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수필

산으로클럽 낙남정맥 8구간 (마재고개~천주삼~정병산~대암산)

호젓한오솔길 2017. 7. 21. 20:18

 

 

산으로클럽 낙남정맥 8구간 (마재고개~천주삼~정병산~대암산)



                                                                               솔길 남현태



천년 고도 경주에서 발생하여 한옥 기와집 2천여 채가 파손되어, 경주를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하게 한 진도 5.8의 지진에 이은 4백여 차례 여진이 전국을 흔들어대고 있으니, 사람들은 휴대폰 진동에도 깜짝깜짝 놀라는 등 진동에 노이로제가 걸려버린 듯하다. 사상 최대의 지진과 연이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조석으로 서늘해진 날씨가 가을이 성큼 다가온 듯한 기분이 든다.


올 여름에는 날씨가 가물어 송이버섯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니, 최근 주말 마다 내린 가을비 덕분에 갑자기 동해 안에 송이가 풍년이라고 한다. 이왕에 산행을 가는 거라면 송이를 찾아 떠나는 산행도 재미가 있어 보이지만, 가을로 접어드는 9월 마지막 주에는 명문 산으로클럽 산악회를 따라 진행 중인 낙남정맥 산행을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


이번 주에 산행하게 될, 낙남정맥 8구간은 경남 마산시의 마재고개를 출발하여 송정고개, 장등산, 천주산, 천주봉, 신풍고개, 소목고개, 정병산, 용추고개, 청라봉, 대암산까지 산행을 하고, 경남 창원시 대방동으로 탈출하는 약 30Km 거리의 만만치 않은 코스인데,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중간의 신풍고개에 차량 지원이 된다고 한다.


무박으로 토요일 밤 12시에 집 근처인 포항시 북구 두호동 동사무소 앞에서 출발한다고 하여, 여유 있는 시간에 출발 장소로 나가 잠시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한다. 두호동에서 2명이 타고 자정에 출발한 버스는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용흥현대아파트, 양학육교를 경유하며 대원들을 태우고, 남구 종합운동장에 들렸다가 12시 25분에 출발하여 이동사거리에서 마지막 4명의 대원들을 태우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대원이 16명이라고 한다.


모자라는 잠을 보충하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에 동안 휴게소에 잠시 들렸다가 마재고개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산악회에서 준비한 김밥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산행 준비를 하려니 속이 울렁거리며 차 멀미가 난다. 새벽 3시가 가까워지는 시간 잠결에 방향 감각이 어리둥절한 어두운 마재고개 버스 승강장에 내려서 간단하게 기념사진을 찍은 후 준비를 하는 동안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모두 우르르 어둠 속으로 사라져 간다.


맨 후미에 붙어서 장등산으로 향하는 길 어둠 속으로 오르락 내리락 하던 걸음은 송정고개를 건너고 잠시 임도를 따라 걷다가 좌측 등산로로 접어든다. 천추산 누림길 사거리를 지나 잠시 가쁜 숨 헐떡이게 하더니 장등산 정상에 올라선다. 장등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어지는 걸음은 천주산 아래 이정표를 지나 가파르게 치고 오르더니, 천주산 용지봉(641m)에 올라선다.


천주산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좌측 창원시와 우측 마산시의 화사한 불빛이 어둠 위에 수놓은 천추산 정상에서 잠시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쉬어간다. 천주산 정상의 이정표를 지나 경남 창원시와 마산시의 야경을 바라보며 걷는 걸음은 노송과 돌탑이 몇 개 쌓여 있는 봉우리에 올라 정상석을 찾아 잠시 두리번거리다가 초라한 산불감시 초소를 지나니, 어두운 바위 위에 천주봉을 알리는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하늘이 서서히 밝아오는 시간에 천주봉을 지나 창원시와 마산시의 야경을 바라보고, 천주봉에서 이어지는 가파른 나무계단 길은 굴현고개를 향하여 지겹도록 이어진다. 어둠을 밀치고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는 시간 마을 골목을 지나 2차선 도로가 가로 놓인 굴현고개에 내려서고, 절개지 철조망을 지나 낙남정맥 들머리를 찾아 오른다.


굴현고개에서 잠시 이어진 걸음은 검산(293.5m)을 알리는 이정표 앞에 멈추고, 버스가 기다리는 신풍고개가 980m 남았음을 알리는 검마산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한다. 검마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걸음은 동녘이 밝아오는 길 따라 남해고속도로 지하도를 건너고 농로를 걸어 신풍고개 2차선 도로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어야 할 버스가 보이지 않아 연락을 하니 다른 곳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잠시 후에 버스가 도착하여 도시락을 가지고 나와 길가에 모여 앉아 아침을 먹은 후 신풍고개 안내판 앞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맨 후미에 붙어서 신풍고개를 돌아보며 오르막 길 따라 올라간다. 잡풀 우거진 야산을 잠시 오르락 내리락 하던 오솔길은 6차선 14번 국도가 가로막은 절개지 고개에 내려선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도로를 따라 삥 둘러서 고속 국도를 아래로 건너고 산마루 가든 오르는 도로를 걸어서 산마루 가든 앞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서 잠시 쉬어간다.


좌측은 밤나무 농장의 탱자나무 울타리가 이어지고, 우측에 창원 골프장 철조망이 있는 길이 잠시 동안 이어진다. 일요일 아침 느긋하게 골프를 치러 나온 사람들은 여유롭게만 보이고, 밤잠을 설치며 산길을 걸어야 하는 우리들은 숨가쁘기만 하다. 건너다 보이는 바위 봉우리 정병산이 점점 가까워지고, 평온하게 이어지는 마루금 길은 봉림산 정상의 이정표 앞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정병산을 바라보며 소목고개를 향하여 내려간다.


