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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뒷동산 한바위 화려한 설경

호젓한오솔길 2010. 2. 15. 19:04

 

 

내 고향 뒷동산 한바위 설경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 일   자 : 2010.02.14(일요일) 설날

* 날   씨 : 흐림

* 산행코스 : 고향집 - 정골 - 뒷동산(766.1봉) - 한바위 - 무시랍등 - 고향집

* 산행시간 : 약 5시간 소요(눈길 걸어서)

 

이번 겨울 들어 눈비가 내리지 않고 늘 건조하던 날씨가 설을 앞두고 많은 눈이 한꺼번에 내려서 고향 산천을 하얗게 덮어 놓았다. 설날 아침 우리 집과 재종 형님네 집의 아침 차례를 지내고, 외가에 세배를 다녀오니 오전 11시가 좀 넘었다. 어제저녁에 TV 영화 보느라고 늦게 잔 탓으로 공식 설 행사가 끝나니 모두 피곤한 눈치다. 얼른 산행 준비를 하여 산소에 성묘도 하고, 하얗게 눈꽃을 피운채 내려다 보고 있는 한바위 까지 산행을 하기로 마음먹고 눈 산행 준비를 단단히 하고 출발한다.

 

그런데 출발하려고 하니 가장 중요한 핸드폰을 찾으니 없다. 어제 포항 집에서 충전기에 꼽아놓고 가지고 온 것 같기도 하고, 안 가지고 온 것 같기도 하여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냥 나서려는데 마눌 핸드폰을 가지고 가라고 건네 준다. 한바위에 범 나온다는데, 험한 눈길에 혼자 뭐 하려고 가노 하며 어머님은 벌써 걱정이시다.

 

산소가 있는 정골에는 옛날 할아버지 할머니가 살던 곳이라 우리 밭이 있어 어려서부터 날만 새면 지게 지고, 리어카 끌고 수없이 다니던 옛 향수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길이다. 종아리까지 푹푹 빠지는 하얀 눈이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곱게 내려있는 길을 걸으니, 옛날 어릴 적 산토끼 잡는다고 고무신에 새끼줄 동여매고 눈 위를 뛰어다니던 추억이 새로운데, 오늘은 등산화에 스펫치 아이젠까지 하고 용을 써보지만 눈 위를 걸어가는 걸음걸이가 어찌 더디기만 하다.  

 

 * 정골 밭으로 올라가는 하얀 눈길.

 

 * 눈 덮인 아버님 산소 전경.

 

온 산천에 하얀 눈이 덮이니 배고픈 고라니들이 먹이를 찾아 줄지어 다닌 발자국이 산소 앞에 빼곡히 나있다.

 

 * 할아버지 산소로 향하는 길에 돌아보니 외로운 발자극만 따라오고 있다.

 

 * 할아버지 산소로 들어가는 길엔 하얀 눈꽃이 아름답다.

 

 * 환상의 눈꽃 정원이다.

 

 * 눈을 실은 가지가 아래로 처지고 쓰러진 관계로 산소에 들어가는 길은 없어지고 하얀 꽃이 가득 피어 있다.

 

 * 아름다운 눈꽃 사이로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가 보인다.

 

 * 눈에 눌린 도래솔도 가지가 부러졌다.

 

 * 산소 앞의 눈꽃 화원.

 

 * 도래솔에도 하얀 눈꽃이.

 

 * 아름답게 피었네요.

 

 * 하얀 눈꽃 핀 산소 전경

 

 * 아름답습니다.

 

 * 이제 아름다운 설국 속으로 한바위까지 산행이 시작된다.

 

 * 올라가다가 돌아본 풍경.

 

 * 큰골의 오른쪽 산등성이를 따라 그냥 올라가는데..

 

간벌을 하여 쓰러뜨린 나무 위에 눈이 소복이 쌓여 사이를 비집고 타고 넘어 올라가기가 여간 쌍스럽지가 않다. 

 

 * 비탈을 올라가다가 돌아본 고향 마을 풍경.

 

 * 살짝 당겨 봅니다.. 맨 앞에 집이 우리집입니다.

 

 * 낙동정맥 길이 있는 능선에 올라서니, 여기도 아직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없다..

