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남정맥수필

산으로클럽 낙남정맥 9구간 (대암산- 용지봉- 냉정고개- 망천고개)

호젓한오솔길 2017. 7. 21. 20:19

 

 

산으로클럽 낙남정맥 9구간 (대암산- 용지봉- 냉정고개- 망천고개)



                                                             솔길 남현태



세상이 아무리 시끄러워도 계절은 어김없이 어느덧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이 다가오고, 설악산에서부터 시작된 단풍 물결이 남하 하고 있는 시월도 어느덧 넷째 주말을 맞이한다. 시월 들어 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니 산행을 하지 못하다가 지난 주에 어렵게 시간을 내어 금강정맥 산행을 다녀 오고, 이번 주에도 막바지에 이른 낙남정맥 길을 멈추기가 너무 아까워 시간을 내어 따라 가기로 한다.


이번 주에 산행하게 될 제 9차 낙남정맥 산행길은 단풍 산행과는 조금 거리가 먼 남쪽 지방인 경남 창원시 대방동에서 출발하여 대암산, 신정봉, 용지봉, 냉정고개, 황새봉, 누릉느미재, 쇠금산을 거쳐 경남 김해시 망천고개까지 약23Km 거리에 8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며, 산행거리가 멀지 않아 무박이 아닌 당일 산행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일요일에 비소식이 있어 우중 산행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는데, 일기 예보에 포항에서 출발 할 때는 비가 오지만 다행히 산행지인 경남 김해 지방에는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다. 새벽 5시에 약속 장소인 두호동 동사무소 앞으로 나가기 위해 아침 4시 40분에 치적치적 내리는 비속으로 우산을 들고 약속 장소로 나가 잠시 기다리니 버스가 도착한다.


포항시 북구 두호동 동사무소 앞에서 아침 5시에 3명이 타고 출발한 버스는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용흥현대아파트, 양학육교를 경유하며 대원들을 태우고, 남구 종합운동장에 들렸다가 이동사거리에서 마지막 대원들을 태우니, 오늘 산행에 참여한 대원이 겨우 13명이라고 한다.


내리는 비속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니 우중 산행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모두 걱정을 하고 있는데, 다행히 산행지가 가까워지니 차츰 비가 그치기 시작하여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한다. 아침 7시경 지난 달에 하산을 한 창원시 대방동 한 길가에 도착하니, 오늘도 편한 산행을 위해 기사님이 중간 냉정고개에 버스를 대기해 준다고 하여 도시락을 버스에 두고 배낭을 가볍게 산행 준비를 하고, 대암산을 향하여 걸음을 재촉한다.

 

대암산 입구 등산로 안내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대암산으로 오르면서 돌아보니, 가을 빛 물들어가는 산자락 아래 대방동 아파트 촌 풍경 정겹고, 멀리 남해 위에 운무 은은하다. 목쟁이 사거리 올라서니 대암산 방향목(해송)이라는 해송 한 그루가 그늘을 지우는 쉼터가 나오고, 대암산 방향목 안내판과 고려 말 공민왕의 왕사이고 무학대사의 스승이신 나옹선사의 시 "청산은 나를 보고" 안내판이 세워져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다.


단장된 나무 계단 길을 따라 대암산 오르면서 돌아본 능선 가을 빛 곱게 물들어 가고, 대암산 정상을 빤히 보면서 오르는 길 이슬비 부슬부슬 뿌리는 날씨에 불어 오는 가을 바람이 차갑게 느껴진다. 꽃향유 곱게 피어있는 길, 하얀 구절초 무리 지어 대암산의 가을을 노래하고, 대암산 삼거리 이정표 앞에서 용지봉으로 향한다.


대암산에서 바라 본 신정봉과 용지봉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 마루금에는 가을 빛 무르익어가고, 우측 올라온 길 가을 너머로 남해 바다 풍경이 손에 잡힐 듯 아른거린다. 발에 밟힐 듯 흐드러지게 핀 하얀 구절초 무리 바라보며, 은빛 억새 너머로 펼쳐지는 가야 할 낙남정맥 마루금 길은 대암산 아래 고개에 내려선다.

 

용지봉 2.1Km 남았음을 알리는 사거리 이정표가 있는 고개를 지나 우측으로 바라본 골짜기에는 가을빛 곱게 흘러 내린다. 길가에 돌탑이 세워진 봉우리 돌탑 옆에서 기념사진 찍어가며, 올라선 봉우리에는 여러 개의 돌탑이 세워져 있는데, 하나 같이 정교한 솜씨로 정성을 다한 듯 아름답게 쌓아져 있다. 숲 속에 여기저기 세워진 돌탑들 돌탑과 바위 봉우리 칼날바위 위에도 듬직한 돌탑이 쌓여있다. 

 

쑥부쟁이 곱게 피어 있는 돌탑 봉우리에 가을 무르익은 길 따라 올라선 산정에는 신정봉(704m)을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신정봉에서 바라 본 남해 바다 풍경, 대암산과 걸어온 마루금 길, 만추의 향기를 느끼며 올라오는 대원들 신정봉 정상에 모여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보고, 차가운 갈바람 속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 여름 등산복 속으로 파고드는 바람 끝이 한기를 느끼게 한다. 

 

가끔은 거친 바위 길도 나오지만 부드럽게 이어지는 가을 능선 길, 하늘거리는 억새 너머 우측 남해로 트인 조망 바라보며 오늘의 최고봉 용제봉에 올라선다. 제단이 있는 용제봉(723m)은 비를 관장하는 용에게 기우제를 지내는 봉우리 라는 용제봉의 유래비가 있다. 용제봉 정상에서 기념 사진을 찍으며 잠시 머물던 걸음은 용지정 정자가 있는 곳을 따라 걸음을 재촉한다. 

