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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여울, 개여울의 노래 / 김소월

호젓한오솔길 2007. 9. 20. 15:58

 * 죽장면 봉화봉 산행길에서...

 

 

개여울

 

* 개울의 여울목

    : 골짜기나 들에 흐르는 작은 물줄기에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을 개여울 이라....

 

 

 * 죽장면 상옥리 손티계곡..

 

 

 


개여울 / 김소월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 앉아서


파룻한 풀포기가

돋아 나오고

잔 물은 봄바람에 해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 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죽장면 상옥리 손티계곡..

 

  * 아미산 산행길에서..

 

 

 

개여울의 노래 / 김소월


그대가 바람으로 생겨났으면!

달 돋는 개여울의 빈 들 속에서

내 옷의 앞자락을 불기나 하지.


우리가 굼벵이로 생겨났으면!

비오는 저녁 캄캄한 녕기슭의

미욱한 꿈이나 꾸어를 보지.


만일에 그대가 바다 낭끝의

벼랑에 돌로나 생겨났다면,

둘이 안고 굴며 떨어나지지.


만일에 나의 몸이 불귀신(鬼神)이면

그대의 가슴속을 밤 도와 태워

둘이 함께 재 되어 스러지지.

  

 

 * 대미산 산행길에서..

 

 * 대야산 산행길에서..

 

 

* 김소월 : (1902-1934) 본명은 정식(廷湜). 평북 정주 출생. 오산학교 졸업. 일본 동경 상대 수학. 1920년 『창조』에 「낭인의 봄」, 「그리워」 등을 발표하며 등단. 『영대(靈臺)』 동인. 민요시인, 국민시인, 전통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한국 현대시사에서 전통적 율조와 정서를 성공적으로 시화한 대표적인 시인이다. 그의 시는 이별과 그리움에서 비롯하는 슬픔·눈물·정한 등을 주제로 하며, 지극히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해 독특하고 울림이 큰 표현을 이룩하는 경지를 보여준다. 바로 이와 같은 특징이 그를 한국 현대시인 가운데 가장 많은 독자를 가진, 가장 많이 연구된 시인이 되도록 한 것이다. 시집으로는 『진달래꽃』(매문사, 1925)이 있으며, 그가 작고한 후 이에 기타 발표작을 수습·첨가해 많은 시집이 발간되었다.

 

 

  * 대야산 산행길에서..

 

 * 용아장성 산행길..가야동 계곡에서..

 

 * 팔각산 산성골에서..

 

김소월님의 개여울, 개여울의 노래.. 두 수의 아름다운 시에 다가 산행길에서 담아온 여유로운 개울 풍경들을 계절 별로 골라서 갈피로 끼워 보았는데.. 글 하고 그림이 잘 맞지가 않아 아주 졸작이 되고만 듯 합니다..ㅎ

 

2007.09.20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