 

 * 낙동정맥길 칠칠육 봉우리 아래 멋진 도래솔이 있는, 눈 덮힌 외증조부 모 산소입니다..

 

생전에 본적이 없는 어머님의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인데 늘 지나가면서 인사는 올리고 가지만, 아마도 내가 누구인지는 모르시고 그냥 지나가는 단골 산꾼으로 아시겠지요..ㅎ

 

 * 산소 앞에는 눈꽃이 화사합니다.

 

 * 올라갈수록 눈은 점점 더 쌓이고, 눈꽃이 화사하여집니다.

 

 * 낙동정맥 칠칠육 봉 갈림 길.. 바로가면 가사령입니다.

 

 *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높은 봉우리를 따라 오릅니다.

 

 * 눈이 장난이 아니네요.. 무릅 위에까지 올라옵니다.

 

 * 화사한 눈꽃 퍼레이드.

 

 

 * 깨끗하고 아름답습니다.

 

 *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환상의 눈꽃 길은 이어지고..

 

 * 여기가 고향에서 바라보면 서산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 칠칠육 봉입니다.

 

 * 한바위로 가는 길.. 걸음을 옮기기가 버겁습니다.

 

 * 거의 환상적입니다.

 

 * 배고픈 멧돼지가 먹이를 찾아 헤집은 곳이 많이 있네요.

 

 * 설명이 필요 없네요.

 

 * 전망바위에서..멀리 구암산 넘어.. 면봉산과 보현산도 보입니다.

 

 * 전망 바위에서 바라 본.. 가야 할 한바위가 기다리고 있네요.

 

 * 당겨보니 하얀 눈으로 멋지게 치장하고 보아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 울렁거리는 가슴으로 급히 달려갑니다.

 

 * 바람이 쓸어모은 능선의 눈은.. 때로는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 환상의 눈길을 달려.

 

 * 한바위 아래 도착하여. 뒤쪽으로 돌아 올라가니.

 

 * 눈을 뒤집어쓴 한바위 올라가는 미끄러운 길은 두렵다.

 

 * 눈 덮인 한바위.. 자주 올라와서 형상을 대충 알지 만.. 한 발 삐끗하면 황천길이니 자국을 옮기기가 두려울수 밖에..

 

 * 한바위에서 바라 본.. 낙동정맥 능선넘어.. 하얀 눈 속의 고향풍경.

 

 * 당겨봅니다.. 먹방골 마을.. 바로앞에 우리 집이 보이네요.

 

 * 칠칠육 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그 너머로 상옥 1리와.. 괘령산.. 우측으로 성법령이 보인다.

 

 * 멀리 구암산과.. 그 넘어 면봉산 보현산이 보인다.

 

 * 한바위 풍경과.. 청송 쪽 풍경.

 

 

 

  한 바위

  

              솔길 남현태

 

내 고향 뒷동산 통점재 남 방향 

낙동 길 흘러가다 

나그네 숨 고르는 칠칠 육봉 벗어난 자리

도장 골 안 막장에 우뚝 솟아 앉은 

커다란 바위 아래 범 굴 있어

배고픈 새끼 범 우글댄다는 소문에

겁 많은 어린 세월 멀찌감치

신비에 찬 눈으로 바라만 보고 살았다네

 

밤마다 파란 불빛 그리도 비치더니

사방으로 트인 조망

웅크리고 앉은 사나운 맹수

먹잇감 노려보며 허기진 배 달래던 곳 

우람하여 한바위 런가

애절한 사연 남아 한바위 런가

첩첩산중 능선 끝에 다소곳이 

도장 골 바라보며 세상 시름 잊었다네.

 

 

 * 발아래 도장골과.. 낙동정맥 능선 너머 고향 마을..삼각 봉우리 오목등.. 그 넘어 향로봉..

 

사방이 온통 눈이라 어디 앉을 만 한 곳이 없어, 여기 한바위 위에 우두커니 서서 아침에 차례 지내면서 그리 많이 먹었는데, 눈길 올라오느라 출출한 허기진 배를 가져간 커피와 과일을 꺼내 먹으면서 달랜다.  

 

 * 가사령 성법령으로 이어지는 낙동정맥 능선..

 

 * 청송 쪽 풍경..

