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글

금북정맥 7구간 (학당고개~ 공덕재~ 백월산~ 스무재)

호젓한오솔길 2018. 4. 28. 21:57


금북정맥 7구간 (학당고개~ 공덕재~ 백월산~ 스무재)


                                                                   솔길 남현태


봄이 한창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계절에 가끔은 심술을 부리듯 아침 저녁으로 차갑게 느껴지는 날씨가 몸을 움츠리게 하지만, 주위에는 어느 새 연둣빛 신록이 물들어가는 사월도 중순을 넘기고 있다. 6.13 지방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니, 대망의 꿈을 안고 거리로 나온 후보들의 행보가 어딘지 모르게 초조해 보이고, 휴대폰에는 평소에 듣지도 못한 낯선 사람들의 문자가 쉴새 없이 날아든다.


부모 자식간에도 나눌 수 없는 것이 권력의 속성이고, 상대를 짓뭉개고 밟고 올라서야 살아남을 수 있는 비정한 정치판이라고는 하지만, 정적을 제거하기 위한 적폐청산을 목적으로 여론 조작에 의한 중상모략을 일삼는 좌파들의 정치 행태가 도를 넘어 또 다른 적폐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니, 멀지 않는 미래에 오만 방자한 그들이 적폐로 몰려 처단되는 광경을 지켜보게 될 것 같은 확실한 느낌이 든다.

 

평소에 늘 운동을 할 시간이 모자라 날씨가 좋은 날은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였는데, 지난 목요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다가 자전거 도로상에서 갑자기 달려드는 자동차에 받치어 넘어지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다행이 골절은 없고 타박상으로 절룩거리는 걸음을 병원에서 주는 진통제와 소염제로 달래며 토요일까지 어렵게 근무를 하고, 일요일 새벽에 떠나는 고운산정 산악회의 금북정맥 7구간인 약 20Km 거리의 산행이 걱정이 된다.


이번에 산행하게 될 금북정맥 7구간은 충남 청양군 청양읍 학당고개에서 출발을 하여, 오류고개, 여주재, 천마봉, 큰덕골재, 오봉산, 공덕재, 호서기맥 갈림 길인 백월산을 거쳐 충남 보령군 청라면의 스무재까지 오르내리는 그리 심하지 않는 평범한 산행 길이 예상되지만, 작년 4월에 한남정맥 길에서 끝 없이 이어지던 화사한 진달래꽃 길을 떠올리며 오늘도 잔뜩 기대를 걸어본다.


아침 5시에 집 근처 두산위브 사거리에서 출발하기로 하여, 새벽 4시에 일어나려고 했는데, 3시부터 몇 번이나 눈을 떴다 감았다 하다가 10분을 남긴 새벽 3시 50분에 깜박 잠이 들어버린다. 마눌이 깜짝 놀라면서 일어나는 바람에 눈을 뜨니 시간이 벌써 4시 30분이라 서둘러 10분만에 산행 준비를 하고 진통, 소염제를 챙겨 4시 40분에 집을 나선다.


새벽 5시 정각에 포항시 북구 장량동 두산위브 사거리에서 3명이 탑승하고 출발한 버스는 부산프라자,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천령산 막걸리, 양학 육교, 한방병원, 승리아파트, 공대정문을 지나 지곡 롯데마트 앞에서 회원들을 태우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대원이 일일 회원은 한 사람도 없고 참여한 종주 대원이 15명이라고 한다.


가는 도중에 세종시를 지나다가 길가 공원에 들러 주차하고 산악회에서 준비한 따끈한 국밥으로 아침을 먹고, 출발을 하는데 신호등 앞에서 기다리던 버스가 가속 페달을 밟아도 앞으로 잘 나가지가 않고 비실 비실거려 모두의 속을 태운다. 여러 번 길가에 멈추면서 어렵게 아침 9시 50분경 지난 번에 하산을 한 충북 청양군 학당고개 대로변에 도착하여, 모두 차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 한산한 GS칼텍스 주유소 앞을 지나 마을길 따라 산행들머리를 찾아 나지막한 야산자락 양지쪽에 모여서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을 한다.


