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산행방 ♥/여행,삶의흔적

별밥 /서상영

호젓한오솔길 2006. 8. 19. 00:17

 

 

 

 

      별  밥

                           서 상영

       우물로 내려와서 목욕하던 별들은

       엄마가 바가지로 물을 퍼서 물동이에 담을 때

       달아나지도 않았다

       그저 헤헤거렸다

       엄마가 인 물동이에선 첨벙첨벙

       별들이 물장구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다가

       살구나무쯤 와서는

       슈슈우~ 슈슈 하늘로 다투어

       날아갔다.

       그래서 엄마가 해놓은 아침밥엔

       늘 별은 없고

       노란 별 가루만 섞여있었다.

       별가루가 너무 많아 오래 씹어야

       삼킬 수 있는 날도 있었는데

       그때 나는 아직 어리고 무식해서

       그걸 옥수수밥이라고 불렀다.

      

        <동아일보: 아침에 만나는 시>

 

 

 

 

 

 

 

2006.08.15 광복절 날

 기계 봉좌산을 다녀 오다가.. 기계 학야리를 지나면서 마을 길가에 예쁘게 피어있는

 향수에 젖은 노란꽃이 눈에 띠어 차를 세우고 몇장 찍어다가..

향수어린 "별밥"시와 함께 추억에 잠겨본다..

 

 

2006.08.19 호젓한오솔길

'♥ 오솔길 산행방 ♥ > 여행,삶의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물단지  (0) 2006.08.23
안압지 연꽃단지  (0) 2006.08.21
태풍의 길목에서...  (0) 2006.08.18
오솔길의 친구들..(초등동기)  (0) 2006.08.12
영생의 꿈  (0) 200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