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산 월사동 ~ 향로봉 안갯속으로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 일 자 : 2011.08.28 (일요일)
* 동행자 : 가족 산행
* 산행코스 : 월사동(넘은절) - 솥전배기 등 - 향로봉(930m) - 잠놀이 등 - 삿갓소 - 월사동(넘은절)
* 산행시간 : 약 4시간 30분소요 (어울렁더울렁)
오늘은 원래 고향 상하옥 향우회 정기산행을 가는 날이다. 금요일 저녁 향우회 임원회에서 이번 달은 추석이 임박하여 벌초하러 가는 회원들이 많고 하므로 정기산행을 쉬기로 하고, 벌초 계획이 없는 사람들은 아침 10시에 우창동 동사무소 앞에 모여서 지난 달에 처럼 넘은절에 고기잡이나 하러 가기로 약속이 되어있다.
집에 와있는 큰아들에게 함께 산에 가겠느냐고 물었더니 예상외로 같이 가겠다고 하여, 마눌과 함께 남들 보다 두어 시간 일찍 출발하여 회원들이 오기 전에 향로봉까지 산행을 하고 하산하여 고기잡이에 합류 할 요량으로, 마눌에게 도시락을 준비하라고 하여 간식 꺼리랑 단단히 챙겨서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집을 나선다.
고향집에 들리니 어머님께서는 이웃집에 배추밭 일 도우러 가시고 계시지 않아 마루에 앉아 커피 마시고 있는데, 이웃 아저씨가 찾아와서 함께 커피 마시며 이런저런 안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어 출발한다. 가는 도중에 또 이웃에 사는 선배 형님을 만나서 이야기 나누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결국은 10시 30분경에 월사동 아랫목쟁이에 도착하여 행장을 챙기고 산행을 시작한다.
* 월사동 아랫목쟁이 길가에 주차하고 넘은절로 내려가는 길. 평소에 잠겨있던 철문이 오늘은 주인이 와 있는지 활짝 열려있다.
* 넘은절 개울가에 내려와서 산행 들머리가 있는 하류 중소 쪽으로 따라 내려간다.
* 하류로 내려가는 개울 우측에 산행 들머리를 알리는 리본이 몇 개 보인다.
* 지난달에 고기잡이 왔어 하루를 즐기던 맑은 개울이다.
* 산행 들머리에서 돌아보니 마눌과 아들이 개울을 건너 따라온다.
* 솥전배기.
넘은절 맑은 개울 건너 가파른 산비탈을 올라서면, 바위와 노송이 잘 어우러진 오솔길 복판에 마치 가마솥의 '솥전'처럼 생긴 박힌 바위가 길을 막고 있다. 솥전처럼 생긴 좁은 이곳을 밟아야 오를 수가 있는 바위, 솥전이 박힌 바위 그래서 '솥전배기 등,(솥전이 박힌 등)이 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를 어릴 적에 아버님한테서 들은 기억이 있다.
옛날에 지게 지고 다닐 때는 무거운 짐을 지고 이곳을 오르내리기가 매우 상그러운 곳이라, 넘은 절에서 향로봉을 오르는 이 바윗길 능선에 붙여진 이름이 '솥전배기 등'이 아닐까 싶다.
* 솥전배기 지나서 돌아본 바위와 노송이 어우러진 풍경.
* 죽은 노송 끝으로 보이는 넘은절.
* 우람한 몸통을 비비 틀면서 하늘을 찌르는 노송을.
* 나는 올 때 마다 '용트림 송'이라 부른다.
* 돌아본 능선의 노송 풍경.
* 여자들이 다니기에는 조금 거친 길이라면서 따라온다.
솥전배기
향로봉 서쪽 자락 굽은 등허리
고향 먹방골 발아래 졸고
한바위 날개 펼친 낙동정맥
통점재 안무 속 아련하다
하늘 향해 몸통 꼬아 올린
우아한 노송 용트림 쳐다보며
과연 얼마짜리쯤 될까?
속세의 못된 습성 드러낸다
철갑 두른 아름드리 참나무
근심 걱정 없는 듯
허공에 뻗어 올린 두툼한 꿀벅지
유유자적 찬바람 흔든다
미끄러운 낙엽 비탈 힘들다고
투덜대는 발걸음
거짓으로 달랜 향로봉
멀쑥한 정상 석 눈치 살핀다.
(2008.01.05)
* 좁은 바윗길을 따라 올라 가다가 돌아본 발아래 넘은절과 고향 먹방골 마을이 초록 사이로 정겹게 보인다.
* 당겨본 발아래 넘은절과 올라온 골짜기 풍경.
* 가지가 많은 노송은 오랜 세월이 힘에 부치는 듯 한쪽 절반의 생을 포기한다.
* 우람한 노송을 지나서.
* 노송과 초록이 어우러진 낙엽 갈린 길을 지난다.
* 쭉쭉 뻗은 노송 어우러진 길은 속이 시원하다.
한참 능선을 올라가는데, 향우회 후배한테서 전화가 온다. 상옥 장터에 도착했는데, 아침 약속 장소에 두 사람이 나왔어 먹을거리 잔뜩 준비하여 상옥에 와 있다고 어쩌면 좋으냐고 하기에, 우리는 점심과 먹을 것을 준비하여 왔으니, 신경 쓰지 말고 고향에 친구들과 가지고 온 것을 해결하라고 하며 전화를 끊는다.
* 돌아본 능선은 참나무들이 미끈미끈하게 잘도 빠졌다.
