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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무릉산- 금욕산- 금곡산, 야생화 산행

호젓한오솔길 2011. 3. 28. 01:35

 

  

봄 야생화 향기를 따라.. 

 

* 위   치 : 경북 경주시 안강읍

* 일   자 : 2011.03.26(토)

* 날   씨 : 맑음

* 산행코스 : 화산곡지- 무릉산(466.5m)- 금욕산(476.2m)- 금곡산(508.5m)- 화산곡지

* 산행거리 : ?

* 산행시간 : 약 6시간 30분 소요 (야생화 따라 어울렁더울렁)

 

저녁에 향우회 모임이 있어 가까운 곳에 가볍게 야생화 산행이나 다녀오기 위해 찾아간 곳이 경주시 안강읍에 있는 무릉산이다. 무릉산은 작년 봄에 마눌과 산행을 갔다가 환상의 복수초 밭을 만나서 탄성을 지르며 사진을 찍던 기분이 아직도 생생하여 봄이 되면 다시 찾아가리라 생각하던 곳인데, 올 봄 들어 중 장거리 산행을 다니느라 야생화 산행은 처음이다.

 

며칠 꽃샘추위가 극성을 부리더니 간밤에 극에 달하고, 낮부터는 서서히 풀린다고 하더니, 아침 아홉 시 반 경에 집을 나서니 많이 누그러진 날씨다. 오늘 산행을 시작하려고 생각한 화산곡지 제방에 도착하니, 산행 금지 플래카드와 제방에 설치된 복잡한 시설들로 주차하기가 좀 꺼림칙하여 잠시 차를 몰고 들어가 저수지 좌측 첫 번째 골짜기의 길옆 공터에 주차하고, 제방 쪽으로 다시 걸어나오려니 그렇고 하여, 그냥 무릉산 자락의 골짜기를 따라 들어간다. 

 

 * 화산곡지 왼쪽 날개 골짜기에 주차하고 바라본 전경.

 

 * 그냥 무릉산자락 골짜기를 파고 들어간다.

 

 * 개울 물이 조금 흐르는 낙엽 쌓인 아늑한 골짜기에 들어서니.

 

 * 여기저기 현호색이 피어 있다.

 

 * 올해 처음 찍어보는 현호색 사진 잠시 낙엽 위에 엎드려 공들여본다.

 

 * 바위 오줌 줄기처럼 흐르는 물이 제법 폭포 같은 기분이 드는 곳에서.

 

 * 좌측 급경사 양지 비탈을 따라 무작정 올라가는 길. 생강나무꽃이 여기저기 화사하게 피어 야릇한 향기를 풍긴다.

 

 *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노란 모습을 접사해본다.

 

 * 경사가 너무 급하여 이쪽으로는 권할 만한 산행 코스가 아닌 듯하다.

 

 *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으면.

 

 * 옆으로 피하여 벼랑에 가까운 바위 사이로 낙엽 더듬으며 길을 찾아서 올라간다.

 

 * 길이 없는 우거진 비탈에는 조피나무가 많아서 올라가다 무심코 잡으면 날카로운 가시가 손등과 등산복 속을 따갑게 파고든다.

 

 * 그러나 가끔 생강나무꽃 상큼한 향기가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 노란 그녀들 향기에 저절로 셔터가 눌러진다.

 

 * 올라가다 돌아보니 맞은편에 무릉산 정상의 송신탑이 보인다.

 

 * 능선에 올라서니, 처음 계획했던 화산곡지 제방에서 올라오는 길과 마주하여 길을 따라 올라간다.

 

 * 양지바른 무덤 가에 가냘픈 할미꽃이 여러 송이 피어 있다.

 

 * 오늘 생각도 안 한 할미꽃을 만나니. 묘지 주변을 뒹굴면서 카메라를 겨누며.

 

 * 잔털이 뽀송뽀송한 할미들을 담아본다.

 

 * 두 송이 참 정겹게도 피었네요.

