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꽈리, 꽈리의 전설

호젓한오솔길 2007. 10. 2. 14:38

 

 

꽈리... 

 

어릴적에 시골에 화단이나 담장 아래서 간혹 보이던 꽈리를 그동안 영 보지 못하여 기억속에서 희미해져 가는데..지난 토요일 비학산에 산행을 가다가 법광사 입구에 심어진 꽈리를 발견하고 얼마나 반갑던지 얼른 사진을 몇장 찍고도 모자라 열매를 하나 따서 껍질을 벗긴 후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어릴적에는 여자 남자 할것 없이 애들은 모두 꽈리를 만들어서 입안에 넣고 꼬르륵 꽈르륵 소리를 내었는데 꽈리가 무척 귀햇어 남이 입에 넣고 다니던것을 빌려서 입안에 넣고 다니기도 햇답니다..그러다 언제 부터인가 고무로 만든 인조 꽈리가 시판되어 하나를 싸면 무척 오랫동안 슬수가 있었지요..그때 부터는 모두들 부담없이 꽈리를 입에 넣고 다니며 시도때도 없이 꼬르륵 꽈르륵 개구리 소리를 내던 그 시절을 잠시 떠올려봅니다..

 

 

 

 

 

꽈리

 

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가지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 Physalis alkekengi var. francheti
분류 가지과
분포지역 한국·일본·중국
서식장소 마을 부근의 길가나 빈터
크기 높이 40∼90cm

 

마을 부근의 길가나 빈터에서 자라며 심기도 한다. 땅속줄기가 길게 벋어 번식하며, 줄기는 곧게 서고 가지가 갈라지며 털이 없고 높이가 40∼90cm이다. 잎은 어긋나지만 한 마디에서 2개씩 나고 잎자루가 있으며, 잎몸은 넓은 달걀 모양으로 끝이 뾰족하고 밑 쪽은 둥글거나 넓은 쐐기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깊게 패인 톱니가 있다. 잎 길이는 5∼12cm, 폭은 3.5∼9cm이다.

 

꽃은 7∼8월에 지름 1.5cm 정도의 연한 노란색으로 피는데,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꽃자루 끝에 1송이씩 달린다. 꽃자루는 3∼4cm이고, 꽃받침은 짧은 통처럼 생겼으며 끝이 얕게 5개로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털이 있다. 꽃이 핀 후에 꽃받침은 자라서 주머니 모양으로 열매를 둘러싼다. 화관은 연한 노란색으로 지름이 1.5∼2cm이고 가장자리가 5갈래로 얕게 갈라지며 수평으로 퍼진다. 수술은 5개이고 암술은 1개가 있다.

 

열매는 장과로 둥글고 지름이 1.5cm 정도로 빨갛게 익으며 먹을 수 있다. 이 열매를 ‘꽈리’라고 하는데, 빨갛게 익은 다음 씨를 빼내어 입에 넣고 공기를 채웠다가 아랫입술과 윗니로 지긋이 누르면 소리가 나 어린이들의 좋은 놀이감이 된다. 전체를 말린 것을 한방에서 산장(漿)이라 하며 해열약으로 쓴다. 한국,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꽈리의 전설

 

옛날 어느 가난한 시골 마을에 '꽈리'라고 하는 마음씨 착한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꽈리'는 언제나 맑고 아름다운 노래를 불렀습니다. 누구에게서 노래를 배운 것은 아니었지만, 노래를 부르는 재주가 아주 뛰어났습니다.  '꽈리'의 노래를 들은 마을 사람들은 마치 옥구슬이 구르는 것만 같다고 칭찬이 대단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마을을 세도가 제일 가는 양반 집에서 '꽈리'와 같은 나이 또래의 소녀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녀는 '꽈리'만큼 노래를 부르지 못하였기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꽈리'를 칭찬 할 때마다 그녀에 대한 미움이 커져 갔습니다. 그녀의 어머니도 매우 심술궂은 여자였는데 이들 모녀는 기회만 생기면 '꽈리'를 괴롭히려 들었습니다. 그래서 '꽈리'는 되도록 그 집에 가까이 가지 않았으며, 노래를 부르더라도 양반 집 소녀가 듣지 않는 곳에서 불렀습니다.

