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9구간 (석거리재~ 빈계재~ 조계산~ 접치~ 노고치)
솔길 남현태
하나마나 결과가 뻔한 6.13 지방 선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토요일에 퇴근하면서 사전 투표를 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지껄이는 전화 동영상으로 구설수에 오른 여당의 지사 후보가 이번에는 여배우와의 스캔들이 뽀록나자 오리발을 내밀며 사랑했던 사람을 병자로 몰아가는 한심한 꼴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는 미국의 트럼프와 북한의 김정은이 한반도의 미래를 결정하는 북핵 폐기를 위한 정상 회담이 열리고, 13일에 지방 선거에 이어 14일에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되는 등 이벤트가 많은 이번 주에는 일요일에 팀산행으로 진행 중인 호남정맥 산행을 가기로 하였는데, 새벽에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고 하여 갈등이 생긴다.
이번 주에 산행하게 될 호남정맥 19 구간은 지난 번에 늦게 출발하여 산행을 하다가 중단한 전남 보성군 벌교읍 석거리재에서 백이산, 빈계재, 물봉굴재, 고동치, 고동산, 장안치, 큰굴목재, 작은굴목재, 조계산 장군봉, 연산봉 갈림길, 접치, 오성산, 두모재, 유치산, 닭재, 닭봉, 배틀재, 훈련봉을 거처 전남 순천시 승주읍에 위치한 노고치에 이르는 약 30Km 거리에 오르내림이 심한 만만치 않은 코스가 예상된다.
늘 그렇듯이 자정에 이동 사거리에 모여서 출발하기로 하였는데, 퇴근하여 배낭을 꾸리고 약속장소로 나가 잠시 기다리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고 한 사람이 나오지 않아 산행을 다음으로 미루자고 하다가 이왕에 나온 김에 다녀오자고 하여 네 사람이 산이좋아님 차를 타고 출발을 한다.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도중에 마지막 휴게소인 섬진강 휴게소에 도착하여 차 안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아침을 시켰더니, 아침 6시까지는 한식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번에는 24시간 한식 식당을 운영하여 차돌배기 된장찌개로 아침을 먹었는데, 이 곳에도 최저임금 인상으로 야간에 감원을 하였는지 밤에는 분식만 한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떡만두라면'과 공기밥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깜깜한 시간에 산행 들머리인 석거리재에 도착하니 치적치적 비가 내리고 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차 안에서 잠을 자다가 날이 훤하게 밝은 아침 6시경에 일어나니, 비 개인 산허리 위로는 안개다 자욱하다. 어슬렁 어슬렁 가기 싫은 산행 준비를 하고, 6시 10분경에 길 옆에 숨어 있는 석거리재 표지석을 사진에 담아보며 산 아래로 15번 국도 터널이 생긴 관계로 한산해진 석거리재 도로를 건너 이슬 맺힌 백이산 자락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길 옆에 숨어 있는 석거리재 표지석을 사진에 담아보며, 산 아래로 15번 국도 터널이 생긴 관계로 한산해진 석거리재 도로를 건넌다. 오름 길에서 돌아본 석거리재는 옛 영화를 그리워하듯 고요히 침묵에 잠겨있고, 촉촉한 아침 이슬 속으로 들어서는 길은 꿀꽃(하고초)이 맨 먼저 맞이해준다.
밤나무 사이로 나무 계단길 따라 오르는 길에 생강나무 풀잎에 반짝이는 은빛 이슬에 걸음 멈추고, 촉촉한 인동초 꽃 살피며 오르는 길 우측으로 백이산 자락에 걸린 하얀 안개와 뼛속이 드러난 채석장 모습이 커다란 암산을 이루어 풍경을 연출한다. 인간이 골재를 파먹은 흉터에는 헤집어진 살이 아물어가고 자홍색 조록싸리꽃 활짝 피어 이슬 굴리는 길, 촉촉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길은 능선에 올라서서 간간히 쓰러진 고사목 사이를 지난다.
끝이 뾰쪽한 백이산 정상 모습이 바라보이는 능선에 올라서서 돌아본 벌교읍 쪽 풍경 산봉우리 사이 마다 하얀 안개자락 드리우고, 초록 이슬 사이로 걷는 걸음은 건너다 보이는 백이산 봉우리 잠시 가파르게 걸어 사방으로 조망이 훤하게 트인 백이산 정상에 올라선다.
