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척봉 가는 길
솔길 남현태
여름 내 찌든 잎새 떨어지는
벚나무 가로수 길 지나
바람 고요한 더운 오르막 길
길가 금줄 친 송이 밭
굶주린 산모기 달려든다
참나무 숲 속 파고드는 햇살
금방이라도 잡풀 녹여버릴 듯
자글자글 가을 빛
유서 깊은 등산로 따라
더딘 걸음 하늘재 오른다
짙은 녹음 아래 낙엽 펼친
천령산 넓은 능선
간간히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
지겹게 따라 오다
한 순간에 사라진 산모기 떼
해발 칠백 여 미터 산정
떨어진 밤 기온에
입 삐뚤어진 모기 비웃으며
넓은 헬기장 건너
우척봉 산정에 걸음 멈춘다.
(2017.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