어느 날, 나물을 캐던 '꽈리'는 흥에 겨워 노래를 즐겁게 불렀습니다. '꽈리'의 노래는 바람을 타고 온 산골짜리로 아름답게 메아리 쳤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고을 원님이 '꽈리'의 노랫소리를 듣고 멈추어 섰습니다. "아니,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필시 선녀가 내려와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 일게야.."  원님은 당장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찾아 데려오도록 명령하였습니다. 이윽고 '꽈리'가 원님 앞에 당도하였습니다. 그러나 '꽈리'는 너무 수줍어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집이 어디냐는 원님의 물음에 대답도 하지 못하였습니다. 원님은 '꽈리'의 노래를 다시 한번 크게 칭찬하고 돌아갔습니다. 이러한 소문은 곧 온 마을에 퍼졌습니다. 양반 집 소녀와 그 어머니는 이 소식을 듣고 샘을 내며 질투심으로 온 몸을 떨었습니다.


어느 날 세도가 양반 집에서 큰 잔치가 열렸습니다. 원님도 초대를 받고 잔치를 참석하였습니다. 온 동네 사람들은 물론이고 이웃 마을 사람들까지 모여 들어 북적거렸습니다. 그러나 '꽈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꽈리'는 양반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습니다. 먼발치에서 잔치가 흥겹게 무르익어 가는 것을 지켜 볼 뿐이었습니다.

'꽈리'도 그 잔치에 참석하고 싶었으나 양반 집 소녀가 무슨 심술을 부릴지 몰라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잔치가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이었습니다. 원님이 집주인에게 말했습니다.  "듣자 하니 이 고을에 노래를 썩 잘 부르는 소녀가 있다 하던데 어디 그 노래 좀 들려주시오."  양반은 즉시 '꽈리'를 불러오도록 명령했습니다.


세도가의 딸과 그 어미는 이 소식을 듣고 '꽈리'를 골려 줄 음모를 꾸몄습니다. '꽈리'가 수줍음을 잘 탄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소녀의 어미는 불량배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꽈리'가 노래를 못 부르도록 방해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곧 '꽈리'가 도착하여 원님 앞으로 나왔습니다. '꽈리'는 부끄러웠지만 숙였던 고개를 들고 목청을 가다듬었습니다.

이 때였습니다. '꽈리'의 앞에 있던 한 청년이 불쑥 소리쳤습니다. "노래도 못 부르는 것이 감히 원님 앞에서 노래를 부르려 하다니..." 그러자 옆에서 다른 청년이 또 말했습니다. "노래는 그렇다 치고 얼굴이 저렇게 못생겨서야 어디.." 순간 '꽈리'의 얼굴이 새빨개졌습니다.
수줍음을 잘 타는 그녀는 부끄러움을 참지 못하고 그만 그곳을 달아나듯이 빠져 나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양반 집 소녀와 어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꽈리'의 어리석음을 비웃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꽈리'는 너무나 부끄러워 눈물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비웃으며 자신에게 손가락질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녀는 마침내 몸 져 눕고 말았습니다. 의원이 몇 차례 다녀갔으나 뚜렷한 병명을 밝히지 못하였습니다. '꽈리'는 결국 그 해를 넘기지 못하고 자신을 책망하며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듬해 봄, '꽈리'의 무덤가에는 한 포기의 풀이 자라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가을이 되자 새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엷은 너울 속에서 가만히 밖을 내다보는 붉은색의 열매 모습이 '꽈리'의 수줍어하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 뒤 사람들은 그 꽃을 '꽈리'라고 불렀습니다. '꽈리'는 특히 소녀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는데 '꽈리'를 입에 물고 다니면 노래를 잘 부른다 하여 소녀들이 다투어 '꽈리'를 물고 다녔다 합니다.

 

 

 

 

꽈리불기

 

꼬르륵 꽈르륵, 소녀들의 정서를 키우던 소리. 꽈르륵 꽈르륵…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흡사 뱀이 개구리를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진원지를 찾아보면 누나의 입속에서 나는 소리다. 누구라 할 것도 없이 10대 소녀들이면 입속에 꽈리를 넣고 불기를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할아버지와 아버지 어머니, 어른들은 꽈리를 불면 뱀이 나온다며 꾸지람을 하셨지만 누나와 여동생은 꽈리불기를 좋아 했었다.


