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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북정맥 5구간 시산제 산행 (갈재고개~ 각흘고개~ 차동고개)

호젓한오솔길 2018. 2. 26. 17:38

 

금북정맥 5구간 시산제 산행 (갈재고개~ 각흘고개~ 차동고개)



                                           솔길 남현태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구정이 주말로 이어진 4일간의 황금 연휴의 마지막 날이 되는 2월 셋째 주 일요일에는 포항에서 유일하게 1대간과 9정맥의 마루금을 탐색하며 걷는 우리 고운산정 산악회의 무술년 시산제 산행으로 금북정맥 5구간 산행이 예정된 날이지만, 조금은 지루하고 힘들게 느껴지는 정맥길 산행이라 평소에도 참여하는 회원이 적어 산악회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명절 연휴에 걸린 산행이라 더욱 염려가 된다.


오랜만에 가족끼리 모여서 즐겁게 보내며 새해 인사도 다녀야 하는 설 명절 끝에 시산제 산행을 가게 되면 참여 하는 회원이 적을 거라고 하며, 이번 달엔 아예 산행을 없애고 시산제 산행을 다음 달로 미루자고 하는 회원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회원들이 계획대로 진행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조금 무리하게 추진하기로 한다.


산악회 카페에 산행대장님이 일찌감치 시산제 산행 공고를 올렸지만, 산행이 며칠 남지 않은 구정 연휴 전까지 산행에 참여를 하겠다고 댓글을 단 회원이 겨우 8명에서 그쳐 애간장을 태운다. 시산제 축문을 쓰면서 생각을 하니, 이렇게 하면서까지 산행을 다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어 이쯤에서 정맥산행을 접고 홀가분하게 훌훌 자유 산행이나 다니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렇게도 춥던 올 겨울 날씨가 입춘을 지나서도 최저 기온을 갈아치우는 맹추위가 기세를 떨치더니, 계절의 변화에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동강물이 풀린다는 우수를 며칠 앞 둔 설 연휴에는 푸근하게 풀려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중부 지방에는 주말에 잠시 반짝 추위가 찾아온다고 하여 다시 긴장을 하게 한다.


오늘 산행은 지난 달에 산행을 마친, 충남 공주시 유구읍의 갈재고에서 산악회 무술년 시산제를 올린 후 산행을 시작하여, 광덕산 갈람봉, 각흘고개, 구만봉, 봉수산, 천방산, 부엉산, 오지재, 긍정봉, 명우산, 절재봉, 서재를 오르내리다가 차령봉을 거쳐 충남 예산군 신양면 차동고개까지 이어지는 약 21Km 거리에 8시간 정도 소요되는 조금은 느긋한 산행 길이 예상된다.


새벽에 산악회 카페에 들어가 최종 참여 인원이 18명인 것을 확인하고 조금은 아쉬운 마음으로 산행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등반대장님이 전화가 와서 총무님이 발등을 다쳐 시루떡을 찾으러 못 간다고 버스가 지나가는 창포사거리 근처라고 하며 오는 길에 좀 찾아오시라고 한다. 그런데 떡집에 전화가 안 된다고 하여 잠시 소란을 피우다가 연락이 되었다고 하여, 서둘러 약속 장소로 나가니 버스가 막 도착하고 있다.

 

잠시 기다려 새벽 04시 30분 정각에 포항시 북구 장량동 두산위브 사거리에서 2명이 탑승하고 출발한 버스는 부산프라자, 창포사거리, 우현사거리, 천령산 막걸리, 양학 육교, 한방병원, 승리아파트, 공대정문을 지나 지곡 롯데마트 앞에서 회원들을 태우니 모두 19명인데, 톨게이트 앞에서 1명이 더 타면 오늘 산행에 참여한 인원이 20명이라고 하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자라는 잠을 보충하며 고속도로를 달려 가는 도중에 속리산 휴게소에 들러, 산악회에서 준비한 국밥으로 아침을 먹은 후 아침 9시가 가까워지는 시간에 갈재고개에 도착하니, 영하 5도라고 하던 날씨가 바람이 없는 것이 예상외로 포근하게 느껴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근처에서 제일 높은 태화산을 향하여 제물을 차려놓고 무술년 한 해 동안 걸을 금북정맥과 한남정맥 산행길의 무사 안전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올린다.


국민의례에 이어 강신 참신, 초헌 독축 아헌, 종헌에 이어 타 산악회 대표로 오신 분들의 헌작을 마치고, 축문 소지 후 간단하게 음복을 나누다. 시산제를 마치고 갈재고개에서 단체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음지에 잔설과 빙판이 있어 모두 시작부터 아이젠을 차고 안전한 산행 준비를 한다. 버스 기사님 혼자 두고 오늘은 처음 오신 일일 회원들이 많아 맨 뒤에 붙어서 후미 대원들과 함께 걸어보기로 하고, 아침 9시 30분경에 잔설이 남은 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하얀 잔설이 쌓여 있는 갈재고개 들머리에서 맨 뒤에 출발하는 대원들의 기념사진 찍어보고, 쌓인 눈이 얼음이 된 미끄러운 빙판길 따라 걸음을 이어간다. 양지 능선에 올라서니, 눈 녹은 물이 얼어서 여기저기 빙판이 깔려 있는 낙엽 길은 아이젠을 신고도 미끄럽게 느껴진다.


