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다 그런 거지…" 방심 말고 초기에 치료해야
전문의에게 듣는다_퇴행성 관절염
관절염은 흔하지만 가장 고통스러운 질환 중 하나로 꼽힌다. 50세 이상은 4명 중 한 명꼴로, 65세 이상 여성은 절반가량이 관절염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발병률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오덕순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원장에게 퇴행성관절염의 예방과 치료에 대해 물었다.
■쪼그려 앉는 집안일이 관절염 부추겨
관절은 시간이 지날수록 닳아 없어지고 기능이 떨어지는 기관이다. 자동차 타이어가 마모되듯 관절 또한 나이가 들면서 점점 두께가 얇아지고 상처를 입는다. 이로 인해 염증이 발생하고 기능에 이상이 오는 것이 퇴행성관절염이다. 보건복지부의 국민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50세 이상의 24.4%가 퇴행성관절염 증상을 갖고 있고 65세 이상에서는 여성 50%, 남성 20.1%가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이 잦은 이유는 한국인의 전통적 생활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빨래나 청소 등 주로 쪼그려 앉아 하는 집안일이 관절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서 몸무게는 늘고 운동량은 줄어 관절이 받는 부담이 커지는 것도 한 원인이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를 겪으면서 골밀도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 또한 관절염에 더욱 쉽게 노출되는 요인이다.
- 초기 관절염은 물리 치료나 약물 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해 통증을 느꼈다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오덕순 원장이 무릎 관절의 이상 여부를 알아보는 검사를 하고 있다.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관절염 또한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오덕순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원장은 "불치병 또는 늙으면 다 그런 거라는 생각에 병원을 찾아 치료할 생각을 안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면 건강한 관절로 노년의 삶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초기 관절염은 초음파나 적외선 등을 활용하는 물리치료, 소염제 등을 이용하는 약물치료만으로도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이런 방법으로 치료가 어렵다면 무릎에 작은 구멍을 내고 내시경을 삽입해 시술하는 관절내시경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라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닳아 없어진 원래의 연골 대신 관절 사이에 인공 연골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초반부터 수술이 시작됐고 연간 3만여 명이 시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관절 수술 중 최근 주목받는 것은 '내비게이션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이는 시술 부위에 적외선 감지 센서를 부착해 화면으로 전송되는 영상을 보면서 수술을 하는 기법이다. 오 원장은 "기존에는 육안과 시술자의 감각에 의존했던 부분을 1㎜, 1° 단위까지 정확히 조절할 수 있어 정확도와 수술 성공률을 높였다"며 "수술 시간 또한 기존 수술에 비해 30분~1시간가량 단축해 마취나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있는 고령자들의 안전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절개 부위를 최소화해 출혈을 줄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인공관절 치환술의 성공 여부는 일자로 펴진 다리와 무릎 안팎 인대의 균형을 통해 판단한다. 오 원장은 "다리가 곧게 펴져야 하중이 균등하게 분산돼 관절에 무리를 덜 받는다"며 "인대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연골의 마모가 앞당겨지고 자칫 탈골의 위험이 있다"고 했다.
■꾸준한 운동으로 관절 부위 근육 강화를
이렇게 정확히 시술된 인공관절 치환술은 인공관절의 수명과도 밀접한 연관을 맺는다. 오 원장은 "이상적인 수술각도와 인대 균형을 갖춘 치환술은 환자들이 좀 더 오랫동안 불편 없이 인공관절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존 수술에 비해 운동 범위가 넓은 것은 물론 외부 충격으로 손상되지 않는 이상 20~30년 사용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인공관절 치환술은 한쪽 무릎당 1시간 안팎의 수술시간이 필요하며 수술 후 1개월 정도가 지나면 무리 없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후 2~3개월이 지나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수영 등 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 오 원장의 설명이다. 수술은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거나 수술을 견디지 못할 정도의 고령인 경우를 제외하고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오 원장은 "시술법의 발달로 합병증의 위험이 줄고 정확한 시술이 가능해진 만큼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통증을 느낀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볼 것"을 당부했다.
퇴행성관절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을 통해 관절 주위의 근육과 뼈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다. 걷기나 수영, 물속 걷기, 실내 자전거 등이 추천되며 하루 30분씩 주 3~4회가 적당하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쪼그려 앉거나 바닥에 오래 앉는 것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오덕순 원장은
연세대학교 대학원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다. 청주 남궁병원 정형외과 과장과 청주제일정형외과의원 원장을 거쳐 1998년부터 세란병원 인공관절센터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며 지난해 국내 최초 내비게이션 인공관절 치환술 3000건을 달성했다.
글 이경석 기자 | 사진 장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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