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4구간(양곡교~차령고개~태화산~갈재고개)
솔길 남현태
전국을 꽁꽁 얼리던 북극 한파가 한동안 설치고 지나간 뒤에 며칠 포근하게 풀린 날씨가 토요일이 일년 중에 가장 춥다는 '대한'이라고 하니 왠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날씨가 포근하게 풀린 이번 주말에는 토요일에 인천에 살고 있는 여동생이 사위를 본다고 하여, 가족이 모두 인천까지 결혼식에 다녀오고, 일요일 새벽에는 우리 고운산정 산악회의 금남정맥 4구간 산행에 동참하기로 한다.
토요일 아침 6시부터 운전을 하여 인천 결혼식에 갔었는데, 조금 풀리기는 하여도 바람 끝이 차가운 날씨가 사방에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것이 포항에서는 별로 느껴보지 못한 미세 먼지라고 한다. 촌놈이 오래간만에 수도권으로 운전을 하고 가다 보니, 경인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에 파란 차선이 버스 전용 차선임을 망각하고 그냥 달리다가 아차 하는 생각이 들어 얼른 2차선으로 내려서기는 했는데, 교통 카메라에 찍힌 것 같아 영 찜찜한 기분이 든다.
결혼식을 마치고 저녁 8시가 가까워지는 조금 늦은 시간 포항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 대충 배낭을 꾸려놓고 잠시 주말 드라마를 보다 새벽 3시에 알람을 맞추어 두고 평소 보다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에 일어나 산행준비를 하고 약속 시간에 맞추어 두산위브 사거리로 나가는 길에 날씨가 그리 차갑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산행을 하게 될 금북정맥 4구간은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의 지난 번에 산행을 종료한 '요셉의 마을' 지점에서부터 군부대가 있어 출입이 제한된 약 6.8Km 지점을 건너 뛰어서 마루금을 이어가게 되는데, 양곡리 마을 앞 양곡교에서 약 2Km거리의 금북정맥 마루금에 접속하여, 국사봉, 국수봉, 차령고개, 봉수산, 인제원고개, 장고개, 개치고개, 섭밭봉, 곡두재, 까막봉, 태화산을 거쳐 충남 공주시 갈재고개에 도착하는 약 25Km 거리에 빨래판처럼 수 없이 오르내리는 조금은 빡신 산행이 예상된다.
약속 장소에 도착하여 잠시 기다리다가 새벽 04시 정각에 포항시 북구 장량동 두산위브 사거리에서 3명이 탑승하고 출발한 버스는 부산프라자,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천령산 막걸리, 양학 육교, 한방병원, 승리아파트, 공대정문을 지나 지곡 롯데마트 앞에서 야근을 마치고 조금 늦게 오는 대원을 잠시 기다려 마지막으로 태우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인원이 지난 번 보다는 4명이 불어난 17명이라고 한다.
산악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산행 인원이 좀 불어나 20명 이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포항이라는 좁은 바닥에서 별로 재미가 적는 목적 산행으로 회원을 충원하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포항에서 멀리 떨어진 원거리 산행에 미니버스로 운행하게 되면 경비는 절감이 되겠지만, 오가는 시간에 버스에서 많이 시달릴 것 같아 대형 버스를 고집하고는 있지만, 대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 같아 언제까지 갈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
버스에 불을 끄고 모두 모자라는 잠을 보충하면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속리산 휴게소에 잠시 들렸다가 아침 7시 56분경에 산행들머리인 양곡교 앞에 도착한다. 예상보다 포근한 날씨에 모두 차에서 내려 산행 준비를 하고 간단하게 기념사진을 찍은 후 주위에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양곡리 마을을 뒤로하고, 아침 8시경에 군부대로 인하여 끊어진 마루금을 찾아 걸음을 이어간다.
양곡교를 건너면서 부지 조성 중인 산업단지 도로를 따라 산자락에 도착하여, 아침 안개 고요한 산업단지 전경을 돌아보고 산행들머리를 찾아 잠시 숲 속으로 비탈길 따라 우측에 군부대 철망이 있는 금북정맥 마루금에 올라선다. 정맥 고갯길에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이어지는 마루금에 쌓인 낙엽 위에 잔설이 남아 있는 잘록한 옛 고개를 지나 오르내리다가 시멘트 임도를 만나고 잠시 따라 걷는다.
낙엽 위에 잔설이 남은 능선 길을 가파르게 오르고 나면, 다시 평온한 내리막 길과 낙엽 쌓인 오르막 길이 이어진다.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던 걸음은 산님들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봉우리에 올라서니 금북정맥 국사봉(402.7m)을 알리는 준.희님의 팻말이 달려있다. 국사봉 정상에서 선두팀 기념사진 찍어주고, 당산님과 자리 바꾸어 나도 한 장 찍혀본다.