백이산에서 서쪽으로 돌아본 석거리재와 걸어온 호남정맥 마루금 풍경은 안개 자락에 어우러지고 북으로 가야 할 고동산으로 이어지는 정맥 마루금과 우측에 우뚝 솟은 금전산(668m)모습 은은하게 펼쳐진다. 동남으로 들판 건너 제석산과 벌교 앞 바다 위에 여수 쪽 풍경과 남쪽으로 뻗어 내린 능선 끝에 추동 저수지 멀리 득량만 풍경 아련하게 펼쳐지는 백이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본다. 낙안읍성 민속마을과 건너 금전산 모습 바라보며, 북쪽으로 휘어지는 정맥 마루금 따라 이어지는 시원한 능선 길이 마치 영남알프스 위를 걷는 느낌이 든다.
빗물에 씻긴 산딸기도 따 먹어 가면서 촉촉한 초록 바람 따라 걷는 능선 길, 걸음을 멈추게 하는 야생화들 노루오줌풀 하나 사진에 담아보고 능선에 홀로선 소나무에 노란 우리들의 리본 하나 훈장처럼 달아 주고 지난다. 인동초, 밤나무꽃 피어 있는 촉촉한 길 따라 내려선 걸음은 2차선 도로가 가로 막은 빈계재에 내려선다.
원래 지난 번에 여기까지 왔어야 했는데, 포항에서 늦게 출발을 한 관계로 남겨두었던 숙제를 마무리하고, 지금부터 고도치까지 약 26Km를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을 해야 한다. 빈계재에서 고동산을 향하여 이어지는 길은 한 마디로 너절브레한 야산 길이다. 인동초, 조록싸리꽃 사진에 담으며, 이어지는 능선 길에서 돌아본 뾰쪽한 백이산 모습 주위에서는 골목대장 이다.
풀섶을 따라 이어지는 능선 길에 노루오줌풀 분홍빛 사진에 담으며 걷는 길 호남정맥 511.2m 를 알리는 봉우리를 지난다. 우측으로 '전남 순천시 낙안면 목촌리' 마을 풍경 바라보며, 이어지는 능선 길에 산딸나무꽃 앞에서 걸음 멈추고, 풀섶을 걸은 걸음은 임도를 따라 고동치에 도착한다.
우측 목촌리(수정마을) 쪽으로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는 고동치를 건너, 고동치의 이정표를 지나 나무 계단길 올라 고동산으로 향하는 민두름한 능선 길에 산악 오토바이를 많이 타고 다녔는지 오르막에는 홈이 파져 있다 조망 시원한 고동산 능선에 올라서니, 우측으로는 구름 내려 앉은 산줄기 너머로 멀리 남해 바다가 보이고 좌측으로 올망졸망 산줄기 마다 노는 구름 정겹다. 산고동이 울었다는 고동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보는데, 후둑후둑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멀리 가야할 능선과 산봉우리들이 아련하게 펼쳐지는 고동산 정상에서 바람의지 되는 초소 옆에 앉아 과일과 떡을 나누어 먹으며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가기로 한다. 비가 내리는 능선 길 따라 우산을 들고 일행들 뒤를 따라 가는 걸음은 숲 속 길로 들어서면서 빗소리가 더 요란해지고, 모두 배낭 커버를 씌우고 비를 맞으며 걷는다.
시원한 빗소리를 들으며 능선길 따라 오르락 내리락 이어지는 산딸나무 꽃 녹음 위에 하얀 새 때처럼 내려앉아 있는 길 따라 임도가 가로 지르는 오치오재 길을 건넌다. 남도삼백리 오치오재를 알리는 이정표와 조계산 도립공원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 이어진 걸음은 좌측으로 송광사와 우측으로 선암사로 이어지는 사거리 큰굴목재를 건넌다.
