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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 3구간 (천안 분기점~ 돌고개~ 고려산~ 덕고개~ 요셉의마을)

호젓한오솔길 2018. 1. 6. 19:47

 

금북정맥 3구간 (천안 분기점~ 돌고개~ 고려산~ 덕고개~ 요셉의마을)


                                                                         솔길 남현태


한반도 상공을 덮은 북극의 찬 공기가 73년 만에 12월 중순에 한강물을 꽁꽁 얼렸다고 하는 때 이른 강추위가 몰아친 이번 주에는 주중에 벌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길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것 같다. 손님을 초대해 놓고 주인은 집을 비우는 외교 결례를 서슴지 않는 중국은 마치 한국을 자기네 속국 정도로 만만하게 여기고, 미리 계획된 길들이기 외교 전술에 어리석은 좌파 정부가 제대로 걸려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국빈을 마중하는 공항에 격이 낮은 차관보가 나오더니, '왕이' 중국 외교 부장이라는 사람은 회담장에서 '국빈'인 문대통령에게 악수를 한 뒤 '동격 인 냥' 팔꿈치 툭툭 치고, 정상회담 후에는 공동으로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도 없었고 공개 만찬사도 한 줄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중국에 갔을 때 시진핑 주석의 입이 귀에 걸리듯 흡족해 하던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국빈 대통령이 중국에서 머문 3박 4일 동안 열 끼 식사 중에 국빈만찬 1번과, 충칭시 방문 때 당서기와의 오찬 1번, 딱 두 끼 식사만을 대접받고, 나머지는 모두 제돈 주고 혼 밥을 하는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초라한 외교 길이었다고 한다.


모든 것이 '자업자득'인 듯하다. 박근혜 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사드 배치를 반대하면서 거리 투쟁을 일삼다가 그것도 모자라 좌파 국회의원들이 사드 배치를 고자질하러 중국으로 쪼르르 달려가더니, 집권을 하고 나서는 그렇게 반대하던 사드 배치를 해놓고, 중국의 경제 보복을 당하고 있는 지금에 와서는 대통령이 사드 배치가 북핵 방어용이라는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으로 달려가 스스로 소국이라 자칭하며 애걸복걸 매달리는 꼴이 참으로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은 이랬다 저랬다 하는 우리 좌파 정부를 얼마나 우습게 보았으면, 국빈인 대통령을 따라 다니는 사진 기자들을 한낱 나졸(공관원) 나부랭이들이 한쪽으로 끌고 가서 구둣발로 개 잡듯이 짓이기는 집단 구타를 할 수가 있을까 싶다. 여러 가지로 굴욕적인 수모를 당하고 돌아온 이번 한중 외교를 놓고 천지분간도 못 하는 좌파들은 쪽 팔리지도 않은지 이번 외교가 성공적이었다고 '자화자찬' 하면서 대대적으로 언론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옛날부터 겉과 속이 다른 중국은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북한편을 들어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적국이다. 처음부터 씨알도 안 먹히는 중국과의 외교로 북핵을 해결하려고 하는 어리석은 정부는 이번에도 한류 스타들을 총 동원하면서까지 분위기 잡아가며 별 아양을 다 떨어 보았지만, 결국 할 말은 다 못하고 중국의 비위나 맞추어주고 돌아온 굴욕적인 정상회담으로 우방인 미국과의 사이만 더 멀어지는 듯하다.


북핵 당사자인 한국 대통령이 적국인 중국에 가서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로 안 된다며 북한편을 들어 미국에 군사 옵션을 포기하라고 전세계에 공표하였으니,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에 지쳐있다가 다시 힘을 얻은 김정은이 이제 안심하고 장거리 핵 미사일을 쏘아 올릴 기회를 주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에, 미국의 선택은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을 선제 타격하여 괴멸시키는 한반도에 전쟁을 몰고 오던지, 아니면 개밥에 도토리 같은 한국을 버리고 북한과 타협하여,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단시키는 조건으로 한반도에서 발을 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의 핵 인질이 된 남한 사람들은 김정은이 지배하는 암울한 세상에서 살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가 된다.


생각하면 할 수록 골치만 아픈 세상사 속에서 이번 주에 산행하게 될 금북정맥 3구간은 지난 번에 산행을 마친, 경부고속 천안분기점에서 옥자봉, 돌고개, 한치고개, 굴머리고개, 애미기고개, 고려산, 고등재, 비룡산, 에머슨CC, 덕고개, 요셉의 마을까지 약 17Km 거리에 별로 볼거리도 없는 나지막한 야산들로 이어진 짧은 거리를 오르내리다가 일찌감치 산행을 마치고, 오는 길에 망년회 겸 정기 총회를 하기로 한다.


