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산성골의 가을

호젓한오솔길 2008. 11. 23. 01:43

  

 

산성골의 가을

 

 

              솔길 남현태

 

 

출렁다리 건너 바위 파수꾼

단풍 휘장 둘러진 개선문 골짜기 

구르는 물소리 청아한데 

초록 벗은 암봉들 밤새 치장하고

수줍은 듯 이른 아침 첫 손님 맞이한다 

 

청석 바위 흐르는 물 갈길 다르고

작은 폭포 마다 넘치는 낙엽  

애서 개여울 막아 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속으로 흘리니 

융단 속에 노닐던 피라미 때 즐겁다 

  

주검 깔린 낙엽 언덕

힘겹게 메달려 마지막 자태 싸르는 

애잔한 단풍잎 이별가 흐르고

방초 널브러진 무덤가 

소슬 바람에 으악새 노래 쓸쓸하다

  

석양 빛 껴안은 암봉들 위용 아래

발길 거부하는 벼랑 끝

감 익어 홍시 된 늙은 감나무 

가지 끝에 빨간 침 가득 고인 산성골

가을은 그렇게 속속들이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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