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속의 고향 탈출
* 2011.02.13 일요일
원래 오늘은 산악회에서 광주 무등산 산행을 가는 날이고, 무등산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 벼르고 있었는데, 집안 행사일을 꼽다가 보니 할머니 제사와 겹치게 되어 부득이 산행을 취소하고 고향으로 할머니 제사를 지내러 간다.
그저께 금요일 밤에 내린 눈으로 어제는 도로가 막혀 있다고 하여 죽장 쪽 가사령으로 둘러서 가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침 일찍 어머님께서 전화가 왔다. "어제 샘재도 눈을 치고 지금 모래 뿌리고 있단다." "물어보니 니 차는 들어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 죽장으로 두르지 말고 좀 기다렸다가 해가 달면 천천히 샘재로 들어 오느라" 하신다.
어머님의 정확한 정보 덕분으로 대충 감을 잡고 천천히 준비하여 11시가 넘어 출발하여 샘재를 넘어가는데, 예상보다 포근한 날씨가 아스팔트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면서 눈이 잘 녹아간다. 내연산 수목원까지는 관광버스도 한 대 올라갔다가 내려온다. 수목원까지는 양지쪽이라 길이 잘 틔워져 있고 수목원에서 상옥으로 내려가는 음지쪽에는 빙판이 남아 있기는 하여도 모래를 뿌리고 하여 별 무리 없이 샘재를 넘는다.
* 고향 집 앞에서 바라본 설경.
* 골목길은 잘 틔워져 있다.
* 하얀 눈 풍경 한가롭다.
고향집에 도착하니 어머님께서 벌써 제사 준비를 다 해놓고 기다리신다.
점심을 먹고 심심한데 하옥에 눈 구경이나 하고 오라고 하시어 함께 가자고 했더니, "아이고 야야 나는 눈이 엉기가 난다." 하신다.
* 마눌하고 둔세동 눈 구경을 하기 위해 출발한다.
* 넘절재에서 바라본 향로봉.
* 그저께 내린 가루눈이 바람에 날리어 나무에 눈꽃은 이미 다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들이 산을 덮고 있다.
* 둔세동 촛대바위 풍경.
* 작년 설에 올 때 보다 설경이 못하다.
* 둔세동 명물 요모조모 돌아보며 사진에 담아본다.
* 요즘 시골에 트랙터가 많이 있어, 눈이 오면 제설 작업이 금방금방 잘 이루어진다.
* 가루눈이라 눈꽃이 다 떨어진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 차를 몰고 마두교가 있는 덕골 쪽으로 바로 달려 내려간다.
* 마두교 풍경.
* 덕골 입구 풍경.
* 개울은 얼음 위에 눈으로 하얗게 덮혀 있다.
* 하얀 구름 흘러가는 서쪽 하늘이 참 맑다.
* 덕골 풍경.
* 지다 남은 눈꽃이 목화 솜처럼 달렸다.
* 고요한 골짜기.
* 상류 쪽 풍경.
* 다리 난간에 눈이 많이도 쌓였다.
* 마두교 아래 개울풍경.
* 아름답다.
* 마눌이 추운 모양이다.
* 마두교 위 풍경.
* 마두교에서 동대산 쪽 풍경.
* 너덜겅 모습 당겨보니..
마두교를 뒤로하고 다시 둔세동으로 돌아 올라온다.
* 둔세동 길가에 삐딱하게 넘어져 가는 소나무 아래 차를 세우고.
* 주위 풍경들을 담아본다.
* 노송 아래서..
* 눈과 바위가 어우러지니 아름답다.
* 향로교와 부처바위.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둔세동
솔길 남현태
험한 세상 등지고
물소리 아름다운 깊은 골짜기
남몰래 숨어들어 산다는
하늘 더욱 가까운 곳
사람들은 동사동 이라 부른다
푸르름 감도는 너덜겅 위
외로운 수문장
오랜 세월 갈라진 육중한 몸
모진 비바람 견디며
변함없이 우뚝 선 촛대바위
개울가 벼랑에 앉은 부처바위
인자한 모습
도로변 절경 위태로운데
피서 인파 북적이는 맑은 개울가
봄 소풍 어린 옛 모습 그립다
산 굽이 돌아 마두밭
눈에 차는 골짜기 양지 돔
징검다리 위로 한 폭 그림 펼치니
솔밭 넘어 아련한 퇴끼비리 재
흙먼지 걸어 넘던 꼬부랑 길 삼십 리.
(2007.04.15 )
* 둔세동 부처바위 모습.
* 부처바위 뒤 노송.
* 골짜기는 눈 속에서 겨울 휴식에 들어간 듯.
* 물소리조차 고요하다.
둔세동 추억
솔길 남현태
좁은 길 넓히는 남포 소리
젖가슴 풀어헤친 깊은 상처
세월 속에 아물고
무디어진 눈빛으로
세상과 어렵게 아우러진다
허공에 널브러진 전깃줄
골짜기 시멘트 길 없던
아득한 옛날
자연 가깝고 속세와 먼
선인들 은둔하고 사 실제
부처와 신선만 살 수 있는
신성한 곳이라 여기며
순수한 마음들
바위굴 움막 의지한 체
하늘 뜻 순종하며 살아온 곳
둘러친 기암 봉우리 매달려
바위틈 비집는
독야청청 노송 활갯짓
아련한 봄 추억 한 가닥
부처 다물 맑은 개울가 맴돈다.
(2008.12.07)
* 바위에 노송을 겨누어 본다. 버려진 차 옆에서 마눌은 춥다고 이제 가잔다.
* 하얀 눈 위에 파란 하늘과 조화.
* 우람한 부처바위 뒷모습.
* 부처바위 측면..
* 향로교 아래 하얀 눈 속에는 피라미 숨소리 들린다.
* 부처바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 떨리는 손으로 시동을 걸고 고향 집으로 돌아온다.
* 아까보다 구름이 더 맑다.
* 대문 앞에서 바라본 오목등 너머 외쪽 향로봉과 오른쪽 매봉 모습 구름 아래 정겹다.
* 향로봉 잠노리골, 오목등, 그 너머 칠대바꿈이, 손티, 매봉, 막골, 망골, 안산 모습 정겹다.
저녁에 할머니 제사를 지내고 길도 미끄러운데, 내일 아침에 밝을 때 일찍 포항으로 나갈까 하다가 강원 동해안 지방에는 밤부터 또 많은 눈이 내린다고 하여 불안한 생각이 든다. 하늘을 쳐다보니 별이 총총하여 눈이 올 것 같지는 않았지만, 고향 상옥의 날씨는 옛날부터 강원도 일기 예보가 더 잘 맞는지라 왠지 꺼림칙하여 짐을 챙기라고 하여, 밤중에 포항으로 돌아 나오는 길 샘재를 넘어오니 가는 눈발이 날린다.
월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사방이 하얗게 눈이 쌓여 있고, 계속 눈이 내리고 있어, 어머님에게 전화했더니 첫 마디가 "아이고 야 야 참 잘 나갔데.. 꼼짝 없이 갇힐 뻔 했다." 하신다.
2011.02.13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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