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산 두릅 나물산행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기북면
* 일 자 : 2011.04.24(일)
* 날 씨 : 맑음
* 동행자 : 상하옥향우회 산행
* 산행 코스 : 죽장면 감곡리 - 태화산 골짜기 산나물 따라
* 산행 거리 : 두릅나물 따라
* 산행 시간 : 약 4시간 소요
고향 상하옥 향우회 회원들과 비학산으로 나물 산행을 하기로 하였는데, 마침 향우 회원 한 분의 자녀 결혼식이 있어 대부분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산행을 포기한 터라 출발 장소에 겨우 일곱 명이 모여 자동차 두 대에 갈라 타고 기북면 탑정골로 향한다. 기북면 탑정리 마을 앞을 지나가는데, 산불 감시를 한다고 마을 앞 길목을 자동차로 막아놓고 못 지나가게 한다.
겨우내 잘 다니게 하더니 갑자기 길을 막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조금 있으면 기북면에 산나물 축제를 하는데, 산꾼들이 미리 산나물을 해가지 못하게 하려고 부득이 입산을 통제한다고 한다. 기북면 쪽에는 다 길을 막으니, 신광면 법광사 쪽으로는 가면 길이 열려 있다고 한다.
계획하고 왔던 산행 목적지에 들어가지 못하니 당장 난감해지는데, 죽장면 갈밭으로 두릅 산행을 가보자고 하여, 성법령을 넘어 고향 상옥 1구를 지나는데, 고향에는 이제야 길가 가로수에 벚꽃이 활짝 피어 있다. 상옥에서 가사령을 넘어 갈밭에 도착하니, 지형이 높은 곳이라 아직 풀이 피지 않아 산나물 시기가 이르게 보이는데, 마을 주민의 말로는 아직 서리가 오고 있으니 산나물은 오월이나 되어야 한단다.
다시 차를 몰고 영천 쪽으로 가자고 하여 죽장면을 돌아 나오다가 그저께 다녀온 회원에게 전화를 해보더니 거기도 아직 두릅이 없더라고 하여, 죽장면 감곡리 쪽으로 들어가 보자고 하여 다시 방향을 돌린다. 아침부터 갈 곳을 잃은 체 여기저기 방황하면서 시간이 흐르는데, 죽장면 정자리 할매 촌 두붓집 앞에서 앞서 가던 차가 멈추더니 촌 두부와 막걸리 한잔하고 가잔다. 산행도 시작하기 전에 느긋하게 막걸리부터 마시고 가잔다.
촌 두부에 막걸리 한잔 나누고 감곡리 골짜기 안으로 들어가니 여기저기 길가에 주차할만한 공터에는 모두 산나물 꾼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들이 세워져 있어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다. 잠시 돌아 나오다가 마을 근처에 차를 세우고 태화산 자락의 큰 골짜기를 따라 슬슬 두릅나물 산행을 시작해보기로 한다.
* 감곡리 마을 뒤 농로 가에 주차하고 들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 길가에 여기저기 돋아난 달래를 캐면서..
* 골짜기 어귀에 조용한 작은 마을을 지난다.
* 배나무와 사과나무가 어우러진 과수원에 노란 민들레가 무리로 피어.
* 마치 민들레 농장인 듯하다.
* 고개 들면 하얀 배꽃이 활짝 피어.
* 잠시 카메라 겨누고 몇 장 담아본다.
* '이화에 월백'이라 했는데, 하얀 이화가 한낮에도 곱다.
* 황금빛 꿀배가 주렁주렁 매달릴 가지가 약해 보인다.
* 조팝대꽃이 흐드러지게 핀 골짜기로 들어서니, 묵은 갈색 사이로 연초록 번져가는 모습에 마음 저리다.
* 초록 잎새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 정겨운 곳.
* 무딘 걸음 잠시 머문다.
* 노란 피나물꽃이 골짜기를 메우니.
* 카메라 외눈이 바쁘게 껌벅이고.
* 잠시 산나물을 잊은 체.
* 노란 황홀함에 심취한다.
* 얽히고설킨 넝쿨 사이로 온통 노란 별들이 모여앉아 봄 노래 부른다.
* 피나물꽃 군락지를 뒤로하고..
* 사슴 뿔처럼 보드랍게 올라오는 두릅들을 꺾어가면서 오르는 골짜기는 아직 나물 철이 이르다.
* 여린 초록이 돋아나는 동안의 휑한 세월의 공간을 산벚꽃이 기다리며 조화를 이루니.
* 여린 초록은 낙엽 속으로부터 스멀스멀 기어나온다.
* 골짜기를 올라갈수록 가늘어진 물줄기 돌 틈 사이로 정겹게 흐르고.
* 끝물 현호색이 마지막 단장을 하고.
* 봄바람에 하늘대며 방긋이 웃어 반긴다.
* 마지막 현호색.
* 골짜기로 올라갈수록 두릅은 점점 너무 어려서 따기도 그렇고 하여, 마눌하고 진달래 피어 있는 능선을 따라 태화산으로 오른다.
* 태화산 오름길에 돌아본 풍경. 정상의 가지들은 아직 앙상하다.
* 노랑제비꽃 떨기가 곱게도 피었다.
* 불어대는 봄바람을 가리며 잠시 정성을 들여본다.
* 낙동정맥 능선에서.. 카메라에 두릅이 잡힌다.
