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리 은행나무
솔길 남현태
짚신발로 꼭꼭 밟아주던
어린 추억 속 그 사람 아련한데
심은 그 자리 뿌리내려
어지러운 세상 평생 미동도 않은 채
오백 년을 살아온 은행나무
노랗게 갈아 입었던
고운 가을 치장 미련이 남아
소슬바람에 한 올 한 올 벗어 내리며
살을 애는 지루한 삼동
홀 벗고 맞이할 다짐을 한다
풍진세상 오래 살다 보니
돌고 도는 것이 정해진 이치라며
왕성하게 푸르던 잎 때 되면 물들고
고귀한 자태도 잠시뿐
매서운 삭풍 알몸으로 견딘다.
(2019.11.09)
영천시 임고면 수성리
천장산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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