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클럽 낙남정맥 7구간(오곡재~ 여항산~무학산~ 마재고개)
솔길 남현태
옛 말에 처서 무렵의 마지막 더위는 까마귀의 대가리가 타서 벗겨진다고 하더니, 올 여름이 그런 것 같다. 입추, 말복을 지난 8월 중순의 날씨가 대구 경산 지방이 연 이틀 40.3도까지 올라가 기상관측 이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게 무덥던 날씨도 계절의 변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듯 처서를 지나고 나니 한풀 꺾이기 시작하더니, 오랜 가뭄과 무더위에 타 들어가던 농심을 달래기라도 하듯 이번 주말에는 동해안과 남부지방에 제법 많은 비가 온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간사해서 모든 것을 자기의 입장에서만 생각을 하게 되어, 이번 일요일에 산으로 클럽 산악회를 따라 낙남정맥 산행이 계획되어 있는 경남 함안군과 마산시의 날씨를 보니, 일요일은 하루 종일 많은 비가 온다고 하여, 우의 속에서 끼꿉한 기분으로 걸어야 할 우중 산행을 생각하니 영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번 주에 산행을 하게 될 낙남정맥 7 구간은 지난 번에 산행을 마친 경남 함안군 오곡재에서 출발하여, 미산령, 여항산, 서북산, 대부산, 한치, 광려산, 대산, 쌀재고개, 대곡산, 무학산을 거처 경남 마산시 마재고개까지 고도 차가 심한 약 30Km 이상 거리에 1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더운 여름산행 치고는 조금 힘들고 지루한 산행 길이 예상된다.
이번 구간이 산행 거리도 제일 길고 낙남정맥 중에 조망이 최고 좋다고 하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비가 내리는 우중 산행이 예상되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천재지변이 아니면 정해진 날짜에는 어김없이 진행하는 것이 목적 산행이고 보니, 그래도 비가 오면 비가 오는 속에서 나름대로의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이 목적 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이번에도 산행 거리가 먼 관계로 산행 중간에 버스를 대기시켜 식수를 보충 할 수 있게 한다고 하여, 점심 도시락은 차에 두었다가 지나가면서 먹기로 하고, 오전 산행과 오후 산행에 배낭에 지고 갈 식수 와 짐을 따로 챙겨서 우중 산행 준비를 하니 평소 보다 짐이 많아지는 것 같다. 무박으로 토요일 밤 12시에 집 근처인 포항시 북구 두호동 동사무소 앞에서 출발한다고 하여, 여유 있는 시간에 산행 준비를 하고 출발 장소로 나가니, 도착한 버스에는 기사 아저씨 혼자 기다리고 있다.
잠시 기다려 두호동에서 3명이 타고 정각 12에 출발한 버스는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용흥현대아파트, 양학육교를 경유하며 대원들을 태우고, 남구 종합운동장에 들렸다가 12시 25분에 출발하여 이동사거리에서 마지막 대원들을 태우고 고속도로에 올라서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대원이 겨우 18명이라고 한다.
자정이 넘어 평소에 한참 잠을 잘 시간이라 몰려드는 잠 속에서 고속 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휴게소에 들러서 졸린 눈을 비비며 버스에서 내리니, 어느덧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예상은 하고 왔지만 막상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성실겁게 느껴지는 마음으로 버스에 올라 산악회에서 준비한 김밥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은 후 슬슬 산행 채비를 한다.
각자 버스에서 우중 산행 준비를 하는데, 나는 오늘 산행에 신을 등산화를 고심 끝에 젖으면 무겁고 관리가 어려운 가죽 등산화가 아닌 낡은 고어텍스 등산화를 신고 왔다. 낡을 대로 낡아 이미 방수 기능은 없지만, 어차피 10시간 이상 빗속을 걸으면 아무리 좋은 등산화라도 발목으로 스며드는 물은 100% 막을 수가 없기에 양말이 젖어 부걱거리기는 마찬가지이고, 젖은 후에는 물이 방출 잘 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에서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 양말이 젖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늦추기 위해 발목을 비닐로 감싸며 산행 준비를 하다 보니,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이마에 식은 땀이 줄줄 흐르면서, 차 멀미 증상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한다. 비가 내리는 날 야간 산행은 무엇보다 안경에 성애가 끼고 빗물이 묻어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여간 불편하지가 않다. 하여 오늘은 잘 안 보이더라도 아예 버스에서 안경을 벗어 배낭에 넣고 출발을 하기로 한다.