일요일 새벽 05시에 포항시 북구 장량동 두산위브 사거리에서 3명이 타고 출발한 버스는 부산프라자,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천령산 막걸리, 양학 육교, 한방병원, 승리아파트, 공대정문, 지곡 롯데마트에서 마지막 대원들을 태우니, 참여한 인원이 지금까지 산행 중에서 제일 적은 13명이라고 한다. 버스 차비가 85만원인데, 오늘 회비가 65만원이니 산악회 운영이 점차 어려워진다는 생각이 든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휴게소에 한번 들렸다가, 아침 8시 35분경에 지난 번에 하산을 한 경부고속도로 천안 분기점 건너편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니, 현재 기온이 영하 7도라고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 그리 춥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며, 간밤에 온다던 눈도 오지 않아 퍽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자 산행 준비를 마치고 간단하게 기념사진을 찍을 후 고속도로 뚝 아래로 난 길을 걷던 걸음은 넓은 공터를 지나 그저께 내린 잔설이 조금 붙어있는 나지막한 산자락으로 접어드니, 오늘의 최고봉인 고려산이 6,63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낙엽 내려앉은 야산 오르막 길 오르니, 펼쳐지는 낙엽 능선 길에서 마주 올라오는 밝은 햇살이 반갑게 느껴진다.


정겨운 낙엽 바스락거리는 능선 길 따라 잠시 분주하게 이어지던 걸음은 옥자봉(210m)에 올라서니, 모두 몸에 열기가 오르는지 것 옷을 벗기 시작하고, 이어지는 나지막한 능선 길은 건너편에 커다란 물탱크와 2차선 도로가 가로지르는 돌고개에 내려선다.


천안 제 5산업단지 공업용수를 저장한 석곡 배수지 앞을 지나 후미 몇 사람을 제외한 모든 대원들이 도로에 내려서고, 등산로 폐쇄를 알리는 울타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절개지 언덕배기로 올라선다. 공업용수 저장 물탱크 뒤쪽 언덕배기에서 바라본 전경은 걸어온 산봉우리들이 겨울 햇살 아래 아련히 펼쳐지고 사늘한 아침 공기가 얼굴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어지는 햇살 다사로운 능선 길은 벌목을 하여 방초 널브러진 밋밋한 능선에 음지에는 잔설이 남아 있고, 오르내림이 완만하여 겨울 소풍을 나온 듯한 느긋한 발걸음이 이어진다. 마치 동네 뒷산 같은 구릉 길은 골짜기에 작은 마을이 박혀있는 한치고개를 지나고 잔설이 제법 남은 음지길 오르니, 조망이 확 트인 장소에 특이한 모양으로 잘 단장된 묘지 뒤를 지난다.

 

별로 볼거리도 없이 그냥 오르내리며, 여기저기 벌목을 한 능선을 따라 좌측으로 마을이 보이는 능선 길 내려서니, 잘록한 임도가 가로 놓인 '애미기고개'에 내려선다. 고려산 정상이 0.9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진 애미기고개를 건너고, 고려산 오르는 길에서 바라본 우측으로 멀리 지난 번에 하산을 한 동우아파트 모습이 눈에 들어와 정맥 길 능선 주위 풍경들 살짝 당겨본다.

 

고려산 오르는 능선 길은 그래도 명색이 오늘의 최고봉이라고, 잠시 가파른 길 치고 오르다가 멋진 낙엽 능선 길 내려서다가 살며시 솟구친 능선은 정상에 넓은 산성 터에 낙엽 가득 내려 앉은 고려산(307m) 정상에 올라선다. 고려산 정상을 알리는 작은 팻말이 높은 나무에 달려있는 고려산 정상의 돌탑 앞에서 선두팀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본다.


기념사진 찍으며 잠시 머물던 고려산 정상에는 나당연합군에 의해 사비도성이 무너진 후 백제 부흥군이 3년에 걸쳐 항쟁을 한 본거지의 하나였던, 고려산성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넓은 고려산 정상을 뒤로하고, 내려서는 낙엽 길은 산 높이 보다 제법 가파르게 내려 걸음은 넓은 도로가 가로지르는 고등재에 내려서서 선두팀이 양지쪽에 앉아 점심을 먹는 동안 따라 오던 대원들이 추월하여 간다.


