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옥 고향 경계산행, 통점재~ 옥계 옥녀암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하옥
* 일 자 : 2010.03.21(일요일)
* 날 씨 : 맑음
* 동행자 : 상하옥향우회 정기산행
* 산행코스 : 통점재 - 간장재 - 평수밭 - 해월봉 - 구리봉 - 옥계 옥녀암
* 산행시간 : 약 6시간 30분 소요
이번 일요일은 고향 향우님들과 상하옥 고향 경계 산행을 가는 날인데, 주말을 맞아 중국에서 몰려온 황사가 강풍을 타고 전국을 뒤덮어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심하다. 일요일까지 전국적으로 황사 경보가 내려진 상태에서 산행하려니 영 내키지 않는다. 밤늦은 시간에 배낭을 챙기면서 밖을 내다보니 불빛에 비치는 누런 황사가 바라보고만 있어도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런 날씨에는 그냥 창문 꼭 닫고 방콕을 하는 것이 상책인데 하면서, 약속된 일정이라 배낭에 마스크까지 챙겨 넣고는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든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이상 할 정도로 하늘이 훤한 것이 시계가 맑다. 밤새 황사가 강풍에 밀려 멀리 날아 가버린 듯하다. 배낭을 챙겨 들고 약속시간 8시 30분에 우창동 주민센터 앞으로 나가니 회장님을 비롯한 몇몇 향우들이 벌써 나와 있다. 25인승 미니 버스를 대기시켜 놓고 행여 한 차가 넘을까 걱정을 했는데, 어제 황사가 심하고 바람이 거센지라 예상외로 산행 참석률이 저조하여, 약속 시간이 다 되어도 겨우 13명이 전부이고 더 나올 기미가 없다. 이렇게 해서는 향우회 산악회가 지속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미니 버스에 13명이 할랑하게 타고는 내연산 수목원이 있는 꼬불꼬불 샘재를 올라가니 또 슬슬 속이 뒤틀리는 것이 차멀미가 난다. 얼른 맨 앞자리로 옮겨서 뭔가 열중해야겠다 싶어 카메라를 꺼내 들고 달리는 차 창에 펼쳐지는 풍경들을 속사로 담아본다. 샘재를 넘어 고향의 서쪽 산 통점재에 도착하니, 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세고 차가운 바람이 볼을 스친다. 언덕 아래서 바람을 피해 각자 산행 준비를 하고는 통점재 북쪽 추억 어린 바가지 등으로 오른다.
* 저기 끝에 잘린 '샘재'를 넘어 내연산 수목원이 있다. 샘재는 상옥을 둘러싼 팔령중의 하나로 지금은 상하옥의 제일 관문이다.
* 쑥밭.. 내연산 수목원 앞 도로를 달려서..
* 수목원을 지나 상옥으로 가는 "강정비리" 길..
* '샘재'에서 상옥 들머리.. '배비재'에서 바라본 상옥 2리 풍경..
* 상옥 2리 '장터 마을'로 스르르 들어섭니다.
상옥리(上玉里)
고산분지에 형성된 마을로서 신라 때부터 숨어 살게 된 사람들, 전란을 피해 온 사람들, 화전민들이 정착함으로써 커지게 되었다. 흔히들 이곳을 '오강지두 팔령지하(五江之頭 八嶺之下)'라 할 만큼 산간오지이다. 예부터 피란지처(避亂之處)로 '첫째는 고래요, 둘째는 두마(斗麻)' 라 할 때, 첫째에 해당하는 곳이다. 옥같이 맑은 냇물이 흘러 오십천(五十川)의 상류 한 지류가 되니 세칭하기를 옥계 (玉溪)라 했으며, 고래 또는 고내라고도 부르던 상옥은 높은 곳에 냇물이 흐른다는 뜻 [고천(高川)] 으로 풀이되기도 하고, 지형이 마치 거대한 고래로 각(刻)을 떠낸 듯한 행주형국(行舟形局)인지라 이에 연유하여 고래[鯨]라 부른다 한다. 한편으로는 동편 산의 모습 또한 암수 두 마리의 고래를 닮았다는 데 연유한다고도 전한다.
윗고래인 1리에는 거릿마을(거렁미), 솔안마을(松內), 못둑모치, 무쇳골(수철골)이 있고, 아랫 고래인 2리에는 상윗골(사잇골, 샛모치), 배빗재마을, 당모치[堂坪], 먹방골[墨房里], 넘은절골 [城寺洞], 장터, 쑥밭과 같은 마을이 있다. 신라말기 서라벌에서 난을 피해 들어온 고관대작들의 고급주택이 즐비하였으며, 한때 1000여호가 넘게 살았다 전한다. 먹방골은 그 당시부터 먹을 만드는 고을로 소문이 났고, 무쇳골은 병기와 농기를 만드는 마을로 군사상 중요한 지역이었다 한다.