정병산 오르는 길은 처음에는 평온하게 이어지다가 가파른 계단 길이 숨이 막힐 정도로 줄기차게 이어진다. 가파른 계단길에서 앞서가던 일행들을 만나고 서서히 등 뒤로 조망이 틔어가는 가파른 계단 길은 끝없이 이어지니 마치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는 기분이란다. 가쁜 숨 몰아 쉬며 돌아보니 청원시 조망이 시원스럽게 펼쳐지고, 걸어온 나지막한 마루금이 골프장 옆으로 그림처럼 그려진다. 


정병산 정상부 시원한 능선에 올라 이정표를 지나 정병산(566m)에 올라선다. 정병산 정상에서 바라본 창원 시가지 풍경 시원스럽고, 창원시 외곽을 돌아 온 올망졸망 마루금 길이 콘크리트 덩어리 속의 인간사 강물 위에 늘어 놓은 징검다리처럼 이어진다. 정병산에서 바라본 동판저수지와 주남저수지 쪽 풍경과 운무에 아련한 산봉우리들 사방을 한 바퀴 둘러보고, 정상석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산봉우리들이 가지런하게 늘어선 가야 할 마루금을 바라보며 정병산을 내려선다. 


멋진 바위 봉우리 옆을 지나 은빛 억새 나부끼는 헬기장 봉우리, 가을 향기 속으로 정겹게 이어지는 마루금 길 좌측에 비행장처럼 생긴 곳이 국방과학연구소라고 한다. 바위 봉우리에서 우측에 트인 창원시와 마산시 조망, 골프장 옆으로 절묘하게 이어지는 걸어온 낙남정맥 마루금 돌아보며 나무계단 길 내려선다.


발아래 수리봉 위에 앞서 간 일행들이 머물고 꿈틀거리는 정맥 마루금은 이어진다. 일행들이 모여 사진을 찍고 있는 수리봉에서 돌아보니, 조금 전에 내려온 바위 봉우리가 가을 빛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멋지게 보인다. 징검다리처럼 이어지는 낙남정맥 봉우리들 바라보며 오솔길 따라 마루금을 걷는데, 사방에 가지를 펼친 멋진 노송 앞에 걸음을 멈춘다.


길상사 위 능선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고, 조망 시원한 바위 봉우리 내정병봉에 올라선다. 내정병봉(493m)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들 시원하게 펼쳐지는 창원시 풍경 우곡사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오솔길 내려선 걸음은 용추고개에 내려선다. 용추고개 이정표 노티재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한결같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걸음은 대암산이 점점 가까워진다.


좌측으로 시원스럽게 트인 김해시 들판은 서서히 황금빛으로 물들어가고, 발걸음은 '창원 진례산성'에 도착한다. 진례산성의 바람 시원한 곳을 찾아 산성에 걸터앉아 간식을 먹고 일어서는데 갑자기 다리에 경련이 일어나 잠시 주무르고 달래가며 걸음을 옮긴다. 청라봉(517m)이라는 표지목이 세워진 바위 봉우리 창원시 시가지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지고, 걸음은 가파른 나무계단 길 따라 내려선다. 


청라봉 아래 남성치를 지나고 대암산이 1.9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벤치가 있는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좌측 발아래 진례저수지 풍경과 저수지 안쪽 마을이 아늑하고 평화롭게 보인다. 내대암봉(550m)에는 여유로운 산님들이 머물고, 대암산이 점점 가까워지는 내대암봉에서 바라본 창원시 풍경도 여유롭게 보인다. 


이어지는 포근한 마루금 길은 대암산 오름 길에서 장군바위 앞에서 오그라드는 걸음 멈춘다. 대암산 오름 길에서 돌아 보니, 오늘 걸어온 마루금 길이 아련하게 펼쳐지고, 우측 발아래 대방동과 창원시 조망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대암산에는 가을 억새들 한가롭고, 무거운 발걸음은 대암산(670m)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는다.


대암산의 분재 같은 노송은 조망 시원한 바위에 머물고, 다음에 가야 할 마루금 바라보며 내려서는 대암산 정상의 작은 저수지처럼 생긴 습지에는 가을 억새가 하늘하늘 피어난다. 정원에 다듬어놓은 듯한 아름다운 노송을 바라보며, 오늘의 탈출 지점인 대방동을 향하는 능선 나무계단을 따라 지루한 골짜기 비탈길은 창원시 대방동으로 내려선다. 대방동 등산로 입구에 내려선 걸음은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 한 길가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돌아오면서 오늘 산행길은 종료된다.


새벽 3시경 마재고개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11시간 52분간의 산행을 마치고, 오후 3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대방동 한길 가에 기다리는 버스에 돌아오면서 씻을 곳이 없을 것 같아 염려를 했는데, 다행히 버스 근처의 배드민턴 장에 화장실이 있어 모두 들어가 냉수로 샤워를 하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후미 대원들이 하산하기를 기다린다.


버스에서 잠시 기다렸다가 모두 하산을 완료하여 포항으로 돌아오는 길에 경남 양산시의 예약된 식당에 들러서 된장찌개 정식으로 저녁 겸 점심을 먹으면서 시원한 소맥으로 하산주를 나눈다.


모자라는 잠을 보충하며 잠시 졸고 있는 동안 버스는 달려, 저녁 6시경에 포항에 도착하여 시내를 경유하며 대원들을 내린 후 두호동 종점에 도착하니 버스에 혼자 남는다. 저녁 6시 30분경에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산행을 위해 수고해주신 산악회 임원진들과 산행대장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낙남정맥 8구간 산행길을 갈무리해본다.

(2016.09.25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