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달래 꽃 길 따라 봄나물 산행
솔길 남현태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신광면
* 일 자 : 2019. 04. 07 (일)
* 날 씨 : 흐림
* 동 행 : 집사람과 둘이
지난 주말에 주변의 벚꽃들이 화사하게 만개를 하여, 이번 주 토요일에 집 근처에서 열리는 '장량떡고개 벚꽃축제'에는 벚꽃이 모두 지고 없겠구나 했는데, 다행이 일주일 내내 살살한 날씨를 보인 꽃샘추위 덕분인지 중간에 잠시 시간을 멈춘 듯 이번 주말까지 화사한 벚꽃이 아슬아슬 하게 이어진다.
봄 날씨가 유난히 건조한 지난 주에는 4일 전국에 산불이 많이 발생하여, 포항에도 남구 연일읍 '운제산'에서 큰 산불이 났다고 하더니, 이어 우리 집 근처에 있어 가끔 운동을 하러 다니곤 하던 북국 두호동 '철미산'에 산불이 나서 소나무 숲이 타는 검붉은 연기가 치솟아 오르고 소방헬기들이 다급하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지난 4일 전국 곳곳에 수많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에는 인제, 고성, 속초, 강릉에서'동시다발'적으로 대형산불이 나서, 최대 풍속 26m가 넘는 태풍 급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진 관계로 인명 피해와 수많은 가축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여 정부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된다고 한다.
와중에 국회에서는 청와대 안보실장이 국회의 질의를 받고 있는 동안 산불대처가 늦어졌다고 정부와 여당은 야당 탓만하고, 과거에 세월호 사건 7시간 동안의 대통령 행적을 집요하게 선동하여 끝까지 물고 늘어져 탄핵시킨 후 청와대를 차지한 종북 좌파 대통령은 이번 고성 산불발생 후 5시간이나 지난 새벽 0시 20분에 긴급회의실에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가 불 속에서 아우성치는 국민들 보다 도 산불과 거리가 멀리 떨어진 북한을 걱정하는 듯한 지시로 국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으면서 언론을 통해 자화자찬을 늘어놓고 있다.
저녁 7시 17분경에 처음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을 타고 삽시간에 속초 시내까지 번져 9시 40분경에 재난경보 최고 등급인 3단계까지 발령된다. 밤 10시부터 YTN 방송을 시작으로 국내 모든 방송과 언론들이 산불 속보 방송을 알리며 온 국민이 발을 구르며 안타까워하고 있는 시간에 정작 '국가재난 방송국' 이라는 KBS 는 딴 짓거리를 하고 있었다고 하니 분통이 터진다.
국민들의 시청료를 받아 챙기는 국가 공영방송이 종북 좌파와 청와대의 나팔수가 되어, 독재정권을 옹호하고 찬양하는 편파방송으로 과거 보수 정권들을 모조리 적폐로 몰아가는데 앞장서고 있는 '김재동의 오늘밤' 이라는 시사방송에 열을 올리고 있다가 국민들의 원성이 빗발치자 밤11시 25분부터 산불 속보 방송으로 전환하였다고 하니, 온 국민들이 강제로 내고 있는 시청료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새삼 느껴진다.
지난 달에 1대간 9정맥 산행을 끝낸 후 원거리 산행계획이 없는 이번 주에는 일요일 오전에 반가운 봄비가 온다고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살짝 지나간 듯한 날씨가 잔뜩 찌푸리고 있다. 지난 주와 같이 가까운 곳으로 봄나물 산행을 다녀오기로 하고 마눌과 같이 집을 나선다.
한 며칠 이어지는 꽃샘추위를 견디다가 얼어버린 측은한 진달래 꽃 길을 지나 푸른 잎 사이로 아직도 화사한 진달래가 남아 있는 산비탈에는 어느덧 철쭉이 피어 끝물 진달래와 함께 산천에 어우러진다.
진달래가 피고 나서 연이어 핀다고 하여 '연달래'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철쭉은 진달래 보다 색깔이 조금 연하여 고운 살결 같은 연분홍 빛을 띤 해맑은 모습이 더욱 청순하고 수줍은 산골 처녀 같은 부드러운 느낌이 들지만,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진달래와는 달리 몸 속에 독을 품고 있어 사람이나 동물들로부터 자신의 순결을 보호한다.
아직 철이 이르고 최근 봄 가뭄이 심하여 능선에는 별로 풀이 나지 않은 길을 따라 연달래 아가씨들의 환송을 받으며, 골짜기로 내려가는 길 하얀 개별꽃들이 여기저기 무리로 피어 낯선 산꾼을 맞이한다. 가지마다 연둣빛 새싹들이 파릇파릇 피어나는 깊은 골짜기에는 아직 복사꽃 화사하게 피어 있고, 낙엽 위에 현호색들도 수줍은 듯 살며시 고개를 들고 반긴다.
붉은 복사꽃 화사한 골짜기 개울을 따라 더듬으며, 지난 주에 다녀간 머위밭에서 그 동안 자란 머위나물을 채취하면서 잎과는 별도로 올라오는 신기한 머위 꽃 모습 잠시 카메라를 겨누어 본다. 조팝대꽃 하얗게 핀 계절은 어느덧 배고프던 보릿고개 춘궁기를 알리고, 하얀 돌배나무 꽃이 복사꽃과 얽이고 설킨 골짜기에는 애잔한 봄날의 전설이 모락모락 배고픈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골짜기를 오르내리며 갓 피어난 보드라운 산나물들을 배낭에 쓸어 담은 후 연달래 핀 비탈길 따라 능선으로 올라선 걸음은 풋풋한 찔레향기 피어나는 찔레덩굴에서 지난 어린 날의 고소했던 찔레 맛을 다시 느껴보며 잠시 걸음 멈춘다. 어릴 적 배고픈 보릿고개에 아이들의 주 간식거리였던 찔레는 너무 많이 꺾어 먹어 때로는 토사광란을 만나기도 한다.
그 시절에는 배탈이 나면 대부분 귀하디 귀한 만병통치약 가스명수 한 병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곤 하였는데, 어쩌다 약국에 가스명수가 떨어진 날에는 '내 손이 약손이고 니 배는 똥배다' 하는 주문을 외면서 밤새 배를 주무르며 고통을 참느라 눈이 석자나 들어가던 어렵던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노란 민들레 꽃 위에 날아든 꿀벌 한 마리 꽃 속에 숨은 꿀을 찾아 사방을 돌며 정신 없이 들쑤시고 있는 곳에서 잠시 걸음 멈추고 앉아 난폭한 꿀벌의 행동을 주시하며 카메라 겨누어보고 서둘러 자동차로 돌아온다.
봄의 전령사 진달래가 떠나간 자리에 연달래가 피어 나는 산골짜기를 따라 산나물을 찾아 두릅나물, 죄피 잎, 머위나물, 돌나물, 고비나물, 쑥 나물, 솔 순 등 여러 가지 봄 나물과 먹거리로 배낭을 채우고 자동차로 돌아오는 길에 마눌은 신이 난 듯 운동 잘하고 나물도 챙기는 이런 것이 진짜 웰빙 산행이라고 한다. 뿌듯하게 먹거리를 챙겨 서둘러 집으로 돌아와 방금 뜯어온 나물들을 삶아서, 봄 향기 그윽한 저녁을 먹으면서 소주 한 잔 걸치니, 봄이 한창 무르익어가는 4월의 첫 일요일 하루가 그렇게 지나간다.
(2019.04.07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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