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골의 가을
솔길 남현태
출렁다리 건너 바위 파수꾼
단풍 휘장 둘러진 개선문 골짜기 구르는 물소리 청아한데 초록 벗은 암봉들 밤새 치장하고 수줍은 듯 이른 아침 첫 손님 맞이한다
청석 바위 흐르는 물 갈길 다르고 작은 폭포 마다 넘치는 낙엽 애서 개여울 막아 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속으로 흘리니 융단 속에 노닐던 피라미 때 즐겁다
주검 깔린 낙엽 언덕 힘겹게 메달려 마지막 자태 싸르는 애잔한 단풍잎 이별가 흐르고 방초 널브러진 무덤가 소슬 바람에 으악새 노래 쓸쓸하다
석양 빛 껴안은 암봉들 위용 아래 발길 거부하는 벼랑 끝 땡감 익어 홍시 된 늙은 감나무 가지 끝에 빨간 침 가득 고인 산성골 가을은 그렇게 속속들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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