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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산천 탐방 길, 오밭터~복상나무골

호젓한오솔길 2010. 1. 11. 00:18

  

고향산천 탐방 길, 오밭터~복상나무골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하옥리

* 일   자 : 2010.01.10 (일요일)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둔세동 - 오밭터 - 낙동정맥길 - 복상나무골 - 둔세동

* 산행시간 : 4시간 20분 소요(어울렁 더울렁)

 

어제는 눈을 찾아서 영천 보현산으로 간단한 산행을 다녀오고, 몇 일 포항에 나와계시던 어머님이 시골에 친구 분들이 고스톱치러 빨리 들어오라 하신다기에 모셔다 드리기위해 상옥으로 가면서 내연산 산행이나 하고 올 요랑이었는데, 늘 오르는 향로봉을 또 오르기도 그렇고 하여, 둔세동에서 내연산 반대 방향에있는 오밭터와 복상나무골(복숭아나무골)에 어릴 적 초등학교 친구들이 많이 살았지만 하도 깊은 산골이고 상옥에서 거리도 멀고하여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라 늘 궁금하던 차에 오늘 어중간 한 늦은 시간에 답사를 해 보기로 한다.

  

어머님을 시골집에 내려드리, 커피 한 잔 마시고 둔세동에 도착하니 오전 11시가 다되어 가는 시간이다. 입구에서 촛대 바위와 주위의 풍경들을 사진 몇 장 담고 향로봉 산행 들머리가 있는 곳으로 가니 자가용 몇 대와 관광버스 한 대가 주차되어있다. 얼른 행장을 챙기고 주위를 천천히 둘러 보고는 말로만 듣던 오밭터와 복상나무골 답사를 위해 개울가로 내려서니 오랜 만에 만난 둔세동 개울은 그동안 강추위로 꽁꽁 언 얼음 위에 하얗게 눈이 덮인 풍경이 아름답기만하다.

 

열심히 카메라 셔터를 눌러 가면서 오밭터 골짜기를 따라 슬슬 발걸음을 옮긴다. 지금은 상옥에 나와 사는 사람들도 있고 대부분 도회지로 떠나 살고 있는 친구들도, 모두다 살기가 어렵던 그 시절에는 이 첩첩 산중에 살면서 새벽 밥 해먹고 모두다 상옥 초등학교를 다녔으니 날 마다 험한 산길을 걸어서 다닌 등하교 길의 고충을 실감하면서.. 

 

 * 둔세동 입구 좌측 도로 위에 우뚝 서있는 둔세동의 명물 촛대바위 앞에서 차를 멈추고 당당한 모습을 몇 장 담아본다.

 

 * 겨울이라서 검은 바위에 하얀 눈.. 완전히 흑백이 되어버렸네요.

 

 * 몸은 비록 균열이 간 상태지만 정신력으로 견디고 있네요..

 

 * 계곡 건너 내연산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 봉우리..

 

 * 오른 쪽에 펫말이 있는 부분이 내연산 향로봉으로 오르는 들머리 입니다.

 

 * 다리위 부처 바위 주위 풍경입니다..

 

 * 부처바위..

 

 * 골짜기로 내려서니 눈 덮힌 풍경이 아릅답네요..

 

 * 바위 틈마다 얼음이 삐죽삐죽 기어 나옵니다..

 

 * 하얀 눈위에 갈대 어우러진 풍경 아릅답습니다..

 

 * 한 폭의 동양화를 사진에 담으며..

 

 * 갈대 어우러진 계곡 상류 풍경..

 

 * 발걸음은 오밭터 골짜기로 들어섭니다..

 

골짜기 좌측으로 난 좋은 길을 따라 올라가니 본 계곡하고 점점 멀어지는 작은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라 이상하여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방향으로 보아 아마도 상옥으로 넘어가는 길인 듯 하여 잠시 알바를 하고 다시 돌아 나오면서 급경사 비탈을 타고 내려와 계곡을 따라 올라 갑니다..

 

 * 돌아 내려 오는 비알에 박힌 빙폭..

 

 * 살금 살금 내려오면서 사진에 담아 본다.

 

 * 얼음과 하얀 눈이 덮힌 골짜기를 따라 올라갑니다.

 

 * 때로는 밋밋 하다가..

 

 * 때로는 거친 협곡이 나오고..

 

 * 얼음 위에 쌓인 눈에는 산짐승들의 발자욱이 남아있다.

 

 * 바위에 덮힌 눈를 밟으며 올라가는 걸음은 미끄러위 더디기만 합니다.