낙엽 위에 잔설이 남아 있는 능선 길에 오르락 내리락 하는 걸음 가파르게 밟고 올라 광덕산 삼거리를 지나고, 잔설 따라 이어지는 능선 길, 소나무 숲 길을 내려선 걸음은 확장공사 중인 각흘고개에 내려선다. 각흘고개에서 충남 예산군 쪽 풍경 바라보고, 하얀 잔설 미끄러운 각흘고개 비탈길을 오른다.


낙엽 깔린 거친 바위 길 잠시 가파르게 올라서면, 오르락 내리락 평온하게 이어지는 낙엽길은 351봉 갈림길 이정표를 지난다. 낙엽 따라 이어지던 걸음은 음지에는 하얀 눈길을 만나고, 낙엽 속에 잔설이 박힌 미끄러운 길은 잠시 방심하면 넘어지기 십상이다. 이어지는 오르막 길은 393봉 쉼터 이정표를 지나 하얀 눈 길을 따라 가는 길은 좌측에 벌목을 한 탑곡리 골짜기 농가처럼 보이는 외딴집 풍경 한가롭다.


잠시 가파르게 밀고 오르는 봉우리 이정표가 있는 구만봉(392m)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기념사진 찍어본다. 산성 터처럼 흩어진 바위와 낙엽 쌓인 능선 길 지나 나목 사이로 보이는 봉수산 바라보며 녹은 눈과 낙엽이 얼어 빙판을 이루는 길 오르락 내리락 정겨운 발걸음 이어간다.


미끄러운 낙엽 밟으며 가파르게 봉수산 오르는 길 봉수산, 길상사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고 봉수산 갈림봉에 올라서니, 삼거리 이정표에 봉수산이 100m 거리에 있다고 하여 다녀오기로 한다. 잔설이 제법 남아있는 낙엽 능선을 따라 봉수산에 올라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는 봉수산(536m) 정상석 앞에서 산행을 온 지역 산님들에게 부탁하여 기념사진을 찍어보고, 오늘의 최고봉인 봉수산을 뒤로하고 삼거리봉을 향하여 발걸음을 돌린다.


잔설 미끄러운 삼거리 봉에 도착하여, 급하게 내려서는 낙엽 비탈 길은 낙엽 속에 얼음이 얼어 있어 계속 아이젠을 차고 걷는다. 별로 내세울 것도 볼거리도 없는 낙엽 능선 길에 이어지는 정겨운 발걸음은 눈이 없는 낙엽 위에 둘러 앉아 점심을 먹은 후 잔설 남은 오르막 길 따라 발걸음을 이어간다. 470봉을 내려서는 길은 멀리 하얀 잔설을 뒤집어쓰고 있는 천방산과 이어지는 금북정맥 마루금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 가파른 비탈길 내려서는 걸음 아이젠을 신고 걸으니 먼지가 많이 날려 사진을 찍으며 맨 뒤에 따라 가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급하게 비탈길 내려선 걸음이 벌목을 한 능선을 따라 부드럽게 이어지는 길, 우측으로 방산리 마을과 방산저수지 풍경 평온하게 펼쳐진다.


살짝 당겨 본 방산리 마을 풍경 봄볕 속에 다사롭고, 천방산이 1.7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이어지는 능선 길은 작은 무명 봉우리 올랐다가 탑곡리 삼거리 고개에 내려서니, 임도 건너 등산로에 '산악오토바이 출입금지'를 플래카드와 산악오토바이 출입을 막는 시설물이 설치되어 있다.


탑곡리 삼거리 이정표를 지나 신고 전화번호까지 적힌 산악오토바이 출입금지 플래카드와 출입 통제 시설물을 설치한 예산군의 행정에 찬사를 보내면서 걸음을 이어간다. "산악 오토바이로 숲길(등산로)을 훼손하는 행위시 산림문화, 휴양에 관한 법률 제35조에 따라 숲길 훼손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 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됩니다."


잠시 평온하게 이어지던 낙엽 능선 길은 앞을 막아서는 비탈 길은 천방산 오르는 나무계단을 밟아 천방산 삼거리에 능선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100미터 거리에 있는 천방산으로 향한다. 잠시 능선을 따라 천방산으로 가는 길 볼록한 산봉우리 천방산(465m) 정상에 올라서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본다.


삼거리로 돌아 나와 이어지는 높은 능선에까지 산악오토바이 출입통제 시설물이 설치한 충남 예산군의 적극적인 행정에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내며, 낙엽 능선 길 따라 오르락내리락 발걸음 이어 간다. 좌측 탑곡리와 우측 이치리 갈림 길이 있는 '방산고개'를 지나 다시 이어지는 오르막 길은 부엉산(402m)에 올라서서 잠시 기념사진 찍으며 쉬어간다.


