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방골의 겨울 경방골의 겨울 솔길 남현태 얼음물에 발 담근 채 쪼글시고 앉은 어린 버드나무 시린 발 구르며 새봄 기다리는 골짜기 지나치리 맑은 물 햇살 따라 흐르고 가느다란 실 폭포 바위 길 돌고 돌아 정겹게 산보한다 매서운 삼동에 속살 드러낸 꼰드랍은 암봉들 교만한 자태 절정인데 소한 추위 불어대는 짓..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2.01
노닐던 기룡산 노닐던 기룡산 솔길 남현태 아늑한 묘각사 골짜기 비탈 길 따라 뒹구는 낙엽 곱기만 한데 잔설 남아 얼룩진 봉우리 흰 구름 노닐며 넘는 고개 바위에 걸터앉은 노송 푸른 빛 토하니 창공 가득 검은 구름 하얀 설화 몽실몽실 피움직도 하건만 아련한 옛 추억 그 자리 잉태한 가지 끝마다 초록 꿈 영근다 ..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2.01
허무한 산행 허무한 산행 솔길 남현태 동네 산악회 재약산 가는 날 모인 회원 고작 열 다섯 하늘이 가짠은 듯 가을비 쏟아 내리니 물 건너간 산행 아침부터 기다린 듯 폭탄주 배 띄운다 부산 관광 시작은 금정산 기슭 촉촉한 가을비 속으로 안개 자락 산등성이 감아올리는 젖은 범어사 몽롱하게 흔들거리는 눈 비 ..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1.08
폭탄주 폭탄주 솔길 남현태 관광버스 안 생수통 가득 맑은 소주 위 갈색 맥주 누르고 과일 맛 넣고 흔드니 모두가 즐기는 생수 폭탄 음료 커다란 파편 두둥실 흐르는 음악 따라 구석구석 곤한 사람 깨워가며 좌석마다 골고루 날아다닌다 불법 밀주 제조 공정 잘못되면 거품 나는 불량 주 부드러운 양주 맛 목..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1.08
덕골 황금샘 덕골 황금샘 솔길 남현태 내연산 서방향 길게 느러진 골짜기 오 막한 물길 굽이 돌아 입 벌리고 쳐다본 신비한 협곡 카메라 껌벅대건만 다가선 바위 봉우리 귀퉁이 잡힌다 비스듬히 드러누운 와폭 머리맡 계곡물 노래 흥겨운 곳 바위 밑 붉은 틈 비집고 솟는 온천수 미용에 좋다는 소문 엄동설한 얼지 ..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1.07
자도봉어 자도봉어 솔길 남현태 안강 들 넘어 안개 자욱한 형산 벌 흐릿한 동양화 한 폭 올망졸망 산줄기 사이 가을 운치 머물고 발아래 옥산서원 단풍 속에 고요한데 돌탑 외로운 자옥산 등지니 봉곳한 도덕산 홀 벗고 기다린다 운무 드리워진 유령 골짜기 어래산 허리 가른 임도 흉물스러운데 바스락 낙엽 따..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1.07
무슨 탈일까 무슨 탈일까 솔길 남현태 언제부터인가 가끔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가슴이 막혀 숨쉬기 곤란하다 때로는 오랫동안 쉬다가 일어나도 옴짝달싹 못하고 헉헉대기만 한다 중 병에 걸린 건 아닐까 아직 년식은 쓸만한데 무슨 탈인가 병원에 가보지만 지금 정상이라 병명 알 수 없으니 아플 때 다시 오라 하..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1.07
내연산 종주 내연산 종주 솔길 남현태 현란한 가을 우척봉 상수리나무 하늘 노랗게 가쁜 숨소리 토해내고 햇살 가득 품은 놀란 영일만 붉어진 얼굴 하얀 주름 늘어난다 바스락 소리 흘리는 낙엽융단 정겨운 졸참나무 숲 따라 아스라한 능선 끝자락 볼록 솟은 삿갓봉 확 트인 동해 파란 조망 으뜸이어라 내연산 수..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1.07
천성산 천성산 솔길 남현태 늦잠 깬 실안개 분주한 성불암 계곡 공룡 머리에 익은 가을 능선마다 오색 비늘 현란한데 치마폭에 박힌 고찰 염불 소리 어렴풋이 호흡 멈춘다 하얀 억새 품에 가쁜 마음 드리울 때 심장 요동치는 늪지 화엄벌 억새 사이에 숨바꼭질 보는 눈 아리는 철없는 진달래 꼬리 치는 갈바람..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1.07
팔각산 산성골 팔각산 산성골 솔길 남현태 오색 가을 맴도는 맑은 계곡 암벽에 붙은 메마른 단풍 바싹바싹 아린 비명 흘리니 바위 봉우리 검은 속살 삐죽이 드러낸다 뻥 둘린 개선문 바위 갈 바람 흐르고 살던 노부부 가고 없는 허물어진 독가촌 눈에 밟히는데 텃밭 생기 잃어 갈색 물 들어간다 오십천 곡선 위에 팔.. ♥ 오솔길 문학방 ♥/솔길 구시렁시 2009.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