까칠한 낙엽 길 따라 산봉우리 올라서면, 잔설 남는 포근한 능선 길 내려서고, 다시 낙엽 가파른 봉우리 가쁜 숨 몰아 쉬고 오르니, 눈이 얼어 미끄러운 내리막 길로 이어진다. 평온한 낙엽 능선 길 따라 잠시 가파르게 올라선 걸음은 정상이 평평한 국수봉(383m)에 도착하여,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국수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이어지는 발걸음은 까칠한 낙엽 능선 길 따라 정겹게 이어진다. 밤나무 농장길 사이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낙엽 가파른 오르막 길 올라서더니, 잠시 임도를 따라 이어지고, 잘 가꾸어진 가족 묘지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오르내리던 걸음은 천안시와 공주시를 넘나들던 차령고개에 내려선다.
지금은 산속으로 터널이 개통되어 한산해진 차령고개 커다란 표지석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민트님과 자리 바꾸어 나도 같이 찍혀본다. 아래쪽에 터널이 생기면서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린 차령고개 휴게소 옥상에서 모두 둘러 않아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차령고개에서 점심을 먹고 잠시 부른 배를 안고 가파르게 헐떡이며 오른 걸음은 철탑이 있는 봉우리를 넘어 임도가 되어버린 마루금을 따라 잠시 걷는다.
바위들이 흩어져 있는 낙엽 쌓인 봉우리 지난 걸음은 지도상으로 봉수산(366m)에 올라서니, 쌍령산 봉수대'를 알리는 안내판이 새워져 있다. 봉수대가 있었던 쌍령산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잠시 머물던 걸음은 임도가 있는 '인제원고개'에 내려선다. 인원재고개' 임도를 건너 이어지는 낙엽능선 길은 가파른 봉우리를 일진일퇴 하면서 올라서니, 그렇고 그런 능선에 쌓인 낙엽 위에 잔설이 덮인 길을 오르고 나면, 낙엽 바스락거리는 정겨운 발걸음은 끝없이 이어진다.
잔설과 낙엽 밟으며 오른 발걸음은 개치봉(421.4m)을 알리는 팻말이 달린 봉우리에 올라서니, 준.희님의 팻말과 산님들의 오색 리본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잠시 오르내리던 걸음이 리본이 달린 봉우리에 올라서니, 섭밭봉(477m)임을 알리는 팻말이 달려있다.
수목이 가려 조망이 없는 섭밭봉에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하얀 눈길과 낙엽길을 번갈아 오르내리며, 정겹게 이어지다가 잘록한 고개에 내려서는가 싶더니, 가파르게 밀어 올린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 한쪽에 바지봉(440m)이라는 팻말이 달려있다. 지도에는 이름이 없는 무명 산봉우리들 마다 명패에 적혀 있는 이런 이름들은 확실하게 고증이 된 것인지 아니면, 각자 작명을 하여 달아놓은 것인지 의심이 간다.
이어지는 내리막 길은 건너가야 할 태화산 까막봉을 바라보며, 잡목을 베어내고 소나무 묘목을 심은 벌목 구간을 지나 산속으로 '곡두터널'이 지나가는 곡두재' 임도에 내려서고, 곡두재에 세워진 이정표를 지나 두 나무가 붙어 자라는 연리지를 알리는 안내판과 선황당을 알리는 안내판을 지나 태화산을 향한 가파른 오르막길을 밟아 오른다.
잠시 잔설이 붙어 있는 가파른 길을 힘겹게 오르고 나니, 부드러운 능선 길이 이어지다가 다시 가파르게 밀고 오른 걸음은 팻말이 달린 까막봉(553m)에 올라선다. 마지막 태화산을 향하여 이어지는 발걸음은 으스러진 바위덩어리가 있는 곳을 지나는데, 일몰 시간이 한 시간 남았음을 알리는 트랭글 알람이 울린다.
벼락을 맞은 '벼락바위'라는 팻말이 달려 있고 만져보고 가면 하는 일이 모두가 대박이 난다고 한다. 고도를 높이며 눈이 제법 쌓여 있는 능선 길 올라 바위들이 어울러 있는 곳에서 갓바위 안내판이 달린 곳을 지난다. 갓바위는 옛날 한 선비가 비를 맞고 있는 작은 바위를 보고 자신의 갓을 씌워줬는데, 며칠 후 그 자리에 갓 모양의 바위가 생겼다는 전설이 적혀있다.