 

용지봉 정상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내려서는 능선 길 멀리 낙남정맥 마루금이 하얀 인간세상 사이를 뒹굴며 어렵게 끊어질 듯 이어진다. 용지봉 능선 길에 초여름 꽃 철쭉이 여기저기 피어 눈길을 끄며 가던 걸음을 멈추게 한다. 철없는 철쭉, 두메부추 꽃 사진을 담으며 가을빛 속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 길은 냉정고개로 향한다. 

 

낙남정맥 473.2m 봉우리를 지나 가파른 나무계단 길을 내려선 걸음은 황새봉이 6.1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단감나무 사이 농장 길에서 빨간 홍시에 허출해진 뱃속이 침을 삼킨다. 오지게 열린 단감들 사이 빨갛게 익은 홍시에 눈길이 멈추고 카메라 렌즈로 살짝 당겨가며 냉정고개에 내려선다.

 

냉정고개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도착하여 버스 안에 도시락을 꺼내 길가에 둘러 앉아 아침 겸 이른 점심을 먹고, 남해고속국도(10번 국도)를 아래로 통과한다. 조용한 마을 앞 길을 따라 잠시 내려가다가 오른쪽에 퀴리 농장이 있어 잠시 드려다 보니, 털이 뽀송 한 먹음직스러운 퀴리들이 맛스럽게 달려있다. 

 

오지게 달린 퀴리 농장을 바라보고 마을로 들어서니. 어느 집 뜰 안에는 무화과 나무가 빼곡히 자라고 똘망똘망 한 무화과가 오지게 달려 있는데, 더러는 볼도구리하게 익어가는 향기에 군침을 삼키게 한다. 건너다 보이는 나지막한 산봉우리를 향하여 마을 앞 들판을 지나 다시 굴다리 하나를 더 지나서 시멘트 농로 길 따라 나지막한 산자락으로 접어든다.

 

가을빛 배어나는 산길을 따라 오르니, 황새봉 4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묘지들이 엎드려 있는 능선을 걷는다. 낙남정맥 마루금을 따라 이어지는 임도는 시멘트 포장된 임도를 걷다가 임도와 헤어져 등산로를 따라 오르니 가을 물든 능선 잡초 우거진 길 가에는 자주색 수 놓은 꽃향유 피어난다.

 

등산로는 다시 임도와 만났다가 헤어지더니, 낙남정맥 394.7m 봉우리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하며 쉬어간다. 두메부추 곱게 피어 있는 길 따라 황새봉(393.3m)을 알리는 이정표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잠시 호흡 가다듬은 후 걸음을 재촉한다. 내리막 길 내려선 걸음은 '누릉내미재'를 알리는 고개에 내려서고 김해추모공원을 향하여 올라간다.

 

공동묘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갔다가 묘지 뒤쪽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며, 낙남정맥 길은 이어진다. 김해시 주촌면 덕암리 풍경, 살아 있는 동안 골짜기 낮은 곳에 백년 살 콘크리트 집을 짓고, 죽은 육신은 높은 산비탈 양지바른 곳을 찾아 꽃 단장으로 영생의 집을 짓는다.

 

칡넝쿨 우거진 길 잠자던 고라니 졸면서 달아나다 곤두박질 치고, 추모의 공원을 지나 낙원 묘지 쪽으로 가는 길 하얀 까실쑥부쟁이 지천으로 피었다. 낮은 언덕을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길 구절초 무리 곱게 피어 있더니, 나지막한 쇠금산에 올라선다. 정상석이 그럴듯한 쇠금산(350.8m)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고 바로 아래 체육시설 공원에서 마지막 과일을 나누어 먹으며 쉬어간다.

 

낙원공원묘지 뒷길을 따라 이어지던 마루금 길은 공원묘지 관리소 앞을 지나고, 언덕길 오르며 돌아본 공원 묘지 오늘은 묘지 길을 지겹도록 걷는 기분이다. 이어지는 걸음은 낙남 마루금이 산업폐기물 처리장으로 막힌 성원ENT주식회사 옆을 둘러서 잠시 마루금을 피하여 아래로 내려갔다가 다시 마루금을 찾아 올라간다. 

 

칡넝쿨 우거진 길을 따라 잠시 가다 보니, 하산 지점을 조금 지나 가버리고 비탈길 따라 골짜기로 내려선 걸음은 망천고개 국도 아래 도착하여, 절개지 도로 변을 따라 망천고개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돌아와 행장을 풀고, 버스기사 아저씨의 도움으로 선두팀 기념사진 찍어보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아침 7시 5분경에 경남 창원시 대방동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약 7시간의 산행을 마치고, 오후 2시 10분경에 경남 김해시 망천고개에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자동차들 쌩쌩 달리는 망천고개에 주차된 버스 뒤에서 배낭에 남은 물로 머리를 감고 옷을 갈아 입은 후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후미 대원들이 하산 하기를 잠시 기다렸다가 포항으로 돌아 오는 길에 양산시에 들러서 동태 탕으로 저녁을 먹으면서 하산 주를 나눈다


느긋하게 하산 주를 마시고 대체로 이른 시간인 저녁 6시가 조금 지난 시간에 포항에 도착하여 시내를 돌며 대원들을 내리고 아침에 출발한 두호동 동사무소 앞에 두 사람이 내려서 집으로 돌아오면서, 오늘 산행을 위해 수고해주신 산악회 임원진들과 산행대장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저물어가는 시월 어느 날 포항의 명문 산으로클럽 산악회와 함께한 제 9차 낙남정맥 산행 길을 성공리에 갈무리해본다.

(2016.10.23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