 

 * 거친 바위 사이에 맑은 옹달샘이 흐른다..

 

 * 오막한 곳에 동물 발자국이 많은 여기는 산짐승들의 공동 우물인가 봅니다.

 

 * 참 오묘하게 생긴 곳에 맑은 물이 흐릅니다.

 

 * 신기하여 한 참을 머물러 봅니다.

 

 * 동물 발자국을 따라 바위돌을 하나하나 세어가면서 걸어 올라갑니다..

 

 * 미끄러워 걸어가기 쌍그럽네요..

 

 * 앞을 막아서는 폭포에는 고드름이 달려있네요..

 

 * 컴컴한 동굴 처럼 생겼네요..

 

 * 투명한 얼음과 하얀 눈의 조화.

 

 * 벼랑을 올라가다가 메달려서 돌아보니..

 

 * 멋진 빙폭입니다..

 

 *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 잠시 올라가니 인간의 흔적이 있는 집터가 나옵니다.

 

 * 주위를 둘러 보니 눈 속에 묻힌 스텐레스 밥 그릇이 두 개 나오네요..

 

아마도 이사를 갈 때 짐이 무거워서 버리고 간듯 한데.. 이대로 공기 좋은 곳에서 한 천년만 푹 숨어 살다 보면.. 어느 후손이 등산을 왔다가 진귀한 골동품이라고 배낭에 고이 챙겨다가 진품명품 프로에 나올런지..  

 

 * 따뜻한 산비탈에 여기 저기 집터와 밭떼기 흔적이 있네요.

 

 * 주민들이 식수로 이용했을 개울은 꽁꽁 얼어있네요..

 

 * 늙은 감나무 사이로.. 여기 저기 덩굴속에 뭍힌 집터들로 보아 제법 많은 가구가 마을을 이루고 살았는듯 합니다.

 

 * 오곡을 심었던 밭떼기에는 가시 덩쿨로 우거져 있네요..

 

 * 마을 뒤에 올라서니 멀리 향로봉 자락이 보입니다..

 

옛날 이 마을에서는 앞에 막힌 산을 넘어 십여리 길을 걸어서 상옥으로 넘어 다녔는데, 때로는 상옥에서 저녁 늦게 까지 놀다가 몇사람이 모여서 밤 길을 걸어 보금자리가 있는 이 첩첩 산골로 산새들 처럼 돌아가곤 하였지요..

 

 * 마을 뒤산 능선을 따라 참나무 숲을 헤치면서 올라오니..

 

 *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 빼곡한 참나무 사이로 고향 상옥이 보이네요..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상옥과 오밭터를 가로막고 있었네요..

 

 * 옛날 나무하러 오던 간장현(간저이재) 쪽입니다..

 

 * 봉우리에서 조금 내려오니 낙동정맥길이 정상을 파하여 청속 쪽으로 감아 나가네요..

 

낙동정맥 길과 포항시 경계 길이 포개진 이 길을 계속 따라가면, 해월봉이 못미치는 지점에서 서로 헤어져 좌측으로 꺽어진 낙동정맥은 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를 따라 질고개, 피나무재, 주산재를 거처 주왕산 동쪽 능선을 따라 대둔산으로 올라가고, 포항시 경계는 해월봉과 구리봉을 지나 옥녀암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바데산으로 올라가서 동대산, 삼지봉, 문수봉으로 이어져 영덕군과 경계를 이룬다.  

 

 * 낙동정맥 길을 잠시 따라가다가 보니, 청송군 간장리(간저이)가 보이네요.

 

 * 확 당겨본.. 바로 아래 조산못티 마을에는 상옥에서 십여리 길 시집을 온 막내 고모님께서 살고 계십니다.. 어릴 적에 아버지 따라 몇 번 가보고는, 몇 해 전에 고모부님 장례 때 가본 곳입니다..

 

 * 낙동정맥 길 잠시 따라 가다가.. 오른 쪽으로 난 소나무 우거진 작은 봉우리 능선을 따라 내려갑니다.

 

 * 빼곡한 소나무 숲 길.. 옛날 같으면 새까레 감이나 돌이 감으로 안성 맞춤입니다..ㅎ

 

 * 눈 덮힌 소나무 숲 급경사 길.. 기분이 그만입니다..

 

 * 아서라 고라니 두 마리가 자다가 달아난 곳.. 사방이 트인 곳에서 서로 교대로 망을 보면서 잠을 잦는가 봅니다..

 

 * 아직 온기가 남아있는 듯..

 

 * 낙엽 속에 바위가 박힌 벼랑같은 급경사 길입니다.