오늘의 산행 들머리인 오곡재는 마루금에서 양쪽으로 몇 백 미터씩 포장이 되지 않아서 버스가 올라 가지 못하고, 포장된 곳까지 버스로 가서 비포장 도로를 잠시 걸어올라 가야 한다. 새벽 3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오곡재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GPS를 켜니 핸드폰이 고물이라서 그런지 트랭글 전파가 잡히지 않아 주물럭 거리다 보니, 버스에는 오늘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산행을 포기한 두 사람을 제외하면 혼자 남게 된다. 할 수 없이 오늘은 트랙을 포기하여야 될 것 같아 트랭글을 켠 채 배낭에 집어 넣어 둘러메고, 겉에 우의를 입고 맨 후미에 따라 가게 된다.
버스에서 내려 치적치적 내리는 빗속으로 오곡재까지 접속 구간인 비포장 도로를 따라 잠시 걸어 올라가면서 배낭 속에 트랭글이 접속이 되었는지 궁금했는데, 깜깜한 오곡재에서 낙남정맥을 이어 올라가는 길 배낭 속에서 이동 거리를 알리는 반가운 아씨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름철 어두운 숲 속으로 이어지는 야간 산행에는 가능하면 앞 사람의 불빛을 놓치지 않고 부지런히 따라 가는 것이 상책인데, 중간에서 대열이 끊어져 선두 그룹은 이미 멀리 가버렸는지 불빛이 보이지 않고, 뒤처진 후미 그룹은 가는 도중에 몇 번이나 길을 찾지 못하여 걸음을 멈추며 우왕좌왕 이어간다. 안경을 끼지 않아 눈이 침침한 나는 그냥 맨 뒤에 붙어서 조용히 따라 가기로 한다.
어둠 속에서 사랑목 삼거리 이정표를 만나고, 여항산 쪽으로 향하는 고개에서 직진을 하다 보니 앞쪽에서 길이 없다고 돌아 나온다. 우측에 포항의 어느 산꾼이 달아놓은 노란 리본이 있어 모두 반갑다고 따라 가더니 거기에도 길이 없다며 알바를 하고 돌아 나온다.
리본을 달려면 바른 위치에 똑바로 달아야지 그냥 폼으로 잘 못 달아놓으면, 오늘처럼 궂은 날 밤 애 많은 후답자들이 생 고생을 하게 된다. 결국 좌측으로 리본이 없는 선명한 길을 따라 내려가니 산길이 이어지고, 잠시 후 선두 팀이 기다리고 있는 미산령 정자에 도착한다. 미산령 정자에서 기다리고 있는 선두팀을 만나고, 잠시 여장을 풀어 모두 흐트러진 매무새를 다시 정리하고 출발을 한다.
내리는 빗속을 뚫고 여항산으로 가는 길가에 어디쯤인지는 몰라도 어둠 속에 번쩍이는 이정표를 지나고, 산봉우리에 온통 돌탑이 쌓여 있는 봉우리를 지나 조금 까탈스러운 능선 길 따라 이어지는 걸음은 비바람 몰아치는 오늘의 최고봉인 여항산(770m)에 올라선다.
깜깜한 여항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데, 비바람이 너무 거세게 몰아치니, 우의 속에서 꺼낸 카메라가 금방 젖어 들고 플래시를 터트리면 빗방울에 반사된 빛이 뿌옇게 되어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다. 사방이 낭떠러지인 어두운 바위 봉우리 여항산 정상에서 뒤로 더 물러날 수도 없고 하여, 정상석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산님들을 향해 비 맞은 카메라가 아치랍지만, 복지 복걸이라 하며 대충대충 셔터를 눌러댄다.
비바람 거칠게 몰아치는 여항산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어두운 바위 능선 길을 더듬으며 여항산을 내려서는 길, 모두 좌측 가파른 바위 길로 내려가는데, 후미 대장 마하님이 길을 잘 못 든 것 같다고 하여, 모두 어둠 속에서 빽빽 하면서 가파른 길을 다시 돌아 올라오는 알바를 한다.
내리는 빗속에서 조금만 더 내려갔더라면 오늘 산행을 여기서 끝낼 뻔 했다고 하면서, 잠시 알바를 하고 올라와 사방이 캄캄한 어둠 속으로 바위 능선을 따라 오르락 내리락 걷는 동안 서서히 날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마당 바위 인 듯한 넓은 바위에서 새벽 안개 쌓인 풍경을 찍으려는데, 비를 맞은 카메라가 우의 안에서 졸리는지 좀처럼 눈을 뜨기 싫어하여, 한 참 조물락 거리다가 포기하고 그냥 지나간다.
