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천봉(운주산, 천장산, 봉좌산) 환종주
* 위 치 : 경북 포항시 북구 기계면, 영천시 임고면, 자양면
* 일 자 : 2011.09.18 (일)
* 날 씨 : 흐림, 이슬비
* 동행자 : 호젓한오솔길 홀로
* 산행 코스 : 이리재- 운주산(806m)- 구만리- 중리- 천장산(694.8m)- 배티재- 도덕산(삼거리)- 봉좌산(600m)- 이리재
* 산행 거리 : 약 21 Km
* 산행 시간 : 약 7시간 20분 소요
추석을 지난 날씨가 연일 한여름처럼 무덥게 이어지다가 어제부터 더위가 한풀 꺾이는가 싶더니, 오늘은 잔뜩 흐린 날씨에 바람이 거세게 불어 시원한 것이 이제 본격적으로 가을 단풍산행의 계절이 돌아오는 느낌이 든다. 여름내 더위에 찌들려 개을러진 몸은 체중이 늘어나고 부실해진 체력은 산행 길에 가뿐 호흡으로 느껴진다. 약해진 심신을 다듬고 추스려 본격적인 단풍을 기다려야겠다.
어제는 회사에 출근하고, 오늘 산악회에서 둥지봉 산행계획이 있지만, 버스를 타고 가는 거리에 비해 산행거리가 세 시간 남짓하게 너무 짧아서 산행 신청을 하지 않았는데, 아침에 마눌이 같이 산에 갈듯 말듯 하다가 힘 드는 곳이면 가지 않겠다고 하면서 혼자 실컷 걷다가 오라고 한다. 갑자기 행선지를 바꾸어 생각해둔 운주산, 봉좌산, 천장산 연계 산행을 위해 아침 9시 20분경에 집을 나선다.
그동안 수없이 올라본 산들이지만 한꺼번에 엮어서 산행 계획을 하고, 출발지인 영천시 임고면 수성리로 가다가 마음이 바뀌어 이리재에서 출발하기로 한다. 저녁때 동해안에 비가 예보된 흐린 날씨가 사방에 운무가 끼어 있고, 올라야할 운주산과 봉좌산은 짙은 안개로 정상부는 보이지 않는다.
포항시와 영천시가 갈라지는 시경계 능선에 운주산과 봉좌산 사이를 넘나드는 잘록한 이리재에 도착하니 좁은 주차장에 노란 미니버스를 비롯하여 승용차가 여러 대 주차되어, 주차 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할 수 없이 길가에 세워진 자동차들 앞에 삐딱하게 주차하고 산행 준비 하여 10시 10분경에 운주산으로 올라간다.
일단 오늘의 제일봉인 운주산에 먼저 올랐다가, 골짜기 수성리 마을까지 하산하여 다시 천장산으로 오를 계획을 하니, 어둡기 전에 하산 시간이 촉박해 보여 서둘러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니, 두 쌍의 부부 산꾼이 길가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아주머니들은 생생한 것 같은데, 배가 많이 나온 아저씨들은 초반부터 무척 힘들어 보인다. 운주산으로 가는 도중 간간히 산행을 마치고 돌아 나오는 산꾼들을 만난다.
*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니, 바람 불어 시원한 눈에 익은 오솔길이 반긴다.
* 저녁 때 하산할 봉좌산 봉우리가 등 뒤에서 나무 사이로 점점 멀어져간다.
* 참나무 빼곡한 운주산의 오솔길.
*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기계면 풍경과 그 너머 포항시와 영일만이 짙은 구름 아래 희미하게 펼쳐진다.
* 살짝 당겨본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기계면 들판 풍경.
* 흐린 날씨지만 구름 아래로 시계가 좋은 편이라 멀리 영일만과 포항 종합제철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 길 복판에 정성이 모아진 돌탑.
* 전망이 좋은 봉우리에서 바라본 기계면 풍경.
* 녹색 산자락엔 아직 가을은 멀어만 보인다.
* 포항 대구 간 고속도로 그 넘어 기계면 풍경.
* 당겨본 영일만과 종합제철 풍경.
* 계절이 바뀌어 가니, 길 가의 초록은 오그라든다.
* 운주산 정상을 향하는 오솔길.
* 운주산 정상부에 있는 호군공 '정 지심' 장군 묘소.
* 올해는 아직 벌초를 하지 않아서 억새풀이 자욱하다.
* 억새 사이에 핀 미역취 꽃.