무엇 때문에 꽈리를 불며 또한 이로인해 어떠한 즐거움이 있었는지? 또한 우리나라에는 언제부터 꽈리를 하나의 놀이감으로 이용했는지 조차도 알 수 없지만 지난 6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시골지역에서는 꽈리부는 소리를 흔히 들을 수가 있었다. 꽈리는 천연꽈리와 인조꽈리 등 두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는데 천연꽈리는 가지과에 속하는 다년생초의 열매로서 집 근처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꽈리초는 키 40∼90cm 정도며 잎은 어긋나거나 또는 한군데 두장식 모여 달려 있으며 꽃은 6∼7월사이 노란 빛에 가까운 하얀색을 피우고 한 송이씩 잎 겨드랑이에서 피어난다. 열매는 둥근 장과(漿果)로 꽃 받침이 커지면서 열매를 완전히 감싸고 이 열매는 가을철에 접어들면 주황색에 가까운 색깔로 익었다.

열매가 익으면 여자아이들은 바늘을 이용, 조심스럽게 열매 속의 씨를 빼내 꽈리를 만들고 입안에 넣어 바람을 넣었다 빼면서 입속 살결과 꽈리속의 바람이 마찰, 꽈르륵 꽈르륵 소리를 냈다. 이 식물 전체를 말린 것을 산장(酸漿)이라고 하며 한방에서 이뇨제 또는 해열제로 쓰고 상처가 났을 때 이것을 통째로 다져 환부에 바르기도 했다. 인조꽈리는 재료를 고무를 사용, 천연꽈리와 흡사하게 만들었으며 한번불면 다시 둥근 원상태로 돌아와 천년 연꽈리의 한번 불고 나서 다시 입안에서 바람을 불어넣는 것에 비해 훨씬 불기가 수월했다.

천연꽈리는 가을철 이후에는 찾아보기가 어려웠으나 인조꽈리는 언제나 생산이가능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구입해 불 수가 있었다. 60년대 까지만 해도 팽이, 구슬, 딱지치기, 말타기, 호르라기 불기 등이 남자아이들 놀이의 주종이었다면 여자아이들에게는 소꿉놀이와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그리고 꽈리 불기가 놀이의 주종을 이룰 만큼 꽈리의 보급률이 많기도 했다. 특히 꽈리소리는 뱀이 개구리를 잡아먹을 때 나는 소리와 흡사해 어른들은 꽈리를 불면 뱀이 나타난다며 불지 못하게 했지만 당시 여자 아이들은 어른들이 없는 곳을 골라 꽈리를 불만큼 이 놀이를 즐기기도 했다.

때로는 어른들이 없는 한가한 시간, 달려드는 참새떼를 지키며 마당에 말리던 멍석 위의 곡식을 한가롭게 바라볼 때나 봄 언덕에 앉아 나물을 캘 때, 꽈르륵 꽈르륵 어김없이 들려오던 그 소리는 특별한 놀이기구가 없던 시절, 여자아이들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우리의 선조들이 개발한 하나의 놀이였는지도 모른다. 꽈리소리는 부는 사람에 따라 다소 투박하기도 하고 또는 다소 가냘픈 소리가 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소리는 소녀들의 정서를 키우던 소리, 정답던 우리의 소리,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추억의 소리였다.

때로는 여름철 멱을 감으러 냇가에 나가다보면 어디선가 꽈르륵 꽈르륵 또 꽈리소리가 들리고 소리나는 곳을 찾아보면 논두렁에서 너불대(화사)나 먹구렁이가 개구리를 삼키고 있기도 했다. 그만큼 꽈리소리는 뱀이 개구리를 삼키는 소리와 흡사했다. 시골지역에서는 지난 70년대 중반까지 흔히들 어린 소녀들이 꽈리를 불었으나 60년대이후 각종 장난감 등 놀이감이 보급되며 사라지기 시작, 지금은 우리나라 그 어느 곳에서도 꽈리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됐다.

 

 

 

 

 

2007.10.02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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