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글

무술년 천태산 시산제 산행

호젓한오솔길 2018. 2. 3. 19:44

 

무술년 천태산 시산제 산행



                                  솔길 남현태



지난 12월 중순부터 한강물을 꽁꽁 얼리면서 기세를 부리던 올 겨울 추위가 '대한'인 지난 주말을 포근하게 넘기기에 이제는 올 겨울 추위도 고비를 넘기는가 싶더니, 이번 주에 들어와 다시 추워진 날씨가 추워도 너무 춥다는 생각이 든다. 월요일부터 강한 바람과 함께 갑자기 몰아친 한파가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수은주를 끌어내리다가 금요일을 고비로 이번 주말에도 잠시 풀린다고 한다.


'삼한사온'이라는 한반도의 겨울 특성을 무력화시키고, 최근(2012년 이후) 겨울 마다 천방지축으로 찾아오는 매서운 한파는 지구 온난화에 의한 엘리뇨 현상으로 북극의 기온이 상승하여, 북극 지방에 찬 공기를 가두는 둑 역할을 하는 제트기류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북극에 머물러 있어야 할 영하 40도에 가까운 찬 공기가 한반도 상공으로 유입되어 일주일 내내 머물러 있는 동안 서울이 영하 16도 이하로 떨어져 같은 시간 시베리아 보다 도 더 춥다고 한다.


매서운 추위 보다도 몸과 마음을 더 오그라들게 하는 것은, 촛불 여론 몰이로 정권을 잡은 좌파 세력들이 북한의 핵개발 완성으로 나라의 존폐가 걸린 국가 안보는 뒷전으로 미루고, 보수 무력화로 20년 정권을 꿈 꾸며, 오로지 적폐 청산이라는 명목으로 언론을 장악하여 보수 정적들을 척살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는 좌파 정부의 행태가 소름을 끼치게 하는 듯하다.


북핵 억제를 위한 국제 사회의 대북 압박으로 인하여, 궁지에 몰린 북한 김정은이 핵 완성을 위한 시간 벌기 전략으로 무술년 새해 신년사에서 평창 올림픽 운운하며 슬쩍 던진 한 마디에 남한 좌파 정권은 감동을 하여 온갖 난리를 떨고 있다. 벌써 북한에 핵 인질이나 된 듯이 예술 공연장을 답사하러 온 하찮은 현송월에게 국빈 대접을 하며, 터무니 없는 갑질에도 굽실굽실 저 자세로 끌려 다니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에 자존심이 상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으니, 당초 김정은의 의도한 계략에 제대로 걸려든 듯한 기분이다.


전전 정권이 어렵게 경쟁을 하여 유치한 평창 올림픽 입장식에서 주최국의 국기인 태극기 대신에 한반도기를 들고 북한과 동시에 입장을 하여, 마치 북한이 올림픽을 주최국인양 체제 선전을 해주는 꼴이 되어 많은 국민들의 반발을 싸고 있다. 남한의 여자 아이스하키 팀에 실력도 모자라고, 출전 자격도 없는 북한 선수 몇 명을 집어 넣고 잡탕 단일 팀으로 만들어 팀 전력이 약화된다고 하자, 어차피 메달권도 아니라고 하는 국무총리의 망발에 마음의 상처를 입은 선수들과 2030 젊은 세대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의 '평양 올림픽'과 여당의 '평화 올림픽'이라는 정쟁에 휩싸여, 개최지 '평창 올림픽'은 속 들어가고, 오히려 올림픽이라는 세계 무대에서 북한이 핵 완성을 증명하여, 핵 보유국 임을 인정받으려는 듯 올림픽 전날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북한군 '건군절' 행사에 등장할 것으로 보이는 장거리 핵미사일을 포함한 신무기 열병식은 세계인의 관심과 우려로 이목이 집중되는 듯하다. 