성지비결(性智秘訣)에 이재칠전중(利在七田中)이라 했고, 정감록(鄭鑑錄) 비결에도 구인종 칠전중(求人種 七田中)이라 했다 하여 칠전[鯨田, 葛田, 坪中田, 馬頭田, 艾田, 大中田, 角田(火田)] 의 중앙에 위치한 이 마을을 피난처로나 군사기지로 이용하였다 한다. 산남의진에 가담한 강대근 (姜大根) 의사의 출생지라고도 한다. 송내동 느티나무(300여년생, 흉위 3.3m)를 남당(男堂)으로, 당평마을 이팝나무(250여 년생, 흉위 3.1m)를 여당(女堂)으로 하여 삼짇날 산신과 동신에 제사를 지낸다. 1938년에 상옥간이학교(上玉簡易學校)로 설립된 상옥초등학교와 1972년에 설립된 기계 중학교 상옥분교장이 있으며, 죽장면사무소 상옥출장소(1957년 설립), 보건진료소, 상옥우편취급소 포항북부경찰서 상옥파견대가 있다.
* 장터 마을 안 도로가 한산합니다.
* 상옥 농협 주유소 앞을 지나서..
상옥 수퍼에 잠시 정차하여 술과 부족한 안줏거리를 조금 장만하여 통점재를 향한다. 그저께 아버님 재사라서 고향에서 묵고 어제 포항으로 나가면서, 오늘은 단체 산행이라 고향 집에 못 들른다고 어머님께 미리 말씀드린 터라 별 아쉬움 없이 통점재로 오른다. 통점재에 도착하니 바람이 얼마나 차고 거센지 눈을 뜰 수가 없을 정도다. 바람의지 언덕 아래서 각자 서둘러 산행 준비를 하여 오른쪽 바가지 등으로 오른다.
* 바람 찬 통점재 오름길에서 돌아본 고향마을.
* 통점재의 추억...
* 이제 봄이라고.. 모두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왔다가.. 찬 바람에 오들오들 떨면서 혼쭐이 납니다.
통점재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바가지 등에 올라, 집골만데이를 지나서 암소밭 골짜기를 내려다보는 능선을 따라 간장재에 이르는 길은 전국의 내노라 하는 산꾼들이 족적을 남긴 낙동정맥 길이다.
* 간장재(간저이재) 포근한 산소 가에서 잠시 휴식을 합니다.
* 잠시 회장님과 간저이 쪽으로 돌아 가보니.. 옛 날에 나뭇짐 밭쳐놓고 쉬어 넘던 '애기서낭'이 있는데.. 기억 속에 커다란 돌배나무는 보이지 않고.. 잔돌이 쌓인 돌무더기는 옛날보다 작게만 보인다.
* 간장재에 대한 회장님의 옛 추억담을 들으면서..
* 다시 상옥을 둘러싼 '칠전'의 하나인 '평수밭'을 향하여 걸음을 옮긴다.
* 소나무 우거진 간장재를 지나서..
* 우측으로는 오밭터를 끼고, 좌측으로는 청송군 간장리를 끼고 낙동정맥과 포항시 경계가 겹친 길을 정겹게 걸어갑니다.
* 청송 쪽에서 불어오는 세찬 바람이 오는 고향의 봄을 시샘합니다.
* 바람 소리 싸나운 참나무 숲 길을 지나서..
* 고향 상옥과 성법령이 훤히 보이는 따뜻한 산소 가에 잠시 모여앉아, 고향 상하옥과 내연산이 주 무대였던 '산남의진' 의병 이야기로 휴식을 취합니다.
산남창의진 [山南倡義陣]
1906년 3월 정환직(鄭煥直)·정용기(鄭鏞基) 부자가 영천(永川)에서 포수와 농민들을 주축으로 조직한 항일의병부대. 1905년 을사조약이 체결된 뒤 의병을 일으키라는 고종의 명령을 받은 정환직은 허위(許蔿)의 도움으로 마련한 군자금 2만 냥으로 중국인 왕심정을 통하여 무기를 구입하는 한편, 아들 정용기로 하여금 의병을 모집하게 하였다.
정용기는 친구 이한구(李韓久)·정순기(鄭純基)·손영각(孫永珏) 등과 함께 1906년 3월 영천 부근에서 산남창의진을 결성하고, 자신은 대장에 추대되었다. 4월 28일 당시 동해안 일대에서 활약한 신돌석(申乭石) 의병부대와 협력하여 청하(淸河)를 공격하려고 출전하던 중 정부군의 계략에 빠져 정용기가 체포된 뒤, 결국 7월 하순 해산되었다.
그해 9월 아버지의 주선으로 석방된 정용기는 1907년 4월 다시 의병을 일으켜, 먼저 강릉으로 북상하여 서울을 공격하기로 하였다. 8월 죽장면 매현리에서 적의 기습을 받고 격전 끝에 정용기·이한구·손영각 등이 전사하자, 정환직이 다시 의병장에 추대되었다.
그들은 청하순검분파소(9월)·흥해분파소(10월)·신령분파소(11월)·영덕일본군헌병분견대(12월)를 잇따라 습격하여 기세를 올렸으나, 계속된 전투로 탄약이 떨어지는 등 싸울 수 없는 처지에 이르자, 정환직은 강릉에 다시 모일 것을 약속하고 부대를 해산하였다.