 

 * 계곡에 떨어지니 검정색 호스가 올라온 종점인데..어찌 설렁합니다.

 

 * 계곡을 따라 잠시 내려오니 집터가 나오는데 여기가 복상나무 골인가 봅니다.

 

 * 여기도 양지 바른 비알에 제법 많은 집터가 널브러져 있네요..

 

 * 늙은 감나무는 잔잔한 감이 달려서, 허기진 겨울 산새들의 먹이가 되고 있다..

 

 * 엿날 집터에는 온갓 딸기 덩쿨과 찔레나무 덩쿨이 우거져 빠져 나오는데 등산복 바지가 너덜너덜 해진다.. 안 그래도 오늘 아침에 헌 바지 찾다가 어제 보현산에서 입고 세탁 대기로 벗어둔 터라 마눌 왈 고향가는데 새 바지 입고 가라고 했어.... 에고..ㅎ

 

 * 이 집에도 애주가가 살았는가 봅니다.  옛날 소주병이 많이 있네요..

 

 * 코흘리개 때 보던 신선소주 병입니다..

 

 * 향로봉을 바라보면서 흘린.. 옛 날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 제법 많은 가구가 살았던 흔적이 있는 복상나무골 마을을 뒤로하고.. 친구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그려 보면서 하산 합니다..

 

 * 멋진 소나무 숲을 지나서..

 

 * 바위를 쪼개는 참나무의 은근한 힘..

 

 * 산 그늘이 있는 골짜기에는 눈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 눈 속에는 빙판이 숨어있고..

 

 * 층층이 계단식 밭떼기입니다.

 

 * 조밭메는 아낙의 한숨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 복숭나무골의 음지와 양지..

 

 * 이리 저리 살피다 보니, 어느덧 골짜기 어귀에 나왔네요..

 

 * 입구 길목에는 산짐승 발자국만 있고 .. 사람은 내가 처음인 듯 합니다.

 

 * 둔세동 개울가에 내려오니.. 복상나무골 입구의 풍경이 과연 절경입니다..

 

 * 개울 복판에 자리잡고 양 쪽으로 물을 흘리면서 버티는 바위 위에..

 

 * 천년 바위 화분에.. 아름다운 노송을 심었네...

 

 * 볼수록 아름답네요..

 

 * 갈대와 어우러진 이 한 장면으로 오늘 산행을 한 보람을 찾은 듯 합니다..

 

 *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엎드린 바위 하나하나가 예술이고 미술이다.

 

 * 얼름은 입을 벌리고 맑은 물을 흘리면서 겨울을 노래한다.

 

 * 개울을 건너지 않고 따라 올라 오면서..

 

 * 오다가 돌아보고..

 

 * 소리나면 드려다 보고..

 

 * 또 돌아보고..

 

 * 건널 수 없는 곳은 바위를 타고 넘고..

 

 * 갈대의 노래 소리를 들으며 걸어올라 옵니다.

 

 * 날렵한 산짐승 들은 얼음 위로 가볍게 걸어 넘지만.. 육중한 나는 바위를 타고 넘어야 한다..

 

 * 바위 절벽위에 늙은 소나무..

 

 * 무너져 가는 벼랑에 매달려 안간 힘을 쓰네요..

 

 * 한조각 한조각 떨어져 나가는 벼랑에..

 

 * 파랗게 질린 모습 아름답다..

 

 * 갈대와 어우러져 조화를 이룹니다..

 

 * 저 놈들은 가로 질러 잘도 다니는데.. 나는 올라 가기가 까다롭다.. 몇 번을 발이 푹푹 빠지고 나니 양말이 축축한지 오래다..

 

 * 이제 다 왔네요.. 아침에 그자리..

 

 * 저쪽 능선 좌측 골짜기가 오밭터 가는 길입니다..

 

 * 자동차에 돌아오니 향로봉을 산행한 산꾼들이 하나 둘 하산을 하여 멀리 버스 있는 곳으로 몰려가네요..

 

축축한 아랫도리 털어 내고 고향집에 돌아와.. 아침에 급히 나오느라 내 핸드폰을 두고 와서 어머님 것을 가지고 갔었는데, 핸드폰 반납하고 커피 한 잔 얻어 마시고, 저녁을 한다고 하시는 것을 만류하고 서둘러 포항으로 돌아 오면서 수십 년을 궁금해 하던 밀린 숙제 하나를 해결 하면서 오늘 의미있는 오밭터, 복상나무골 옛 마을 답사 산행을 마무리 해본다.

 

2010.01.10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