제사회와 대북 제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제에 사사건건 방해만 하는 개밥에 도토리 같은 남한 좌파 정부를 길들이기 위해 대미 무역의 장벽을 높이고 있으니 애 많은 수출 기업들만 죽을 지경인 듯하다. 냉랭한 한반도 분위기 속에 매서운 북극 한파가 강풍과 함께 휩쓸고 지나가는 동안 모두들 몸과 마음이 꽁꽁 얼어버린 이번 주에는 일요일 포항 마루금 산악회의 천태산 시산제 산행에 우리 고운산정 임원들과 함께 참여하기로 한다.


포항 마루금 산악회는 회원 상호간에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 나 보다 전체를 위해 솔선수범 하는 마음, 서로 협동하고 봉사하는 마음 이라는 2018년 3마인드 운동으로 고 품격 산악회라는 기치를 걸고, '유일무이'한 선진 산악회로 거듭 나기 위해 회원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똘똘 뭉쳐 있는 포항에서 몇 안 되는 명문 중에 명문 산악회다.


일요일 아침 6시 20분에 집 근처 장량동 웨딩겔러리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5시 30분에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하고, 마눌의 차를 타고 약속 장소로 나가서 차 안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도착하는 버스에 오르니, 우리 고운산정 금남정맥 길을 함께 다니던 기사님이라 오늘 처음으로 참여하는 산악회지만 서먹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출발지인 장성동 웨딩겔러리 앞에서 잠시 기다리던 버스는 예정된 6시 20분 정각에 출발하여, 가는 도중에 우현동 인디언 매장 앞, 용흥 현대 1차 앞, OK 카센타 앞에서 회원들을 태우고, 포항시 남구 종합운동장 호돌이 탑 앞에 도착하여 남구 회원들을 태우고, 7시에 출발하여 국도를 따라 효자, 강동, 경주 방향으로 이동한다.


가는 도중에 경주에서 고속도로에 올라, 아침을 먹으려고 경주 휴게소에 들려 버스에서 내리니, 금방 눈이라도 내릴 듯이 잔뜩 찌푸린 날씨가 세조그리하게 느껴진다. 산악회에서 준비한 따끈한 미역국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하여, 경남 양산시를 지나 고속도로에서 내려 국도를 따라 꼬불꼬불 주춤거리면서 가는 버스 안에서 속이 울렁거리는 것이 멀미가 나려고 한다.


아침 9시 38분경에 경남 양산시 천태사 입구에 도착하여 얼른 차에서 내리니, 바람이 없는 고요한 날씨가 예상외로 포근하게 느껴지는 것이 퍽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각자 서둘러 산행준비를 하고, 천태사 일주문 앞에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삼삼오오 대열을 이루며, '천태산 통천제일문'을 지나 조용한 천태사 안으로 들어서면서 산행 길은 시작된다.


좌측에 있는 고즈넉한 종각 옆을 지나 좁은 바위산 골짜기 사이에 끼어 있는 듯 전각들이 오밀조밀하게 배치된 천태사 경내를 지나는데, 커다란 바위 아래 바짝 붙여서 바위와 일체가 되게 지은 법당 건물에 눈이 간다. 조용한 사찰 경내 길을 따라 대웅전 앞에 도착하여, 천태사 대웅전 모습 카메라에 담으며 돌아보니, 대웅전 옆으로 커다란 바위 아래 암자로 올라가는 석축을 쌓은 돌계단 길이 놓여 있다.


크고 작은 건물들이 모여 있는 천태사 경내를 지나 우측에 마애불이 있는 삼거리에 도착하여, 마애불이 있는 곳으로 다녀오기 위해 잠시 걸음을 옮긴다. 커다란 바위에 등을 기대고 '무량수궁'이라는 지붕을 쓰고 앉아 있는 커다란 마애불은 2009년 6월 28일에 완공하였다는데, 돌출된 바위를 섬세하게 깎아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좌측에서 바라본 바위를 깎아서 만든 마애불 전경은 주위에 연등을 달기 위해 설치한 대나무 가설물들이 거추장스럽게 보이고 마애불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듯하다. 마애불에서 바라본 골짜기는 바위 어우러진 주위의 산세가 아름답게 보이고, 마애불 아래 단에는 똑같이 생긴 수많은 납골 탑들이 빼곡하게 세워져 있다. 대웅전 건너 편에 커다란 바위와 부처 모습 살짝 당겨보니, 석굴 법당이 있는 듯하다.