* 운주산 정상부 삼거리의 이정표.
운주산 [雲柱山]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기계면과 영천시 자양면, 임고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기계면과 영천시 자양면, 임고면의 경계상에 있다. 해발 806.2m로, 포항 지역을 관통하는 낙동정맥의 한 줄기를 이룬다. 멀리서 보면 구름을 받치고 있는 기둥처럼 보여 운주산(雲柱山)이라고 하였다. 산세가 험난해 방어지로 적합하여 임진왜란 때 백암 김륵의 부대가 성을 쌓고 진터를 설치하여 왜적과 항전을 벌였으며, 1910년대 산 아래에 있던 안국사가 포항 지역 의병부대인 산남의진(山南義陳)의 근거지로 알려져 일제에 의해 불태워지기도 하였다. 산 중턱에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 전쟁 때 주민들의 피난처로 이용된 동굴이 있다.
* 정상석이 여러 개 박힌 운주산 정상 풍경.
* 정상석. 이리재에서 1시간 30분 소요되었다
* 정상 헬기장에는 무리를 지은 산꾼들이 점심을 먹느라 분주한 것이, 이리재에 세워진 미니버스를 타고 온 일행들인가 보다.
* 안개가 쉬어 넘는 운주산 정상을 뒤로 하고.
* 수성리로 내려가는 길에서 바라본. 가야 할 천장산이 운무 속에 아련하다.
* 하산 길에 바라본 자양 댐.
* 살짝 당겨본다.
* 수성리로 내려가는 참나무 숲 길 경사가 급하다.
* 운지버섯.
* 멀리 영천댐 풍경.
* 운주산 자락에서 바라본 가야할 천장산과 멀리 도덕산이 보인다.
* 능선을 따라 내려오다 보니, 앞을 가로지르는 임도를 만나 천장산이 보이는 좌측으로 걸어 나온다.
* 잠시 걸어 나오니, 여기 능선에도 등산로가 있는 것이 아마도 내려오다가 갈림길을 놓치고 조금 둘러 왔다는 기분이 든다.
* 구만리로 내려가는 임도.
* 돌아본 운주산 자락에는 아직도 초록 여름이 머문다.
* 가을빛 내려앉은 구만소류지.
* 돌아본 구만소류지와 운주산 자락 풍경.
* 구만리로 내려가는 길, 천장산 자락과 마주한다.
* 오랜만에 보는 조밭이다.
* 서숙이라고 부르는 조 이삭이 참 실하다.
어릴적에 논이 별로 없던 산골 마을에서 주식으로 지겹도록 먹은 관계로 보리밥과 함께 물려버린 깔끄러운 조밥 생각이 난다.
* 하얀 억새가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니 가을이 오기는 오는가 보다.
* 벼이삭도 이제 가을빛으로 변해간다.
* 구만리 마을 건너, 가야할 천장산.
* 낡은 기와 아래 흙벽돌 토담이 흐무러져가고, 벽에 걸린 물지게가 옛날 생각나게 한다.
* 중리 쪽으로 올라오는 길가 과수원엔 가을 사과 부사가 맞들어간다.
* 운동장 가에 둘러서 있는 고목 밑둥치에 눈이 가는 잡초 우거진 폐교는 마을의 옛 영화를 노래한다.
* 천장산으로 가는 길. 출발한지 벌써 3시간이 지나간다.
* 중리마을 은행나무.
* 좌측에.. 장산서원 유허비.
* 오백 살 먹은 산림유전자 보호수 은행나무.
* 좌측에 동갑내기 향나무는 칡넝쿨이 감겨 올라간다.
* 돌아본 중리마을과 멀리 걸어온 운주산 풍경.
* 은행나무 전경.
* 걸어온 운주산과 중리마을.
중리 은행나무를 지나서 천장산 오르막길에서 출출한 배를 달래기 위해 오늘 처음으로 엉덩이 땅에 붙이고 기지고온 김밥으로 배를 채우고 나니, 불어오는 가을바람이 시원하다 못해 등허리에 땀이 식으면서 잠시 한기를 느낄 정도로 거세게 불어준다.
* 비탈길에 앉아서 배불리 점심을 먹고 걸으니, 습관처럼 졸음이 오는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힘이 쪽 빠지면서 천장산 오르기가 몹시 힘이 든다.
* 천장산 정상부의 촉촉한 낙엽 길.
* 눈에 익은 정상 모습이 보인다.
* 외로운 천장산 정상석.