양지쪽에서 점심을 먹은 후 고등재 도로를 건너고, 잠시 잔설이 남은 오르막을 밟아 올라오르는 길은 땀이 식어버린 몸은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다시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낙엽 능선길은 음지에는 남아 있는 잔설 구간을 지나고, 부드럽게 오르내리는 능선길은 잠시 가파르게 낙엽이 조금 미끄럽게 느껴지는 고등고개로 내려선다.


이어서 앞에 가는 낯선 산님들을 만나기 시작하는데서울에서 온 금북정맥 팀이라고 한다. 낙엽과 눈이 미끄러운 음지 비탈 길을 지나니,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비룡산(249m) 연수원 삼거리에 도착한다. 바람의지 되는 곳에서 대원들이 점심을 먹고 간다고 하여, 고등재에서 미리 점심을 먹은 선두팀은 먼저 걸음을 재촉한다.


낙엽 길 따라 잠시 이어지던 걸음은 앞이 훤하게 트이더니, 자동차들이 많이 세워져 있는 에머슨CC 넓은 주차장을 통과한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골프를 치러 많이 왔는가 보다 하면서, 주차장을 지나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길은 앞서가는 서울 산님들이 많이 보인다.


골프장 도로에서 좌측 봉우리로 오르는 길은 앞에 길게 늘어선 서울 산님들을 한 사람 한 사람 추월하면서 지나간다. 경부선 철도와 국도 1호가 가로 막은 덕고개에 내려서서, 철길을 건너려고 지도를 따라 우측으로 가다가 트랙이 경로이탈이라며, 좌측에도 건너는 길이 있다고 하여, 다시 좌측으로 잠시 내려 가다가 길 옆에 설치된 높은 철망을 타고 넘어 경부선 철도를 무단으로 횡단한다.


경부선 철도를 건너서 돌아 올라 오다가 1번 국도는 아래쪽으로 난 터널을 통과한다. 개소리 요란한 농가 앞에서 우측으로 틀어 잔설이 하얀 산자락을 밟으며 오르는 길은 주위 농가에 매어 놓은 개들이 달려들 듯 설치며 짖어댄다. 언덕 위에 올라서서 서울 쪽으로 가는 경부선 철도와 1번 국도의 아련히 멀어져 가는 모습 잠시 바라보고, 꼬불꼬불 희미한 능선을 찾아 잠시 이어지던 걸음은 임도에 철문이 달려 있는 고개에 도착하니, 여기서부터 6.8Km 정맥 길은 군부대(탄약고)가 있어 출입이 통제되어 산행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좌측으로 전의면 요셉의 마을 쪽으로 탈출하여, 오늘 산행을 끝내고 다음 산행에서 군부대를 지난 지점인 양곡리 마을에서 다시 올라가야 한단다. 마을 쪽으로 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길은 요셉의 마을 앞을 지나고, 인기척이 없는 조용한 마을 길 따라 잠시 이어지는 걸음은 군부대로 들어가는 길과 만나는 지점에 내려서서 버스기사에게 연락을 하고 양지바른 무덤가에 앉아 기다리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산행거리도 짧고 오르내림도 유순하여 생각보다 수월한 약 16.5Km 산행 길에 4시간 30분 정도 소요된 짧은 산행을 마치고, 선두팀 오후 1시경에 하산을 하여, 버스기사님에게 전화를 하고 양지바른 무덤가에 앉아서 과일과 간식을 먹으면서 버스를 기다린다. 잠시 후에 버스가 도착하여 하산 주를 마시며 기다리는 동안 대원들이 모두 하산을 완료하여 바로 포항으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에 TV 뉴스를 보니, 이번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외교가 삼전도 치욕보다 더한 굴욕적인 조공 외교였다는 야당과 사드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성공적인 외교라고 자화자찬하는 청와대의 지저분한 홍보 뉴스 속에 서울 이대 목동병원에서 신생아 4명이 동시에 심정지로 사망했다는 의료사고 뉴스가 나와서 세상을 당황하게 한다. 


포항으로 돌아와 남구 오천읍에 회원님이 운영하는 식당에 들러 뼈다귀 탕을 시켜놓고 하산주 겸 정기총회를 하는데, 모든 면에서 부족한 내가 회장으로 선출되어 책임을 무겁게 한다. 하산주 겸 정기 총회를 마친 후 아침의 역순으로 시내를 경유하며 회원들을 내리고, 종점인 두산위브 사거리에 내려서, 취하여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오면서 금북정맥 3구간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7.12.17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