 

천태사 전경을 대충 둘러보고, 산님들 리본이 주렁주렁 오지게 달린 산행 들머리를 지나 거친 너덜겅 골짜기를 따라 천태산으로 향하는 산행길이 시작된다. 이어지는 너덜겅 길은 나무계단을 지나 독감이 걸린 바위가 흘리는 콧물처럼 하얀 얼음이 꽁꽁 달라 붙은 웅연폭포에 도착한다.


이번 강추위에 꽁꽁 얼어 하얀 미라가 되어버린 웅연폭포가 흐르는 물소리 속으로 삼키고 있는 하얀 얼음 폭포를 바라보며, 잠시 머물던 걸음 폭포 옆으로 설치한 나무계단 길을 따라 올라 전망바위에서 내려다보니, 좁은 바위산 골짜기에 깊이 박힌 천태사가 눈에 들어온다. 살짝 당겨본 천태사 모습 바라보며, 전망바위에서 잠시 머물던 걸음은 바로 위에 보이는 꿈바위를 향하여 올라간다.


잿빛 겨울 속에 솔빛 더욱 푸른 아늑한 천태사 골짜기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꿈바위에 올라서 잠시 주위를 둘러보며, 머물던 걸음은 돌을 쌓아 올린 제방이 높은 천태호 쪽으로 향한다. 천태호의 물로 발전을 하는 삼량진 양수발전소 주차장에 도착하니, 주차장 주변에 삼량진 양수발전소 안내판과 밀양시 관광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 천태호 기념비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본다. 천태호 전경 둘러보고, 꿈바위 쪽으로 돌아 나와서 능선을 따라 올라가다가 다시 천태공원 도로에 내려서고, 벚꽃나무가로수 늘어진 천태공원에서 시산제를 지내기로 한다.


날씨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걸음을 멈추니 바람이 사늘하게 느껴지는 천태공원에 모여서 천태산을 향하여 시산제 제사상을 차리고, 국민의례에 이어 마루금 산악회 회장님의 주제로 강신, 참신, 초헌에 이어 독축, 아헌, 종헌, 헌작 순으로 무술년 한해 동안 마루금 산악회의 안전한 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올리고, 삼삼오오 둘러 앉아 마지막 절차인 음복을 나눈다.


시산제를 지낸 천태공원을 뒤로하고, 천태산으로 향하는 산행 길은 금오산 삼거리를 지나 천태산으로 향하는 평온한 능선 길이 이어진다. 이곳 천태산은 천태사 입구의 골짜기에만 바위가 많은 악산이고 능선에 올라서니, 여느 산과 같이 부드러운 능선으로 이어지는 듯하다.


우측으로 천태호와 아늑한 산봉우리 너머로 펼쳐지는 낙동강 풍경, 좌측으로 금오산과 멀리 영남알프스 쪽 풍경은 갈색 잿빛 위에 푸른 소나무들이 얼룩 무늬처럼 박힌 눈이 없는 겨울 산천은 포근한 느낌이 드는 것이 어느 양지바른 산골짜기에선가 혹한의 추위를 견디고 살아난 야생화들이 졸린 눈 비비며 기지개를 펴고 있을 듯하다.


