 23분이나 소요된 무덥고 지루한 산행을 마치고 피나무제에 도착하여, 소나기를 맞아 끼꿉한 행장을 풀고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은 아침에 오던 동해안 7번 국도는 여름철 피서객들로 인하여 교통이 막힐 것으로 예상되어, 청송군 부남면 쪽으로 차를 돌려 오는 도중에 땀을 씻을만한 개울을 찾아보지만, 올 여름엔 날씨가 워낙 가물어서인지 개울 마다 물이 거의 말라 있다.
몇 년 전에 물놀이하던 개울가에 도착하니, 개울 바닥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 있고, 말라가는 개울물은 시커멓게 오염되어 있어, 하는 수 없이 피서객들이 모이는 죽장 계곡을 기대하며 죽장면 쪽으로 차를 돌려보지만, 도착한 죽장 계곡에도 물은 별로 없고 웅덩이 같이 고인 물에 몰려든 피서객들만 가뭄에 올챙이처럼 북적 인다.
하산 주를 할 식당을 살펴가며 포항으로 오는 도중에 기계 면에 들러 식당을 정하고, 식당 화장실에 차례대로 들어가 시원하게 냉수욕을 하고 나와 삼겹살을 구어 출출해진 배를 채워가며 푸짐하게 하산 주를 나눈다. 느긋하게 저녁을 먹으며 하산 주를 마치고 저녁 7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포항으로 돌아오면서, 삼복더위 속에 출발한 낙동정맥 7구간 산행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 해본다.
(2016.08.07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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