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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정맥 18구간 (무남이재~ 모암재~ 존제산~ 주랫재~ 석거리재)

호젓한오솔길 2018. 5. 23. 23:52

 

호남정맥 18구간 (무남이재~ 모암재~ 존제산~ 주랫재~ 석거리재)


                                                                               솔길 남현태


어린이날이 토요일이라 월요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어 3일간의 황금 연휴로 이어지는 5월 첫째 주말에는 일요일에 호남정맥 산행을 가기로 하였는데, 일요일에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온다고 하여 하루 앞 당겨 어린이날인 토요일에 다녀 오자고 한다. 야근을 마치고 가야 하는 사람이 있어 아침 8시에 출발하여, 오후 산행만 하고 오기로 한다.


1년에 한 번 모이는 가족 모임이 우리 집에서 열리게 되어, 혼자 산행을 간다고 집을 비우기가 왠지 꺼림직하고, 원거리 산행의 출발 시간이 너무 늦다는 생각이 들어, 왕복 10시간 정도 차를 타고 이동하여 겨우 대여섯 시간의 짧은 산행을 하고 돌아와야 하는 산행 길이 이래저래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모이기 어려운 팀 산행이라 군소리 없이 따라 나선다.


남북 정상 회담으로 잠시 핵전쟁의 위기가 가라앉은 듯한 나라 안은 아직도 세월호 타령이다. 보수 정권을 몰락시키고 좌파 정부를 탄생시키며 어린 영혼들과 함께 수장된 세월호를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쏟아 부으며 물 속에서 끄집어 내더니, 마치 생선 구이 하듯이 이리 뒤집고 저리 뒤집다가 이제는 바로 세운다고 한다. 좌파 정치 세력들이 4년이 넘도록 수호신처럼 받들며 우려먹는 동안 자식 팔아 누리는 세월호 특권층이라고 하니,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제 세월호 하면 진절머리를 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아침 8시경 이동 사거리에 모여서 산이좋아님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동안에 어린이 날이라고 거리로 몰려 나온 자동차들로 인하여 고속도로가 점점 주차장으로 변해간다. 사람들로 붐비는 섬진강 휴게소에 들리니, 오전 11시경 조금 이른 시간이라 조금 덜 붐비는 한식 식당에서 차돌박이 된장찌개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은 후 두 번이나 접촉사고가 나서 밀리는 고속도로 위에서 늦어진 시간에 서둘러 무남이재로 간다는 것이 네비 주소를 잘 못 찍어, 임도길 꼬불꼬불 돌아 지난 번에 산행을 한 파청재까지 올라가는 기가 막히는 알바를 하고, 험한 임도를 다시 내려와 늦은 시간인 오후 1시 40분경에 어렵게 무남이재에 도착하니 날씨가 조금 덥게 느껴진다. 


서둘러 산행 준비를 하고 모두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늦은 시간에 가파른 길을 따라 광대코재를 향하여 오르기 시작한다. 산행을 마친 산님들이 쑥을 뜯고 있는 임도를 만났다 헤어진 가파른 등산로는 초암산 갈림길 광대코재 이정표를 지나 잠시 암릉길을 지나니 한물을 넘긴 철쭉 군락지가 이어진다.


철쭉 군락지에서 돌아본 초암산쪽 풍경 보성군 조성면 쪽 풍경 둘러보며, 호남정맥 광대코봉(610.3m)을 알리는 조망 시원한 봉우리에 올라선다. 광대코봉에서 바라본 조성면 풍경 지난 번에 걸어온 방장산과 주월산 풍경, 무르익은 연둣빛 속에 분홍 철쭉이 마지막 자태를 사르는 능선 길 좌측으로 정겹게 펼쳐지는 율어면 풍경 초록 골짜기 속에 모여 앉은 산골 마을 정겹다. 


멀리 전치고개(모암재)와 존재산 풍경 바라보며 이어지는 연둣빛 능선 길 눈이 아리는 분홍 철쭉들이 걸음을 멈추게 한다. 마지막 자태를 토하는 철쭉길 따라 이어지는 발아래 산조팝나무 큰으아리 하얀 초여름꽃 흐드러지게 피었다. 멀리 방장산과 주월산으로 이어지는 걸어온 능선 길에 녹음 짙어지고, 고사목 한 그루 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는 인간사 너머 득량만 풍경 아련하게 펼쳐진다.


녹음 짙어가는 능선 길에 노린재나무꽃 하얗게 피우고 움찔대는 연둣빛 능선길 철쭉 군락지를 지나는 발걸음 우측으로 트인 득량만 풍경 살며시 다가온다. 능선을 덮은 눈부신 철쭉 속으로 이어지던 화사한 발걸음 고흥지맥분기점 삼거리에서 참외를 나누어 먹으며 잠시 멈추었다가 건너가야 할 존제산을 바라보면서 전치고개(모암재)로 향한다.


지난 번 산행에서 여기까지 오려고 하다가 남겨놓은 전치고개(모암재) 도로가 발아래 모습을 드러내고, 건너다 보이는 존제산은 민두름하게 이어지는 능선이 그리 까다롭게 보이지는 않는다. 아래로 내려설수록 앞을 막은 존제산은 마치 광주 무등산처럼 높아 보이고 2차선 도로 위를 덮은 동물 이동 통로를 따라 모암재를 건넌다.


