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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일해야 커피한잔, 거품을 품은 ‘아메리카노’

호젓한오솔길 2012. 7. 23. 08:24

 

"한 달에 평균 15만원은 커피값으로 나가요" 서울 시청 부근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모(여.28) 씨의 말이다. 현대인이 집과 회사, 학교만큼 자주 가는 곳, 바로 커피숍이다. 메뉴는 천차만별이지만 가격은 하나같이 비싸다. 하지만 식사 후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무더운 날이면 하루 종일 시원한 커피숍에 있는 일도 부지기수다. 피해갈 수 없는 지출이라면 합리적인 소비를 계획해야 한다. 커피의 맛과 향도 중요하지만 부담 없이 즐기기 위해선 가격이 중요하다. 음료 한 잔의 가격은 얼마이고 리필은 가능한지 모두 따져보아야 한다. 한끼 식사보다 터무니 없이 비싼 커피 가격, 확실히 알아보자.

가격비교 메뉴는 각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장 작은 사이즈 아메리카노, 용량은 컵 크기를 기준으로 했다. (1온스 ≒ 28.35g)

판매가격이 비싼 커피숍은 차례대로 커피빈, 카페베네이고, 저렴한 커피숍은 이디야, 미스터 도넛 순이다. 1온스(약 28.35g)당 가격을 비교했을 때는 스타벅스가 425원, 커피빈이 333원으로 높은 편이고, 이디야가 178원, 탐앤탐스와 할리스가 276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1온스당 가격이 최대 247원 차이가 난다. 아메리카노 한잔이 평균 10온스라고 가정하면 2470원 차이가 나는 것이다. 브랜드 별로 사용하는 원두와 입지 요건 등 수많은 변수가 있어 절대 비교가 불가능 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값이 2배 이상 차이가 날만큼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까.

지난해 8월 한국소비자원과 학국과학기술원(KAIST) 공정거래 연구센터는 1,020명 소비자를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카페 만족도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맛에 대한 만족도는 커피빈이 7점 만점에 5.03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탐앤탐스는 4.99점, 3위 할리스는 4.98점으로 점수차이는 크지 않았다.

매장 분위기와 시설에 대한 만족도는 카페베네가 5.32점으로 가장 높았고 엔제리너스는 5.08점으로 2위 스타벅스는 5.03으로 3위다. 전체 평균이 5.05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차이가나는 수치가 아니다. 1온스당 가격이 가장 비싼 스타벅스는 분위기 만족도에서 평균치보다 떨어지는 수치로 3위를 차지한 것이 전부고, 커피빈은 근소한 차이로 맛 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해 체면치레를 했다.

프랜차이즈 카페 서비스의 가격을 포함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7점 만점에 4.83이다. 소비자원은 결과에 대해 “이용 편의성은 높으나 커피 값이 너무 비싸 가격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평했다.

조사한 10곳의 아메리카노 한잔 평균 가격은 3,380원이다. 하루에 한잔을 마신다면 한 달에 지출하는 커피값은 10만 1,400원이다. 이는 저렴한 메뉴에 속하는 아메리카노일 경우다. 아메리카노 가격의 두 배가 넘는 음료도 있고 그 외 사이드 메뉴도 많다. 알게 모르게 커피숍에서 지출하는 비용이 결코 적지 않다.

최저시급이 15.96$인 호주는 커피값이 2.5~5$이다. 1시간 일했을 때 최소 3잔 최대 6잔까지 구매 가능하다. 국내 최저시급 4580원, 1시간 일해서 커피 한잔 사먹기 어렵다. 1시간의 노동과 커피한잔, 정말 동등한 가치일까. 에스프레소의 거품인 '크레마(에스프레소 상부에 갈색 빛을 띠는 거품)'는 단열층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보다 풍부하고 강한 커피향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가격 거품은 고객과 단절시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