바위에 갓처럼 생긴 바위가 올려져 있는 갓바위를 지나 이정표가 세워진 눈 쌓인 봉우리가 태화산인 줄 알았는데, 트랭글이 소식이 없는 것을 보니 아직 더 가야 하는가 싶다. 주막봉오리 500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눈 쌓인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마루금은 다 왔나 싶으면 뒤쪽에 다른 봉우리가 나타나고, 눈 쌓인 봉우리 올라서면, 다시 이어지는 하얀 마루금 길은 리본이 주렁주렁 달린 봉우리 여기도 태화산이 아니다.
다시 이어지는 오르락 내리락 마루금은 가파르게 밀고 올라가면, 다시 이어지는 능선 길이 드디어 이정표가 세워진 태화산 삼거리에 도착하여, 약 200m 거리에 있는 태화산으로 향한다. 오늘의 최고봉이자 마지막 봉우리인 태화산 정상에 도착하니, 태화산 천자봉(670m) 임을 알리는 작은 정상석이 눈 덮인 산정을 지키고 있다.
작은 정상석과 이정표가 세워진 태화산 정상에서 당산님과 민트님 서로 기념사진 찍어주고, 나도 한 장 찍혀보고, 태화산 삼거리 봉으로 돌아 나와 오늘 처음 산행을 온 회원님이 올 때까지 잠시 기다렸다가 함께 하산을 한다. 어둑어둑 날이 저물기 시작하는 오후 6시경에 공주시 유구읍과 천안시 광덕면을 넘나드는 '갈재고개'에 도착한다.
아침 8시경에 세종특별자치시 전의면 양곡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잔설과 낙엽 쌓인 길 따라 25.38Km의 만만치 않는 거리에 9시간 54분이나 소요된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진 산행을 마치고, 차차 어둠이 내려앉기 시작하는 오후 6시경에 충남 공주시 갈재고개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후미 대원들이 하산을 하는 동안 약 1시간 정도 버스 안에서 기다렸다가 기사님이 예약을 한 식당으로 버스를 이동하여, 이곳 공주가 고향인 사무국장 당산님이 고향에 온 기념으로 찬조를 한 얼큰한 동태찌개로 저녁을 먹으면서, 부회장인 알파인님과 총무 민트님이 찬조를 한 총알오징어 안주로 푸짐하게 하산 주를 나누고 서둘러 포항으로 향한다.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버스에서 TV 뉴스를 보는데,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의 예술 공연단이 참여한다고 하여, 북한의 실세라고 하는 현송월이라는 아줌마 예술 단장이 공연 장소를 점검하기 위해 방남을 한다고 했다가 갑자기 취소하여, 저 자세로 일관하던 남쪽 좌파 정부의 속을 태우더니 오늘 방문하였다고 한다. 청와대 경호원들이 밀착 경호를 하며 복잡한 서울 시내 교통을 통제하는 등 국빈급 특별 대우에 방송사에서는 졸졸 따라 다니며 중계까지 하고 있으니 전국이 현송월 열풍으로 들썩거리는 듯하다.
북핵 저지를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으로 궁지에 몰린 북한 김정은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슬쩍 던진 신년사 한 마디에 감동을 받은 남쪽 좌파 정권은 알아서 기는 저 자세로 협상에 임하여, 선수 자격도 실력도 모자라는 북한 선수들과 무리하게 남북 단일 팀을 꾸리고, 임장식에서 개최국의 자랑스런 태극기 대신 한반도 기를 들고, 애국가 대신 아리랑을 부르게 하여 보수단체들의 반발을 싸게 되는 남남 갈등을 유발하고 있으니, 처음 김정은이 의도한 북핵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 작전에 좌파정권이 고스란히 말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세계 언론의 관심에서 올림픽 개최지인 평창은 쑥 들어가고, 올림픽 하루 전날 평양에서 열리는 북한 '건군절' 대규모 열병식과 우리 선수들의 훈련장으로 쓰일 김정은의 치적이라고 하는 마식령스키장에 솔려 있으니, 보수 야당의 말처럼 평창 올림픽이 마치 평양 올림픽으로 변모하여, 북한 김정은 체제의 선전장으로 변해가는 듯한 분위기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돌아오는 도중에 휴게소에 한 번 들렸다가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포항에 도착하여, 아침에 출발할 때 역순으로 시내를 경유하면서 대원들을 내리고, 두산위브 4거리에 내려 종종 걸음으로 집에 돌아오면서, 오늘 힘들고 지루한 산길을 함께 걸은 고운산정 회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제 4차 금북정맥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2018.01.21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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