산소 앞에 피어 있는 '조개나물꽃'과 올라오는 고사리 모습 카메라에 담아보고 앞서간 대원들을 따라 가는데, 학당고개에서 올라오는 다른 길과 만난다. 진달래 곱게 피어 있는 촉촉한 길 따라 여주재로 향하는 길 무덤가에 핀 할미꽃 무리에 걸음을 멈추고 부지런히 카메라를 겨누어 본다. 좌측으로 공장 철망 울타리 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진달래 피어 있는 포근한 임도를 따라 걷다 보니, 시작 할 때 살살하게 느껴져 껴입었던 옷을 여름 티 하나만 남기고 모두 벗어 배낭에 넣는다.


솔 향기 솔솔 피어 오르는 야산 길 따라 걷다가 좌측으로 높이 쌓은 석축에 산님들 리본 주렁주렁 달린 곳에서 우리들 리본도 하나 달아놓고, 출발한지 약 2.5Km 지점에 임도가 가로 놓인 작은 무명 고개를 건넌다. 양지바른 언덕에 자리 잡은 무덤 뒤에서 바라본 봄이 푸르러 오르는 시골 마을 풍경 정겹게 눈에 들고, 오늘은 황사가 심하다고 하여 걱정을 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시야가 맑게 트여 안심이 된다.


나지막한 야산으로 이어지는 정맥 마루금을 따라 봄소풍 가듯 이어지는 정겨운 발걸음은 벌목을 하고 소나무 묘목을 심어 훤하게 조망이 트인 구간을 질서정연하게 지나 좁은 시멘트 도로가 지나가는 '오류고개'를 건넌다. 돌계단 길 따라 올라선 능선에서 뒤처진 후미도 기다릴 겸 잠시 전열을 가다듬으며 쉬어간다. 


트랭글이 울리면서 리본 주렁주렁 달린 봉우리 지나더니, 오늘의 첫 봉우리 일산봉(334m)에 올라서고 별로 보잘것없어 보이는 봉우리지만, 그래도 정맥 길에 이름이 걸려 있는 산봉우리라 기념사진 찍으면서 잠시 쉬어간다. 솔 향기 속으로 낙엽 계단 길 내려선 걸음 4차선 도로가 가로 놓인 여주재(해발 210m)를 건너고 도로변을 따라 들머리를 찾아 올라간다.


마을 뒷산으로 이어지는 산벚꽃 화사한 길 따라 잠시 가파르게 밀고 오르던 거친 걸음은 통신탑이 설치된 포근한 산정에 올라선다. 천마산(421m) 정상 안내판 뒤에는 통신탑 철망에 산님들 리본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포근한 느낌이 드는 천마산 정상 아래서 선두 팀 둘러 앉아 점심을 먹은 후 이어지는 걸음은 큰덕골재로 내려선다.


큰골 마을 풍경 돌아보며 도로를 건너서 봄 풀이 푸르러 오르는 길 따라 플라스틱으로 만든 통나무 계단 오르막 길 밟아 오르니, 식물원이 있는 평온한 산책길이 이어지고, 건너 산비탈에는 연분홍 벚꽃과 함께 피어 오르는 연둣빛 신록이 어우러져 환상의 하모니를 연출한다. 살짝 당겨본 심오한 자연의 조화를 똑딱이 카메라로 다 표현 할 수 없음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눈이 아리도록 현란한 수목원의 봄 풍경 봄볕 흐르는 수목원 길은 정겹게 굽이 돌고 자연이 내뿜는 오색 봄 향기에 산꾼들은 가던 걸음 멈추고 탄성을 지른다. 연분홍 벚꽃과 연둣빛 새순들이 다투어 뿜어내는 봄의 조화 속에 발 아래 남산제비꽃 낙엽 위에 살며시 고개 떨군다. 분홍 진달래 마지막 자태 사르는 길 따라 낙엽 길 오르내리던 걸음은 그렇고 그런 산봉우리 오봉산(501.7m) 정상에 올라선다.


벤치가 설치된 오봉산 정상에서 독수리 오형제 기념사진 찍혀보고, 진달래꽃 길 따라 걸음을 이어간다. 진달래 화사한 길 따라 오르내린 능선은 2차선 도로가 가로 지르는 '공덕재'로 내려선다. 오늘의 종점 '스무재'가 5.7Km 남았음을 알리는 공덕재의 이정표를 지나 2차선 도로를 건너, 긴급구조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들머리에서 부드럽게 차선이 흐르는 공덕재 풍경 돌아보고, 단장된 등산로를 따라 걸음을 이어간다.