* 수풀에 둘러싸인 천장산을 뒤로하고 배티재로 향한다.
* 참나무 둥치에 자라는 과자 같은 버섯.
* 신기하여 담아본다.
* 배티재에서 바라본 도덕산.
* 배티재 풍경.
* 카니발 타고 온 아저씨와 아줌마.
이리로 가면 길이 있느냐고 물어보기에 쭉 내려가서 큰길이 나오면, 좌측으로 가면 안강 포항이고, 우측으로 가면 영천 대구로 간다고 가르쳐 주니 손살 같이 달려 내려간다. 길도 모르면서 이런 골짜기까지 왜 들어왔는지...
* 배티재를 건너면서 돌아본 천장산.
* 도덕산 삼거리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에서 벌써 지친 다리는 힘들어 한다.
* 시원한 바람이 있는 도덕산 삼거리 봉우리에서 낙동정맥 길과 만난다.
여기서 잠시 퍼질고 앉아 사과하나 꺼내 먹으면서 잠시 휴식하는 데, 비를 머금은 듯한 바람 소리가 예사롭지 않다.
* 돌아본 천장산에는 하얀 구름이 바쁘게 지나간다.
* 봉좌산으로 가는 길에 아까 배티재에서 돌아 나오는 임도를 만난다.
* 임도 가에 대피소를 만들어 놓았는데.
* 비가 오는 날에는 요긴하게 쓰일 것 같다.
* 이제 마지막 봉우리 봉좌산이 3.8킬로가 남았네요.
* 봉좌산으로 가는 오솔길 호젓하다.
* 물기를 머금은 바람 소리가 걸음을 재촉한다.
* 여기도 대피소를 만들어 놓았군요.
* 잠시 돌아보고 걸음을 재촉하는데.
안개 자욱한 봉좌산을 오르는 비탈길에서 무딘 걸음과 급한 마음이 마지막 실랑이를 벌인다.
* 대충대충 성의 없이 건성으로 하는 것을 두고, 처삼촌 벌초하듯 이라고 하더니..
벌 안이 넓은 산소에 봉송 위에 풀 가지만 듬성듬성 잘라낸 모습이, 마치 옛날 녹슨 가위로 헌디(부스럼) 난 머리를 깎아놓은 듯 보기가 좀 그러하다. 안개 속에서 잠시 구시렁거리면서 지나는데, 무덤 뒤 갈림길에서 별 생각 없이 우측으로 접어들었다가 사방이 잘 안 보이는 자욱한 안개 속에서 자꾸 아래로 내려가는 듯하여 다시 돌아 올라오는 약 10분간의 알바를 하고 만다. 아마도 후손을 욕한다고 무덤 속의 귀신이 잔뜩 화가 났는가 보다.
* 안개 자욱한 능선에서 봉좌산을 찾아가는데,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봉좌 바위의 모습이 안개 속에 드러낸다.
*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봉좌산 정상.
* 작은 정상석이 앙증맞다.
* 조망 좋은 봉좌산이 오늘은 사방이 온통 안개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 거센 바람이 안개비 몰아치는 봉좌산 정상을 뒤로한다.
* 바람의지에 솔잎에 맺힌 이슬.
* 기도원으로 내려가는 삼거리 풍경. 사방이 안개뿐이다.
* 오후 5시가 지나니, 안개 자욱한 숲속은 점점 어두워진다.
* 바람이 얼마나 거세게 불어대는지 흔들리는 나뭇잎과 바람 소리에 정신이 없다.
* 어두운 곳에서 큰맘 먹고 한 장 찍어보려니 신통하지가 않다.
* 이리재를 향하여 달려가는 오솔길.
* 종종 걸음으로 이리재에 돌아오니, 다른 차들은 모두 돌아간 길가에 내 애마 혼자 삐딱하게 서서 주인을 기다린다.
아침 10시 10분에 산행을 시작하여, 오후 5시 28분에 자동차에 도착하였으니, 무려 7시간 20분이나 소요된 조금은 빡신 산행을 한 샘이다. 이른 봄 장거리 산행 이후 야생화가 피면서부터 어울렁더울렁 즐기면서 다닌 개으른 산행을 하다가, 오랜만에 마음먹고 걸어본 산행길이 그간 나태해진 부실한 몸이 많이 힘들어하는 느낌이다.
* 붉은 점선 따라 오늘 걸은 길.
* 위쪽 오늘 걸은 '운천봉 종주', 아래 쪽 '자도봉어 종주' 비교.
2011.09.18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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