한가로운 산골 마을의 겨울 풍경은 창가에 마주앉은 노 부부의 소곤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요 며칠 혹한에 꽁꽁 얼었던 소나무들은 모처럼 풀린 햇살에 생기를 찾은 듯 웃는 얼굴에 푸른 화색이 돈다. 행복,청솔님 부부와 오늘 초면인 산님들 기념사진 찍어보고, 이어지는 걸음은 천태산 정상에 도착하니, 정상석 옆에는 먼저 온 회원님들이 기념사진을 찍느라 분주하여, 기다리는 동안 사방을 둘러보며 시원한 조망들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멀리 영남알프스 쪽 풍경을 배경으로 고운산정팀 기념사진 찍혀보고, 천태산에서 바라본 천태호 풍경은 아늑한 산중 호수가 겨울 햇살에 평화롭게만 보인다. 가야 할 부드러운 능선과 천태호가 바라보이는 아담한 천태산 정상석 옆에서 고운산정팀(호젓한오솔길, 산이좋아 대장님, 뜸달 대장님) 기념사진 찍혀보고, 후미에 서서 느긋하게 발걸음을 이어간다.


내포마을 사거리 이정표를 지나 이어지는 느긋한 발걸음들, 산정상을 피해 가는 의심이 낙엽 길은 한가롭기만 하다. 커다란 바위 아래가 움푹 파여 수십 명이 비를 피할 수 있어 보이는 신기한 자연의 조화인 '비박바위'를 지나 이어지는 능선 길은 땀이 날듯 말듯한 포근한 낙엽 길로 이어지고, 전망바위에서 걸음 멈추니, 올망졸망 산줄기들이 겨울 햇살 아래 아름답게 펼쳐진다. 


우측으로 바위들이 많이 박혀있는 천태산 풍경 바라보고, 이어지는 능선길은 좌측으로 트인 조망 바위에서 바라보니. 건너 바위가 많아 거칠어 보이는 토곡산과 푸른 물위에 햇살 잔잔한 낙동강 하류 풍경이 평화롭게 펼쳐진다. 시원한 조망바위에서 산이좋아님과 뜸달님 기념사진 찍어보고, 이어지는 발걸음은 비석봉(561.3m)에 올라서니, 앞에 가던 선두팀들이 알바를 하고 돌아 나오느라 산정이 분주하다.


비석봉에서 선두팀이 하산하기를 기다리며, 자두님이 가지고 온 따뜻한 숭늉을 나누어 마시며 느긋하게 쉬었다가 맨 후미에 붙어서 따라간다. 회원님들이 모여 있는 전망바위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낙동강을 배경으로 꼰드랍은 바위에서 독사진 한 장씩 찍고 가기로 한다.


이어지는 부드러운 바위 능선 길에서 돌아본 천태산은 바위와 소나무들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간다. 우측 골짜기 풍경 겨울 햇살에 일요일 오후가 한가롭기만 하고, 좌측 계곡 건너 울룩불룩한 바위봉우리 토곡산은 한겨울에 회색 빛 근육질을 자랑하는데, 겨울 가뭄에 물이 줄어든 파란 낙동강은 포근한 운무에 졸리는 듯하다.


낙동강이 바로 아래 펼쳐지는데,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고, 푸르러 오르는 솔길 따라 정겹게 이어지는 발걸음은 항공기가 활주로에 하강하듯 낙동강을 향하여, 차츰차츰 고도를 낮추어 간다. 회원님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조망 바위를 뒤로하고, 낙동강에 취하여 급경사 길 내려선 걸음은 묘지 사이를 지나,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낡은 펜션 앞 도로에 내려서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아침 9시 40분경에 천태사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천태공원에서 시산제를 올리는 약 6시간정도 소요된 시산제 산행을 마치고, 오후 3시 50분경에 비석골에 도착하면서 산행 길은 종료된다. 모두 버스를 타고 산악회에서 예약한 식당으로 이동하여, 각 산악회의 대표로 참여한 여러 산님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며, 마루금 산악회에서 대접하는 푸짐한 산해진미로 느긋한 하산주 시간이 이어진다. 


저녁 7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포항에 도착하여 아침에 역순으로 시내를 경우하며 회원님들을 내리고, 집 근처 두산위브 4거리에서 내려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푸근하게 느껴지는 날씨가 내일부터는 또 지긋지긋한 추위가 찾아온다고 한다. 오늘 시산제 산행을 위해 수고하신 산악회 임원진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포항의 명문 마루금 산악회와 함께한 무술년 천태산 시산제 산행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8.01.28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