이렇게 비가 오고 서늘한 날씨에 지나가는 사람도 없는데, 아이스크림을 팔러 올라와 혼자 서성이는 아저씨를 뒤로하고 큰골목재 이정표를 지나 벤치가 여러 개 놓여 있는 작은굴목재에 도착하니, 좌측으로 1.5Km 지점에 보리밥집 이정표가 눈에 띤다. 조계산 도립공원 안내판을 지나 0.9Km 남았음을 알리는 장군봉을 향하여, 가파르게 이어지는 길 가쁜 숨 몰아 쉬며 오른 걸음은 배바위를 알리는 안내판 앞에서 잠시 멈춘다.
많은 전설이 있는 배바위를 뒤로하고 이어지는 걸음은 거친 바위 길과 나무 계단 길 따라 조계산 장군봉 정상에 올라선다. 돌무더기가 있고 사방으로 조망이 없는 조계산 장군봉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본다. 정상을 조금 지나 시원하게 조망이 트인 곳에서 점심을 먹은 후 녹음 속으로 이어지는 걸음은 연산봉갈림길을 지나 잘 단장된 등산로를 따라 접치에 내려선다.
접치의 넓은 22번 도로를 따라 25번 국도 위를 건너서 좌측 비탈로 이어지는 오성산 오르는 길은 호남정맥 명성에 걸맞는 험난한 길이다. 우거진 가시넝쿨과 쓰러진 고사목들 사이를 헤집고 지나 이어지는 등산로에서 중나리꽃 꽃망울 사진에 담아보고, 잠시 가파른 비탈 길 따라 올라선 능선 길 잠시 걸어 통신탑이 설치된 봉우리 오성산 깃대봉에 올라선다.
오성산 깃대봉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가야할 능선 길 봉우리 바라보며, 오성산을 내려선 걸음은 쓰러진 고사목들과 우거진 가시밭 길을 헤집고 걸어서 벌목을 한 양지쪽 능선을 오르는 빼곡한 잡목들과 잔솔이 엉킨 토끼 길이 한 동안 진땀을 흘리게 하더니, 유치산(532.7m) 정상에 도착한다.
으아리꽃 피어 있는 길 녹음 사이로 멀리 우뚝 솟은 뱃바위 모습 바라보며, 옛 고개 닭재를 건너고 '신설 임도 종점'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우뚝 솟은 배바위가 점점 가까워지는 길가에 노란 기린초 사진에 담아가며 가파른 비탈길 밀고 올라 조망 시원한 배바위에 올라선다.
뱃바위에서 바라본 닭봉과 희아산 모습 바라보면서, 뱃바위에 붙어 자라는 돌양지꽃 사진에 담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뱃바위에 잘못 설치된 유치산 정상석을 지난다. 녹음 속으로 이어지는 오르막 길 따라 닭봉 오르면서 돌아본 뱃바위 모습을 뒤로 하고 잠시 이어지는 걸음은 닭봉(744m) 정상에 올라 선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닭봉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보고 기린초꽃 사진에 담으며, 배틀재 건너 오르는 능선 길은 훈련봉(634m) 이라는 팻말이 붙은 봉우리를 지난다. 택시 전화번호를 찾아 예약을 하고, 오늘의 목적지 노고치를 바라보며 내려서는 길에 중나리꽃 활짝 핀 모습 사진에 담아가며 택시가 기다리는 노고치에 도착하여, 2차선 도로가 넘어 다니는 노고치 이정표 앞에서 택시 기사님 도움으로 기념사진 찍으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아침 6시 10분경에 이슬 축축한 전남 보성군 벌교읍 석거리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후반 접치에서 노고치까지 험한 등산로에서 시간을 많이 지체한 관계로 약 30Km 거리에 11시간 23분이나 소요된 조금은 지루한 산행을 마치고, 오후 5시 30분경에 전남 순천군 승주읍에 위치한 노고치에 도착하면서 산행 길은 종료된다. 노고치에서 택시를 타고 석거리재로 돌아오는 약 34Km 거리의 콜택시비가 4만원이라고 한다.
석거리재 주유소에 도착하니, 오늘은 휴무일이라며 화장실이 잠겨있어 주유기 옆에 있는 수돗물로 머리를 감고, 젖은 옷을 갈아 입은 후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섬진강 휴게소에 들러 새벽에 먹지 못한 차돌배기 된장찌개로 저녁을 먹은 후 밤 11시경 늦은 시간에 포항에 도착하여, 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제 19차 호남정맥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2018.06.10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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