* 자연 속에서 모자간에 할 이야기가 많은가 보다.
* 달걀버섯.
* 둔세동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와 만난다. 우측 둔덕을 넘어 바로 내려가면 둔세동 촛대바위 아래 부처다물로 내려간다.
* 우산처럼 생긴 이상한 버섯이.
* 산비탈에 빼곡하게 돋아 있다.
정상이 다되어 가는 안개 자욱한 길을 걸을 때 아까 후배한테서 또 전화가 온다. '형님 할 수 없이 우리는 포항으로 돌아가야 겠니더' 한다. 그래, 우리 신경 쓰지 말고 편한 데로 하라고 하고 전화하고 끊는다. 아침에 대충 준비를 하고 왔더라면 오늘은 배고픈 산행을 할 뻔 했다. 산행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이게 구름이냐? 안개냐? 물어온다.
* 산 아래서 바라보면 우리는 지금 높은 구름 위를 걷고 있는 것이다.
* 안개 자욱한 오솔길은 향로봉으로 이어진다.
* 돌아본 풍경.
* 길 옆 초록 사이로 바라본 안개.
* 사방이 뽀얀 안개 천국이다.
* 초록과 안개 어우러진 길.
* 오늘은 불평 없이 잘 따라 온다.
이곳을 지나면서, 우리가 하산할 중봉 쪽에서 올라오는 한 무리의 산꾼을 만났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포항 천년산악회 산따라님과 일행들이다. 향로봉 까지 함께 올라가서 사진도 한 장 같이 찍고는, 우리가 먼저 하산하면서 헤어진다.
* 향로봉 정상에서.
* 마눌은 여러 번 올라왔지만, 아들은 오늘이 처음이다.
* 올라갈 때는 천년 산악회원들과 이야기하느라 보고 그냥 지나간 모싯대 꽃.
* 하산 하면서 사진을 찍어본다.
* 중봉의 수풀 속에 하얀 버섯이 지천이다.
* 많아도 징그럽게 많이 피었다.
* 자세히 드려다 본 모습.
* 밋밋한 중봉을 지나서 잠놀이 등으로 하산한다.
* 간벌한 참나무에 핀 버섯.
* 자세히 드려다 보니 노란 모습이 아름답다.
* 아래로 내려오니 안개가 사라지고.
* 참나무 숲 속으로 초록 길을 걷는다.
* 참취 꽃.
* 급경사 울창한 노송 숲길을 내려선다.
* 골짜기 물소리가 들리니 반가워한다.
* 참나무 둥치에 붙은 이상한 버섯.
* 개울이 보인다.
* 하산 길에 우측으로 끼고 내려온 잠놀이 골짜기 입구.
* 바위 어우러진 넘은절 삿갓소 전경.
넘은절 삿갓소
고래에서 흘러내린 물방울
칠대박골 합수 받아
오십천 따라가는 길
잠시 방구 그늘에 쉬어가는 곳
거랑 가 절벽 위 걸터앉아
바람 노래하는 노송
긴 세월 자연이 공들려 놓은
섬세한 산수화
맑은 개울 속 산 그림자
얼였다 녹였다
주야로 만들어가는
환상의 얼음 조각 예술
물고기 잡고 놀던
한 폭 동화 속 어린 추억
서슬 퍼런 개울 얼음
삿갓소 녹은 물 산영 잠든다.
(2008.01.05)
* 삿갓소로 스며드는 맑은 물줄기 파란 물속으로 자멱질한다.
* 하얀 거품이 이는 바위 아래는 수심이 깊어 보인다.
* 삿갓소.
* 흐르는 물가에 평평한 바위를 골라 앉아 늦은 점심을 먹는다.
* 넓은 청석 위를 흐르는 물살.
* 이끼와 어린 버드나무의 이색적인 풍경.
* 바위에 뿌리를 드러낸 어린 버드나무 안스럽다.
* 맑은 물에서 시원한 알탕도 하고.
* 잠시 물소리 들으며 식휴를 즐긴다.
* 삿갓소와 하류 풍경.
* 삿갓소 풍경.
* 개울가에 무리를 지어 핀 털부처꽃.
* 자태가 화사하다.
* 내려오면서 돌아본 삿갓소.
* 삿갓소 아래 폭포.
* 옥수는 바위 골짜기를 타고 넘은절로 흐른다.
* 돌아 본 삿갓소 골짜기 풍경.
* 잡초 우거진 넘은절 묵은 논들을 지나서.
* 애랫목쟁이가 보이는 개울을 건넌다.
* 하류 쪽 아침에 올라가던 솥전배기 등.
* 상류 쪽 풍경.
* 비탈을 걸어올라 자동차로 향하는.
* 길가에는 칡꽃이 화사하게 피어 향기를 풍긴다.
* 잠시 걸음을 멈추고 타오르는 칡꽃 향기를 사진에 담아본다.
가쁜 숨 몰아쉬며 잠시 오르막길을 걸어서 넘은절 아랫목쟁이 자동차에 돌아오니 산행 시간이 다섯 시간을 훌쩍 넘긴다. 시골집에 들러서 잠시 쉬면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어머님께서 준비해 두신 먹을거리 보따리를 차에 싫고 포항으로 돌아오면서, 고향 향우회 정기산행으로 계획했던, 넘은절 고기잡이 행사가 결국은 조촐한 가족 산행으로 끝나버린 아쉬움에 씁쓸한 기분을 남기며 안갯속 향로봉 가족 산행길을 갈무리한다.
2011.08.28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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