잠시 까칠하게 이어지는 가파른 길 올라서니 군부대를 알리는 낡은 경고판들이 나타나고, 돌아보니 철쭉 능선 위에 펼쳐지는 조망이 그림처럼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걸어온 능선길 돌아보며 잠시 멈추었던 걸음은 녹슨 철조망을 통과하여 철거된 군부대 안으로 들어서고, 돌아보는 조망은 더욱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다시 겹겹이 쳐진 낡은 철조망을 통과하고, 옛 군부대 심장부로 건너 가는 길은 다시 앞을 막은 철조망에서 좌측으로 가면 트여 있는 걸 모르고, 우측으로 철망을 따라 가시밭길 헤치며 내려갔더니 길이 막혀 철망을 타고 넘어서 철조망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인 군부대 안으로 들어서고 다시 능선으로 올라오는 짧은 알바를 하게 된다.


철거 공사 중인 군부대 안에서 돌아본 존재산 봉우리와 능선 길, 옛날 군부대 터였던 광장처럼 넓은 존제산 능선에는 북쪽을 향하여 고개든 낡은 미사일 모형은 전설을 이야기 한다. 군부대 철조망 철거공사 중인 철쭉 능선 돌아보며, 철대문을 틈으로 통과하여, 시멘트 임도 따라 이어지는 길은 다시 비포장 임도를 따라 시원한 존제산 마루금 길 이어간다.


길 가에는 과거 지뢰 매립지를 알리는 끔찍한 안내판이 여러 곳에 설치된 능선을 지나 산봉우리에 "KT 존제산 중계소"가 세워져 있는 곳에서 중계소 철망을 따라 우측으로 돌아서 철쭉 피어 있는 우거진 능선 길을 따라 내려선 중계탑 봉우리로 오르는 임도를 건넌다. 멀리 태양 발전소를 바라보면서 우거진 초록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은 다시 임도에 내려서서 동행하다가 넓은 주랫재에 도착한다. 


소공원을 조성 중인 주랫재에 내려서니, 들고 올라가기 힘들어서 인지 우람한 존제산 정상석이 이곳 주랫재에 설치되어 있다. 공사 중인 주랫재 소공원에 설치된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 문학비' 옆에 정자에서 남은 간식 나누어 먹으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산행 들머리를 찾아 잠시 이어지던 등산로는 동소산 삼거리에서 외서면 쪽으로 가는 길은 우거진 숲 속으로 잠시 흐트러진 걸음은 주래재에 도로에 내려서서, 고개로 올라오니 내려오는 철계단은 엉뚱한 곳에 보이고 절개지 오르는 길이 까탈스럽다.


능선을 오르면서 돌아본 걸어온 존제산 풍경은 짙어가는 녹음 위에 석양 비치는 모습이 우람하게 보이고, 걸음은 산비탈을 깎아 만든 넓은 태양열 발전소 옆을 지난다. 고사목 이리저리 넘어지고 우거진 길을 따라 이어지던 걸음은 임도를 따라 잠시 이어지더니, 묘목 농장인 듯한 민가 앞에서 우측으로 고개를 돌려 잠시 민두름한 능선 농로를 따라 오른다.


묘목 농장 마루금 길 따라 이어지던 걸음은 다시 고사목들이 이리저리 쓰러지고 엎어져, 난장판이 되어버린 등산로를 따라 장애물 경기하듯 타고 넘으면서 때로는 허리 꾸부리며 걷는 길은 얼굴을 할퀴는 가시들이 파고 들어오고 우측으로 추동저수지 풍경이 살짝 보인다.


멀리 농가가 보이고 벌목을 하여 조망이 훤하게 트인 능선 길은 가야 할 백이산 모습을 바라보면서 저녁 7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이라 오늘은 이곳 석거리재에서 산행을 멈추기로 하고, 아쉬운 백이산 모습 바라보며 석거리재로 내려선다. 2차선 도로가 가로 지르는 석거리재에 도착하여, 주유소 앞에 설치된 석거리재 (240m) 표지석 앞에서,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념사진 찍으면서 산행 길은 종료된다.


오후 1시 40분경 늦은 시간에 무남이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겨우 5시간 12분간의 짧은 산행을 마치고, 오후 7시경에 석거리재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을 접는다. 석거리재에 있는 주유소 화장실로 들어가서 간단하게 머리 감고, 도착하는 택시를 타고 사방이 어두워지는 시간에 무남이재로 돌아오니, 짧은 산행거리에 비해 꼬불꼬불 돌아오는 택시비가 5만 2천여 원이 나와 5만 5천원을 지급했다고 한다.

 

서둘러 포항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섬진강 휴게소에 들러 재첩국으로 저녁을 먹고 새벽 1시가 넘은 시간에 포항에 도착하여, 내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마눌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니, 우리 집에서 가족 모임을 하다가 지금은 집 근처 노래방에 와 있다고 하면서, 집에 가기 전에 노래방으로 들러서 잠시 놀다가 모두 같이 들어가자고 한다.


늦은 시간에 집에 도착하니 주차할 곳이 없어 뱅글뱅글 돌다가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가 골목에 주차하고 바로 노래방으로 가서, 동생들과 매제, 제수씨 등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인사 나누고 함께 노래 부르면서 새벽 2시까지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면서 호남정맥 18구간 미니 산행길 하나 어렵게 갈무리해본다.

(2018.05.05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