축축한 발걸음은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던 서북산 전적비 앞을 지나 서북산(738.5m) 정상석 앞에 올라 모두 쏟아지는 빗속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다. 서북산 정상의 넓은 헬기장에서 배낭을 풀고 간식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서북산 정상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다급한 경사 길을 따라 내려선 걸음이 너무 많이 내려오는 것 같아 몇 번이나 지도를 확인하면서 잘록한 임도가 가로 지르는 곳에 이정표가 세워진 '강재고개'를 건너더니, 다시 밋밋한 오르막 길이 이어진다.
오르막 길 오르던 걸음은 대부산(649m)을 알리는 표지판 앞에 멈추어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본다. 대부산을 내려선 걸음은 봉화산 삼거리 이정표 앞에서 우측으로 휘어진 가파른 길을 따라 '한치'로 향한다. 삼거리에서 바로 '한치'로 떨어지는 줄 알았던 길은 잘록한 '응암골 고개'로 내려섰다가 다시 가파른 봉우리 하나 거뜬히 넘어서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중간 정착지 한치 휴게소 앞에 내려선다.
한치에 대기 중인 버스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고 있으니 후미 대원들이 모두 내려온다. 신발이 다 젖었는데 양말을 갈아 신어 무엇 하랴 만, 잠시라도 퉁퉁 불어있는 발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마른 양말로 갈아 신는 등 약 1시간 정도 버스에 머무는 동안 앞에 네 사람이 먼저 출발을 했다고 한다.
한치 건너 휴게소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산이좋아님과 둘이 광려산을 향하여 가파른 길을 밟아 올라간다. 오늘 산행 중에 제일 고도 차가 크고 가파른 비탈길을 힘차게 밀고 올라서니, 삿갓봉이 0.3Km 남았음을 알리는 내곡삼거리 이정표를 지나고 잠시 후 어느덧 가을 빛에 물들어가기 시작하는 삿갓봉(720m)에 올라선다.
광려산(752m) 보다 높이는 조금 낮아도 이곳 삿갓봉이 광려산의 주봉이라고 하니, 사방에 안개가 끼어 아무것도 보이진 않지만, 지도 상으로는 산줄기가 세 갈래로 갈라지는 곳에 화개지맥 분기점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이 뭔가가 있기는 있는 모양이다. 삿갓봉 앞 전망 데크는 비에 젖어 외롭게 보이고, 가을 빛에 잠긴 삿갓봉의 이정표는 가야 할 무학산이 9.6Km 남았음을 알려준다.
광려산 아래 전망 바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사방이 안개로 둘러싸인 속에 가을 빛은 서서히 익어가고 전망바위 옆으로 난 가을 길을 따라 광려산(752m)에 올라 앞서가던 선두팀을 만나 기념사진을 찍혀본다. 광려산 정상 모습 사진 한 장 남긴 후 산이좋아님과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대산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대산 바로 아래 나무 계단을 오르다가 전망 데크에 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둘러보며 안개 속에 아름다운 풍경들을 몇 장 담아본다. 멋진 바위들과 어우러진 초록은 어느덧 서서히 가을빛으로 바래가고, 방금 걸어 올라온 능선의 발자취는 짙은 안개 속으로 잠겨 든다. 새로 설치 된 듯한 나무계단 길 따라 작은 정상석이 있는 대산에 올라선다.
대산 정상에서 날돼지님 덕분에 기념사진 찍혀보고, 정상의 소나무 아래 바위에서 간식과 맥주를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모두 쉬고 있는 동안 수풀 우거진 길 따라 먼저 걸음을 옮기니, 발 아래 어우러진 풍경들이 참 아름답게 보이는데, 사방에 안개가 심술을 부려 멋진 경치를 다 볼 수 없으니 아쉬운 마음만 더해간다.
대산에서 바위와 소나무가 아름다운 능선 길을 따라 잠시 걸어가니, 잡초 우거진 평범한 봉우리가 나오고 '광산먼등(727m)'이라고 하는 앙증맞은 표지석이 길가에 쪼그리고 앉아있는 광산먼등 표지석 앞에서 산이좋아님 기념사진 찍어보고, 이어진 선두팀 발걸음은 민두름한 능선 풀밭에 앉은 '대산 윗바람재봉' 표지서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본다.
이어지는 발걸음은 능선이 훤하게 트인 바람재에 내려서니, 비바람 거칠게 불어대는 바람재에는 덩그렇게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정자 아래 넓은 데크 위에 텐트를 쳐놓고 바람 부는 정자 위에 올라 조망이 없는 뿌연 안개 속을 구경을 하고 있는 부부가 오늘 산행 길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이다. 비바람 거친 바람재 앞을 막아서는 안개 덮인 봉우리(447m)를 넘어선 걸음은 임도와 농장이 있는 '쌀재고개'에 내려선다.