 

 * 모양이 참 예쁘게도 생겼다.

 

 * 요놈은 약간 다르게 생긴 할미꽃이다. 할미꽃도 여러 종류가 있다.

 

 * 할미꽃 사진을 찍고 산봉우리 정상부에 올라서니, 꽃샘 추위에 놀란 분홍빛 노루귀 무리가.

 

 * 달아오르는 봄 햇살을 쪼이며 아린 눈을 찡그리고 있다.

 

 * 낙엽 틈으로 뽀시시한 얼굴을 내밀고. 햇살에 방긋거린다.

 

 * 무릉산 가는 길에 돌아본 안강읍 풍경.

 

 * 무릉산으로 건너가는 능선 길.

 

 * 하얀 노루귀들이 무리로 피어난다.

 

 * 옹기종기 정겹다.

 

 * 무더기로 피어나.

 

 * 낙엽 위로 모습을 드러낸.

 

 * 해맑은 하얀 모습이 순결해 보인다.

 

 * 무리로 정신없이 피어나네요.

 

 * 돌아본 안강읍.

 

 * 무릉산 오르는 낙엽길.

 

 * 드디어 황금빛 복수초다.

 

 * 낙엽 속을 마구 밀치고 올라오는 황금빛 미녀들.

 

 * 그러나 이게 뭔가..!!

 

여기 복수초를 캐어간 구덩이가 보인다.

이렇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야생화들을 마구 캐어가고 훼손을 하니, 야생화 사진을 찍어다가 자랑삼아 인터넷에 올려대는 나 같은 얼간이 산꾼도 이 야생화들에 큰 죄를 짓는다는 씁쓸한 기분이 든다.

 

 * 낙엽 위에 눈이 부신다.

 

 * 무리를 지어 참 곱게도 피었다.

 

 * 내 일생에 남은 봄이 과연 몇 번인지는 몰라도. 일 년에 한 번 올라와서 이렇게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 복수초를 캐간 흔적들이 자꾸 눈에밟핀다.

    이런 식으로 캐가면 무릉산의 복수초도 과연 몇 해나 갈까 싶은 아쉬운 마음이 든다.

    지난 번에 공사로 초토화되어버린 괘령산의 복수초 밭 생각이 다시 눈에 어린다.

 

 * 과연 이 사진이 이 복수초의 초상화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무릉산 정상.

 

 * 사방리 쪽 풍경.

 

 * 산불 감시초소 아저씨.

 

'안녕하세요. 수고하십니다.' 했더니 '멀리 올라 오셨네요.' 하면서 반갑게 맞이해 준다.

복수초 구경하러 왔더니, 캐 간 흔적이 있네요. 하면서 잠시 이야기를 주고받고는, 수고하세요. 잘 가세요. 금욕산으로 향한다.

 

 * 금욕산으로 가는 길.

 

 * 낙엽 능선이 멋지다.

 

 * 몇 사람이 아래서 비를 피할 수 있는 바위도 있고, 고개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다 보면, 꼬인 능선 길은 금욕산으로 이어진다.

 

 * 금욕산이 가까워질 즈음부터 낙엽 위에 복수초가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 사진을 찍어가면서 가는데..

 

 * 이것이 무었인가.!  완전히 황금빛 복수초 동산이 아닌가.

 

 * 온 산비탈이 복수초 개락이다.

 

 * 멍하니 정신없이 셔터만 눌러댄다.

 

 *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많이도 피었다.

 

 * 너무 많으니 비키니 입은 여인들이 모인 해수욕장처럼 아름다움도 신비감도 떨어진다.

 

 * 그냥 무더기로 곱다.

 

 * '금욕산'의 이름과 걸맞게도 피었다.

 

 * 접사할 정신이 없어.

 

 * 그냥 무더기로 찍어버린다.

 

 * 벌린 입으로 금욕산을 오른다.

 

 * 금욕산 정상. 참으로 대단한 금욕산이다.

