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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도봉산의 노송.....(시서문학 32호)

호젓한오솔길 2020. 4. 5. 13:06

도봉산의 노송


                  솔길 남현태


흙 한줌 없는 메마른 바위에

뿌리내린 독야청청 노송은

자신이 흘린 피 같은 낙엽

바위틈에 정성으로 긁어 모아


내리는 빗물로 입술적시며

뙤약볕에 전신이 오그라들어

정신마저 혼미해지는 모진기근

운명인양 참고 견딘다


인고의 긴 세월 한결같이

굽어보는 한양 땅은

돌고 도는 허무한 저 인간사

권력탐욕에 눈이 멀고


바위 벼랑에 매달리듯 앉아

불어오는 비바람 맞으며

유서 깊은 도봉산 청풍명월

야윈 몸으로 노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