* 두릅을 꺾어가며 골짜기로 다시 내려오는 길.
* 계절은 어느덧 산딸기꽃을 곱게 피웠다.
* 새콤한 산딸기 향이 초록 위로 번진다.
* 찔레나무 새순이 보드랍다.
* 마른 능선에서 골짜기로 내려서니 다시 연초록 속으로 걷는다.
* 초록이 번지는 골짜기 건너 산벚꽃 흐드러진 봄 풍경이 아름답다.
* 살짝이 당겨보니 수채화 같은 한 폭의 봄이다.
봄날은 간다
솔길 남현태
두메산골 봄 향기 들어
뒷동산 언 솔가지 파릇파릇
물오를 때
동내 개구쟁이
진달래 피길 손꼽아
꽃 따 먹고
송기 벗겨 씹으며
주린 배 채우는
작은 행복에 봄날은 간다
진달래 하나 둘 질 때
안타까운 마음
개울가 몰려
하얀 꽃 먹으며 아싹아싹
풋내나는 찔레 꺾어
푸성귀 채독 천둥소리
아랫배 끌어안고
데굴데굴
모진 고통 속에 봄날은 간다.
* 어린 추억의 봄 향기가 사무치게 그립다.
* 산괴불주머니꽃.
* 가지 끝에 초록이 뚝뚝 떨어지는 오솔길.
* 흐드러지게 핀 하얀 조팝대꽃을 보면 옛날 어릴 적 할머니 생각이 난다.
보릿고개
솔길 남현태
가는귀 어두운 할머니
조팝나무 꽃 피면
보릿고개라시며
석양 넘실대는 하얀 꽃 물결
언덕에서
어렵게 살아버린 긴 세월
돌아보고
땅이 꺼지라 한숨 지신다
움츠린 삼 동 넘어
봄 왔건만
묵은 곡식은 떨어지고
들판 청보리 설익은 빛 도는데
산천에 나물도 없는
난감한 춘궁기
마을마다 배 곯아
푸석한 얼굴
굶어 죽은 사람 늘어나는
한 맺힌 보릿고개
봄바람에
조팝나무 꽃 하얗게
이밥처럼 누리에 피웠다 하네.
내려오다 회장님의 전화를 받았는데, 정상에서 아무도 못 만나고 기다리다가 혼자 한티재 쪽으로 내려가신다고 한다.
느린 마눌의 걸음에 맞추어 느릿느릿 골짜기를 빠져나와 마을 어귀에까지 내려왔는데, 앞서 내려가던 일행은 바로 자동차까지 내려가 버린 모양이다.
배도 출출하고 할 수 없이 조팝대꽃 하얗게 핀 길가 그늘을 찾아 마눌과 둘이 때늦은 점심 도시락을 펼친다.
* 하얀조팝대꽃 오지게도 피었다.
* 과수원에 핀 하얀 토종 민들레.
* 요즘은 노란 외래종 일색이고 하얀 토종 민들레는 보기가 어려운 듯하다.
* 잠시 쪼그리고 봄바람과 실랑이해 본다.
자동차에 돌아오니 회원 한 사람이 내려오지 않아 기다리는데, 회장님은 기북면 구지리로 내려가서 한 길가를 걷고 있다고 하여 우선 내 차로 태우러 간다. 구지리 앞에서 회장님을 만나서 잠시 뒤차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다가 전화해보니, 아직도 한 사람이 아까 갑자기 통화가 끊이고 소식이 없단다. 한참을 기다렸는데, 아직도 내려오지 않으니 뭔가 이상하다고 하여, 다시 불안한 마음으로 차를 돌려 돌아가니, 핸드폰도 안 되고 소식이 없어 모두 불안한 기분이 든다.
할 수 없이 몇 사람이 찾아 나서기로 하고 골짜기로 올라가서 너른 산천에 어느 쪽으로 어떻게 올라갈 것인지 작전을 짜고 있는데, 저기 위에 느긋하게 혼자 내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두릅 따다가 핸드폰을 잃어버려 찾다가 포기하고 그냥 내려오는 길이란다.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아래서 기다리는 회원들에게 전화 연락을 하고 돌아오면서 하산을 종료한다.
산나물 시기가 조금 이르기는 하여도 모두 산골 출신이라 보드라운 두릅을 먹을 만큼은 넉넉하게 꺾어온 터라 많이 딴 사람은 적은 사람에게 정을 덜어주어 오늘 저녁은 향우회 회원 집집이 두릅 삶는 향긋한 봄 내음이 풍길 것이다. 한티 터널은 지나오다가 잔디밭에 둘러앉아 하산주 한잔하며 정담 나누는데, 심술궂은 빗방울 후드득후드득 떨어져 서둘러 포항으로 돌아오면서 향우회 두릅나물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1.04.24 호젓한오솔길
'♥ 오솔길 산행방 ♥ > 오솔길의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연산, 덕골 ~ 뒷골 초록 물결 속으로 (0) | 2011.05.08 |
---|---|
봉좌산 나물 산행 (0) | 2011.05.05 |
팔각산 ~ 덕갈산의 봄 (0) | 2011.04.17 |
마산 적석산 진달래 산행 (0) | 2011.04.11 |
기북면 환종주, 옥녀봉- 태화산- 침곡산- 사관령- 성법령- 비학산- 익말봉 (0) | 2011.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