 

야생화 속에서 어울렁더울렁 같이 뒹굴다 보니 저녁 행사 시간이 촉박하여, 서둘러 능선을 따라가다가 골짜기로 내려서는데, 향우회 사무국에서 문자 메시지가 왔어. 발걸음을 더욱 재촉한다.

 

 * 생강나무꽃은 벌써 한물로 접어드는가보다.

 

 * 골짜기 가득 참 많이도 피었다.

 

 

 * 물이 흐르는 골짜기에 내려서니.

 

 * 물소리도 정겨운데.

 

 * 또 복수초가 보인다.

 

 * 다문다문 홀로 핀 꽃이.

 

 * 순박한 소녀처럼 참 예쁘게도 피었다.

 

 * 속을 드려다 보니.

 

 * 화사한 모습이다.

 

 * 떠거리가 참 예쁘다.

 

 * 아래로 내려오니, 오늘 세 번째 만난 복수초 군락이다.   - 환장하겠네... -

  

 * 꿩의바람꽃이다.

 

 * 외롭게 핀 꽃.

 

 * 무리로 핀 꽃.

 

 * 시간이 촉박하여 대충 찍으면서 내려온다.

 

 * 흐르는 물소리 정겨운 골짜기.

 

 * 아직 얼음이 녹아가는 마지막 조각이 남아 있다.

 

* 이름 모를 야생화.

 

 * 작년 내연산 칠대바꿈이에서 찍은 뒤 이름을 알았는데 까먹어버렸다.

 

 

 * 열심히 화산곡지 옆을 따라 걸어오는 길.

 

 * 멋진 장면도 스친다.

 

 * 오늘따라 이 길이 꼬부랑꼬부랑 멀기도 하다.

 

 * 화산곡지 제방 쪽 풍경.

 

 * 걸어온 상류 쪽 풍경.

 

* 이제 저기 안에 자동차가 보이고. 오전에 새빠지게 올라가던 높은 봉우리가 보인다.

 

하산하여 꼬부랑 임도를 걸어서 자동차에 돌아오니 오후 5시 30분경이다. 서둘러 시동을 걸고 집으로 달려와 샤워하고 축축한 머리 털면서, 햇볕에 빨갖에 익은 얼굴로 마눌과 함께 송도 코모도호텔 향우회 장소로 바삐 나가니 저녁 7시다.

 

이번 산행은 산행기를 쓰려니 망설여진다. 무릉산에 뿌리가 파헤쳐 진 복수초를 생각하니, 이렇게 야생화 사진을 찍어다가 산행지도와 함께 인터넷에 올리는 내 모습이 과연 잘하는 짓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한다. 산속에 숨어서 잘살고 있는 야생화들의 위치를 파악하여 세상에 알리어 군락지를 도륙이 나게 하는 죄를 짓는 듯하여 부끄러워진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두고 꽃들이 무르익은 아름다운 봄이나, 바람 시원한 능선에 그늘을 피우는 여름, 오색 단풍 물들인 화사한 가을,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이는 겨울, 사시사철 어느 때나 삶에 지친 피곤한 심신을 끌고 한 번쯤 찾아가서 보고 즐기다 오는 것으로 만족하고, 내 몸이 늙어 다리에 힘이 빠지면 후배들이 담아다 올려주는 사진이나마 드려다 보고, 지난 추억을 떠올리며 입가에 미소도 지어 보고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을 꼭 뿌리째 캐다가 자기 집 마당에다 가두어 놓고 시들시들 죽어가는 모습을 혼자 보고 즐겨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런 사람들이 간혹 있으니 문제인 것 같다.

 

앞으로 야생화 산행기에는 산행지도 첨부와 상세한 지형, 위치 설명은 가급적 하지 않는 것이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좋을 것 같다는 아둔한 생각을 하면서, 올 봄 들어 처음 야생화 따라가 본 경주 무릉산, 금욕산, 금곡산 산행길을 착잡한 기분으로 갈무리해본다.

 

2011.03.26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