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솔길 문학방 ♥/솔길 시와수필 89

갈매기 꿈 .....(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갈매기 꿈 솔길 남현태 신년 해맞이 객 빠져나간 공허한 바다 위 외로운 쪽배 하나 아침 햇살 따라 얄랑인다 허무한 발자국 빼곡한 한가로운 백사장 날아든 갈매기 가족 안식처 밤새 젖은 깃털 말리며 영일만 부푼 꿈 날아오른다 모래톱 옹기종기 모여 파도가 실어오는 먹거리 즐기는 갈..

태백산 겨울.....(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태백산 겨울 솔길 남현태 문수봉 돌탑 쌓아 올린 정성 날려버릴 듯 거센 바람 시시각각 구름 화면 바꾸어가며 하얀 눈꽃 위에 비치는 햇살 나그네 감탄사 메아리 영롱하다 바람에 흔들리는 유령의 그림 야들야들한 상고대 창공에 아름다운 수놓으니 바람 불어 즐거운 산행길 뽀드득 발아..

꿈꾸는 산장.....(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꿈꾸는 산장 솔길 남현태 용아장성 부푼 꿈 안주 삼아 동동주 거나하게 마시고 서둘러 들어간 잠자리 돌아눕기 비좁은 내 몫의 공간 후각 마취하는 곰팡이 향기 찌든 땀냄새 지워준다 드르렁드르렁 피리 소리 바드득바드득 칼 가는 소리 술 취해 나간 담요 찾는 욕지거리 선잠 깨어 짜증..

안경 .....(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안경 솔길 남현태 눈이 잘 안보이면 지난 추억 미련 버리고 보이는 만큼 즐기고 살면 되지 가까운 잔글씨 보이고 멀리 오는 사람 잘 안보이니 더러는 실수로 오해도 받겠지만 길가 즐비한 간판 잔잔한 사연 드러나니 복잡한 세상사 어떻게 다 새길까 눈이 잘 안보이면 어지러운 세상 덮어..

불청객 .....(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불청객 솔길 남현태 한가한 말매미 온종일 여름 노래하는 녹음 짙은 마북골 물물이 피고지는 붉은 해당화 꽃 떨어진 꼬투리엔 빨간 구슬 탐스레 익어간다 연붉은 꽃잎 아래 졸던 아기 청개구리 불청객 셔터소리 귀찮은 듯 실눈 뜨고 힐끗 본체만체 꽃 향기 취해 오수 즐긴다.

만강의 달빛 .....(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만강의 달빛 솔길 남현태 고요한 물위에 비치는 영롱한 달빛은 깊은 속마음 열어 보이는 순박한 얼굴이어라 살랑대는 파도에 비치는 찬란한 달빛은 바라보는 눈 황홀하게 하는 아름다운 여인이어라 흐르는 강물에 비치는 일그러진 달빛은 멀어져 가는 사랑 아쉬워하는 이별의 아픔이어..

내 손이 약손이다.....(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내 손이 약손이다 솔길 남현태 주린 배 달래려 풋과일 찔레 꺾어먹다 토사곽란 아랫배 움켜잡고 동동 구르며 울던 날 할머니는 아픈 배 주무르며 내 손이 약손이고 니 배는 똥배다 열심히 주문 외시고 어머니는 고무신 끌고 장터 마을 약국 까스명수 손에 들고 언덕너머 논둑 길 넘어질 ..

보릿고개 .....(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보릿고개 솔길 남현태 가는귀 어두운 할머니 조팝나무 꽃피면 보릿고개 라시며 석양 넘실대는 하얀 꽃 물결 언덕에서 어렵게 살아버린 긴 세월 돌아보고 땅이 꺼지라 한숨 지신다 움츠린 삼동 넘어 봄 왔건만 묵은 곡식은 떨어지고 들판 청보리 설익은 빛 도는데 산천에 나물도 이른 난..

공허한 자유.....(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공허한 자유 솔길 남현태 짓누르는 멍에 벗지 못하고 빼곡한 틀 속에 바동대며 한평생 쫓기듯 사는 것이 보람된 삶이라는데 어쩌다 굴레 벗어난 초조한 마음은 미련남아 혼잡 속으로 들기 위해 헤집고 기를 쓴다 행복 추구라는 미명아래 공허한 자유 바람에 흘리고 낡고 지친 육신 멍에 ..

그리워진다.....(시서문학 26호) 특집, 책속의 소시집 "꿈꾸는 산정"

그리워진다 솔길 남현태 동구 앞 돌담아래 오지랖 가득 조약돌 모아 새끼손 마주 걸어 눈빛 속삭이던 소꿉놀이 여린 꿈 그리워진다 삼삼오오 늘어선 논두렁 버들피리 소란에 겨울잠 깬 엉머구리 울다 달아난 못자리 뛰어들던 철부지 어린 꿈 그리워진다 노고지리 알 낳은 보리밭 고랑 손..