정환직은 강릉으로 가던 중 청하에서 12월 11일 일본군에게 체포, 처형되었다. 그뒤 산남창의진에 참가했던 의병은 남은 세력을 추슬러 각처에서 활동하였다.
* 고향 상옥 모습 살짝 당겨 봅니다.
* 아직 잔설이 조금 남아있는 낙엽길을 따라..
* '평수밭'을 지나는데.. 옛날에 그리 많았다는 억새는 보이지 않고 이제는 참나무들로 빼곡합니다.
* 산행길에 헬기장을 세 번 만나는데, 두 번 째 만나는 평수밭 785봉 헬기장에서 점심을 먹는다.
* 상옥중학교 동창회에서 기증한 생선회 뭍침으로 꿀맛 같은 점심이 이어진다..
찬바람이 괴성을 지르며 겁만 잔뜩주고 둘러앉은 머리 위로 스쳐가는데, 이곳 평평한 헬기장은 바람기 없고 다사로운 햇살에 포근하기만 하다.
* 졸참나무 꼭대기에 파란 겨우살이가 달려있네요..
* 살짝 당겨보니 욕심이 생기네요..ㅎ 옛날에는 겨우살이가 많았는데, 약재로 건강에 좋다고 하니 너도나도 채취해 간 탓에 요즘은 좀처럼 기럽게 보인다.
* 나뭇가지 사이로 지난달에 다녀온 팔각산이 다소곳이 보인다.
* 낙동정맥 갈림길에서.. 여기서 낙동정맥은 버리고 시경계(고향경계)를 따라 옥계 쪽 희미한 능선 길을 간다.
* 썩은 나무에 운지가 주렁주렁..
* 해월봉(610 m) 정상입니다.
* 해월봉 정상에서 단체 사진을 찍습니다.
* 해월봉에서 구리봉 가는 목쟁이 길..
* 발걸음 정겹습니다.
* 구리봉(595m) 정상..
* 구리봉에서 단체 사진을..
* 정겹습니다.
* 원구리 갈림길에서.. 돌아보고..
* 도등기 마을 갈림길에서.. 돌아보고..
*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입니다.
* 535봉 오르는 가파른 참나무 숲 길..
* 나무 사이로 보이는.. 멀리 고향 마을과.. 성법령 모습..
* 옥련암으로 내려섭니다.
* 가파른 바위길로 내려가다가..
* 돌아본 바위 모습이..
* 생강나무가 노란 꽃을 피워..
* 화사한 봄을 말해줍니다.
* 걸음을 멈추고 잠시 몇 장 접사해봅니다.
* 옥녀암 새봄의 향기를 느끼면서..
* 찔래나무도 새순을 티워 오는 봄을 노래합니다.
* 옥녀암 날머리 길.. 모두 내려오지 않고 달래 나물 캐느라 한창이네요.
* 맞은편 계곡으로 눈이 자꾸 가네요.
* 봄 내음이 흐르는 비포장길을 걸어서 내려옵니다.
* 옥계 계곡 맑은 물에도 봄빛이 흐릅니다.
* 다리 아래 흐르는 맑은 물..
*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흐릅니다.
* 옥녀교에서 바라본 팔각산의 아름다운 바위 봉우리 풍경..
* 살짝 당겨 봅니다..
* 아름다운 팔각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 옥녀교 위에서..
* 옥녀교 아래 풍경을 담으면서 돌아오니.
* 하산주를 시작합니다.
* 깔끔한 생선회에 소주잔을 나눕니다.
* 기울어가는 봄 햇살 아래서..하산주와 정담을 나누고..
* 옥계 계곡을 따라..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
* 차안에 흥겨운 노래 소리가 가득합니다.
* 흘러 보낸 내 청춘이 눈물 속에 떠오른다... '저강은 알고 있다.'
* 고향 무정..
* 돌아가며 노래 몇 곡씩 부르며.. 포항으로 오는 길.. 주말이면 늘 그렇듯이 7번 국도가 밀려 월포사거리에서 해안 도로를 따라오다가..
* 칠포해수욕장에 들러서 잠시 바람을 쐬고 가잡니다.
* 선을 그은 듯 잔잔한 바닷물도 육지에 다다르니 먼 항해에 지친 듯이 물보라를 일으킨다.
* 탁 트인 바닷가에.. 외로운 갈매기와 여인..
* 산행지도 : 통점재 ~ 옥녀암까지.
아침 9시 40분에 통점재에서 거센 바람을 맞으며 산행을 시작하여 산행을 마치고 옥녀교에 도착하니 오후 4시 10분이다. 산행 시간이 무려 6시간 30분이나 소요되었으니, 일부 여성 회원님들에게는 조금은 빡신 산행이 되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돌아오는 길에 벌써 다음 달 내연산 향로봉에서 삼지봉, 동대산으로 이어지는 종주길 산행 이야기를 나누어며 포항시 북구 우창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하면서 제6차 상하옥 향우회 고향 경계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0.03.21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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