쌀재고개에서 찍은 사진을 마지막으로 알몸에 비를 맞으며 우의 속으로 들락날락 하던 카메라가 고뿔이 걸렸는지 영영 작동이 되지 않아 오늘은 더 이상 사진 찍기를 단념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카메라를 배낭 깊숙이 넣어버린다. 오늘 함께 걸은 '날돼지님'의 방수팩을 한 카메라로 찍은 사진으로 산행기 편집을 계속 이어간다.
쌀재고개에서 잠시 가파른 길 치고 오른 걸음은 대곡산 정상에 올라 기념 사진을 찍고, 무악산으로 향하는 길 학봉이 바라 보이는 전망바위에서 날돼지님 덕분에 선두팀 기념사진을 찍어본다. 무학산 아래 안개샘 삼거리에서 걸음을 늦추고 안개샘에 들러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아직 배낭에 물은 그냥 남아있지만 시원한 안개샘 약수 한 바가지식 마시고, 안개샘 약수터 정자에서 배낭을 풀고 간식을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정자에서 쉬고 있는 동안 배낭 속에 GPS 트랙에서 경로 이탈을 하였다고 자꾸 꽁알대는 알파인님이 먼저 출발을 하고 잠시 쉬고 나니 체온이 떨어져 추위를 느끼며, 모두 일어나 0.6Km 남은 무학산을 향하여 올라간다.
무학산 정상에 올라서니 먼저 출발을 한 알파인님이 보이지 않아 설마 여기서 알바를 했을 리는 없고 이상하다고 하면서 모두 기념사진을 찍고 먼저 간 알파인님을 불러보니, 지나 온 아래 쪽에서 한 두 번 대답이 들리는 듯 하다가 끊겨버리고 올라오는 기척이 없어 다른 사람이 잘 못 대답했나 보다 하면서 기다리다 추워서 먼저 내려간 것 같다면서 모두 걸음을 옮긴다.
무학산 정상의 이정표에는 오늘의 종점 '마재고개'가 4.7Km 남았다고 알려주고, 정상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알파인님을 기다리느라 잠시 머무는 동안 갑자기 식어버린 몸이 으실으실 한기가 몰려들어 서둘러 체온을 올리기 위해 걸음을 재촉한다. 비닐코팅 된 시루봉 표지판을 잡고 포즈를 취하는 선두팀의 홍일점 영심이님 비바람 속에서도 하루 종일 싱글벙글 이다.
마재고개 3.1Km 남았다는 시루봉 이정표를 지나고, 안개 속에 다가오는 이정표를 만날 때 마다 종점 마재고개가 점점 가까워진다. 낙남정맥 324.8m를 알리는 준.희 님의 표지판을 지나고 마재고개 0.7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오늘의 종점 마재고개에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는 버스 앞에서 선두팀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새벽 3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캄캄한 새벽 비 내리는 경남 함안군 오곡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31.68Km 거리에 무려 11시간 25분이나 소요된 빗속의 산행을 마치고 오후 2시 30분경에 경남 마산시 마재고개에 도착하면서 산행 길은 종료된다. 중간 지점 한치에 버스를 대기시켜 준 덕분에 젖은 배낭 무개를 많이 덜어주어 생각 보다 수월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치적치적 내리는 빗속에 배낭에 남은 얼음 물로 머리 감고 발을 씻은 후 버스 안에서 옷을 갈아 입고 잠시 기다리니 후미 대원들이 모두 하산을 완료하는데, 오늘 총 18명이 산행에 참여하여, 우중 산행이라 시작부터 포기한 2명과 1차 산행 후 한치에서 컨디션 난조로 포기한 3명을 제외한 13명이 완주를 하게 된다.
마재고개에서 약 15분 거리에 있으며, 지난 번에 하산주를 하던 마산에서 식당을 경영하고 하고 있는 산으로클럽 회원님 집에 들려서 얼큰한 동태탕으로 느긋하게 저녁을 먹으면서 하산주를 나눈다. 모두 시원한 우중 산행에 재미가 붙었는지 지난 번 무더위 속에 산행 보다 산행 거리도 멀고, 낙남정맥 중에 제일 어렵다는 코스를 힘든 줄 모르고 수월하게 마쳤다는 이야기 들이다.
푸짐하게 하산주를 마치고, 내리는 빗속을 달려 저녁 7시 50분경에 포항으로 돌아와 아침에 역순으로 시내를 돌며 회원님들을 내리고 두호동 종점에 도착하여 이슬비 속으로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우중 산행 하나가 막을 내린다. 오늘 산행을 위해 수고해주신 산악회 임원진들과 산행대장님께 고마운 마을을 전하며, 포항의 명문 산으로 클럽 산악회와 함께한 낙남정맥 7구간 산행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6.08.28 호젓한오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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