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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숨어오는 가을 ...........(시서문학 31호)

호젓한오솔길 2019. 11. 2. 19:02

 

숨어오는 가을

  

                 솔길 남현태

  

다문다문 땡감 달린

늙은 감나무

가지마다 하얀 구름 걸리고

서리 맞은 투구꽃

늠름한 로마병정 자태 흐른다

 

꼬투리 오진 까실쑥부쟁이

화사한 가을빛 토하며

마지막 남은 생을 즐기고

추위에 꿀 찾아나선

여린 토종벌 하루가 분주하다

 

나무 감아 오르던

성질 급한 담쟁이 얼굴 붉히며

초록 속으로 파고들 때에

집요한 소슬바람

잎새 사이 뒤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