오르막 길에 가로 지르는 임도를 건너서 산봉우리 하나 넘은 길은 벤치가 여러 개 설치되어 평온하게 느껴지는 쉼터 고개에 내려서니, 이정표에는 백월산이 1.2 Km 남았음을 알린다. 백월산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 이어지는 걸음은 산허리를 두르는 깔끔한 임도를 건너고 진달래 화사한 백월산 오르막 길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본다.


화사한 진달래 아래서 빵과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는 동안 후미와 같이 오던 집 나간 독수리 알파인님이 따라 와 함께 기념사진 찍어보고 걸음을 이어간다. 가파른 계단길 따라 올라선 걸음은 백월산 정상부 바위 능선에 올라서니, 눈이 아리도록 화사하게 핀 진달래 아래 산정의 바위들은 모두가 자갈이 박힌 거대한 폐 콘크리트 덩어리처럼 쌓여있다.


백월산은 오래 전에 융기현상으로 솟아올라 이루어진 듯 정상부 모든 바위에 자갈이 박혀 있는 형상이고 더러는 자갈이 빠져 나와 동글동글한 조약돌들이 등산로에 깔려있다. 소나무 숲에 화사한 진달래가 만발해 있는 능선 길 바위와 어우러진 진달래는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니, 분홍빛 햇살을 튕기는 진달래 꽃 잎에 산꾼의 마음은 녹아 들고, 꽃길 따라 이어진 걸음은 오늘의 최고봉 백월산(570m) 정상에 도착한다.


오늘의 최고봉이자 마지막 봉우리인 백월산 정상에서 번갈아 가며, 기념사진 찍어보고 불어오는 바람 끝이 차갑게 느껴지는 날씨에 진달래 꽃길 따라 룰루랄라 정겨운 발걸음은 금북산줄기(호서기맥) 분기점을 알리는 팻말 앞에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스무고개 쪽으로 향한다. 잠시 가파른 길 내려선 발걸음은 농가들이 들어서 있는 낮은 마루금에 내려서고, 양지쪽에 잘 단장된 묘지 뒤에서 바라본 걸어온 건너 산자락 풍경은 연둣빛 산천에 벚꽃들이 어우러져 물감을 풀어놓은 듯 봄의 빛깔이 조화를 이룬다. 


오색 물결 넘실대는 명품 백월산 자락을 돌아보고, 농로로 변한 마루금을 따라 푸르러 오르는 밭뚝길 걸으니, 조롱박을 나란히 엎어 놓은 것처럼 정겹게 모여 앉아 소곤대는 무덤 뒤를 지난다. 마지막 야산 언덕배기에 올라서서 백월산에서 걸어온 마루금 길 돌아보고 잠시 숲길 따라 이어진 걸음은 기다리는 버스가 내려다 보이는 스무재 절개지 위에 올라서고, 가파른 절개지를 내려서서 버스에 도착한다.


아침 9시 50분경에 충남 청양군 학당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봄 풀이 푸르러 오르는 진달래꽃 길 따라 어우러져 걷는 약 20Km 거리에 6시간 45분이 소요된 조금은 짧은 느낌이 드는 산행을 마치고, 오후 4시 30분경에 충남 보령군 스무고개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배낭에 남은 물로 머리를 감고 옷을 갈아 입은 후 후미 대원들을 기다리며, 버스 옆에서 총무님이 준비한 무침 회 안주로 하산 주를 하는데, 스무재를 넘나드는 바람이 봄바람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차갑게 느껴진다. 사시나무 떨듯 오돌오돌 떨면서 한 시간 이상 진행된 하산 주를 마칠 쯤에 후미 대원이 하산을 완료한다. 오늘은 특별히 늦게 내려온 회원들은 차 안에서 부족한 하산 주를 하기로 하고, 아침에 이상이 생겼던 버스를 수리하도록 하기 위해 서둘러 포항으로 향한다.


오는 도중에 휴게소에 한번 들렸다가 밤 10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포항에 도착하여 아침에 역순으로 시내를 경유하며 회원님들을 내리고, 종점이 두산위브 4거리에 내려 종종 걸음으로 집으로 달려오니, 오늘은 포항을 비롯한 영남지방에 오히려 황사가 극심하여 하늘에 해가 잘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산천이 연둣빛으로 물들고 산봉우리 위로 몰려 올라온 끝물 진달래가 비단처럼 펼쳐진 늦은 봄날 온전치 못한 몸으로 걸어 본 급북정맥 7구간 산행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8.04.15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