잔설이 남은 오르막 길 올라서니, 무명봉우리 마다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는 급북정맥 길 낙엽 밟고 내려서다 보면 산악 오토바이로 인하여 골이 패인 등산로에 낙엽이 덮여 위험한 길 내려선다. 가파른 내리막 길 따라 잘록한 옛 고개에 내려서니, 좌측 머그네미 마을과 우측 소거리 마을을 넘나드는 오지미 재라고 한다.


이어지는 잔설 남은 오르막 길 밟아 무명 봉우리 넘으니, 좌측으로 벌목을 하여 조망이 훤하게 트인 골짜기와 덕골리 머그네미 마을 산골의 겨울 풍경은 한가로운 햇살 아래 정겹고 여유롭게만 보인다. 이어지는 낙엽 능선 길 잠시 오르막 길 오르니, 긍정봉(421m)에 도착하여, 후미팀 기념사진 찍어주고 찍혀본다.


긍정봉 내려서는 내리막 길 산악 오토바이가 헤집어 놓은 급경사에서 더듬거리며 내려선 발걸음은 산의 형세가 소가 우는 형세 라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명우산(367m)을 올랐다가 낙엽 따라 이어지는 걸음은 옛 고개를 건너고 올라선 봉우리가 절대봉이라고 한다. 절대봉(353m) 정상에서 기념사진 찍어주고, 나도 한 장 찍혀보고 절대봉 정상에 있는 동굴 앞에 걸음을 멈춘다. 정상에서 아래쪽으로 비스듬히 뚫린 자연 동굴인 듯한데, 여우굴, 곰굴, 금광을 캐던 굴이라고도 한단다.


동굴이 있는 절대봉 정상을 뒤로하고, 가파르게 내려선 걸음은 낙엽길 따라 다시 오르고, 좌측으로 최근 벌목을 하여 훤하게 트인 능선 길 걸어, 올라선 봉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앞에 참나무 두 구루가 달라 붙어 자라는 연리지를 발견하고, 이 곳을 연리지 봉이라 하고 잠시 지친 걸음 웃어 본다.


좌측으로 벌목을 하여 트인 능선 길, 오늘 처음 온 대원들과 오랜만에 산행을 와서 지친 대원들에게 다와 간다 다와 간다 거짓말을 하면서 이어지는 발 걸음은 서낭당 고개를 건너는데, 일몰 시간이 1시간 남았으므로 빨리 하산을 하라는 트랭글 경고음이 울린다. 좌측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조망, 공주시 유구릅 명곡리 잔대골에 있는 작은 '명곡저수지' 풍경 당겨보고 이어지는 걸음은 다 왔나 싶으면 다시 앞을 막는 작은 봉우리들 다와 간다는 거짓말을 여러 번 하게 만든다.


벌목을 하고 남겨놓은 가녀린 소나무들은 인간에 의해 갑자기 변해버린 주위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삶이 고달프게 보이고, 장거리 산행을 처음 하는 신입 대원들의 산행 길도 무척이나 힘이 들어 보인다. 오늘 처음 산행을 온 회원과 오랜만에 산행을 온 대원의 다리에 힘이 풀려 많이 지연되는 산행 길은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차령봉(294.2m)을 지난다.


잘 단장된 가족묘지 옆을 지나 차동고개로 내려서는 길 고단한 하루 일과를 마친 포근한 겨울 해가 서산 너머로 퇴근하는 길 앙상한 겨울 나무에 걸려 아쉬운 듯 버둥거리다가 빨간 홍시처럼 탐스럽게 익어가는 저녁 시간에 발아래 차동고개에서 기다리는 버스를 바라보며, 오늘 어렵게 걸어온 후미 팀 가파른 언덕길 내려서니, 2시간 이상 먼저 내려온 선두 팀들은 기다리다 이미 하산 주에 취해 있는 버스에 돌아오면서 산행 길은 종료된다.


아침 9시 30분경에 충남 공주군 유구읍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약 21.3Km의 거리에 8시간 20분 정도 소요된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산행을 마치고, 오후 5시 50분경에 충남 예산군 신양면 차동고개에 후미로 도착하면서 오늘 산행 길은 종료된다. 간단하게 하산 주로 막걸리 잔 마신 후 모두 버스를 타고 포항으로 오는 길에 기사님이 미리 예약해 둔 식당에 들러 청국장 두부찌개로 저녁을 먹으면서 돼지머리 편육 안주로 하산 주를 나눈다.


오는 도중에 영천 휴게소에 잠시 들렸다가 조금 늦은 시간인 밤 10시 20분경에 포항에 도착하여, 아침에 역순으로 시내를 경유하면서 회원들을 내리고, 종점인 두산위브 4거리에 내려서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세공지님과 함께 집으로 걸어오면서, 오늘 산행에 참여해주신 포항의 여러 산님들과 시산제 준비를 하느라 수고해주신 산악회 임원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고운산정 무술년 시산제 산행으로 다녀온 금북정맥 5구간 산행 길을 갈무리해본다.
(2018.02.18 호젓한오솔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