 

 * 내려다보니 아찔합니다.

 

 * 산등성이가 살아 움직이는 듯합니다.

 

 * 눈꽃 사이로 바라본 고향.

 

 * 아름다운 한바위를 뒤로하고 하산합니다.

 

 * 하얀 눈을 가득 이고 있는 우람한 황금송.

 

 * 돌아오는 길에 전망 바위에서 다시 돌아본 한바위.

 

 * 봄 쯤에 다시 찾을 기약을 하면서..

 

 * 올라온 발자국을 따라 돌아옵니다.

 

 * 하얀 눈꽃이 발길을 잡네요.

 

 * 쭉쭉 뻗은 참나무에 핀 눈꽃.

 

한참 사진을 찍고 있는데, 어머님의 성화로 마눌에게서 전화가 온다. 눈길에 혼자 간 것이 마음에 걸리시는 모양이다.

 

 * 가히 환상적이네요.

 

 * 부지런히 셔터를 눌러댑니다.

 

 * 아기자기.. 시원시원합니다.

 

 * 더도 덜도 마침맞게 피었네요.

 

 * 낙동정맥 갈림길에서.. 통점재 쪽으로 향합니다.

 

 * 정월 초하룻날 희멀건 태양.

 

 * 구름 뒤에 숨어서 아름다운 눈꽃을 지켜줍니다.

 

 * 눈덩이에 짓눌린 노송은 아픈 가지를 비틀며 안간힘을 쓰고.

 

 * 올라탄 눈은 태연스럽다.

 

 * 통점재로 가다가.. 고향 마을이 잘 보이는 무시랍등을 타고 내려옵니다.

 

 * 눈 덮인 고향풍경.

 

 * 살살 당겨봅니다.

 

 * 조금 더..

 

 * 바싹 당겨봅니다.. 맨 앞에 우리 집.. 신작로 가에 내 자동차도 보이네요.

 

 * 상옥1리(윗골) 풍경도 눈에 들어옵니다.

 

 * 당겨봅니다. 괴령에서 성법령으로 이어지는 능선.

 

 * 잣나무에 핀 눈꽃.

 

 * 화사합니다.

 

 * 잣나무 위로 본 장터 마을.

 

 * 당겨봅니다.

 

 * 소나무와 잣나무가 어우러진 눈꽃.

 

 * 아름답습니다.

 

 

 

 * 빼곡한 소나무 숲 속으로 내려오니.

 

 * 옥 커브 언덕배기에서 고향 풍경을 담아봅니다.

 

 * 당겨본 먹방골.

 

 * 당겨본 장터 마을.

 

 * 상옥의 동쪽을 막고 있는 내연산 봉우리 두 개가 마치 커다란 고래처럼 생겼다고 하여..

 

옛날에는 상옥을 청송 고래라고 불렀답니다. 큰길에 내려서니 둘째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눈썰매를 타고 있다고 하여 비탈밭 언덕배기로 찾아갑니다.

 

 * 눈설매 장에서..

 

 * 2주 전에 제대한 둘째가 비닐 포대를 타고 내려갑니다.

 

 * 마지막으로 마눌 차례..

 

 * 고향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머님은 거기 한바위에 혼자 가니 안 무섭더냐고 하신다. 도장 골 한바위 아래 옛날에는 범이 있었다고 하시며 아버님과 산뽕 따러 갔어 나무에 뽕을 까려 놓고 갑자기 이상한 소리가 들려 겁이 나서 따지를 못하고 모두 버려두고 왔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외증조부 모 산소에 성묘 하고 온 이야기를 했더니, 네가 그 산소를 어떻게 아느냐 하시면서, 오늘 어른들이 이 눈 속에 찾아가서 디게 반가워하셨겠다면서 고맙다고 하신다.

 

오늘 설날 하얀 눈길 따라 산소에 성묘도하고, 눈 덮인 고향산천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감상하면서, 호젓이 고향을 지키는 서쪽 산 한바위까지 어릴 적 뛰어놀던 눈길을 다섯 시간이나 뽀드득 걸어본 감회 깊은 산행길, 그간 다녀본 어느 산길보다도 화려하고 보람찬 설날 고향산천 산행길을 갈무리해 본다.

 

2010.02.14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